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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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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임목사칼럼 – 하나님의 선물

윤현숙 목사

얼마 전 초등학생 어린 자녀를 데리고 상담하러 온 엄마가 있었다. 엄마는 아이를 하나님의 뜻대로 양육하려고 날마다 가정예배를 드리고 말씀을 가르치면서 키웠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아이는 참 순수하고 반듯하게 보였다. 그런데 이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서 심한 욕을 하거나 친구들을 왕따 시키는 거친 아이들을 만나게 되면서 아이를 학교에 보내기가 두려워졌다는 내용이었다. 그동안 아이가 당한 일을 들어보니 그 나이 또래에 있을 수 있는 일들을 훨씬 넘어서는 정도여서 나도 충격을 받았다.
험한 세상에서 살아가야 하는 천진난만한 아이를 위해 기도하면서 하나님의 보호하심을 간절히 구하게 된다. 요즘 뉴스를 보면 청소년들이 저질렀다고 믿기 어려운 범죄에 대한 이야기를 종종 접하게 되는데, 어른들도 놀랄 만큼 무서운 죄를 짓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고 또 범죄에 가담하는 연령이 점차 낮아진다고한다. 어떻게 우리나라가 이렇게 되었는가 생각해보면서 참으로 가슴이 아프다. 주변에서도 믿는 가정의 부모들이 험한 세상과 거친 환경에서의 자녀 교육 문제로 고민하는 것을 보았는데, 아이의 엄마가 홈스쿨을 해야 하나 심각하게 고려하는 것을 보면서 나도 한 사람의 엄마로서 공감이 갔다.

 

앞으로 우리 자녀들이 살아갈 세상은 지금보다 더 험하고 악해질 수 있다. 그런 상황에서 하나님의 자녀들을 거룩하게 길러내는 것은 우리 세대의 공통된 과제인 것 같다. 이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고민하던 중에 딸아이의 어릴 때가 생각이 났다. 나 역시 딸을 기를 때 세상과 구별된 아이로 키우기 위해 하나님께서 싫어하시는 주술적인 일들과 악하고 폭력적인문화에 노출되지 않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였었다. 특별히 마음에 충격을 받게 될 일들을 보거나 듣지 않도록 주의했었다. 많은 경우 원칙을 정하고 아이에게 설명해주면 감사하게도 딸아이가 세상 문화를 좋아하지않고 하나님의 말씀 따라 사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며 잘 따라주었던 기억이 난다.
그렇지만 가끔씩은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없는 상황에 부딪쳤었던 적도 있다. 아이가 초등학교 때 해리포터 시리즈가 유행했었는데, 그 책과 영화를 보지 않은 아이는 학교에서 대화에 낄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루는 아이가 울면서 왜 자기는 모든 아이들이 보는 책과 영화를 볼 수 없는 것인지 물었다. 그 영화를 꼭 보고 싶은 것은 아니지만 아이들이 우리 집을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는 것이었다.

 

이미 자기는 그 영화가 왜 좋지 않은지 알고 있으니 영향 받지 않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거룩한 아이로 기르고자 하는 마음은 귀한 것이지만 아이의 마음에 지나친 결핍이 생기는 것도 바람직한 일은 아니어서, 같이 기도한 후에 아이의 손을 잡고 함께 영화를 보러갔다. 영화 하나 보는 것에 그토록 유별나게 행동할 것이 무엇인가 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때 간절히 주님의 도우심을 구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영화를 보고 와서 아이는 자기를 이해해준 엄마에게 매우 고마워했고, 그 후에 후속편들은 스스로 보지 않겠다고 하였다. 이후에도 난감한 상황을 만날 때마다 하나님의 지혜를 구하면서 기도할 때 한걸음씩 인도하셔서 세상문화에 휩쓸리거나 영향 받지않고 스스로 하나님을 찾는 아이로 자라게 해주신 것을 생각하면 지금도 너무나 감사한 마음이 든다.

 

그리스도인 부모에게 자녀를 악하고 더러운 일들로부터 보호하는 일은 정말 중요하다. 그런데 언젠가 자녀들은 부모의 품을 떠나 세상으로 나가야한다. 그러므로 어렵지만 세상의 영향을 받는 아이가 아니라 하나님의 거룩한 영향력을 미치는 자녀들로 키워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까지나 보호만 할 수는 없으며 안전한 곳에만 거할 수도 없다. 마태복음 5장 13,14절에서 너희는 세상의 소금, 빛이라고 말씀하신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빛으로 부르셔서 악한 세상으로 보내신다.

 

이것이 우리의 정체성이고 부르신 자리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의 자녀들이 세상에서 구별된 존재로 거룩성을 가져야 하지만, 세상의 영향력이 절대 들어올 수 없는 보호막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바꾸고 이길 수 있는 강한자녀로 키워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실의 상황을 보면 쉽지 않은 일이라고 여겨지지만, 아이들에게도 세상의 빛으로 자신을 부르시고 세우신 하나님을 의지해서 어떤 상황 속에서도 위축되지 않고 빛의 삶을 살도록 격려해야 한다. 우리 부모들이 세상에 대한 두려움이나 지나친 염려 때문에 자녀를 통제하는 경우들도 있는데, 때로는 실수도 하고 힘들어 울기도 하겠지만 그런 시간들을 통해 하나님의 자녀로서 분별력을 가지고 자라게 될 것을 기대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도 마찬가지이다. 세상이 험하기 때문에 위축되고 자신을 지키기 위해 세상에 나가기를 주저하는 마음 밑바닥에는 해 받을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그 두려움을 뛰어 넘을 수 있는 힘은 우리들에게 주신 세상의 빛이라는 정체성이다. 어둠에 대한 두려움, 세상에 대한 두려움은 이미 빛이라고 선포하신 주님의 말씀으로 물리쳐야 한다. 그래도 어떻게 할지 알 수 없는 난감한 순간들을 맞겠지만, 그때마다 주님의 지혜를 구하면 주님께서는 선한 길로 인도해주실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자녀를 하나님의 순결한 자녀로 기르기 위해 고민하는 많은 신실한 부모들과 세상속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 선한 싸움을 싸우고 있는 모든 동역자들에게 빛으로 부르신 주님이 주시는 지혜와 담대함이 있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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