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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기쁨

잔잔한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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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임목사칼럼 – 초대

2015_09_clom02

윤현숙 목사


월요말씀치유집회가 겨울 방학을 맞았다. 보통 때는 방학을 하면 곧장 해외집회를 떠났었는데 이번에는 한 달 정도 쉬고 난후 떠나게 되었다. 매번 방학을 할 때마다 가지는 생각이긴 한데, 이번 방학에는 모처럼 여유롭게 쉼을누리면서 두 가지에만 집중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 두가지는 성경을 많이 읽고 하루에 한번 씩 꼭 운동을 하겠다는 것이었다.
이런 결심을 하게 된 이유는 하나님의 말씀과 건강한 체력이 있어야 지치고 않고 사역을 잘 감당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막상 방학을 하고보니 그동안 시간이 없어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도 만나고 미국집회를 준비하는 일들로 여전히 분주한 시간을 보내게 되어서 기대한 만큼의 쉼을 누리지 못하고있다.

 

그러던 중에 미국에서 유학중인 딸이 겨울방학을 맞아 집에 오게 되었다. 딸의 귀국으로 인해서 조용하던 집에 활기가 넘치게 되었지만, 덕택에 나는 여러 가지 집안일을챙겨야 해서 더 분주해졌다. 몸은 더 피곤해졌지만 그 아이가 집안에서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나에게큰 기쁨을 주었다. 특별한 일을 하지 않아도 딸과 함께 커피 한잔을 마시면서 얼굴을 마주보는 시간이 좋고 같이먹는 평범한 음식이 특별히 맛있게 느껴졌다. 아니,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집에 딸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마음에기쁨이 넘치는 것을 보면서, 사람이 살면서 기쁨을 주는대상이 있다는 것이 참 좋은 일이고 기쁨이 삶에 에너지와 활력을 준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사람들은 살면서 행복을 추구하며 기쁨을 얻고자 노력한다. 대부분은 본능적 욕구를 채우거나 원하는 것을 얻을때 기쁨을 느낀다. 성취하고자 목표하는 것을 얻거나 마음먹은 대로 이루어질 때 행복해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열심히 일하고 세상에서 성공하기 위해 쉬지 않고 달려간다. 내가 이룬 삶의 결과물로 기쁨을 누릴 것 같지만 많은경우에 막상 원하는 것을 얻었을 때의 기쁨은 오래가지않는 것 같다. 오히려 세상에서 많은 것을 얻고 성취했다가 그것들을 다 놓치고 나면 그제서야 진정한 기쁨의 원천은 다른 데 있었음을 깨닫게 되기도 한다.

얼마 전 호주의 무인도에 사는 한 사람의 이야기를 다큐멘터리로 제작한 방송을 보았는데 그는사업을 크게 하여 세상에서 성공한 인생을 살았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날 사업이 부도나서 모든것을 잃게 되었다. 사업으로 재기해 보고자 애를쓰면서 무인도를 개발하는 사업을 시작했는데 뜻대로 잘 되지 않았다고 한다.

대신 그는 무인도에서 혼자 살게 되었다. 이십년동안 혼자 무인도에 살면서 깨달은 것이 있는데돈의 가치가 자신이 생각했던 것만큼 크지 않다는 것이다. 그가 발견한 진정한 가치는 가족이나 친구에게 있다고 했다.

그래서 자신은 이제 아무것도 없지만 행복하다고이야기하였다. 그 행복은 그가 비록 재산을 다 잃어버렸지만 인생의 중요한 가치를 깨달은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는 뜻이리라. 실제로 그는 평안하고 건강해보였다.

세상의 욕심에서 벗어난 소박한 삶을 바라보면서행복의 조건은 물질적인 소유의 정도나 성취여부에 있지 않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우리가 행복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이유는원하는 것을 얻지 못해서가 아니라 원하는 것이너무 많아서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인도에 혼자 사는 사람의 삶을 보면서 진정한 행복이란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관계 안에서 비로소 시작된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눈앞에서 왔다갔다 하는 딸을 가만히 지켜보다가우리도 하나님께 그런 존재일 것이라는 생각이들었다. 특별하게 뛰어나거나 엄청난 삶의 성과를 내지 못해도 딸이 내 옆에 존재함으로 인해 큰 기쁨을 주는 것처럼 하나님 아버지께 우리도 그런 존재라는 것을 생각해보게 된다. 하나님께서는 자녀인 우리를 향해 스바냐 3장 17절에서“너의 하나님 여호와가 너희 가운데에 계시니 그는구원을 베푸실 전능자이시라 그가 너로 말미암아 기쁨을 이기지 못하시며 너를 잠잠히 사랑하시며너로 말미암아 즐거이 부르며 기뻐하시리라”고 말씀하신다.

이 말씀이 우리에게 격려가 되고 힘이 되기는 하지만 실제적으로 내가 하나님께 그런 존재라는사실이 잘 믿어지거나 가슴에 와 닿지는 않는 것같다. 그 이유는 그래도 내가 사랑받을 만하고 하나님의 기대에 맞는 모습일 때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실 거라는 생각 때문이 아닐까.

내 딸 아이는 여러 면으로 볼 때 아주 특별하거나뛰어나지 않고 평범하다. 그렇지만 어릴 때부터무조건적인 지지와 사랑을 받고 자라서 그런지아주 건강하게 자랐고 삶에서 항상 기쁨과 에너지가 넘치는 것 같다. 자신이 사랑받고 있음을 느끼고 그런 존재라는 사실을 아는 것이 그 아이의삶에 따뜻한 울타리가 되었으리라 짐작된다.

내게 있어 딸아이가 사랑스럽고 존재 자체만으로도 기쁨을 주듯이 우리 모두가 하나님 앞에서 그런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될 때 우리도 항상 기쁨이넘치는 건강한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지난 한 해를 뒤돌아보면서 이루지 못한 일에 대한 아쉬움이나 자신의 연약한 모습으로 인해 실망하신 분이 계시다면, 나를 바라보시며 기쁨을이기지 못하시며 잠잠히 바라보시며 즐거워하시는 하나님 아버지의 그 특별하고도 무조건적인 격려와 사랑 안에서 기쁨을 회복하고 누리는 삶이 되시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