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과 삶 3부

음식과 삶 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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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rthing & Building
음식과 삶 3부

 

산부인과 전문의 메디플라워 산부인과·자연출산센터 원장 정환욱


얼마 전 HTM 스텝 부부가 ‘메디플라워 자연출산센터’에서 행복하게 아기를 낳았다. 첫 아이였기에 진통과 젖먹이는 과정이 생각만큼 수월치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킹덤빌더 부부가 어떻게 평화롭게 아기를 낳는지, 본인들의 이야기(자연출산수기)를 통하여 생생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아기의 아빠는 필자를 만날 때마다 서너 번 반복해서 자연출산의 경험이 참 좋았다며 “‘마리아 학교’가 너무 기대 되요!”라고 격려해 준다.

아기를 낳는 과정과 젖 먹이는 과정은 둘 다 힘들다. 열 달을 넘게 배 안에서 키우고 길게 진통한 뒤에 맞이하게 되는 아기가 탄생하는 순간은 아주 짧은 순간이다. 그러나 진통과정과 출산의 느낌을 잊는 여성은 거의 없다. 출산을 돕는 사람들에 둘러싸여 힘들어 하는 아내를 쳐다보며 ‘조금만 더 참으면 아기를 만날 수 있다’고 격려하던 아빠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그렇기에 아빠의 출산이기도 하다. 약물과 분만대가 없는 ‘자연스러운 출산’ 에는 두려움과 고통보다는 생명의 힘과 환희가 있다. 뜨거운 그 무엇이 있다. 하나님께서는 아담의 갈빗대 하나씩을 더 떼어내어 아기를 만드셨을 수도 있으실 텐데, 여인을 만드시고 그들을 통해 아기를 낳게 하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을 것이다. 여인을 통하여 생명을 주시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다. 필자도 ‘마리아 학교’를 매일 꿈꾼다.

지난 호 「킹덤라이프-B&B」에서는 건강한 식습관을 갖는 유익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또한 ‘음식태교’를 통하여 ‘식습관을 바꾸며 아기를 갖고 건강한 가족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이번 호부터는 어떻게 하면 ‘부부가 같이 건강한 식습관을 가질 수 있고, 또 그 과정에서 어떻게 스스로 자연스럽게 임신하게 되는지, 그 방법을 하나씩 터득해 나가기로 하자.

미디어를 통해 쏟아지는 건강 관련 프로그램에서 새로운 음식이나 식재료를 접하게 될 때, 누구나 한 번쯤은 비만 탈출을 꿈꾸면서 ‘나도 한 번 해 볼까’라는 목표를 품어 본다. 그러나 꾸준히 반복적으로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식습관은 금세 다시 제자리로 돌아갈 것이다. 반복해서 이야기하지만, 식습관을 바꾸는 것은 참 어렵다. 그렇지만 한 번 바꾸기만 하면 평생 간다. 자녀에게까지 영향을 준다. 어려운 이유는 스스로 혼자 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왜 바꿔?” 혼자서는 동기부여가 잘 안 된다. “다음에 하지 뭐….” 결국 그렇게 미루다 보면 “지금 이대로도 문제없는데 뭐…”하며 자기 합리화를 하고 만다.

그러나 킹덤빌더는 할 수 있다. 우리에게는 확실한 동기가 있다. 한 번 믿고 기도하면 이미 이룬 것을 믿기 때문에, 삶이 바뀌어 결국 목표에 도달하게 된다. 우리의 목표는 건강한 삶과 함께 ‘아기를 갖는 것’이다. ‘새 생명의 탄생’을 소망만 하거나, ‘하나님이 나에게 아기를 주실 것이라는 믿음’ 만 가지고는 큰 힘을 쓸 수 없다. 이미 아이가 생긴 것을 믿고, 기도와 함께 첫 번째 단계로 들어가는 행동을 하여야 한다.

