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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1 – 비만과 다이어트

비만 1 – 비만과 다이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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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비만 1 – 비만과 다이어트

 

사랑의 내과·소아청소년과 의원 여경구

 

하늘이 참 아름다운 계절입니다. 하늘에 떠다니는 구름을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나타내는 깃발이라고 생각하며 매일 하늘을 쳐다봅니다.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에 풍성한 먹거리를 주신 주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배고픔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다이어트가 관심사가 된다는 것 자체가 축복인 것 같습니다.

저는 14년 전부터 병원에서 비만치료를 해 오고 있습니다. 지금은 많은 병원에서 비만치료를 하지만 그 당시만 해도 내과에서 비만치료를 하는 곳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동안 많은 분들을 치료하면서 나름대로 노하우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그런 내용들을 몇 번에 걸쳐 나누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번 달의 주제는 “비만과 다이어트”입니다.

먼저 비만에 관련된 기본적인 내용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비만은 체질량지수, 영어로 Body Mass Index(BMI)로 나타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의 키가 165㎝이고 몸무게가 68㎏이라고 하면, ㎝의 키를 meter(m)로 바꾸어 제곱하여 1.65× 1.65=2.7225가 나오면, 68㎏의 몸무게를 이 수치를 나누면 됩니다. 즉, 68÷2.7225=24.98 이것이 ‘체질량 지수(BMI)’입니다. 이 수치가 25 이상 될 때 ‘비만’이라고 합니다.

2013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에 따르면 체질량지수(BMI) 25(㎏/㎡) 이상인 성인의 비만 유병률은 남성 37.6%, 여성 25.1%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비만인은 정상인보다 고혈압, 당뇨병, 심장혈관질환, 지방간, 고지혈증 같은 만성질환과 관절질환이 잘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비만은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결국 먹는 것과 소비하는 것 사이의 불균형으로 이루어집니다. 따라서 비만치료의 기본은 먹는 것을 줄이고 에너지 활동을 높이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다이어트를 시작하려 할 때, 사람마다 비만의 정도가 다르고, 생활방식, 식습관도 다르고, 본인이 생각하는 치료목표가 다르기 때문에 개개인에 맞추어 치료를 해야 합니다.

비만한 분이 체중의 3-5%만 줄여도 심장혈관질환에 의한 합병증의 위험이 줄어들기 시작하고, 무릎이나 허리의 통증이 좋아지기 시작합니다. 과거의 어느 광고 문구처럼 “10%의 체중감량이 당신의 삶을 바꿀 수 있습니다.”라는 말이 전혀 과장이 아닐 수 있습니다. 그래서 비만치료의 목표를 6개월 동안 체중의 5~10% 정도 감량하는 것으로 잡으면 됩니다. 그리고 체중 감량도 중요하지만 감량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초기에 체중이 많이 빠질수록 요요현상도 더 잘생길 수 있습니다.

어떤 분은 매일 수영을 한 시간씩 하는데도 살이 빠지지 않고 오히려 찐다고 말씀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운동만으로는 체중을 빼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운동만이 지방을 소모시켜준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에 식사조절과 함께 운동을 해야 합니다. 특히 감량된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운동이 필요합니다.

체중 60㎏인 사람이 10㎞를 뛴다면 500Kcal 정도의 에너지를 소모합니다. 이것은 컵라면 한 개 정도의 에너지입니다. 따라서 체중을 빼려면 식이조절과 운동을 함께 해야 합니다. 운동의 강도는 개개인의 상황에 맞추어서 심장과 폐에 부담이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정해야 하는데 보통은 심장박동수를 이용합니다. 최대 심박수(220-나이)의 60-70% 정도가 적당합니다. 일반적으로는 노래하기는 힘든 정도, 말은 할 수 있는 정도 강도의 운동이 적절합니다. 근육량이 증가하면 기초 대사량이증가하여 체중감소에 효과적이므로 근력운동도 함께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굶어서 체중을 줄이면 몸에서는 근육이 줄어듭니다. 근육감소로 기초 대사량이 감소하면 처음에는 체중이 잘 빠지지만 금방 체중이 잘 빠지지 않는 정체기가 오며, 시간이 지나면서 의지가 약해져서 다시 식사량이 예전과 비슷해지면, 더 체중이 증가하는 요요현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그래서 비만한 사람이 이런 식의 다이어트를 몇 번 하게 되면 오히려 다이어트 하기 전보다 더 살이 찌게 됩니다. 그래서 너무 엄격한 식사조절이나 힘든 운동은 꾸준히 지속하기 힘들기 때문에 결국은 다시 체중이 늘어나게 됩니다.

그리고 식이요법, 운동, 필요한 경우 약물치료를 함께 하더라도 몸무게의 10% 정도가 빠지게 되면 더 이상 체중이 빠지지 않는 정체기가 옵니다. 이 시기에는 조급할 필요 없이 유지만 하면 됩니다. 제 경험상 체중감소는 계단을 내려가는 것과 비슷합니다. 운동과 식이조절을 해도 한동안 체중계의 눈금이 움직이지 않다가 어느 순간 툭 떨어지고, 또 그 몸무게에서 있다가 툭 떨어지는 패턴으로 대부분 체중이 빠집니다. 그러다가 10% 정도 감량이 되면 계단 중간의 약간 긴 평평한 곳이 있듯이한동안 체중계의 눈금이 움직이지 않습니다. 이때는 우리의 뇌가 예전의 몸무게에서 지금의 몸무게로 reset되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래서 감량된 몸무게를 나의 몸무게로 뇌가 reset되고 나면 그때부터 다시 체중계의 눈금이 아래로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어떤 분들은 살 빼는 약을 달라고 합니다. 그렇지만 정확하게 말하면 살 빼는 것이 아니라 식욕을 떨어뜨려 먹는 것을 줄이는 약과 섭취한 지방을 다 흡수하지 않고 약간을 배출함으로써 다이어트에 도움을 주는 약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꼭 필요한 경우에는 도움을 받아도 됩니다.

어떤 연구에서는 감량된 체중을 5년까지 유지한 사람이 5% 밖에 안 되더라는 결과를 보고하기도 합니다. 그만큼 비만은 치료의 개념이 아니라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관리의 개념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조급하고 빨리 해결하려는 우리의 생각과 습관 때문에 쉽지가 않습니다. 이제 연말이 가까이 오면 모임도 많아지고, 먹을 수 있는 기회가 더 생길 수 있습니다. 뿌리고 심은 대로 거두는 법칙처럼 짧게는 내년 여름을 위해, 길게는 남은 삶을 위해 먹을 것 있으면 옆 사람에게 나누어 주는 아름다운 다이어트의 법칙을 실천해 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