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 1일 HTM 0

성서해석학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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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킹덤빌더 매거진 5월호

2019년 1월 1일 HTM

글 │HTM 송영호 전도사

지난 칼럼에서는 주요 성서 해석학적 프레임 중 하나인 ‘세대주의’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언약’이라는 개념에 대해 알아보며, 또 하나의 주요 성서 해석학적 프레임인 ‘언약주의(Covenantalism)’ 또는 ‘언약신학(Covenant Theology)’을 다루기 위한 초석을 다져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1.언약의 신학적 중요성
우리가 가지고 있는 성경은 옛 언약인 ‘구약’과 새 언약인 ‘신약’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즉 성경의 가장 큰 분류인 구약과 신약 모두 이름 자체에 ‘언약’이 들어가 있는 것입니다. 그만큼 ‘언약’이라는 개념이 신학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주제 중 하나라는 것을 알 수 있고, ‘언약’은 신구약 전체의 중요한 부분에 등장하고 있으며 이 개념을 잘 이해하는 것이 성경 전체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2.언약의 의미
히브리어로 언약이라는 단어는 ‘베릿’인데, 어원적으로는 ‘유대’, ‘결속’, ‘속박’, ‘의무’ 등의 의미를 지닙니다. 이 단어는 구약 성경에서 285번이나 등장하고 있는데, 성경 내에서 쓰였을 경우 지니는 의미는 계약을 맺는 당사자들 사이에 지키기로 맹세한 의무와 약속 즉 ‘엄숙한 서약’입니다. 신약성경 헬라어로 언약이라는 단어는 ‘디아떼케’인데, 이 단어는 칠십인역(히브리어 구약 성경의 헬라어 번역본, BC 3세기)에서 위의 단어 ‘베릿’을 헬라어로 번역한 것입니다. ‘디아떼케’는 신약 성경에서 총 33번 등장하고, 그 중 절반 정도는 구약 성경을 인용할 때 사용되었습니다. 즉 ‘언약’이라는 개념은 구약 성경에 더 빈번하게 등장하고 있고 신약 성경에 나오는 언약의 개념은 기본적으로 구약 성경에 나오는 것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언약을 맺는 것은 구약 시대의 배경인 고대 근동(the ancient near east)에서 뿐만 아니라 신약 시대의 배경인 그리스-로마 문화에서도 널리 행해지던 관습이었습니다. 언약을 맺는 개인이나 단체들 사이에서는 사회정치적 유대가 형성될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친족 관계와 같은 수준의 유대 관계가 형성되기도 했습니다. 오늘날에는 신구약 당시의 ‘언약’의 개념으로 언약을 맺는 관습은 ‘결혼’을 제외하고는 거의 사라졌고, 현대인들은 쌍방 간의 합의가 필요할 경우 ‘언약(covenant)’보다는 ‘계약(Contract)’를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오늘날의 언어적 현상 때문에 언약과 계약의 개념을 동일시하거나 혼동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언약’과 ‘계약’은 많은 영역에서 다르기 때문에 둘 사이의 차이를 인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먼저 계약은 약속들의 교환이라고 볼 수 있는 반면에, 언약은 엄숙한 서약들의 맹세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계약은 “이것은 네것, 저것은 내 것”이라는 ‘자산의 교환’의 의미에 한정되는 반면에, 언약은
“나는 당신의 것, 당신은 나의 것”이라는 생명의 교환을 포함합니다. 이 생명의 교환이 인간관계와 의무에 있어 거의 무제한적인 범위를 포함한다는 사실
을 고려할 때, 언약이 얼마나 엄숙한 서약의 맹세인지 깊이 생각하지 않을 수없습니다. 또한, 계약은 자신의 이익과 이윤에 기반을 둔 반면에, 언약은 희생
적인 사랑과 자신을 내어주는 충성을 요구합니다. 계약은 일시적인 데에 반해언약으로 맺은 유대는 영속적입니다.
일반적으로 언약은 위와 같은 특징을 가지지만, 언약에도 여러 가지 유형이있습니다.
3.언약의 유형들: 동등, 종속, 수여 언약
언약은 누가 언약을 비준하는 맹세를 하는지에 따라 몇 가지 유형으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만약 언약을 맺는 당사자 모두가 맹세를 하는 경우에는, ‘동등 언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등 언약’은 양 당사자 모두가 서로에게 한 맹세에 대해 지킬 책임이 있습니다. 성경에는 이러한 언약의 예들이 다음과 같은 구절들에서 나오는데, 보통 이 언약에는 언약을 맺는 의식 속에 함께 식사하는 것이 포함됩니다.

