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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대하게 거침없이

담대하게 거침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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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임목사칼럼 – 초대

2015_09_clom02

윤현숙 목사


우리 집 창가에 있는 화초들이 다 꽃망울을 터뜨리며 봄이 왔음을 알린다.
화창한 날씨에 봄날을 만끽하면서 며칠을 보냈는데, 다시 꽃샘추위가 오면서 쌀쌀해졌다.
해마다 있는 일이지만 이 즈음이면 따뜻할 것을 기대해서인지 오히려 겨울보다 더 춥게 느껴진다.
추운 날씨 탓인지괜히 마음도 움츠러든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단지 날씨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얼마 전 부터 한쪽 무릎이 아파와서 병원에 갔더니 관절염이 진행 중이라고 하였다.
관절염은 아주 연세가 많이 드신 분들만 걸리는 줄 알았는데 이제는 내가 그 나이가 되었나보다.

 

그리고 나서 내 삶을 돌아보니 어느덧 나이든 징후들을여러 곳에서 발견하게 된다. 외적인 모습뿐 아니라 나날이 기억력이 감퇴되어 당황하게 되기도 하고, 노안이 와서 돋보기가 없이는 글씨를 읽을 수 없게 되었다. 젊을 때는 몸이 너무 말라서 근육을 키우기 위해 운동을 했다면,지금은 체력이 떨어지는 것을 느껴 삶을 유지하기 위해운동을 하게 되었다. 가끔씩 사람들과 사는 이야기를 하다가 이제는 젊은 사람들의 이야기보다는 나이든 사람들의 이야기에 더 공감이 되는 것을 보면 몸의 나이뿐 아니라 마음의 나이도 늙어가는 것 같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마음은 젊을 때와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하면서 모든 일에 자신감을 가지고 도전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환경이 바뀌거나 새 일을 시작하려고 하면 겁부터 난다. 이런 모든 변화들이 서글프기도 하지만,살면서 필연적으로 거쳐 가는 과정이고 모두가 겪는 길이라고 생각하면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다. 늙어가는것에 대한 저항은 많은 사람들이 겪는 일이고 나 역시 늦은 나이에 목사가 되었으니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스스로를 채찍질 해 왔는데, 얼마 전부터는 이런저런 몸과 마음의 변화들을 겪으면서 슬며시 주저앉고 싶은 마음이 들때도 있다.

나름대로는 나이 들어가는 것을 받아들이고 나타나는 한계들을 인정하면서, 한편으로는 나이에 대한 한계를 받아들이는 것이 당연한 것인가를 고민하게 된 이유가 있다. 새벽 예배 때 한 일 년 동안 사도행전을설교했는데 얼마 전에 끝이 났다. 사도행전 13장이후부터 선교의 중심에 서는 사도 바울의 삶에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되었다. 설교를 준비하면서 맡은 배역에 몰입한 배우처럼 집중해서 사도 바울의 삶을 따라가다 보니, 나도 바울처럼 살고 싶은 소망이 생기게 되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처음에 열심을 내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열정이 식기도 하고, 나이가 들면서 마음은 그렇지 않아도 체력이 떨어져 그렇게 살 수 없는 상태가 되기도 한다. 오랜 시간 같은 일을 하면서 익숙한환경이 되면 안정감을 누릴 수 있는 곳에서 안주하거나 현상유지에 만족하면서 주저앉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는데, 바울은 세월이 지나도 지치지 않는 열정으로 복음을 전하는 삶을 살았다.

나는 이제까지 성경에 나오는 인물들의 삶을 보면서 각자 기질이나 성품에 맞게 헌신도 하고 쓰임 받는 것이라고 생각해왔었다. 나는 원래 열정이나 에너지가 적은 사람이기에 바울과 같은 삶이나 사역과는 거리가 있다고 여겼다. 하나님께서도 나를 이렇게 지으시고 아시니 그렇게 많이기대하지 않으실 것이라고도 생각했었다. 그러나바울이 복음을 전하면서 지금껏 겪어온 수많은고난의 시간들을 뒤로 하고, 담대하고 거침없이복음을 전하는 모습으로 끝이 나는 마지막 구절을 보면서 충격과 도전을 받았다. 마치 복음을 위해 태어난 사람처럼 한순간도 흔들림 없이 살아가는 그의 모습이 지금까지 계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특히 바울의 마지막 삶을 묘사하는“담대하게 거침없이”라는 구절이 가슴에 깊이 남았다. 그래서 오래 기억하고 싶어 모니터에 써서 붙여놓았다. 가끔씩 지쳐서 주저앉고 싶거나 한계를 느낄 때, 안주하고 싶을 때마다그 글을 보면서 마음을 새롭게 하려고 한다.

바울도 우리가 느끼는 한계와 좌절에 부딪쳤을텐데, 인간이 느끼는 모든 한계들을 어떻게 뛰어넘을 수 있었을까? 모두가 알고 있듯이 그는 예수 믿는 사람들을 핍박하는 일에 앞장서 다메섹으로 가는 길에 예수님을 만났고, 그곳에서 자신을 이방인의 사도로 부르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핍박자였던 자신을 복음 전하는 사도로 불러주신 것이 은혜라는 것을 늘 기억하면서 살았을것 같다. 사도행전 20장 24절에서‘환난과 결박이 올 것을 알면서도 복음을 들고 예루살렘으로들어가면서 내가 달려갈 길과 주 예수께 받은 사명 곧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을 증언하는 일을 마치려 함에는 나의 생명조차 조금도 귀한 것으로여기지 아니하노라’고 고백했다. 살아가면서 생명을 내놓으면 포기하지 못할 일도 없고 목숨을걸고 달리면 어떤 환경도 장애물이 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우리 모두는 바울과 방법은 다르지만 하나님께서 특별한 방법으로 각자만나주시고 사명을 주셨다. 복음을 위해 담대하게 거침없이 달려간 바울의 삶이, 오늘 우리를 일으켜 세우고 도전하는 하나님의 메시지로 들려지길 바란다.

 


사도행전 20장 24절에서‘환난과 결박이 올 것을 알면서도 복음을 들고 예루살렘으로 들어가면서 내가 달려갈 길과 주 예수께받은 사명 곧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을 증언하는 일을 마치려 함에는 나의 생명조차 조금도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노라’고고백했다. 살아가면서 생명을 내놓으면 포기하지 못할 일도 없고 목숨을 걸고 달리면 어떤 환경도 장애물이 되지 않겠다는 생각이들었다. 사실 우리 모두는 바울과 방법은 다르지만 하나님께서 특별한 방법으로 각자 만나주시고 사명을 주셨다. 복음을 위해 담대하게 거침없이 달려간 바울의 삶이, 오늘 우리를 일으켜 세우고 도전하는 하나님의 메시지로 들려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