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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세우는 말

사람을 세우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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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임목사칼럼 – 사람을 세우는 말

윤현숙 목사

얼마 전까지 헌재소장 권한대행을 맡았던 이정미 재판관의 말이 화제가 되고 있다. 대통령탄핵이라는 초유의 국가위기를 맞이하여 막중한 임무를 맡았는데 재판석에서나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부드럽고 단호한 말을 했다고 한다. 한동안 그가 했던 말과 표현들이 집중 보도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그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지지와 사랑을 받는 것을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여성이기에 부드러움과 따뜻한 표현을 잘 할 수 있는 측면도 있었겠지만 마지막 퇴임사를 들어보면, 그가 어떻게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말을 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 알게 된다.

 

퇴임사에서 부족한 자신을 도와 준 동료들에게 좋은 환경에서 멋진 사람들과 함께 일할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하고, 혹시라도 자신 때문에 상처받은 사람이 있다면 용서를 빌면서 늘 함께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자신은 대한민국과 헌법 재판소를 위해 기도하겠다고 끝을 맺는다. 여러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영광스러운 자리에 서게 되거나 시상식에서 소감을 말할 때 하나님께 감사드린다는 고백을 하는 것을 많이 보았는데, 이번 이정미 재판관의 퇴임사가 특별한 이유는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는 겸손함, 함께 일했던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 혹시라도 상처 준 사람들에게 용서를 구하는 모습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고 믿지 않는 세상 사람들에도 선한 영향력을 나타내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된다.

 

한편 반대되는 케이스들도 많이 있다. 거짓말이나 다른 사람을 비방하는 말과 각종 막말로 구설수에 오르고 자기 입장에서만 말하기 때문에 오히려 상황이 더 어려워지고 욕을 먹는 사람들도 있다. 요즘은 미디어기기가 발달해서 생각 없이 말한 것이 녹음이 되었다가 시간이 지나서 드러나게 되는 경우도 있다. 다른 사람들이 보는 자리에서는 좋은 말을 하는 사람이 사적인 자리에서 거짓말을 한 것이 드러나서 곤욕을 치르는 경우도 있다.

 

나는 평소 말을 잘하지 못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말을 잘하는 사람들을 많이 부러워했다. 그런데 이번 일을 통해 말을 잘 한다는 것은 어떤 것인지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정미 재판관이 많은 사람들에게 칭찬을 받은 이유는 남다른 달변이어서가 아니라 모두가 격앙되어 있는 상황에서 부드러운 말, 진정성 있는 말을 했기 때문에 감동을 주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휘력이나 지식이 풍부하거나 설득력 있는 말솜씨, 재치 있는 언변등도 좋은 것이지만 진실이 담긴 겸손한 말 한마디가 더욱 설득력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존스토트’는 ‘말’은 하나님이 주신 멋진 선물이며 우리가 하나님을 닮았음을 반영하는 인간의 능력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을 창조하실 때 말할 수 있는 능력을 주셔서 하나님과 다른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게 하셨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말로 다른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고 말을 통해 다른 사람을 돕고, 격려하면서 사랑과 위로를 주고받게 하셨다.

 

에베소서 4장 29절에서 “무릇 더러운 말은 너희 입 밖에도 내지 말고 오직 덕을 세우는 데 소용되는 대로 선한 말을 하여 듣는 자들에게 은혜를 끼치게 하라”라고 말씀하신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정직하지 못한 말과 불친절한 말로 다른 사람에게 상처주지 말아야 될 것을 말씀하셨다. 무엇보다 적극적으로 우리의 말이 사람을 세우고 듣는 자들에게 은혜를 끼치게 되길 바라셨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런데 나를 포함해서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선한 말을 하려고 결심하지만 나도 모르게 하지 말아야 할 말이 튀어나와서 후회하곤 한다. 그럴 의도는 없었지만 내가 한 말 때문에 다른 사람이 상처받은 것을 알고 후회하면서 이렇게 말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 하고 생각해보곤 한다. 그런가하면 힘든 상황에 있는 분들과 상담하면서 나의 한마디 말에 마음이 바뀌었다는 고백을 하는 경우도 있어서 놀랄 때가 있다. 가끔씩 성령님께서 나의 입을 주장하실 때 선한 말, 덕을 세우는 말, 은혜를 끼치는 말이 내 입에서 나가게 하신다. 오늘 하루도 우리가 만나서 교제하는 많은 사람들과 나눈 한 마디의 말이 다른 사람을 격려하고 위로하는 말로 사용되어 하나님을 나타내는 기회가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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