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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al: 라이온 킹 인터내셔널 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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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킹덤빌더 제이의 문화 산책 1

노란색 포스터

버스 정류장에 붙은 노란색 포스터를 보고서 일찌감치 공연 예매를 해두었던 제이. 광고를 일찍 본 덕에 여유롭게 예매를 했는데, 가보니 이 공연 인기가 어마어마하다. 표를 구하지 못해서 당일 무작정 찾아와 취소표가 생기길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였다.

도대체 얼마나 대단하길래 이 난리인가. 2시간 정도의 공연을 보고 나오니 제이 역시 아래 글에 묘사된 친구 같은 제스처를 할 수 밖에 없었다.

 

“2018년 대구 공연이 끝났을 때 공연을 본 친구에게 소감을 물었지만 제대로 된 문장으로 대답을 듣지 못했다. 두 배로 커진 눈동자에 엄지손가락을 곧추세우며 감탄사를 반복하는 관객이 비단 친구뿐이었을까. <라이온 킹>은 ‘스펙터클이 공연과 원래 동의어’였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데 가장 앞자리에 선 작품이다. 스펙터클의 밀도로 꽉꽉 채웠을 때 2시간 남짓한 공연 시간이 경험의 시간으로 얼마나 확장될 수 있는지, 관객들은 처음이거나 오랜만에 느꼈을 게 분명하다.”

예술의 전당 매거진 2월호 _<라이온 킹> 리뷰

 

만화 영화를 뮤지컬로 만들었다고?

뮤지컬 <라이온 킹>은 디즈니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의 내용을 토대로 제작되었다. <라이온 킹>의 줄거리는 단순하다. 사자들이 지배하는 사바나에서, 아버지인 킹 무파사를 이어 왕이 될 사자 심바와 동료들의 운명과 모험을 다루고 있다. 그런데 이 만화 영화가 1994년 개봉 당시 대박이 났다. 이번 <라이온 킹> 뮤지컬에 대한 소개 글을 찾아보니, 모두가 당연히 알고 있을 거라는 전체 하에 줄거리는 생략하고 글을 썼을 정도.

 

만화 영화는 잘 만들었으니 흥행이 났다고 치자. 문제는 뮤지컬이다. 이걸 대체 무슨 수로 뮤지컬로 만든단 말인가? 동물이 주인공인데, 사람이 동물의 형상을 하고 무대 위에 올라간다? 여차하면 진짜 사자를 데려와서 서커스라도 보여줘야 할 판이다. 게다가 사바나라는 아프리카 초원을 밋밋한 무대 위에서 얼마나 생동감 있게 보여줄 수 있단 말인가? 이런 위험 요소를 감수한 뮤지컬 제작을 미국사람들이 해냈다. 그것도 아주 멋지게. 범사에 모험심이 강한 인디애나 존스의 후예(?) 답다.

 

창조적인 아이디어 ‘더블 이벤트

아프리카 야생동물을 사람이 어떻게 연출할 수 있을까? 이 고민을 연출가 줄리 테이머가 해결했다. 그녀를 유명한 연출가로 만든 ‘더블 이벤트’란 아이디어 때문이다. 더블 이벤트란 동물의 얼굴과 배우의 얼굴이 동시에 보이도록 제작한 가면과 의상을 입혀서 관객들로 하여금 동물의 움직임과 그것을 표현하는 배우의 표정을 동시에 볼 수 있도록 한 장치를 말한다. 그것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감탄사가 나올 정도로 훌륭하게. 더블 이벤트의 아이디어는 그 외에도 자전거 바퀴 같은 장치에 여섯 마리의 가젤을 표현해서 가젤 떼가 뛰어다니는 형상을 표현하고, 초원 위에 흔들리는 풀을 형상화한 배우들을 만들어내는 등 무궁무진한 아이디어를 표현하는데 사용된다. 덕분에 뮤지컬을 보는 내내 ‘하나님의 지혜로 창조적으로 일합니다.’의 원형을 보는 것 같아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는.

 

최고가 모이면?

최고가 모이면? 배가 산으로 간다? 아니다. 최고를 만들 수 있다. 그 증거물이 <라이온 킹> 뮤지컬이다. 최고의 연출가 줄리 테이머의 의상을 빛내준, 아프리카 초원 위에 울려 퍼진 음악을 살펴보자. 흥행 보증수표인 가수 엘튼 존. 아프리카 태생 레보엠. 아프리카에서 청소년기를 보낸 팀 라이스 등 최고의 음악가들이 모였다. 그런데 모든 곡이 누구의 곡이라는 특징을 나타내지 않는다. 오롯이 아프리카의 정취를 낼 수 있는 음악으로만 채워졌다.

