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목사칼럼 – 하나님의 유업
윤현숙 목사
얼마 전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26세 심마니의 딸 10억 송이 꾼을 꿈꾸다”라는 제목으로 송이버섯을 따는 부녀에 대한 이야기가 소개되었다. 송이 꾼으로 20년을 살아온 아버지의 일을 딸이 이어받기로 하면서 일어나는 일들과 과정을 보여주는 내용이었다. 서울에서 평범하게 직장생활을 하던 딸이 아버지를 따라 송이 꾼이 되겠다고 결심을 하게 되면서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에서 갈등이 일어나게 된다. 딸은 아버지가 하는 일을 귀하게 여겨서 그 일을 이어받기로 했다. 아버지는 그런 딸을 기쁘게 생각하는 반면, 어머니는 딸이 다른 처녀들처럼 고운 옷을 입고 힘들고 험한 일 하지 않기를 바라서 그런 남편을 못마땅해 하였다. 이 방송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젊은 딸이 아버지를 이어 송이 꾼이 되었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송이 따는 일로 일 년에 십억을 벌 수 있다는 사실이 관심을 갖게 만든 것 같다.
이 방송을 보면서 결혼도 하지 않은 처녀가 아무리 돈을 많이 벌 수 있다고 하더라도 버섯을 채취하다가 구르거나 뱀을 만나는 위험한 상황을 만나기도 하는데, 그런 어려움에도 그 길을 선택
한 용기가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자신의 일을 물려받기로 한 딸이 기특하고 대견한 아버지는 딸과 함께 산행을 하면서 딸에게 송이를 찾는 방법부터 채취하는 과정의 주의 사항들을
상세하게 가르쳐주었다. 그리고 아내에게도 알려주지 않았던 송이 밭의 위치를 말해주면서, 나중에 결혼해서 남편에게도 알려주지 말고 혼자만 알고 있다가 송이를 따서 먹고 싶은 거 사먹고 행복하게 살라고 하였다. 그러면서 앞으로 자신의 후계자가 되어 오래전 스승으로부터 받은 송이 밭 비밀 지도를 전해줄 수 있을지 지켜보겠다고 이야기하였다.
이런 장면들을 보면서 가정의 유업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부모의 입장에서는 비록 힘들고 어려운 길이라도 다른 일 보다 좀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일이거나 가치가 있는 일이면, 자신의 노하우를 자녀에게 전수하고 싶고 자녀 또한 부모의 유업을 잇고 싶은 마음을 가지게 된다. 그런데 하나님의 자녀가 된 우리는 하나님의 유업을 잘 이어가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된다.
갈라디아서 3장 29절을 보면 “너희가 그리스도의 것이면 곧 아브라함이요 약속대로 유업을 이을 자니”라고 말씀하신다. 우리의 신분이나 지위, 성별에 관계없이 예수 그리스도를 자신의 주로 영접한 우리 모두는 그의 영적 후손이 된다는 것인데, 이는 우리가 상속자가 된다는 뜻이다. 상속자가 된다는 것은 하나님 나라의 축복에 참여할 자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자녀들도 10억 송이 꾼의 딸을 부러워하는 것을 보면서 우리가 얼마나 세상의 가치관과 생각에 물들여졌는지를 또한 보게 된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세상 속에서 존재하는 하나님의 상속자로서 전 세계의 모든 족속에게 복을 주시는 통로로 우리를 부르시고 사용하겠다고 말씀하시지만, 우리는 그 약속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하나님과의
언약 관계 안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께서 자신들에게 복을 주시고 세상 사람들이 복받은 자신들의 삶을 바라보면서 하나님을 경외하게 될 것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살았는데, 우리에게도 이러한 기대와 소망이 있는지 질문을 던지게 된다.
송이 꾼이 되겠다고 다짐했던 딸은 아버지가 평생 해온 일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기에 그 길을 따르겠다는 결단을 내릴 수 있었다. 주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모든 상황을 뛰어넘을 수 있었던 것은 평범한 직장 생활보다 더 나은 삶이 보장될 것이라는 확신과 기대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 역시 내 자녀들이 부모처럼 하나님을 섬기는 사역자로 살기 원한다면 비록 그 길이 힘들고 어려울지라도 기쁠 것 같다. 세상에 많은 가치 있는 일들이 있지만, 사람들이 살아나고 새 힘 얻는 것을 보는 것만큼 기쁨을 주는 일이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는 단순히 사람들에게 호기심을 가지게 하는 이야기로 끝날 수도 있겠지만, 하나님의 상속자인 우리들에게 도전을 주는 메시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로마서에 보면 “자녀이면 또한 상속자 곧 하나님의 상속자요 그리스도와 함께 한 상속자니”라고 말씀한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는 우리 자신이 하나님의 상속자라는 것을 기억하고 영원한 하나님 나라의 유업을 이어 받을 자녀로서 어떠한 기대와 꿈을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지를 기억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