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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생각

하나님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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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임목사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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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숙 목사


얼마 전 사업을 하시는 한 장로님께 들은 이야기이다. 장로님의 지인 한분이 중국이 외국인들에게 사업을 할 수 있도록문을 연 초창기부터 중국에 들어가 사업을 시작해서 중국 현지인을 몇 천 명씩 고용할 정도로 사업이 번창했는데, 몇 년전부터 경기가 나빠지면서 문을 닫게 되어 거의 맨몸으로 한국으로 돌아오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는 자신이 실패했다는 생각에 사람들도 만나지 않고 시름에 잠겨 살고 계셨는데, 그 장로님이 안타까운 마음으로 그분을 위해 기도하는중에 하나님께서“너는 실패한 것이 아니다. 중국이 가난할때 현지인들을 많이 고용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살 수있었는지 아느냐. 내가 너를 그 땅에 보내서 그들을 살렸다.이제 네게 남은 건 없지만 너를 통해 그 직장에서 삶을 꾸려온 사람들이 있잖니. 너는 성공한 사람이다!”라는 감동을 주셨다고 한다.

 

 

장로님이 받은 감동을 나누자 그분은 하나님의 마음을 알게 되어 크게 격려를 받았으며 자신의 과거를 다시 보게 되었고, 더 이상 주눅 들거나 좌절감에 시달리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난 후 새롭게 하나님께서 주실 소명을 바라보며 기도하게 되었는데, 하나님께서 기적처럼 다음 사업지로 인도하셔서 지금은 동남아시아의 한 가난한 나라에서 다시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 일을 계기로 그분은 이제 더 이상 돈을 많이 벌든지 그렇지 못하든지, 사업이 확장되든지 혹은 잘 안되든지 눈에 보이는 결과들로 인해 잘 살았거나 못 살았다는 식의 평가는 내리지 않게 되었다. 대신에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자신의 자리에서 어떻게 섬기고, 자신을 통해 그곳의 사람들에게 얼마나 좋은 일을 하며 주님이 주신 사명을 감당하는가로 기준이 바뀌었고 하나님께서 자신을 통해 하시는 일에 더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나는 이 이야기를 듣고 감동을 받았다. 우리 인생에서 일어나는 일들, 특히 결과만 보고 실패했다 생각하는 상황들을 하나님의 눈으로 보면 전혀 다른 해석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사람들은 성공에 대한 압박감을 느끼며 살아가고 자녀를 양육 할 때에도 세상 기준에 따라 아이들을 만들어간다. 각 가정마다 아이는 그 집의 대표선수가 되어 무엇이든 잘해야 살아남는다는 경쟁 구도 속에 일찍부터 들어가게 된다. 신실한 가정에서도 아이를 건강하게 키우고자 하지만,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더욱 잘해야 한다는 신앙에 근거한 부담감을 갖게되기도 한다. 삶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열심을 내는 것은 좋은 것이다. 그러나 오랜 기간 사업을 잘 했어도 현재 돈이 없으면 실패한 사람이고, 공부를 잘 했어도 좋은 대학에 합격하지 못하면 소용이 없고, 열심히 경기를 하고 자신의 한계를 넘는 기록을 세우는 선전을 했어도 메달을 따지 못하면 쓸데없다는 세상 가치관에 따라 좌절감으로 힘들어하는 분들이 많다. 실제로 상담하면서 만난 분들에게서 이런 상황으로 좌절하고 낙심한 이야기를 종종 듣게 된다. 그런데 그런 분들을 위해 기도하다 보면 하나님의 생각은 참 다른 것을 알게 된다. 하나님은 우리가 실패라 생각하는 것을 실패라 여기지 않으시기도 하고, 실패로 인한 절망과 수치심을 치유하고 위로 하실 뿐아니라, 우리의 삶에 새 일을 계획하시고 진행하시는 것을 보게 된다.

요즘 나는 새벽 예배 때 사도행전으로 설교를하면서 사도바울의 삶과 고백을 많이 생각해보게된다. 바울이 일차 전도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사역보고를 하는데, 많은 핍박을 받고 쫓겨 나고 돌에 맞아 거의 죽었다 살아났는데도 하나님이 행하신 일과 이방인 선교에 문을 열어주신 일만을 전하는 구절이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바울은 보통 사람들의 삶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들을 당하면서도 어떻게 상처입고 주저앉지 않을 수 있었을까. 동일한 상황에서 나라면 그러한 고백을 할 수 있었을까? 무엇이 바울로 하여금 자신의 삶과 사역에 몰려오는 낙심과 절망을 열정과 확신으로 바꾸어 놓았을까? 세상적인 관점이나 기준을 가지고 자신의 삶을 해석하고 바라보았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하나님의 주권과 자신을 통해 일하시는 하나님을 끊임없이 바라보며 또 다시 시작 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된 것이리라.

하나님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동일한 반응과 태도를 기대하고 계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과 사람들의 기준과 평가를 뛰어 넘어 하나님께서 보시는 관점과 평가에 귀를 기울이면서 하나님 안에서 우리의 삶에 대한 새로운 평가를 내리기를 원하신다. 우리는 대부분 모든 일이 잘되고 결과가 좋아야 성공했다고 생각하지만, 과정을 보시는 하나님은 비록 삶에 많은 어려움이 있고 힘들다 할지라도 주님을 따라가고 있다면 성공한 인생이라고 말씀해주신다. 이 글을 읽는분들 중 지금도 삶의 자리에서 평생 수고했지만 열매가 없고, 노력해서 얻은 것들을 잃어버리고 더 이상 갈 수 없겠다는 생각에 지쳐있는 분들에게 하나님의 음성이 들려지기를 기도한다. 소망이 끊어지고 수치심을 느끼는 그 상황을 하나님께서는 어떻게 바라보시고 해석하시는지 다시 한번 귀 기울여보기를,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광야에 길과 사막에 강을 만드시는 하나님을 경험하시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