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과 삶 4부

음식과 삶 4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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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rthing & Building
음식과 삶 4부

 

산부인과 전문의 메디플라워 산부인과·자연출산센터 원장 정환욱


샬롬! 지난 10월호 『킹덤빌더』 매거진의 「킹덤라이프 B&B」 섹션에 실렸던 <식단 및 생활습관 조사표>는 잘 적어 보셨죠?  물론 체질량지수(BMI)도 측정해 보셨을 거구요. 지난 호에서는 식습관을 개선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로 ‘겉으로 보이는 현실(BMI) 파악하기’를 해 보았고, 두 번째 단계로 ‘숨어있는 패턴(습관) 파악하기’를 위하여 식단 및 생활습관을 조사해 보았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지난 한 달간 작성한 <식단 및 생활습관 조사표>를 놓고 분석하면서 ‘좋은 식습관 갖기’를 실천해보기로 하겠습니다. 아직 조사표를 적어보지 않으신 분은 먼저 조사표를 작성하신 후에 이 섹션을 계속 읽어보시길 권해 드립니다. 그렇게 권해드리는 이유는 조금 후에 확실하게 아시게 될 것입니다. 10월호 33~4쪽의 <식단 및 생활습관 조사표>를 복사하신 후 지난 5일 동안 있었던 일을 기억하시면서 부부가 함께 작성해 보시기 바랍니다.

세 번째 단계 : ‘목표를 정하고 구체적인 것 실천하기’

먼저 지난 5일 동안의 식단이 기록된 조사표를 보시면서 아래의 질문에 스스로 답해 보시기 바랍니다. 자고 일어나는 시간은 일정한가요? 끼니를 거르는 때가 많지는 않은가요? 단조로운 패턴의 같은 음식이 계속 반복되지는 않나요? 외식과 집밥의 비율은 어떤가요? 인스턴트 음식이 너무 많지는 않나요? 식후 소화시키는 시간을 갖고 있나요? 다음 식사 전까지 신체활동을 하나요? 운동하는 시간은 얼마나 되나요? 이러한 질문들에 대해 부정적인 쪽의 답이 더 많다면 목표를 정해서 하나씩 바꾸어 나가도록 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왜 식습관을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죠? 그렇습니다. 바로 건강하게 ‘자녀를 갖기’ 위해서입니다.

임신하기 위해서, 그리고 건강한 임신기간을 보내면서 향후 가족의 건강까지 식단 개선을 통해서 이루려고 부부가 배우며 실천하는 것을 ‘음식태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바꾸면 임신기능이 좋아지고, 건강한 아기가 들어서며, 건강한 임신기간을 보낼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또한 진통을 잘 견뎌내며, 아기를 낳고도 에너지가 남기 때문에 모유수유를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습니다.

남편의 식단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

좋은 토양에서 자란 좋은 음식 재료들을 골고루 지속적으로 잘 먹어야 남자의 임신능력이 좋아집니다. 그리고 영양을 잘 챙기려면 일이나 다른 관심사보다는 ‘먹는 것’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잘 먹으면서 정상체중을 유지하려면 그만큼 활동과 운동도 병행해야 합니다. 이렇게 영양상태가 좋고 몸이 잘 만들어지면 신진대사가 좋아지므로 임신 능력이 좋아집니다. 과로하지 않고 스트레스를 줄이면서 부부가 잘 먹고 친밀하게 지낼 때 당연히 임신이 잘 되지 않겠습니까?

남자의 정자는 사정된 후 여성의 질에서 난자가 있는 난관까지 한 시간 정도를 헤엄쳐서 올라가서 수정이 됩니다. 정자에게도 많은 영양소가 필요합니다. 셀레니움(Se), 아연(Zn), 망간(Mn) 등의 영양소는 인체가 필요로 하는 양은 아주 소량에 불과하지만, 필수 영양소이기 때문에 이런 것들이 결핍되면 임신 능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그런데 이런 영양소들은 특별히 따로 노력하지 않아도 좋은 식재료를 골고루 먹다 보면 자연스럽게 채워집니다. 각종 색깔의 채소와 과일, 현미, 견과류, 해산물, 해조류 등에 소량씩 골고루 들어 있습니다. 여성은 한두 달이면 배란의 기회를 갖지만, 남성의 경우에는 정자가 3개월 정도 숙성을 해야 사정되어 배출되게 됩니다. 따라서 임신을 하려면 적어도 3개월 전부터는 ‘몸만들기’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혹시 아직도 “여자만 잘 하면 임신되는 거 아닌가요?”라고 묻는 남성분들을 위해 사족을 달겠습니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1950년대 남성의 정자수와 운동성에 비해 현대 남성의 정자수와 운동성은 반 정도로 줄었다고 합니다. 일과 스트레스 등으로 영양 상태가 나빠진 겁니다. 동물원에 가서 코끼리에게 과자를 던져주었던 추억들이 있으실 겁니다. 코끼리는 동물원에서 인기 있는 동물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더 많은 관람객들이 코끼리를 볼 수 있도록 하려고 애를 씁니다. 그런데도 종자를 번식시키는 ‘수컷’만은 따로 관리한다고 합니다. 매일 영양을 계산해서 골고루 잘 먹이고, 산책시키고, 스트레스 받지 않게 최고의 대우를 해줍니다. 그렇다면 암컷 코끼리의 경우는 어떨까요? ‘발정’ 즉 ‘배란’ 시기만 알면 됩니다. 좋은 경주마도 그렇고 종견도 그렇습니다. 임신을 잘 하려면 남자가 더 잘 준비해야 합니다! 혼자서만 잘 먹으라는 것이 아닙니다. 아내와 함께 잘 해야 좋은 밥상이 계속 올라옵니다.

