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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높이 사랑

눈높이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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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임목사칼럼 – 눈높이 사랑

2015_09_clom02

윤현숙 목사


며칠 전 인터넷에서 우연히 한 기사를 보게 되었다.
사업가가 꿈인 한 청년에 관한 사연인데 사업을 시작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에게 거절을 많이 당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반복되는 거절에 좌절감을 느끼고 위축되었지만,
사업가가 되기 위해서는 얼굴이 두꺼 워야 한다고 생각하고 먼저 자기 안에 있는 거절감 을 극복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그래서 스스로 백 가지 거절당할 상황을 만들어 매일 한 가지씩 실습 했다고 한다. 우연히 그 일이 인터넷에 소개되면서 격려하는 글이 쇄도했다고 한다.
그 청년의 용기를 칭찬해주고 싶어서이기도 하겠지만,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상황은 다르지만 거절로 인해서 겪는 고통에 대해 공감해서 그랬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거절당하는 상황에서 낙심하고 포 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지 않고 부딪쳐보고 돌 파하려고 한 청년의 용기가 참 좋게 보였다.
세상을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삶에서 거절감을 경 험하지만,
오늘날 청년들은 더 많은 거절감을 느끼 는 상황에 처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려서부터 대 학에 가기위해 목표를 가지고 공부에 집중하고,
대 학에 진학한 후에도 스펙을 쌓기 위해 대학시절의 낭만을 누리지 못하고 취업을 준비하는데,
여러 회 사에 지원을 하지만 떨어지는 반복된 경험 속에서 실망과 좌절을 경험하게 된다.
이런 현실 때문에 점 점 더 위축되고 설 곳을 잃어가고 있는 젊은이들을 볼 때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사역의 현장에서도 거절감으로 인해 상처를 입고 움 츠리고 있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거절감 때 문에 직장에서나 교회 공동체 안에서 관계에 어려움 이 있는 경우들도 있고,
특별히 자신이 좋아하고 있 는 형제나 자매가 있음에도 거절당할 것에 대한 두 려움으로 다가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다른 사람 들이 자신을 거절하지 않을 것이라고 머리로는 알고 있는데도 거절감을 뛰어넘기가 어렵다고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상황들을 바라보면서 원하든 원치 않든 우리 모두는 예외 없이 거절과 두려움 을 느끼면서 살아가고 있으며,
거절감은 삶의 여 러 부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새삼 깨 닫게 된다.

앞에서 소개했던 젊은이처럼 자기 나름의 방법으 로 스스로 노력해서 돌파구를 찾아보는 것이 한 방법이 될 수 있겠지만,
보다 근본적으로 우리에 게 거절감이 생겨나게 되는 이유와 근원을 찾는 다면 하나님께서 주신 삶을 더 풍성하게 누리게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인간에게 있 는 거절에 대한 두려움은 인간이 타락하고 난 이 후 하나님과의 관계 안에서 수치심을 경험하게 되 면서 시작되었는데,
그 수치심은 자신에 대해 부 정적인 평가를 내리게 하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서 용납 받지 못할 것에 대한 불안한 감정을 품게 한다.
또한 어린 시절 부모와의 애착 관계나 양육 태도에서도 일관성 있게 대해 주지 않거나 아이의 요구에 무반응으로 대응할 때 거절감이 생기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관계 안에서 거절당할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갖게 되고,
용납 받지 못할 것 이라는 강한 확신 때문에 불안이나 분노, 우울한 감정으로까지 발전하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거절감이 다른 사람들과의 관 계에만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 계에도 장애물이 된다는 점이다.
하나님의 자녀로 택함을 받은 우리의 삶속에서 이런 문제를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던 중,
얼마 전 새 벽예배 때 나누었던 설교 본문이 떠올랐다.
꼭 맞 는 상황은 아닐 수 있지만,
이스라엘 백성들이 바벨론의 포로로 잡혀갔을 당시에 자신들을 하나님 이 기억하지 못하시며 버림받았다고 생각하였다.
사람들의 내면에는 사람들에 대해서 뿐 아니라 하 나님에 대해서도 거절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우리들도 감당하기 어려운 고난을 만 날 때,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하나님이 나를 잊어 버리셨는가하는 의심을 품을 때가 있다.
하나님의 사랑을 의심하고 거절당했다고 느낀다.
사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징계하신 것은 그들을 잊어버렸거나 버려서가 아니라 하나님께 돌아오 기를 바라시기 때문이었다.
하나님에 대한 잘못된 이해는 단순한 두려움을 넘어서 하나님 앞에 나가 기도하며 도우심을 구할 수 없게 만든다.
하나님 께서는 거절감으로 인해 하나님의 사랑을 의심하 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책망하지 않으시고
두 가지 로 자신의 사랑을 설명해주시면서 하나님의 풍성 한 사랑을 받아들일 것을 기대하신다.

먼저 하나님은 자신의 사랑을 젖먹이를 향한 엄마 의 사랑에 비유하신다.
세상에서 가장 절대적이 고 무조건적인 사랑은 젖먹이 엄마의 사랑일 것이다.
젖먹이는 엄마를 잊어도 엄마는 자식을 잊을 수 없듯이, 사람은 하나님을 잊어도 하나님은 자 녀를 잊을 수 없다.
혹시 잊어버리는 어미가 있을 지라도 하나님은 잊지 않으신다. 또 하나님께서는 손바닥에 우리의 이름을 새겼다고 하시는데,
손바 닥은 늘 보게 되는 부위로 그곳에 새겨진 글은 항 상 기억할 수밖에 없다.
사실 영이신 하나님은 손 바닥이 없으신데 이런 표현을 하신 것은 하나님께 서 우리의 눈높이에 맞춰 사랑을 표현해 주신 것 이다.
하나님의 우리를 향한 강렬한 사랑을 깨닫 고 체험할 때 우리는 거절감을 뛰어넘어서 하나님 앞에 나갈 수 있다.
지금도 사람들과 하나님에 대 하여 거절감으로 고통 받는 동역자들이 있다면,
하나님의 사랑의 초대를 받아들임으로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안정감을 누리며 더 깊은 교제로 나아 가길 기도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