영화 바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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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을 쓰기 일주일 전, 턱 주변이간지럽다 싶더니 대상포진이 생겼다. 이병은 바람만 스쳐도 통증으로 아프다던데, 제이는 하나님 은혜(?)로 통증이 없다. 그래도 피부과 전문의에게 진단을 받고 나오는데 약간 슬픈 생각이 든다. 그때, 의사선생님의 한마디가 떠올랐다. “맛있는 거 많이드시고 푹~ 쉬세요.”

 

그래. 약 먹으려면 맛있는 것 많이 먹을 수 있겠구나. 내가 좋아하는 잠도 합법적으로(?) 많이 잘 수 있는 거잖아. 당장 오늘 저녁으로 뭐 먹지? 갑자기 밥 먹을 생각에 나올까 말까 고민 중이던 눈물이 쏙 들어간다. 그렇다. 나는 우울해져있기엔 너무 명랑한 킹덤빌더 제이가 아닌가? 그렇게 그날 저녁 맛있는 뚝배기 불고기 한 그릇을 뚝딱하고 이후로도꾸준히 맛있는 음식과 풍족한 수면으로 대상포진을 이겨내고 킹덤빌더매거진 원고 마감일에 턱걸이로 원고를 넘겼다는 제이의 이야기. 개인 간 증은 이쯤에서 마 무리하고 본론으로 들어가 보자. 영화 바울이 개봉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크리스천으로서 이 영화는 봐야하지 않겠는가? 약간의 의무감을갖고 예매를 했다. 저녁시간 개봉관은 서울극장이 유일한 듯하여 퇴근후 방문했다. 1979년에 개관한 오래된 역사가 무색하게 극장 내부 리모델링이 세련되게 잘 돼있다.
기대하는 마음으로 자리에 앉고보니, 앞자리는 대부분 비어있다. 흠….[타샤 튜더] 때랑 비슷하군. 2회연속 흥행성이 없는 영화만 고르는 제이의 탁월한 안목.

 

줄거리
어쨌든 영화가 시작되었다. 까만 화면에 당시의 시대를 소개하는 텍스트가 먼저 나온다. AD 67년. 네로황제는 대 화재의 원인을 그리스도인들에게로 돌리고, 잔인한 방법으로 이들을 죽이거나 학대한다. 기독교인들의 리더 바울은 감옥에 갇히고 사형 명령이 떨어진다. 신실한 동역자 누가는 죽음의 공포와 두려움으로 믿음을 잃어가는 그리스도인들에게 바울의 일생과 그가 하나님께 받은 말씀을 사도행전으로 기록하여 전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수감 중인 바울 곁으로 간다는 것이 주요 줄거리다. 영화의 주요 배경은 바울이 수감됐던 감옥과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공동체. 그리고 감옥을 총감독하는 모리셔스 갈라스 가족의 집이다.

 

오늘 적. 내일은 친구.
이 영화의 주요 갈등은 바울과 감옥의 감독자 모리셔스 사이에서 일어난다. 모리셔스의 딸은 원인 모를 병에 걸려 죽어가고 있다. 그는 딸을 치료하기
위해 로마의 모든 신에게 제사하지만 병은 오히려 심해지기만 해서 고민에 빠진다. 그리고 자신의 감옥에 갇혀 있는 바울이란 자가 마음에 걸린다. (성경에 나온 것처럼) 돈을 얻어낼 목적이었는지, 아니면 딸을 고쳐달라고 기적을 바라는 마음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는 계속 바울을 불러 심문한다. 함께 있는 누가란 자는 누구인가? 그가 받아 적고 있다는 글의 내용은 무엇인가? 기적을 행한다고 하던데 그 능력은 어디서 온 것인가? 그러다가 결국 그
는 바울과 친구가 된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바울의 사형집행 전, 둘이 맞잡은 손에서 그가 그리스도인이 되었을 것이란 암시가 보인다.

 

교회 공동체의 고민.
그리고 또 하나의 갈등은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공동체 내의 내분이다. 그리스도인에 대한 박해가 심해지는 로마를 떠날 것인가, 무력으로 로마정부를 전복시켜 자유를 쟁취할 것인가? 젊은이들과 리더들 사이에 갈등은 깊어지고 하나님은 이들의 간절한 기도에도 불구하고 침묵하신다. 그때 이들은 리더인 바울의 대답이 궁금해진다. 바울이라면 우리에게 명확한 해답을 줄 것이다. 그래서 신실한 동역자인 누가를 감옥에 몰래 파송(?)한다.

 

신실한 동역자 누가
누가는 우리가 아는 것처럼 의사다. 그는 이 영화에서 갈등을 해결하는 중요한 키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 누가씨를 어디서 본 것만 같다. 그렇다.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에서 예수님 역할을 맡았던 제임스 카비젤이다. 실제 기독교인이기도한 그는 이영화에서“ 우리 중 아무도 예수님을 실제로 본 적은 없지만, 예수님을 가장 잘 알고, 친밀한 사람”으로 나온다. 그런 누가가 모리셔스의 화를 돋우어 감옥에 갇힌다. 그때 언제 죽을지 몰라 두려움에 떠는 함께 갇힌 이들에게 예수님의 기도를 가르쳐준다. 바로 주기도문이다. 제이는 개인적으로 주기도문에서 ‘기도가 빠진 주문’이 아닌 진정한 주기도문의 원형을 이 장면에서 본 듯해서 감격스러웠다. 누가는, 날이 밝으면 원형경기장에서 로마인의 아드레날린을 올려줄 사자의 밥이 될 처지이지만, “우리가 우리에게 죄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 우리의 죄를 사하여 주옵시고”라는 기도를 통해 크리스천들이 두렵지만 담대하게, 경기장 안으로 입장할 힘과 용기를 준다.

