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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조연

빛나는 조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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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임목사칼럼 – 빛나는 조연

2015_09_clom02

윤현숙 목사


오랫동안 기도하면서 준비해온 새로운 센터가 완공되었다.
지난 토요일 캐나다, 미국, 홍콩 등 외국과 지방 먼 곳에서 개원을 축하하기 위해 찾아온 귀한 동역자들과 감격적인 첫 예배를드렸다.
예배가 끝나고 많은 분들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들으면서, 노심초사했던 마음이 감사와감격으로 변하였다.
개원예배 때까지 공사가 제 날짜에 끝날 수 있을지, 구정 연휴 전인데 얼마나 오실지 속을 태웠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만난 반가운 얼굴들을 보니 말할 수 없이 기쁘고, 한편으로는 그런 인사를 받는 것이 쑥스럽기도 하였다.
그 동안은 밤 열시가 넘어야 집에 돌아오곤 했는데, 모처럼 일찍 집에 돌아오니 긴장이 풀리고 준비하는 과정 속에서 있었던 이런 저런 일들이 생각났다.
여러 가지 어려웠던 일들과 길이 막혔을 때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해결해 주셔서 감사했던 일들,
힘겹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센터를 세우는 일에 시간과 재정으로 함께 헌신했던 많은 동역자들이 떠올랐다.
그중에서도 가장 마음에 남아 있는 감동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힘에 넘치도록 수고한 간사들이었다.
그 동안에는 나역시 개원준비에 모든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지나쳐 왔는데,
돌아보니 유난히도 추웠던 이삿날부터 모든 간사들이 새벽부터 밤 늦은 시간까지 쉬지 않고 일하였다.

며칠씩 집에도 가지 못하고 게스트하우스에서 잠을 자면서 일하기도 하고,
전 날 밤 늦게 집에 돌아갔는데도 다음날 아침 출근시간에 길이 막힐까봐 새벽에 나와 기다렸다가 공사하는 분들이 나와 문을 열어주어서야 일을 시작하기도 했다.
너무 피곤해서 링거를 맞고 일하기도 하고, 공사가 시작되는 순간부터 청담동과 신대방동을 오가면서 온갖 궂은일들을 도맡아하신 분들이 없었다면,
그 많은일들을 다 마치고 개원예배를 드릴 수 없었을 것이다.
분명 예배 전 날 밤까지 각종 이삿짐과 쓰레기, 청소용구들이 어지럽게 널려있던 공간이 티끌하나 없이 정리되어 있었다.
아름답고 깨끗하게 정리된 예배당 구석구석 의자 하나까지 그들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마음에 깊이 감동이 되었다.
하나님께서 그렇게 신실하고 충성된 사람들을 내 옆에 보내주신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생각하고 감사드렸다.
감동을 받고나니 어떻게 하면 그들을 위로하고 기쁘게 해줄 수 있을까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러면서 사람인 내 마음이 이런데 하나님께서는 그 수고를 얼마나 기뻐하시고 격려해주고 싶어 하실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섬긴 그들을 생각하다보니 얼마 전 신문 기사를 통해 읽었던 이야기가생각났다.
많은 이들이 관람한 <국제시장>이라는 영화는 여러 가지로 주목을 받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주목하지 않는 영화의 조연으로 출연한 “오달수”라는 배우에 관한 것이었다.
그가 천만관객을 동원한 흥행작에 많이 출연했고 그래서 그가 출연하면 성공한다는 공식까지 생겼다는 내용이었다.
그러고 보니 그의 얼굴이 매우 낯이 익었다.결코 드러나 보이지 않는 외모와 역할이지만,
그의 성실한 연기는 주연들을 빛나게 하고 무엇보다영화를 떠받치는 큰 힘이 되었다.

처음에는 그의역할이 눈에 띄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의연기가 많은 사람들에게도 인정받고
무엇보다 영화에 꼭 필요한 사람으로 평가받게 되면서 흥행에있어 보증 수표라는 말까지 들을 정도가 되었다고한다.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이들이 주목하지 않았지만 세월이 지나고 때가 되니까 주연보다 더 필요한 조연으로 자리 잡게 된 이 사람을 보면서 간사들을 떠올려본다.
사역에 있어서 지금은 주목받고 드러나 있지 않지만, 하나님 앞에 서는 그날 그들의 눈물과 수고에 하나님께서 격려와 박수를 보내시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연 같지만 주연보다 더 큰 존재감을 가지고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빛을 내고 있는 동역자들이 있어,
오늘 우리의 사역이 든든히 세워져 가고 열매 맺고 있다.

나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은 드러나고 영광을 받는자리에 관심을 갖지만,
고린도전서 12장에서 하나님께서는 각 사람에게 은사와 직분, 사역을 나누어 맡기시며 한 성령을 주셔서 한 몸을 이루게 하신다고 말씀하신다.
하나님께서는 어떤 일을 하는가보다는 얼마나 충성된 지, 맡은 일을 주신 은사대로 성실하게 행하는지를 보신다.
직분과 자리에 상관없이 각자의 부르심에 따라 신실하게 살아가는 자들을 향해 하나님의 시선이 머물러 있음을보게 된다.
나는 리더로 세워져 책임감과 부담감을 느끼지만 앞에 서서 수고했다는 말도 많이 듣고 인정과 격려를 한 몸에 받으며 사역하는데,
영적인 긴장감을 가지고 하나님께 더욱더 충성스러운 일꾼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지쳐 쓰러질 것 같은 시간들을 뒤로 하고 하나님나라를 위해 기쁨과 즐거움으로 함께 동역한 모든 간사와 스텝들,
지금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하나님의 교회와 영혼들을 섬기며 묵묵히 걸어가고 있는 모든 동역자들의 땀과 눈물을 닦아주시고 격려해 주실 주님을 기대한다.
우리 함께 하나님나라를 세워가는 일에 힘을 내서 끝까지 손잡고 달려가길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