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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족의 이유

만족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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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임목사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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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숙 목사


최근 신문지상에서‘3포 세대’에 관한 기사를 읽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경기침체로 청년들이 취업과 결혼, 출산을 포기했다고한다. 대학을 졸업만 하면 삶이 보장되던 때가 있었는데, 지금의 청년들은 우리 세대보다 훨씬 노력도 많이 하고 스펙을 쌓았는데도 취업이 잘 되지 않는 어려운 시대을 살고 있는 것이다. 내 주위에서도열심히 공부하여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로 진출할 준비를 마쳤지만취직이 잘 되지 않아 자신감을 잃어버린 청년들을 보게 된다.사실 취업뿐 아니라 결혼이나 자녀양육도 예전보다 훨씬 어려워진것 같다. 기도상담을 하며 만난 청년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주님이 도와주셔야 하지만 너무 안타까워서 내가 어떻게든 돕고 싶어진다. 그래서 때로는 내 자리를 넘어서 이렇게 좋은 사람이 있노라고 직장을 알아봐주거나 배우자로 누구와 누구를 소개할까 곰곰이 생각하기도 한다. 청년들뿐 아니라 백세시대를 맞아 노후 준비가 안된 장년들도 고민이 많기는 마찬가지이다. 어려운 시대 가운데 삶의부담감을 느끼고 낙심과 절망에 빠진 분들을 만나게 되면서, 하나님은 앞이 보이지 않고 위축된 우리 세대를 보시며 어떤 메시지를 주실까 생각해보게 된다.

10년 전 나에게도 앞이 보이지 않는 때가 있었다. 친정어머니가 갑자기 뇌출혈로 쓰러지셔서 뇌수술을 두 번이나 하셨는데도, 주치의와 주변인들이 다시 일어나실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할 수 밖에 없는상태로 6개월을 입원하셨었다. 당시 나는 재수하는 아들과 어린 딸을 돌보며 엄마를 간호하고 있었는데 보통 힘든 상황이 아니었다.특히 주말이면 간병인을 집으로 보내드려야 해서 병원에서 밤을 새고 집으로 돌아오면 시간이 늦어서 예배를 드리러 갈수도 없었다.

그래서 성도가 세 명뿐인 집근처의 개척교회에서 오후 늦은 시간에 예배를 드렸는데, 어찌나 마음이 가난해졌는지 기타반주 소리만들어도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고통스러웠던 그 시간동안 간절히 기도했으나 하나님은 침묵하셨고 아무 응답이 없으셨다. 그때는하나님을 깊이 사랑하여 하루에 몇 시간씩 기도하며 큰 기쁨을 누리던 때였으므로 그 상황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왜 우리 어머니에게이런 일이 있어야 하는지, 왜 하필 내게 이 일이 일어나야 되는지 불평할 수 있는 시간이었지만, 그래도 감사하게도 하나님이 원망스럽지는 않았다. 엄마가 회복되리라는 믿음이 있어서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잔이라면 마셔야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었고,좋으신 하나님께서 내게 최선의 상황을 주셨다고 믿어졌기 때문이다. 예배조차 드릴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만일 이대로 십년을 보내라 하신다면 그것이 내게 가장좋은 일이기 때문이라고 고백했다. 그렇게 마음을 먹었다고 해서 힘이 들지 않거나 상황이 나아지는 것은 전혀 없었지만, 하나님을 신뢰하기 때문에 버틸 수 있었다.

그렇게 5개월이 지났을 때 하나님께서 기도 중에 내 마음에‘이제 됐다!’라는 감동을 주시며‘내가 네 마음을 알겠다.’라는 음성을 들려주셨다. 그 음성을 듣고 이제는 회복될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다. 그리고 나서 어머니는 기적적으로 깨어나셨고 한 달간 물리치료를 받으신 후 걸어서병원을 나서셨다.그 시간을 통해 내가 배운 것은 고통의 시간에 하나님께서는 나를 지켜보신다는 것이다. 내게관심이 없는 듯 보이기도 하고, 어떻게 하는지 보자라는 마음으로 관망하시는 것처럼 느껴지는 시간에도, 하나님께서는 특별한 관심과 계획을 갖고 우리를 도우시며 함께 하신다. 그때를 돌이켜보면 하루도 못 견딜 것 같은 상황에서 내게 어떻게 그런 믿음이 있었는가 싶지만, 나의 믿음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그 상황을 감당할 믿음을 주시고 은혜 주셔서 흔들림 없이 지날 수 있었음을 고백하게 된다.

사도바울은 빌립보서 4장 11절에서‘어떠한 형편에든지 나는 자족하기를 배웠노니 나는 비천에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알아 모든 일곧 배부름과 배고픔과 풍부와 궁핍에도 처할 줄아는 일체의 비결을 배웠노라’고 고백한다. 바울이 터득한 일체의 비결은 무엇일까? 그것은 특별한 방법이 아니라 내게 능력주시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상황이 바뀌고 문제가 해결된 것이 아니었지만 날마다 주님으로부터 힘과 능력이 부어져서 어떤 상황도 감당할 수 있었던 것이다. 단지 상황에 영향받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날마다 만족스러운 삶을 살았다.

오늘날 대부분의 그리스도인은 직면하고 돌파해야 할 상황이 되면 감당하기보다는 내가 기대하는 상황으로 바뀌기만을 기도하고 잘 안되면지쳐 포기한다. 바울의 고백을 들으며 우리에게도 동일하게 힘이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바울의 고백은 지쳐 포기하고 있는 우리들에게,예수 그리스도 한분만으로 승리할 수 있다는 도전을 준다. 앞이 보이지 않고 오늘 하루를 버티기 힘든 상황이라 할지라도 능력주시는 주님을 의지하면 하나님의 때에 돌파하게 하신다. 주님을 신뢰함으로 주어진 상황을 감당하고자 하는 자녀들에게는 그 시간을 넉넉히 이길 지혜와 능력을 친히 주신다. 지금 이 순간에도 예수 그리스도 한분만 붙잡고 치열한 싸움을 싸우고 있는 이 땅의 청년들이 그분의 능력으로 끝까지 승리하기를 간절히 기도하며 응원한다.

 

2013-05-전임목사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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