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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예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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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임목사칼럼 – 함께하는 예배

윤현숙 목사

몇 해 전부터 연말연시가 되면 친구들의 카톡방에서 불이 난다. 젊었을 때는 직장을 다니거나 아이들을 키우기 바빠서 연락이 뜸했던 친구들이 마음에 여유가 생겨서 그런지 안부를 묻거나 반가운 소식을 전해온다. 학창 시절을 함께했던 친구들을 가끔씩 만나 이야기하다보면 늘 만나온 친구처럼 편안함을 느낀다. 한해를 마무리해야 되는 시간이 다가오니 안부를 묻는 연락이 오고가고 해가 가기 전에 꼭 한번은 만나야하는 친구, 동역자들과 만나서 삶을 나누며 행복한 시간들을 보냈다. 늘 한결같은 마음으로 신실하게 사역을 같이하는 동역자들과 나를 기억해주고 소중하게 여겨주는 여러 친구들과의 교제는 쉼을 누릴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그러면서 한해를 돌아보니 올해도 크고 작은 일들이 많이 있었다. 사랑하는 어머니가 하나님 품에 안기는 슬픈 일도 있었고, 딸이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을 하는 기쁜 일도 있었다. 생각해보면 감당하기 힘든 슬픔과 어려움도 있었지만, 하나님께서 주시는 위로를 통해 새 힘을 얻었고 슬픔을 덮을 만큼의 큰 기쁨을 주셔서 한해를 아름답게 마무리하게 하셨다.

 

시간이 많이 흘러 교회와 예배 유형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예전에는 예배가 주일에 한번 뿐이라 온 가족이 한 자리에서 예배를 드리기도 하고 아이들이 떠들어서 방해를 받기도 했지만, 이제는 연령별로 자신이 편한 시간대에 예배를 드리다 보니 함께 예배드리러 오고가는 시간들이 없어졌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자모실에 앉아 예배하다보니 설교 말씀이 들리지도 않았고, 그래서 아이들 떠드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 조용한 곳에서 예배드리길 간절히 바랐던 시간도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예배 시간과 형태의 변화로 편해지고 자유롭게 신앙생활을 하게 된 것도 있지만, 함께 모여 예배했던 시간들이 그립기도 하다.

 

예배에 대한 추억들을 떠올리다 보니 새벽 설교 때 나눈 신명기 12장 7절 말씀이 기억이 났다. 하나님께서는 “거기 곧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 앞에서 먹고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희의 손으로 수고한 일에 복 주심으로 말미암아 너희와 너희의 가족이 즐거워할 지니라”라고 말씀하신다. 시대와 상황은 달라졌지만 하나님의 자녀들이 하나님의 임재 앞에서 먹고 가족이 다 같이 모여 감사하며 즐거워하는 것이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예배라고 하셨다.

 

또한 우리가 하나님을 바라보고 하나님의 임재가 있는 곳에서 함께 기뻐할 때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자녀들이 어디로 가든지 무슨 일을 하든지 복을 주실 것이기 때문에, 두려워하지 말고 여호와를 신뢰하는 믿음을 가지고 담대하게 살아가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오늘날 예배는 축제라고 표현하지만 하나님께서 복 주신 것들에 대해 다 함께 감사드리고 기뻐하며 즐거워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우리에게 이런 예배가 회복되어 하나님께로부터 오는 즐거움을 통해 새 힘을 얻기를 소망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우리의 삶의 환경을 보면 이런 예배를 꿈꾸고 삶에 적용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사역을 하면서 듣게 되는 현실은 가장 가깝고 소중한 사람이 가족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상처를 주고받는 일이 많아서 그런지 서로 얼굴도 보고 싶어 하지 않는 경우들도 많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죄성과 연약함 때문에 서로를 용납하고 용서하지 못해 가족이 함께 예배하고 삶을 나누며 즐거워하는 일은 상상하기도 힘든 가정도 있다. 또한 온 가족이 하나님을 예배하지 않는 환경 속에서 믿음을 지키는 많은 지체들은 그런 때가 올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하나님께서 마음을 열어 주시고 하나님의 때에 함께 예배하게 하실 때를 기대하며 기도하기를 바란다. 한해를 마무리하거나 새롭게 시작하는 이때에 어색하지만 하나님께서 가정에 베풀어 주신 은혜에 대해 나누고 감사하며 예배할 때, 하나님 앞에서 힘을 얻고 즐거움이 회복되는 시간이 각 가정마다 충만하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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