 

출연진 대부분이 흑인들로 구성돼있다는 점도 가산점이 붙는다. 특유의 파워풀하고 그루브 돋는 목소리로 관객들에게 아프리카에 와있는 듯한 생동감을 더해 준다. 거기에 온갖 종류의 타악기들이 내는 신나는 리듬감. 사바나의 강렬한 색채를 완벽하게 표현해낸 무대 장치와 적절한 조명. 최고들이 만든 작품이 한데 어우러져 뿜어내는 에너지는 직접 보지 않고서는 절대로 알 수 없는 커다란 감동을 선사해 준다. <라이온 킹>뮤지컬을 보면, “철이 철을 날카롭게 하는 것 같이 사람이 그의 친구의 얼굴을 빛나게 하느니라.(잠 27:17)”는 성경말씀이 떠오른다.

 

우리-서로-함께

<라이온 킹>은 초원에 사는 모든 종류의 동물들, 코끼리, 사자, 기린, 하이에나, 들소 떼, 말, 새 떼, 심지어 초원과 바다까지도 표현하는 초대형 공연이다. 오페라극장의 무대가 좁아서 출연진들이 겹쳐서 설 수 밖에 없는 불편한 상황이었음에도 그런 것에 개의치 않고 서로를 배려한 움직임이 돋보였다.

그 모습은 마치 ‘우리-서로-함께’하는 HTM사역자들과도 같은 모습이랄까? 덧붙여 수십 명이 부르는 합창에서도 튀는 목소리 없이 소름 돋도록 절묘한 화음을 들려줘서 관객들의 자동 박수와 환호를 얻었다. 주인공 심바와 닐라만 돋보이는 무대가 아닌, 조화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아름다운 무대였다.

 

Have faith (in God)

라이온 킹의 하이라이트는 어디일까? 제이 개인적으론 어른 사자가 된 심바가 자신의 정체성을 깨닫고 무리에게로 돌아가기로 결심한 장면이 아닐까 생각한다. 자신이 아버지를 죽음에 빠뜨렸다는 죄책감에 무리를 떠난 심바. 아기 사자 심바가 새롭게 사귄 초식 동물 티몬과 품바는 착하고 유쾌하게 사는 친구들이다. 하지만 어른이 된 심바는 초식동물들과 다른, 맹수의 본성을 가진 자신의 정체성을 놓고 고민한다. 그러던 중에 만난 라피키. 그녀가 부르는 노래

[He lives in you]란 곡에서 “Have faith“란 노랫말이 귀에 맴돈다. 문장 뒤에 ”in God“만 붙여주면 노래 전체의 내용이 항상 우리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으로 인해 믿음을 가지라는 내용으로 들린다.

 

심바는 누구?

등장인물을 우리 식으로 생각해 보자. 심바의 아버지 무파사는 예수님. 심바 곁에서 조언을 해주는 라피키는 성령님. 아버지의 왕국을 차지한 삼촌 스카는 마귀. 그렇다면 주인공 심바는 누구일까? 바로 우리, 킹덤빌더다. 이렇게 놓고 뮤지컬을 보니, 너무나 영적이다. 초원에서 평안하게 살 수 있었지만 왕의 자녀인 심바는 아버지의 왕국이자 자신의 왕국을 찾기 위해 싸움을 선택한다. 심바와 싸우는 상대, 삼촌의 이름이 또 의미심장하다.‘ 스카’. 흉터 혹은 흔적이란 뜻이다. 흉터가 무엇인가? 과거 우리에게 상처를 주었지만 지금은 아물어서 아무런 힘이 없는 흔적 아니던가? 그런데 그 ‘스카(흔적)’가 무서워서 도망쳤던 심바가 라피키를 만나 아버지의 목소리를 듣고 믿음을 갖게 된다. 용감하고 무적의 상징인 아버지가 심바와 항상 함께 한다는 믿음 말이다.

 

처음엔 화려한 의상과 무대, 필 충만한 음악에 취해서 정신없이 보았다면, 공연이 절정에 다다를 때쯤부터 보는 눈이 열린(?) 순간부터는 이 공연이 너무나 영적으로 보이기 시작하면서 흥분이 최고조에 달했던 것 같다.

 

추천해요.

언젠가 본 광고 멘트. “정말 좋은데, 설명이 안 되네~.” 제이에게 이 뮤지컬이 딱 그랬다. 풍성한 볼거리와 함께 영적 도전을 받고 싶은 킹덤빌더들께 제이의 부족한 공연 관람기를 읽는 것으로 만족하지 마시고 관람을 권하고 싶다. 3월 말까지 공연이니, 얼마 남지 않는 공연석이 킹덤빌더들로 채워지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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