 

첫 번째 단계 : ‘겉으로 보이는 현실 파악하기’

뭐든 상황을 개선하려면 현재 상태부터 파악해야 한다. 부부가 건강한 삶을 같이 살기 위해서는 현재 어떤 상태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준이 필요하다. 흔히 체중이 줄었다 늘었는데 하고 건강을 염려한다. 또한 상대에게 살쪘다거나 말랐다며 주관적인 평가를 한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다르게 생각할 수 있다. 단순히 체중만 재는 것으로는 충분치가 않은데, 그 이유는 체중은 아침저녁의 수분 양, 식사 전과 후, 이벤트 식단의 유무에 따라서 변화의 폭이 크기 때문에 건강 지표로 사용하기에는 적절치 않기 때문이다.

여러분들도 아마 한 번쯤은 전기가 통하는 봉을 두 손으로 잡고 맨발로 체중계 같은 곳에 올라가 체중분석을 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여러 복잡한 그래프와 숫자가 나오지만 여러분은 한 가지만 보면 된다. 바로 체질량 지수(BMI: Body mass index)라는 것이다. 이는 ‘겉으로 보이는 비만도’ 라고 생각하면 된다.

체중을 자신의 키(체표면적)를 기준으로 나누어 보는 것이다. 키는 변하지 않으니 체중의 변화를 표준화하여 차이를 보는 것이다. 키와 체중만 알면 되니 측정기계 없이도 스스로 계산할 수 있다.

{체질량 지수(BMI)=체중(kg)/[키(m)×키(m)]}

수치 23을 표준이라고 정했다. 체중이 1-2㎏ 정도 변해도 체질량 지수는 변하지 않는다. 따라서 늘 일정한 수치를 유지하는 것이 건강한 상태이다. 24나 25를 넘어가면 ‘비만’ 또는 ‘과체중’으로 본다. 그렇다고 23이 25보다 ‘더 건강하다’고는 할 수 없다. ‘건강하다’에는 여러 고려할 점이 많기 때문이다. 여러분 각자의 체질량 지수를 구해보자.(필자를 예로 들면, 체중이 73㎏이고 키가 179㎝이므로 체중을 키를 제곱한 3.2(1.79×1.79)로 나누면 BMI는 22가 된다. 다행히도 표준이다.

만일 BMI가 짧은 기간(한 달 이내)내에 증가했다면 십중팔구는 정제당과 저질의 기름이 주성분인 음식으로 세끼에 간식까지 꼬박꼬박 먹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같은 농경 문화권에서 사는 아시아인들이 도심에 살게 되는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이 탄수화물과 동물성 지방의 비율이 80% 이상이 되는 식단으로 생활한다. 패스트푸드와 밥, 빵,국수류, 피자, 각종 고기와 안주류 등으로 구성된 식단을 계속 유지하게 되면 배가 나오고 체중이 틀림없이 늘어난다. 남는 칼로리가 모두 지방으로 전환되어 대부분 내장 주변에 저장되는 것이다. 이런 식습관이 있는데도 현재 BMI가 그렇게 높지 않다면 ‘내장 비만’ 상태이며 향후 증가될 것이다. 아울러 만성 질환의 가능성이 크다.

내장 비만 상태가 지속되며 체중이 증가하는 패턴은 젊은 사람들에게도 올 수 있다. 신진대사, 면역기능, 임신능력, 생활 에너지 모두 감소하게 된다. 규칙적인 신체 활동이나 운동까지 소홀히 한다면, ‘식단을 바꿔야 할 빨간 불이 들어온 상태’라는 것을 자각해야 한다. 이런 상태에 있는 분들에게 경고를 주면, 대부분 “운동할거에요!”라고 대답하는데 잘못된 선택이다. 임신을 하려면 음식태교, 즉 식습관부터 바꾸고 운동은 그 다음이다. 꾸준하게 운동을 할 수 없다면 운동으로 인하여 에너지 사용의 불균형을 가져와 오히려 식단이 더 나쁜 쪽으로 변화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가장 안전하면서도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면서 안정적인 BMI를 유지하는 방법은 우리의 밥상을 바꾸는 것이다.


킹덤빌더의 출산. 새로 부부되는 남녀가 하나님 주신 대로 ‘자연스러운 탄생’을 하고 온전한 모유 수유로 하나님 자녀를 키워낸다.
이 모든 것을 ‘마리아 학교’에서 실현해 나갈 것이다.