 

집밥을 위한 좋은 식재료 – 장을 봐야 한다.

대한민국에서 뛰어다니며 일하는 우리의 남편들은 식사를 제 때 잘 하기 쉽지 않습니다. 조사표의 외식과 집밥의 빈도를 한번 보십시오. 두 분 다 외식이 많은가요? 각자 직장에 충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최소한 한 끼! 아침이라도 같이 드셔야 합니다. 직장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외식의 빈도가 높고 남이 해주는 식당밥이 주식이 되고 있다면 끼니를 거르게 될 확률이 높습니다.

끼니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간단하게 식사를 때우는 경우에는, 주로 저영양 고칼로리 식재료를 먹게 됩니다. 우리나라 음식의 특성상 정제된 탄수화물, 당분 류의 다과와 음료, 동물성 지방과 나쁜 지방 위주의 식단이 될 확률이 높습니다. 그러나 만일 매일 계절마다 바뀌는 식재료로 장을 보고, 밥과 잡곡과 국거리, 반찬으로 하루 세끼를 채우면서 밭과 과수원에서 나는 과일로 간식을 먹는 우리 전통적인 식단, 즉 ‘건강한 집밥’을 먹는다면, 당연히 골고루 먹게 되어 굳이 영양소 걱정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 몸에서 필요로 하는 에너지는 3대 영양소인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을 통해 얻게 되고, 이들과 함께 40여 가지의 영양소가 필요한데, 이것들이 골고루 들어오게 됩니다. 또한 이런 식습관을 가진 사람들은 적절한 신체활동 그리고 비슷한 시간에 잠들고 일어나는 등의 일정한 생활습관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외식을 많이 하는 경우 아주 좋은 재료를 쓰는 식당을 흔하게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대개 나쁜 식재료의 공급이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5일 동안 아침은 매일 우유, 시리얼, 점심은 외식으로 국수나 라면, 햄버거, 돈가스, 저녁은 삼겹살, 닭튀김, 피자…. 그리고 간식으로 커피, 케익, 쿠키, 주스, 과일 한 두 개의 식단이 반복될 수도 있겠죠. 이런 식재료들의 문제는 칼로리 대비 영양소가 적다는 겁니다.

정식으로 한 끼 식단이 갖추어지지 않아도 한 끼 식사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려면 양에 관계없이 색깔이 다양하고 여러 종류의 영양소가 들어 있는 식재료를 적어도 10가지 이상 섭취해야 합니다. 가능하면 일주일에 최소 한번이라도 좋은 식재료들을 직접 장봐서 하루 한 끼는 부부가 같이 마주 앉아 집밥을 골고루 맛있게 먹어야 합니다. 늦게 귀가해서 잠자리만 같이 하는 부부는 임신하기 쉽지 않습니다. 쇠도 달궈야 하듯, 임신을 위한 잠자리는 단순한 육체적 성관계를 넘어서 충분히 서로를 공감하고 사랑하는 시간이 되어야 임신 능력도 극대화되기 때문입니다.

 

나쁜 식재료 빼고 좋은 음식 더하기

식단표에서 좋지 않은 식재료는 붉은 색으로 × 표시를 하고, 잘 모르는 식재료는 △ 표시를, 확실하게 좋은 식재료는 ○ 표시를 해 보겠습니다. 어떤 음식이 나쁜 음식일까요? 대부분 아실 테지만 한 번 나열해 보겠습니다.

