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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마음

아버지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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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임목사칼럼 – 아버지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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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숙 목사


지난주에 단기선교를 준비하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중보기도 세미나>를 다녀왔다.
평소에 다음 세대를 세워갈 젊은이들에게 신앙의 유산을 잘 물려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
그랬는지 방학을 맞이해 단기선교에 헌신한 청년들이 참 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선교에 지원했다고는 하지만 아직 어린 청년들이 세미나를 잘 따라올까 조금은 염려가 되기도 하였다.
그런데 막상 가서 보니 기대 이상으로 잘 듣는 모습이 기특했고, 들은 내용을 가지고 선교지를 위해 눈물로 기도하는 모습을 보니 참 감동이 되었다.
세미나를 마친 후 <중보기도 세미나>를 통해 청년들이 기도의 중요성을 알게 되고
선교지의 영혼들을 품고 기도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참 감사했다.
세미나를 마치고 나서 생각해보니 이번 세미나가 청년들에게도 유익이었지만 준비하는 나에게도 새로운 도전을 받는 기회가 되었고,
성경적인 중보기도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겨 보는 기회가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여러 가지로 많은 도전과 유익이 있었지만,
무엇보다 중보기도를 처음 시작했던 때의 설레는 마음들을 다시 기억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

또 중보기도가 다른 사람을 위한 기도이지만 기도하는 사람에게 하나님께서 특별한 은혜들을 주신다는 것과,
중보기도가 얼마나 많은 영역에서 여전히 절실하게 필요한지를 보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중보기도에 대해 생각하거나 중보팀으로 헌신하게 될 때, 특별한 사람들만 하는 것이라든지 특별한 대상을 위한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남을 위해 기도하는 것이니 기도 많이하는 사람들이나 하는 것이라든지, 단기 선교 같은 중요한 사역을 할 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도 있다. 그러다보니 중보기도를 하려면 의지와 노력을 들여야 하고 기도의 응답이나 결과물을 얻어야 한다는데에 주로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것같다.

몇 년 전에 처음 중보기도 모임을 시작할 때 서로 친한 권사님들 몇 분이 같이 오셨었다.
그분들은 조심스러워 하시면서 “나는 기도를 잘 못하는데 그냥 한번 와본 거예요.”라고 하셨다.
오랜 시간 하나님을 위해 헌신해 오신 분들임에도 그분들이 그런 말씀을 하시는 이유는 중보기도가 특별히 은 사를 받은 사람들만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있어서일 것이다.
신실하고 충성스럽게 주님의 일을 감당해온 분들 가운데도 중보기도는 어렵고 자신은 중보기도자로 살아갈 수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다.

나 역시 오래전에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나 자신과 가족만 붙잡고 기도했기에 나 아닌 다른 사람들을 위해 밤새워 기도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특별하게 보였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말씀을 배우고 섬기는 일에는 열심을 냈지만 기도는 왠지 어려웠다.
기도를 시작해 한 15분쯤 기도하고 나면 더 이상 할 말이 없어지면서 그 이후는 기도의 자리에 앉아는 있지만 집중하지 못하고 중언부언하거나 잡념에 시달리기도 하였다.
그런 자신이 부끄러워서 기도훈련을 해야겠다고 자주 결단했었던 기억이 난다. 그러다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기도의 시간을 갖게 되면서 기도가 좋아지게 되었다.
하나님과의 친밀함을 경험하게 되면서 더 이상 기도해야겠다는 결단을 할 필요가 없어졌으며,
기도하기 위해 의지를 발동하지 않아도 되었다. 자연스럽게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알게 되고 그 마음을 품고 기도하는 시간이 즐거웠다.
기도하는 시간 자체를 즐기게 되면서 응답이나 결과에덜 민감하게 되었고, 기도의 지경이 넓어지게 되었다.
세미나를 준비하면서 잊고 있었던 그 기억들을 다시 떠올리게 된 것은, 성경의 인물들의 중보기도를 따라가 보니 그들도 의지를 갖고 기도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 친해지다 보니 자연스럽게그분의 마음과 계획을 알게 되고 기도로 이어졌으리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창세기 18장에 보면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조카 롯이 살고 있는 소돔 성을 심판하실 계획을 말씀해주시는 장면이 나온다.
17절에서는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내가 하려는 것을 아브라함에게 숨기겠느냐”라고 하신다.
이 말씀을 보면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자신의 계획을 말씀해주신 이유는 아브라함을 마치 친구처럼 친하게 생각하셨기 때문이었다.
또 아브라함은 하나님과 친밀하게 교제하는 가운데 비록 심판하기로 결정하셨지만 악인의 멸망을 기뻐하지 않으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알게 되었기 때문에,
그 성을 위해 간구와 요청을 드리며 중보기도하게 되었을 것이다.오늘날의 우리들도 하나님과 친밀함을 누리게 된다면
그분의 마음을 알고 하나님의 역사를 이루는 일에 동일하게 쓰임 받을 수 있다.
몇 년 전 중보기도 모임에 그냥 한번 와 보았다고 말씀하셨던권사님들은 자연스럽게 하나님의 임재 가운데로나아가게 되셨고,
지금은 누구보다 강력한 기도의용사들이 되셔서 동역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중보기도자로 하나님 앞에 나아가기를 소망하지만
부담감을 가지고 결단의 시간만을 반복하고있는 동역자들이 계시다면, 하나님과의 친밀함으로 먼저 나아가 보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