 

 

두 번째 단계 : ‘숨어 있는 패턴(습관) 파악하기’

우리는 살아가면서 일정한 패턴이 있는 행동을 한다. 나이가 들어도 마찬가지이다. 음식을 선택하는 데도 패턴이 있다. 또한 음식 때문에 만나는 사람들이 정해지기도 한다. 따라서 부부가 같은 식습관 패턴을 갖는 경향이 있다.

우리 부부는 미래에 어떤 모습의 가족을 이루면 좋을까? 부부가 같이 이에 대해 생각하고 의논한 후 목표를 정했다면, 부부의 식단과 생활습관을 조사하자. 현재 자신의 건강 상태를 스스로 점검하는 두 번째 좋은 방법은 자신의 식습관과 신체활동, 일, 운동의 패턴을 아는 것이다.

필자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이 조사를 재미있어 하며 스스로 열심히 좋은 쪽으로 즐겁게 바꿔 나가는 부부는 어떤 의료 전문가를 만난 것보다 더 큰 건강의 증진을 경험한다. 스스로는 자신이 어떤 문제를 반복하는지 알기 어렵다. 그런데 어떤 동기가 주어지고 분명한 목표를 향한 강한 목적의식이 생길 때, 패턴을 알려주고 대안을 제시하면 그 습관은 더 이상 반복되지 않는다. 즉, 필요에 의해서 깨닫고 스스로 해결책을 찾는 것만큼 확실한 것은 없다. 이는 술과 담배를 끊는 것과도 같다. 금주와 금연을 시도하는 숫자에 비해 성공하는 사람의 수는 적지만, 일단 동기가 확실한 사람은 성공한다. 필자도 담배를 일찍 배워서 부모님 속을 많이 썩여 드렸는데, 아무리 야단을 맞아도 못 끊다가 의사가 되고 나서 ‘담배 냄새에 미소가 사라지는 환자의 얼굴’을 보고 나서 바로 끊게 되었다.

자, 그러면 이제부터 각자 자신에게 어떤 먹는 패턴이 있는지 조사해 보자. 뒷부분에 첨부된 <식단 및 신체활동 조사표>를 항상 들고 다니면서 ‘먹는 것과 행동하는 것’을 자세히 적어보자. 시작하기 전에 미리 복사를 해서 다음 호 『킹덤빌더』 매거진이 도착할 때까지 계속해서 적어보기 바란다. 자세한 분석 요령은 다음 호에 이어진다.

적는 요령을 알려드리면, 우선 솔직하게 적어야 한다. 같이 식단을 변화시켜가면서 즐겁게 먹으며 배우자와 친밀한 관계를 갖는 것이 ‘음식태교의 목표’이다. 아기는 부부가 금슬이 좋으면 저절로 생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통하는 진리이다. 임신을 위해서는 서로 먹는 음식에 대해서 솔직해져야 한다. 좋은 거 먹을 때, 기쁘게 먹을 때, 건강을 위해서 건강식을 할 때 늘 함께 해야 한다. 가끔 실패를 하더라도 같이 망가져야 한다. 서로의 피부를 만지고, 식사를 같이 하고, 서로 실패한 부끄러운 부분을 보이고, 음식의 호불호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고, 그러다가 성(性)에 대해서 솔직해지고, 서로의 아픔에 공감하는 부부가 되며, 마음이 열리게 된다. 첫 단추는 언제나 일상에서 단순하게 무심코 지나가게 되는 음식 투정, 서로 포기한 상대의 식습관에 진솔하게 관여하는 것이다. 오랜 기간 금슬 좋게 지내는 선배 부부를 보면, 대개 먹고 사랑하는 것을 부부가 함께 같이 즐겁게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식단 및 신체활동 조사는 어느 정도 열심히 하느냐가 목표가 아니다. ‘아, 서로 이렇게 다르구나.’ 또는 ‘우린 너무 비슷하구나.’ 등등을 알아채는 것이 목적이다. 좋은 결과 또는 나쁜 결과란 없다.얼마나 솔직하게, 얼마나 성실하게, 얼마나 함께 했느냐가 중요할 뿐이다. 서로 마음을 열고 하나가 되기 위해서는 상대를 인정해야 한다. 배우자의 식습관을 지적하는 것은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서로가 얼마나 다른지를 알게 되는 것, 그리고 분명한 목적이 있는 목표를 정하고 서로 성장해 나가도록 격려하고 다독거리는 것이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중간에 미처 기록하지 못한 날이 있을 수도 있고, 적더라도 ‘늘 그런데 뭐…’ 하며 대충 적을 수도 있고, 아주 꼼꼼하게 꽉 채울 수도 있다. 어떤 방법이 더 좋고 더 나쁠 것도 없다. 누가 더 잘 적는지를 비교하려는 것이 아니라, “아, 나는 이렇고, 내 배우자는 이렇구나!”하며 서로간의 차이를 알아가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 대화를 개선해야 한다. 내가 나의 배우자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조사결과를 나누다 보면 서로를 새롭게 알아가는 매우 재미있고 유익한 기회가 될 것이다. 이것이 ‘음식태교’이다.

