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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이 보배를 질그릇에 가졌으니!

우리가 이 보배를 질그릇에 가졌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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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킹덤빌더다

 

 

 

 

우효진

  제3, 4, 5기 수료 북미주 KBS 수료

 

 


 

저는 다섯 살 때부터 교회를 다니기 시작해서 대학교 4학년 때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난 전형적인 모범 크리스천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보다 더 하나님을 사랑하는 남편을 만나 비교적 순탄한 삶을 살아온 것 같습니다. 그러던 저에게 미국 유학생 신분을 막 벗어날 무렵, 전혀 예상치 못했던 고생이 시작되었습니다. 사업을 하시던 저희 부모님이 IMF여파에 파산을 하시며 미국으로 오시게 되었고, 부모님 생활비는 물론 그 당시 독일에서 공부하고 있던 제 동생의 생활비까지 저희 부부가 떠맡아야 하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저희도 공부를 마친지 얼마 되지 않았고 신분도 불안정한 상태인 때라 그리 넉넉하지 못했는데, 거의 세 집 살림을 하다 보니 빚이 조금씩 불어나 눈덩이같이 되었습니다. 거의 십년을 그렇게 정신없이 살다가 마흔 살을 넘기며 어느 날 문득 “나는 왜 이렇게 살고 있나?”하는 억울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살았는데 남은 건 평생 갚아야 할 것 같은 빚 밖에 없었고, 그 와중에도 하나님 일 한다고 시간과 물질 쏟아가며 죽도록 교회를 섬겼는데 교회에서 필요한 영적 공급을 못 받으니 정말 죽고 싶어졌습니다. 결국 그 화살은 마지막으로 저희 부모님에게로 향했습니다. 저희 부모님은 평생 서로를 지긋지긋해 하시며 각자의 삶을 사셨는데, 본의 아니게 미국에서 24시간 함께 사시다 보니 싸우시는 횟수도 많아지고, 한 번 싸우시면 3~6개월 동안 서로 말을 안 하셔서 남편과 평화롭게 살아온 저로서는 두 분을 감당하기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2013년 「킹덤빌더 스쿨(KBS)」에 가기 바로 직전에는 그런 부모님이 너무 싫어서 부모님이 무슨 말씀을 하시던지 “예” 아니면 “아니요”로만 반응하고 사는 지경에까지 이르렀습니다. 부모님과 마주치는 모든 순간이 괴로웠고 피하고만 싶었습니다. 제 마음이 “너 때문이다”하는 원망과 분노로 가득했던 것이지요.
그러면서도 제 마음 한구석에는 “부모님을 공경하라”는 말씀에 온전히 순종치 못한 것이 죄책감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제 안에서 죄책감과 자기 의로움이 치열하게 싸우고 있던 시간이었지요. 그러다보니 건강을 자신했던 몸도 아파오기 시작했습니다. 얼굴은 점점 더 흙빛이 되어가고 사람들 앞에서는 웃지만 집에서는 늘 싸늘함으로 가족들을 대했습니다. 또한 그런 저를 지켜보던 남편도 점점 우울해져 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이들과 남편에게 너무 미안합니다.

 

