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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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임목사칼럼 – 초대

2015_09_clom02

윤현숙 목사


얼마 전부터 새벽예배 때 이사야서 말씀을 나누고 있는데, 예전부터 이사야서를 특별히 좋아해서 그런지 기대하는 마음이 있었다. 특히 6장의 내용을 설교하면서 개인적으로 많은 도전과 감동을 받았는데, 그 이유는 이사야 선지자가 하나님의 부름을 받고 반응하게 된 시대 배경과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가 비슷한 상황 가운데 놓여있다는 사실이 피부에 와 닿았기 때문이다. 그 당시 유다의 영적 리더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버리고 세상의 기준을 따라 살다가 하나님의 책망을 받았는데, 오늘날의 교회와 목회자들도 세상의 빛이 되지 못하고 사회의 지탄을 받으면서 영향력을 잃어가고 있음을 느낀다. 그러다보니 교회와 사역의 현장에서 앞날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보다 절망의 메시지가 더 많이 들려오고, 나 역시 사역자로서 다가올 시대에 대한 긴장감과 부담감을 마음속에 갖게 된다.

 

이사야가 처음 기도의 자리에 엎드릴 때는 당시 유다의 왕이던 웃시야가 죽었을 때였다. 웃시야는 52년간 유다를 통치하며 나라를 부강하게 하여 백성들이 전성기를 누리게 한 선왕이었다. 웃시야 왕의 죽음은 그를 신뢰하고 의지했던 유다 백성과 이사야 선지자 모두에게 큰 슬픔과 절망을 가져왔을 것이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그때 보좌에 앉으신 왕의 모습으로 찾아오신다. 이사야는 그 영광에 압도되지만, 그 앞에서 부정한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되고 제단의 숯으로 정결케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리고 나서야 비로소 하나님의 음성을 듣게 된다. 탄식하시며 ‘내가 누구를 보내며 누가 우리를 위하여 갈꼬?’ 말씀하시는 주님의 음성에 뜨거운 마음으로 ‘주여 내가 여기 있나이다! 나를 보내소서!’라고 자원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보내는 곳이 어디이며 내가 과연 그 일을 할 만한 능력이나 형편이 되는지 계산해 보게 마련이지만, 이사야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최근에 많은 사람들을 통해 듣게 되는 이야기는 목회자나 선교사가 되겠다고 지원하는 수가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보면 이해가 되기도 하지만 여전히 하나님께서는 탄식하시며 보낼 자를 찾으시는데, 우리가 그 음성을 듣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예전에 나에게도 그런 부담감이 있었다. 이십년 전 만해도 교회마다 부흥회를 하면 삼사일, 길면 일주일씩 하곤 했다. 그래도 많은 성도들이 다 나와 은혜를 받았는데, 집회 마지막 시간이면 빼 놓지 않고 꼭 하던 순서가 있었다. 강사 목사님께서 하나님께 헌신할 사람은 자리에서 일어서라고 하시는 것인데, 그러면 내 마음속에 갈등이 일어나곤 했었다. 받은 은혜를 생각하면 일어서야겠는데, 헌신하면 하나님께서 나를 아프리카에 선교사로 보내실 것 같은 두려운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매번 알 수 없는 뜨거운 감동이 밀려와 결국 일어서곤 했었지만 말이다.

새벽예배를 마치고 내려와 그때의 이야기를 나누었더니, 하나님을 믿은 지가 오래되지 않아 그런 부흥회에 참석한 적이 없으신 집사님께서 ‘만일 오늘 목사님이 하나님께 헌신할 사람 일어나라고 했으면 제가 일어났을 거예요!’라고 말씀하셨다. 많은 사람들이 이제는 더 이상 헌신할 사람들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오늘날에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하나님의 부름에 믿음으로 반응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하니 소망이 있다는 마음이 들었다. 이사야가 하나님 음성을 듣고 그분의 마음을 알게 되었을 때 비로소 계산하지 않고 자원했던 것처럼, 이분도 하나님의 마음을 알게 되었기 때문에 자원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을 것이다.

오늘날 우리에게 이런 헌신이 사라지게 된 것은 하나님과의 깊은 만남과 기도가 사라졌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우리는 여러 가지 기도 제목을 가지고 하나님 앞에 나아가지만, 대부분 우리의 필요들을 구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는 마음이 든다.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기도」 세미나에서 만나는 많은 분들이 하나님의 음성을 듣기 원하는 이유도 내 문제에 대한 답을 듣기 원해서임을 고백한다. 기도에 관한 책 중에도 응답받는 기도에 관한 책들은 언제나 베스트셀러가 된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나님은 전능한 분이시고 우리의 도움 없이도 모든 일을 이루실수 있는 분이라고 생각하기에 하나님의 필요에 관심을 갖지 못한다.

하나님은 우리를 사랑하셔서 기도에 응답해주시고 필요를 채워주시지만, 기도의 본질은 하나님과 마음을 나누는 것임을 잊지 않고 기억해야만 한다. 나 역시도 사역 속에서 감당해야 되는 일과 돌아보아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더 많은 필요들을 주님께 구하게 되는데, 이 말씀을 묵상하고 나누면서 하나님의 마음을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사랑하는 모든 동역자들의 삶 속에서도, 깊은 기도 가운데 나의 필요가 아닌 하나님의 마음을 알고 반응하는 자리로 나아가길 간절히 소망한다.

 


오늘날 우리에게 이런 헌신이 사라지게 된 것은 하나님과의 깊은 만남과 기도가 사라졌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우리는 여러 가지 기도 제목을 가지고 하나님 앞에 나아가지만, 대부분 우리의 필요들을 구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는 마음이 든다.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기도」 세미나에서 만나는 많은 분들이 하나님의 음성을 듣기 원하는 이유도 내 문제에 대한 답을 듣기 원해서임을 고백한다. 기도에 관한 책 중에도 응답받는 기도에 관한 책들은 언제나 베스트셀러가 된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나님은 전능한 분이시고 우리의 도움 없이도 모든 일을 이루실수 있는 분이라고 생각하기에 하나님의 필요에 관심을 갖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