 


 

<식단 및 생활습관 조사표> 작성 요령

1. A4 용지 한 장에 적는 것이 좋다. 한 눈에 다 보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로축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의 요일이 기준이다. 가로축에는 하루 일과 시간을 기준으로 하루 동안의 수면, 일이나 신체활동 또는 운동과 먹고 마신 것을 기록한다(사진도 따로 찍어 놓으면 더 좋다).

2. 가지고 다니면서 늘 그때그때 실시간으로 적는 것이 중요하다. 기억에 의존하여 적는 것은 정확도가 떨어진다. 부정확하게 채우는 것보다는 그 끼니를 아예 비워 놓는 것이 낫다.

3. 기상시간, 취침시간, 신체활동의 시작과 끝 시간, 활동의 종류(계단 오르기, 걸어서 출근하기, 웨이트 트레이닝, 조깅, 자전거 타기, 스트레칭, 산책, 등산, 하이킹 등의 신체활동, 일이나 기타 이유로 의자에 앉
아 있기, 서 있기, 누워 있기, 돌아다니며 일하기, 청소 등등)를 기록한다.

4. 물(순수한 물)을 마신 양을 기록한다. 하루 종일 얼마나 마셨는지 합산한다.

5. 음식의 종류와 식사를 마친 시간을 기록한다. 기억에 의존하여 적을 수도 있지만, 기억이 정확하게 나지않을 경우에는 ○으로 표시한다. 못 먹은 끼니는 ×로 표시한다. 먹은 것은 무엇이든 다 기록한다. 물 이외의 마시는 음료도 적절한 시간대에 기록한다. 정식으로 테이블에 앉아서 하지 않은 식사도 5~10가지 이상의 식재료를 배부르게 먹었다면 끼니로 간주한다. 음식의 양을 객관적으로 표시하여 칼로리를 계산하는 것은 쉽지 않다. 자신만의 측정단위를 이용하여적는다. 예를 들어 깍두기 몇 조각, 빵 한 손바닥, 초콜릿 엄지 마디 두개, 딸기 10개, 밥 한 공기, 고기몇 점 등의 방법으로 적는다. 기록하는 방식이 부부가 서로 달라도 상관없다.

6. 술과 담배는 제일 마지막에 보충제, 약 적는 난에 하루 양을 적는다. 혼자 마신 술의 종류와 양(몇 잔 또는 몇 병), 피운 담배의 개피수를 적는다. 기타 먹는 약과 보충제의 종류와 양을 적는다.

7. 가능하면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한 주를 적어보자. 중간에 적지 못하더라도 한 주를 평가하는 것이 생활리듬을 평가하기 쉽다. 휴가나 명절 등의 특별한 이벤트가 있는 기간을 피해서 일상적인 생활을 하는기간 동안 조사하고 기록하자.

8. 한 번 시작한 식단조사와 분석은 새로운 식습관이 정착될 때까지 6개월마다 하는 것이 좋다. 한 번 식단을 분석하고 변화를 줄 때는 최소한 3개월 간 매주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정도의 기간과 노력을 들이면 몸이 달라지는 것을 느끼게 되고, 그 때는 내 몸이 알아서 어떤 음식을 원하는지 알려줄 것이다. 처음과 마지막을 비교해 보면 놀라운 변화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