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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소리

마음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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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임목사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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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숙 목사


얼마 전 TV에서 재미있는 광고 한편을 보게 되었다. <식욕이나게 하는 지방이의 마음의 소리>라는 비만치료전문병원 광고였다. 광고는 젊고 날씬한 여자가 현관에서 운동화를 신으며 운동을 할까 말까? 고민하고 있는 장면으로 시작되는데, 그녀의 어깨에 붙어있는 흰 풍선 같은 귀엽고 작은 물체가 “내일 하자! 내일 하자!”라고 속삭이자, “그래! 내일 하지.”하고 집안으로 다시 들어간다. 또 커피를 주문할 때는 귀엽고 애교스러운 목소리로 “카라멜 마끼아토! 마끼아토!”라고 외친다. “사이즈는요?”라고 직원이 묻자, “라지! 라지!”라고 외친다. 마지막 장면은 밤늦게 야근을 하고 있는 그녀에게 “단 거! 단 거! 단 거!”세 번 외치는데 그녀가 그 속삭임을 듣고 초콜릿을 먹자 볼을 비비며 흐뭇해한다. 지방이가 하자는 대로 하던 그녀는 안 되겠다 싶었지만 자기 힘으로는 끊을 수가 없어서 그 귀여운 지방이를 병원에맡기고 떠나는데, 젊은 의사가 지방이의 손을 꼭 붙잡고 놓지않는 장면으로 끝이 난다.

 

 

주인공 여자가 살찌는 것이 싫으면서도 지방이가 시키는 대로하는 이유는 자기도 운동하기 싫고 단 것이 좋기 때문이며, 이 광고가 우리의 웃음을 자아내는 것은 그녀의 행동에 공감이 가기 때문이다. 이 광고에 나오는 작고 귀여운 물체는 지방덩어리로 비만을 의미한다. 광고를 보면서 재미있다고 웃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웃어넘길 일이 아니었다. 그녀에게 붙어서 몸과 마음이 원하는 대로 하도록 부추기는 귀여운 물체는 결국은 그녀를 살찌게 하고 건강을 유지하지 못하게 만드는 해로운 존재인 것을 보면서 우리를 부추기는 사단과 똑같다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는 사단이 주도하는 세대이다. 그래서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고 마음이 가는대로 살아도 된다는 가치관을 강조한다. 광고 속의 지방이가 흉악한 모습이 아니라 귀엽고 애교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듯이, 사단도 우리를 유혹할 때는 무시무시한 뿔난 괴물의 형태가 아닌 위장된 모습을 하고 있을 것이다. 처음에는 약한 듯 조르는 듯한 목소리로 “너도 원하지 않느냐?”며 속삭이고, 마음이 흔들리는 것 같으면 끈질기게 붙어 다니며 자기 생각을 따르도록 강요한다. 그냥 한번 정도는 넘어가면 어떻겠는가 생각되게 하는 것이다. 그 음성을 따르면 어떤 결과가 오는지 알면서도 저항할 수 없는 이유는 그것이 우리 마음속에 있는 욕심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게 산 결과가 다이어트 하려는 사람이 카라멜 마끼아토 한잔을 마시는 정도에서 끝나지 않는다는데 심각성이 있다.

사단의 음성은 늘 우리의 감각을 자극하며 육신의 욕심을 이루라고 한다. 마음 내키는 대로 행동하고 하나님을 따르지 말라고 한다. 처음엔 원하는 것을 하라며 자유를 주는듯 하지만 자꾸 따라하면 나중엔 크고 무섭고 저항할 수 없는 목소리로 변해 삶 전체를 지배하고 통제한다. 사역을 하다 만나는 분들 중에는 사단의 음성에 시달리며 괴로워하면서도 자신의 힘만으로는 벗어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시는 분들도 있는데, 그런 분들을 보면 안타깝고 사단을 향한 분노가 일어난다. 기도사역을 하면서 어떻게 괴롭히는지를 물어보면 자꾸 욕을 하라고 한다든지 죽으라고 시킨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별 생각 없이 살았는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끌려 다니며 싸우기를 포기해버린 영역이 있는 것을 보게 된다는 것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우리 역시 이런 속삭임으로 인해 고통스러울 때가 있다. 광고에서처럼 누군가에게 맡겨버렸으면 좋겠는데 그럴 수도 없다.

그렇다면 평생 우리에게 붙어 다니며 속삭이는이 존재를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 것일까? 성경은이 문제에 대해 무엇이라 말씀하시는가? 사실 하나님을 모르고 살 때는 죄가 죄인 줄도 모르고살지만, 예수님을 영접한 후 우리 마음에는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삶을 살고 싶은 소원이 생기면서 죄된 본성과의 전쟁이 시작된다. 또한 거듭나기만 하면 마음에 갈등이 없는 완전한 평화가 이루어진다고 믿는 경향이 있어서, 눈에 보이지 않는 치열한 영적 싸움을 인식하지 못하고 살아간다.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히고 자신 안에 그리스도가 함께 사신다고 고백했던 바울도 로마서 7장 18절에서 내 속 곧 내 육신에 선한 것이 거하지 아니하는 줄을 아노니 원함은 내게 있으나 선을 행하는 것은 없노라고 절규한다. 사도바울도 그렇다면 우리의 내면에 남아있는 육적본성과의 싸움은 모든 그리스도인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바울의 이 고백을 자신의 약함을 합리화하거나 싸움 자체를 포기하는 것으로 잘못 적용하면 안 된다. 귀신 쫓는 사역을 하다보면 인간의 연약함과 죄의 종된 무기력함을 보기도 하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에 얼마나 강력한 힘과 파괴력이 있는지 또한 생생하게 경험하게 된다. 그렇게 안하무인이던 귀신이 그 이름 앞에서 두려워 떨며 그 이름을 부르지 말기를 사정하는 것을보게 된다. 지금 우리는 치열한 영적 싸움 중에있지만 이 싸움이 나 혼자의 싸움이 아니라 능력이 크신 예수님의 손을 잡고 함께 싸우는 싸움임을 깨닫게 된다. 우리를 돕기 위해 기다리시는 예수님의 손을 붙잡고, 우리에게 승리를 보장해 주실 뿐만 아니라 싸움을 이길 수 있는 능력을 공급해 주실 성령님의 도우심을 기대하며 힘차게 전진하길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