또한 브리스길라와 아굴라가 이끄는 공동체가 그를 바울의 현명한 대답을 듣기 위해 감옥으로 보냈을 때에도 누가는 바울이 인간적으로 고뇌하는 모습과 각자가 하나님께 나아가 대답을 들어야함을 가감 없이 전하여 자신의 소명을 성실하게 수행한다.

 

죽음과 생명
영화는 처음부터 크리스천의 죽음에 대해서 다룬다. 살고자해서 기독교인이 되었는데, 죽어야 만하는 처지가된 이들. 교회의 리더 조차 수감되어 사형집행일을 기다리고 있다고 하니 더욱 혼란스럽다. 기독교라는 종교가 60여 년간 잠시 존재했던 신흥종교였다고 역사에만 기록될지도 모르는 절망적인 상황이다. 그런데 침묵하기만 하셨던 하나님이 이들이 생각지 못했던 새로운 방법으로 생명의 길을 열어주신다. 의사였던 누가가 모리셔스의 딸을 의술로 고쳐주고, 그 대가로 브리스길라 공동체가 안전하게 로마를 떠날 수 있도록 탈출 통로를 열어준 것이다. 이들을 통해 기독교는 새로운 생명을 얻고 살아남게 된다.

 

주님, 끝까지 완주하게 하소서.”
영화는 카리스마 넘치는 사도로서의 바울보다는 하나님 자녀로서의 바울에 초점을 두기로 한 것 같다. 그래서 그가 기적을 행하거나, 화려한 언변으로 사람들을 조용히 시키는 모습은 한 번도 보여주지 않는다. 실망스럽게도, 매를 맞아 아파 신음하는 노인의 모습과 꿈에 자신이 사울이었을 때 죽였던 기독교들의 참소에 놀라 잠이 깨는 심약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런 그가 독백처럼 하는 기도는 “주님, 끝까지 완주하게 하소서.”
그 장면을 보면서 제이는 바울도 우리처럼 끊임없이 영적전쟁을 치르는 사람이었겠구나 싶어 친근감이 느껴졌다.
바울은 자신의 리더십으로 교회 공동체를 이끌고 있지 않음도 분명히 보여준다. 하나님께 각자가 기도하여 대답을 들어야 함을 강조하며 어떠한 인간적인 부연 설명도 하지 않고 오직 그들을 위해 기도함으로 도울 뿐이다.

 

영화를 보고 나니……
영화는 바울이 선교여행 중 잠시 머물렀던 몰타 섬(성경에는 멜리데 섬으로 표기됨)에서 촬영되었다고 한다. 바울의 대사 대부분은 성경구절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바울이야말로 어록 제조기 아니, 성경 제조기인 셈이다. 영화로 성경 구절이 실제
사용됐을 당시를 구현한 장면을 보고나니 자동으로 성경책을 가까이 하게
된다. 참고로 제이는 누가가 예수님의 12제자 중 한 명인 줄 알고 있다가, 이번 영화를 보고 아니라는 사실을 검색해서 알게 되었다.

 

바울도 킹덤빌더였어.
얼마 전 인생 처음으로 가본 롯데콘서트홀. 클래식 공연이었는데, 너무 싼 표를 예매했나보다. 좌석 위치가 오케스트라 단원의 뒷통수만 보이는 데다가 그나마도 눈앞에 안전바가 놓인 시야방해석이다. 클래식 신생아제이는 결국 주님이 주시는 안식에 빠져들고 말았다. 돈 조금 더 주고 좋은 자리에 앉아보자 하여 두 번째 도전. 이번은 2층에 시야확보 양호한 자리. 이날은 우아하게 오르간 콘서트를 관람했다. 금관악기, 바이올린과의 협연으로 진행된 근사한 콘서트였다. 오르간을 처음 접하는 이들을 위해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시간도 있었다. 여러 가지 오르간 장치에 대한 설명을 경청 중 들어온 중요한 설명 하나를 공유하고 싶다.
“오르간 제작은 설치공간의 조건에 따라 달리 제작되기에 오르간maker라고 하 지 않 고 오 르간builder라고 합니다.”
아! 그래. 우리를 킹덤maker라고 하지 않고 킹덤builder라고 부르는 이유가 그거였구나.
바울은 자신에게 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따라 지혜로운 건축자(expert builder)와 같이 터를 닦아 두었다고 고백한다.(고전3:10)
그리고 에베소 교인들에게는 사도들과 선지자들의 터 위에 세우심을 입은 자이며 그리스도 예수께서 친히 모퉁잇돌이 되셨다고 전하면서 건물로써 각 지체들이 연결되고 함께 지어져간다고도 설명하고 있다.(엡2:20~22)
교회 공동체를 건축이라는 공간적개념으로 바라보니, 말씀을 보는 눈이 확장되는 듯하다.
오르간은 매우 복잡하고 정교한 악기이기에 그 공간에 최적화된 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복잡한 건축과정이 필요하다고 한다. 하나님나라를 건축해 가는 킹덤빌더의 삶도 오르간과 같다. 결국은 아름다운 소리를 내기 위해서 건축되어져 가는 오르간처럼 우리도 하나님나라의 소리를 내는 아름다운 킹덤builder들이 되기위해, 킹덤빌더 바울 아니 영화 바울의 관람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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