정제된 당(설탕 류, 각종 당 시럽 등)과 정제된 탄수화물(백미, 흰색 밀가루 빵) 그리고 질이 떨어지는 나쁜 기름(튀긴 기름, 라면 과자 등에 들어가는 팜유, 트랜스 지방, 지나친 동물성 지방)으로 만든 튀김과 과자류, 설탕과 버터, 밀가루로 버무린 쿠키, 케익, 밀가루의 비율이 높고 동물성 지방이 많은 피자, 혈당을 급격히 높이고 나쁜 기름이 버무려진 감자튀김, 고로케, 닭튀김, 팜유로 튀겨내고 하루 권장 섭취 염분이 하나에 다 들어 있는 라면, 물엿과 향신료로 버무린 각종 인스턴트 음식 류, 떡볶이, 흰밥의 비율이 높고 짜고 튀긴 음식, 단맛의 반찬이 조금 들어있는 도시락, 저질의 패티(소고기 다짐)와 재료가 좋지 않고 빵이 큰 햄버거, 우동, 자장면(밀가루와 향신료, 감미료), 탕수육(저질의 동물성 단백과 포화 지방, 밀가루 튀김에 들어가는 저질 기름, 정제당에 해당하는 녹말가루액), 저질의 동물성 지방과 식재료를 밀가루로 말아서 포장한 만두 등이 좋지 않은 음식에 해당합니다. 때로는 이런 음식들만 먹고도 잘 살기도 합니다. 어떤 방송에서 ‘라면만 먹고 사는 사람’, ‘간장만 먹고 사는 사람’ 등을 방송하기도 합니다만 절대 따라 하시면 안 됩니다.

밖에서 사먹는, 맛 위주로 만든 음식은 전부 나쁜 음식, 어떤 특정 영양소가 들어있으면 전부 좋은 음식이라고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모든 재료는 나름대로 영양과 칼로리 두 가지를 다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어떤 음식이든지 골고루 먹게 되면 영양소의 결핍이 올 가능성은 아주 적습니다. 그러나 맛 위주와 습관 위주로 먹을 때는 칼로리만 높고 영양가는 적은 것을 선택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나쁜 식재료를 과감하게 줄이고 좋은 식재료로 빈 공간을 채우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좋은 식재료의 기준은 아래와 같습니다. 건강수치가 높은 재료가 좋은 식재료입니다.

Health(건강재료)=Nutrients(영양소)/Calories(칼로리)

좋은 식재료의 특징은 거의 대부분 자연으로부터 얻어지고, 가공을 안 하거나 덜한 상태의 것들입니다. 예를 들어 현미와 밀은 껍질에 영양소의 대부분이 들어있고, 알맹이에 칼로리가 몰려있죠. 따라서 백미나 흰색 밀가루처럼 곡식을 너무 많이 도정하게 되면 건강재료가 나쁜 재료로 바뀌게 됩니다. 또한 건강한 식재료는 모두 자연의 색깔을 띠고 있습니다. 다양한 색깔, 즉 흰색과 자연의 모든 색, 그리고 검은색의 자연재료들은 모두 나름의 영양소를 골고루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세 번째 단계: ‘목표를 정하고 구체적인 것 실천하기’의 총론에 해당하는 부분까지만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다음 호에서는 좀 더 구체적인 실천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려고 합니다. 참고하시도록 잘 정리된 <식단 및 생활습관 조사표>를 같이 싣습니다. 아직도 조사표를 작성하지 않으신 분들이 계신다면, 예시처럼 성실하게 5일간 자신의 식단과 생활습관을 조사해 보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건강해야 우리의 자녀가 건강하고, 그때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가 건강하게 확장됩니다.

 


 

식단에서 빼내야 할 음식

  • 신선하지 않은 것(오염된 음식은 세균이나 기타 균들의 번식을 가져와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 한 주 내내 또는 항상 반복되는 음식과 식재료 (편식은 다양한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것을방해하므로 특정 영양소가 결핍되기 쉬워 면역과 항암 능력, 임신 능력을 떨어뜨린다)
  • 정제된 당 (쌀과 밀 자체가 나쁘지는 않다. 적당량 먹으면 전혀 문제가 없다. 탄수화물은 뇌의활동에 매우 중요한 에너지원이다. 혈당이 떨어지면 기력이 없고 우울해지며 머리 회전이 느려진다. 문제는 ‘도정’이라는 생산과정인데, 이 과정을 거치게 되면 우리는 껍질의 많은 미네랄과 단백질을 모두 버린 알맹이만 먹게 되므로 결과적으로 쌀 안의 탄수화물만을 편식하는 셈이다. 흰색을 멀리하라! 도정된 백미, 도정된 밀가루, 흰 설탕, 당시럽 등은 칼로리만 많고 영양소는 매우 적다)
  • 맛을 내기 위한 인공 감미료와 색소, 오랜 기간 저장하기 위한 첨가제가 들어있는 음식
  • 트랜스 지방 및 포화 지방의 지나친 섭취
  • 각종 소화 장애를 일으키는 음식 (소화는 매우 중요하다. 내가 소화를 못 시키는 음식은 아무리 좋다고 해도 그림의 떡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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