이삭과 아비멜렉의 언약 | 창 26:26-33
창 26:30 이삭이 그들을 위하여 잔치를 베풀매 그들이 먹고 마시고

야곱과 라반의 언약 | 창 31:43-54
창 31:54 야곱이 또 산에서 제사를 드리고 형제들을 불러 떡을 먹이니 그들이 떡을 먹고 산에서 밤을 지내고

시내산 언약 | 출 24:1-11
출 24:11 하나님이 이스라엘 자손들의 존귀한 자들에게 손을 대지 아니하셨고 그들은 하나님을 뵙고 먹고 마셨더라
‘동등 언약’과 다르게, 언약을 맺는 양 당사자 중 종속적인 위치에 있는 당사자가 언약을 서약하게 되는 경우, 이러한 언약을 ‘종속 언약’이라고 합니다.
‘종속 언약’에서는 더 높은 위치에 있는 언약 당사자가 일방적으로 맹세한 언약을 종속적 위치에 있는 당사자에게 부과하게 됩니다. 이러한 언약은 고대 근동에서 전쟁에 승리하여 해당 국가를 종속시키고 패권을 장악한 국가들이 맺는 언약에서 그 예를 찾을 수 있습니다. 성경에 등장하는 ‘종속 언약’의 예는 다음과 같습니다.

암몬 사람 나하스와 야베스 사람 | 삼상 11:1-5
삼상 11:1 암몬 사람 나하스가 올라와서 길르앗 야베스에 맞서 진 치매 야베스 모든 사람들이 나하스에게 이르되 우리와 언약하자 그리하면 우리가 너를 섬기리라 하니 에스겔에게 임한 여호와의 말씀 속 비유 | 겔 17:13-14
겔 17:13-14 그 왕족 중에서 하나를 택하여 언약을 세우고 그에게 맹세하게 하고 또 그 땅의 능한 자들을 옮겨 갔나니 14 이는 나라를 낮추어 스스로 서지 못하고 그 언약을 지켜야 능히 서게 하려 하였음이거늘

세 번째로, 만약 더 높은 위치에 있는 언약 당사자가 홀로 언약을 맹세하는 경우에는,‘ 수여 언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언약에서는 더 높은 위치에 있는 즉 종주권을 가진 언약 당사자가 종속적인 위치에 있는 당사자에게 특별한 혜택을 수여하기로 맹세하고 종속적인 위치에 있는 당사자는 종주권을 가진 언약 당사자에게 충성을 맹세합니다. 즉 ‘수여 언약’에서는 우월한 위치에 있는 언약 당사자가 열등한 위치에 있는 당사자의 충실한 섬김을 기대하며 혹은 그들의 영웅적인 행동에 대한 보답으로 그들을 축복할 것을 일방적으로 맹세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수여 언약’의 성경 속 대표적인 예는 하나님께서 아브라함과 맺은 언약과 다윗과 맺은 언약입니다.

아브라함 언약 | 창 15:1-21
창 15:18 그 날에 여호와께서 아브람과 더불어 언약을 세워 이르시되 내가 이 땅을 애굽강에서부터 그 큰 강 유브라데까지 네 자손에게 주노니

다윗 언약 | 사무엘하 7:1-17, 시 89:3-37
시 89:3-4 주께서 이르시되 나는 내가 택한 자와 언약을 맺으며 내 종 다윗에게 맹세하기를 4 내가 네 자손을 영원히 견고히 하며 네 왕위를 대대에 세우리라 하셨나이다 (셀라)
4.요약 및 적용
오늘날에는 성경에 등장하는 언약적 개념이 일상생활에서 거의 사용되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은 성경 속‘ 언약’을 오늘날의 일반적인 ‘계약’과 같은 개념으로 잘못 이해하곤 합니다. 물론, 언약과 계약 사이에 공통점도 존재하지만, 많은 부분에서 엄연히 언약은 계약과는 다릅니다. 언약의 유형들에는‘ 동등 언약’,‘ 종속 언약’,‘ 수여 언약’이 있습니다. 성경에서 ‘언약’이라는 개념이 나오는 본문을 읽을 때 해당 언약이 어떠한 유형인지를 찾는 것은 그 언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다음 칼럼에서는 이번칼럼의 논의를 바탕으로 성경에 등장하는 하나님께서 인간과 맺으신 언약에 대해 살펴보며,‘ 언약 신학’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2019년 1월호 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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