북미주 KBS는 2기를 다녀온 가족 같은 저희 친구 오준영 집사가 아예 저희 부부를 등록해 놓고 가라고 떠밀어서 가게 되었습니다. 떠 밀려서 간 것 같지만 솔직히 제 마음은 “탈출구가 있다면 어디든 가자”였습니다. 제 삶에 닥친 모든 문제가 저희가 “나름” 하나님 앞에서 바르게 산다고 해도 해결되어질 것 같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KBS에 다녀오신 모든 분들은 아시는 것처럼 저는 성령 안에서 하나님의 임재와 하나님나라를 그 곳에서 경험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들키고 싶지 않아 제 마음 깊숙이 숨겨왔던 저의 더러운 모습들을 주님 앞에 꺼내놓으니 주님께서 치유하셨고, 저는 모든 죄책감과 자기 의로움에서 자유해졌습니다. 그리고 성령 안에서의 그 자유함은 그 해가 갈 때까지 저로 하여금 침묵하게 하였습니다.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본 자, 그리고 그 앞에 납작 엎드린 자, 죄인, 그러나 용서받은 자, 그리고 하나님의 말할 수 없는 사랑을 받고 있는 자녀가 된 자의 감격이 너무 벅차서 무슨 일에든 함부로 감정을 뱉어낼 수가 없었습니다. 내적 치유의 시간부터 마지막 졸업예배까지 잊을 수 없는 여러 명장면들이 있지만, 그리고 예전의 저라면 부끄러웠을 순간이지만 한 가지만 나눕니다. 2013년 미주 KBS 3기 드림과 나눔 시간이었습니다. 전날 저녁 저희부부는 함께 기도하고 일정 금액의 헌금을 작정하였습니다. 그 금액은 그 당시 저희에게는 정말 큰 액수였습니다. 하나님께서 숫자를 보여주시진 않았지만 마음이 평안했고 저희가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그래도 숫자로 보여주신 것은 아니라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계속 기도하는데 제 마음에 그 금액의 배가 되는 헌금을 너무 하고 싶은 것이었습니다! 남편에게 말했더니 남편이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액수를 다시적어 봉투에 넣고는 힘껏 흔들었습니다. 너~무 기뻤습니다. 그러다가 헉 하고 울음이 터졌는데, 왜냐면 그 액수는 십일조 포함, 저희 평생에 저희가 하나님께 드린 일 회(onetime)헌금 중 가장 큰 돈이었다는 것을 깨달은 것입니다. 지
금 돌이켜 보면 저희를 채주의 종이 되게 만든 가난의 영이 그 때 끊어진 것 같습니다. 그리고 4기 드림과 나눔 시간 때에는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던 저희에게 하나님이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셨습니다. 저는 뛰는 순간 “너, 가난의 영 끊겼다”하고 말씀하시는 주님의 음성을 들었고, 저희 남편은 뛰는 순간 공중에서 기절해서 털썩 주저앉았답니다. 2013년부터 지금까지 저희 삶에 펼쳐진 놀라운 축복들은 말로 형언할 수가 없습니다. 저희 부모님은 물론 아직도 서로 말을 잘 안하시구요. 하지만 예전 같은 독기서린 냉전은 아니랍니다. 저는 그런 부모님을 보고 있자면 불쑥 화가 나지만 예전 같은 분노가 아니란 걸 압니다. 언젠가 하나님 안에서 온전히 회복되어질 저희 부모님의 모습을 마음에 그리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저희 부부는 물론 아직도 빚을 갚고 있습니다. 이번에 KBS에 가기 전에 은행계좌를 확인하다가 저희 남편이 깜짝 놀라더군요. 빚을 너~무 많이 갚아서요. 또한 저희 부부는 예전보다는 좀 “덜” 열심히 교회를 섬기고 있답니다. 무슨 의미인지 아시지요? 저희가 정해놓은 기준에 맞지 않으면 하기 싫었던 교회일도 그 일을 통해 이루실 하나님나라를 기대하게 되니 “흐음!” 심호흡 한번 하고 다시 하나님의 온유하심과 지혜로움으로 감당하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목사님이 축도하실 때마다 같이 몰래 손들고 저희가 누리고 있는 하나님의 은혜가 주님의 몸 된 교회에 온전히 흘러가길 기대하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 보배를 질그릇에 가졌으니 이는 심히 큰 능력은 하나님께 있고 우리에게 있지 아니함을 알게하려 함이라 고후4:7

 

한 때 제게 주어진 십자가를 짊어지는 것이 바른 신앙인의 모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십자가가 점점 더 버거워지고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어 내던지고 싶어졌을 때 KBS를 통해다시 만난 주님은, 십자가는 주님이 지셨고, 그 주님은 이미 승리하셨으며, 저는 그냥 그분 안에 있으면 된다고 하셨습니다. 제 안에 가득했던 자기 의로움을 내려놓으니 저는 전보다 훨씬 더 행복해졌습니다. 내가 주 안에 있고 또한 주님이 내 안에 계시니 상상할 수 없었던 하늘의 축복들이 제게 부어졌습니다. 능력은 하나님께 있고, 우리 모두는 그 보배를 질그릇에 가졌습니다.
저는 누가 뭐래도 하나님의 자녀입니다. 그 사실이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넘어질 때마다 그 사실이 다시 제 힘이 되고, 위로가 되며, 제 삶의 중심이 됩니다. 오늘도 저는 저와 제 가족이 속한 모든 공동체에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기를 꿈꾸며, 성령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날마다 축복합니다. 주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