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매진 존 레논 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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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킹덤빌더 제이의 문화 산책 1

겨울이 되면 생각나는 과일이 있다. 노란 귤. 왼손 엄지손톱이 노랗게 되도록 까먹어도 질리질 않는다. 작은 귤은 앉은 자리에서 20개 정도 먹을 수 있다. 그래서일까? 제이는 노란색을 보면 왠지 친근한 생각이 든다.

지하철 출근길, LED 광고판에서 <이매진_존 레논 展> 홍보를 보게 된 제이. 회색 바탕에 포인트로 노란색을 사용한 포스터였다. 노란색의 존 레논(글씨)이 “날 보러 오세요.”라고 부르는 듯했다. 그렇다면 가줘야 하지 말입니다.

세계적인 평화의 노래 ‘Imagine(이매진)’의 작곡가이자 20세기 최고의 밴드 비틀즈 리더 ‘존 레논’의 사랑과 평화를 주제로 한 아시아 최초, 최대, 단독 규모의 전시. 홈페이지 전시 소개에 쓰인 대로 옮겨본다. (예술의 전당은 최고, 최초, 최대란 수식어를 좋아하는 것 같다.)

존 레논에 대한 모든 것을 보여드립니다.

이번 전시는 아시아 최초, 최고, 최대 전시답게 존 레논의 어린 시절부터 사망까지 40년 인생 전부를 담았다. 부부 사이가 좋지 않은 가정에서 태어난 존 레논. 홀어머니 밑에서 자라다가 어머니가 교통사고로 사망한 후 이모네 가정에서 자랐다. 학창시절 공부보다 음악과 미술에 흥미를 보였던 그는 비틀즈의 멤버로 월드스타가 된다. 하지만 팀 내 불화로 비틀즈는 1970년 해체된다.

록스타에서 평화주의자로 방향 전환하다.

조강지처와 그 사이에 난 아들 줄리안을 외면하고, 오노 요코라는 일본 귀족 출신 예술가와 살림을 차린 존 레논. 팬들과 방송의 뭇매를 맞으면서도 그는 그녀를 통해 전위예술의 영향력을 배우게 된다. 결국 그녀와의 만남은 사회를 향해 목소리를 내는 반전운동가로 방향성을 잡게 해준다. 전시장 역시 비틀즈 멤버로서의 전시 공간보다 60년대 말부터 시작된 존과 오노의 평화, 반전운동에 관련된 전시가 많다.

관련 전시를 살짝 살펴보면 이렇다.

베트남전쟁을 반대하는 시위로 호텔의 침대에 1주일간 누워 벌인 ‘베드 인’ 퍼포먼스.

인종, 성별, 외모, 나이 등 외적 요소를 제거하고 편견 없는 대화를 나누자며 커다란 백(Bag-자루) 속에 들어가 벌인 ‘BAGISM(배기즘)’ 시위.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전 세계 13개국 빌보드 광고판과 신문 전면에 ‘WAR IS OVER-IF YOU WANT IT(전쟁은 끝나요. 당신이 원한다면.)’ 광고 게재.

늦둥이 션 레논에 대한 지극한 사랑

그렇게 활발한 활동을 벌이던 존은 아내 오노와 1년 이상 결별을 하게 된다. 그리고 재결합을 통해 낳은 션 레논. 조강지처의 아들 줄리안 레논을 방임한 죄책감을 덜고 싶어서였는지, 육아를 위해 모든 음악 활동을 중단한다. 육아로 음악적 재능과 시간을 낭비하는 것 아니냐는 팬들의 항의에 “즐겁게 낭비한 시간은 낭비한 시간이 아니다.”라며 재치 있게 맞받아친 그. 아들 션을 위해 동화책에 넣을 그림을 그리고, 아이를 위한 노래를 작곡함으로써 자신의 말을 증명해 보인다.

사후 경력이 더 화려한 존 레논

새로운 앨범을 내고 활동을 재기한 존 레논은 뉴욕 집으로 돌아가던 중, 한 광팬의 총격으로 사망하게 된다. 그의 죽음에 대해서는 존 F. 케네디 대통령 저격 사건만큼 의견이 분분하다. ‘반전시위를 하는 존 레논의 존재를 못마땅하게 여긴 미국 정부의 사주일 것이다.’, ‘ 정말 미치광이 팬의 우발적인 범죄일 것이다.’ 등.

중요한 것은 그가 전하고자 했던 평화의 메시지와 작업물들이 존 레논의 사후에 대중들에게 보다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게 됐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러한 공헌을 인정받아 존 레논은 생전 경력보다 화려한 사후 경력을 갖게 된다.

제이가 바라본 존 레논

전시회를 둘러보고 나오면서 든 생각. 40년이라는 짧은 생을 살았지만, 인생의 절반을 대중들의 관심 속에서 살았던 존 레논. 그는 미디어의 힘을 일찌감치 깨닫고 그것을 자신이 원하는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수단으로 사용한 사람이란 생각이 든다. 아울러 자신의 재능인 미술과 음악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도 분명하게 알았던 사람이다.

하지만. 그 재능이 누구로부터 주어졌는지, 시대를 꿰뚫어 보는 통찰력을 가졌으나 더 높은 가치를 발견하지 못했던 부분은 아쉽기만 하다.
“비틀즈는 하나님보다 위대하다.”란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존 레논과 멤버들.

만약 존 레논이 총격에서 살아남았다면 올해 79세가 되었을 게다. 말년의 그는 솔로몬이 전도서의 말미에 고백했듯이, “헛되고 헛되도다. 이 모든 것이 헛되도다. 일의 결국을 다 들었으니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의 명령들을 지킬지어다. 이것이 모든 사람의 본분이니라.”(전도서 12장 8절, 13절)라는 고백을 하지 않았을까?

존 레논이 가진 아이러니

사랑과 평화에 대해서 대중들에게 목소리를 내던 그였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가까운 가족과 지인들과는 평화롭지 못했던 존 레논. 평범한 킹덤빌더 제이가 보기에 그는 대중에게는 이슈 메이커로 성공했지만, 가족과 지인들에게는 트러블 메이커가 되어 실패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가장 크게는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실패자다.

이번 존 레논_이매진 展을 보면서 제이는, 일과 관계의 균형을 놓친 그가 좀 더 오래 살아서 솔로몬과 같은 고백을 했더라면 하는 안타까운 맘으로 전시실을 나오게 되었다. 아울러 21세기 대중문화의 선두에 서있는 예술가들의 삶에 하나님을 아는 지혜가 있기를 기도하게 되는 전시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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