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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의 오라토리오 – 감람산 위의 그리스도

베토벤의 오라토리오 – 감람산 위의 그리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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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NGDOM LIFE &
음악
베토벤의 오라토리오 – 감람산 위의 그리스도

예원학교, 서울예술고등학교 강사 김애엽


 

1802년 하일리겐슈타트에서 자신에게 닥친 시련을 견디지 못해 죽기로 결심하며 유서를 썼던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 1770-1827)1)은 “죽음이 닥쳐올 때까지 신이 부여한 사명에 따라 인류를 위해 작곡하겠다!”고 말하며 살기로 마음을 바꾼다. 그는 성령님의 역사하심으로 놀라운 복음의 진리를깨닫게 되자, 그토록 괴로워하고 두려워하던 자신의 청각장애를 부끄럽게 여기지 않고 받아들이게 된다. 이후의 그의 음악은 한층 깊이를 더하는 영적인 음악으로 확연히 달라지며 새로운 작곡인생을 시작하게 된다. 그는 자신의 고통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고난과 구원의 능력에 깊이 공감하게 되었고, 이듬해인 1803년 그의 최초의 종교음악인 오라
토리오 <감람산 위의 그리스도>를 단 14일 만에 작곡을 한다. 한 시간 가량의 연주곡을 14일 만에 그리기만도 힘들다고 하니 얼마나 놀라운 일인지 짐작이 간다. 헨델이 오라토리오 <메시야>를 24일 만
에 작곡한 것처럼 성령의 감동에 힘입어 초인적인능력과 열정으로 작품을 만든 것이다. 오라토리오
<감람산 위의 그리스도>는 땀이 피가 되어 흐를 정도로 괴로워하며 “이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하소서”라고 하나님께 부르짖었던 예수님의 독백의 기도가 약 10분간이나 첫 곡에 나온다. 베토벤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던 그 자신의 고통과 번뇌의 시간을 예수님의 겟세마네의 기도 속에 고스란히 표현하고 있다고 후세의 사람들은 말한다. 결국 예수님께서는 “내 뜻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옵소서”라고 기도를 마치시고 온 세상 사람들의 영혼을 구원하는 역사를 이루시게 된다. 베토벤도 결국 자살하려는 자신의 뜻을 포기하고 그 이후의 삶을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삶으로 살아가게 된다.

조금 나아가사 얼굴을 땅에 대시고 엎드려 기도하여 이르시되 내 아버지여 만일 할 만하시거든 이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하옵소서 그러나 나의 원대로 마시옵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 하시고마26:39

일생을 아버지와 교통하며 아버지의 뜻대로 살아온하나님의 아들 예수님도 자기 자신의 뜻과 아버지의뜻 사이에서 갈등을 겪기도 하는 모습을 성경을 통해 읽으며, 하물며 우리 인간들은 얼마나 많은 순간우리 자신의 뜻으로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며 살아갈까 생각하게 된다. 우리는 예수님처럼 끊임없이내 뜻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시기를 간구하며, 우리를 통해 아버지의 뜻을 이루며 살아야 함을 깨닫게 된다. 자신을 포기하는 순종의 결과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승리와 환희의 결과를 가져다줄 것이다. 예수님께서 그 모든 고통과 죽음을 이기시고 승리하셔서 구원의 역사를 이루시고 부활하시듯, 베토벤 자신도 모든 고통과 죽음을 이겨내고 승
리와 환희에 찬 삶으로 바뀐 것을 마지막 할렐루야 합창의 웅장한 음악으로 표현하고 있다.
예수님을 그렇게 처참한 고통 가운데 죽임을 당하시게 하실 만큼 우리를 사랑하시는 아버지 하나님, 우리가 당해야 할 두려움과 고통을 대신 지시고 자신을 죽여서까지 우리를 살리신 아들 예수님, 아버지와 아들이 우리를 위해 다 이루어주신 그 은혜가 얼마나 엄청나고 소중한 지를 이 음악을 통해 베토벤은 절규하고 있다. “음악은 하나님의 언어이다”라고 말한 베토벤은, 음악을 통해 하나님의 말씀을 그리고 우리를 향한 그 애끓는 사랑을 들려주고 있다.하나님의 사랑의 역사로 인해 변화된 베토벤은 자신을 위해서 작곡하며 살기보다는 하나님의 존재하심, 그 분의 넘치는 사랑, 그리고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의 죽음으로 인류를 구하신 그 위대한 사랑을 음악으로 알리고자 했다. 또한 자신의 음악을 듣는 모든 사람들이 그 사랑을 깨닫고 서로 사랑하게 되기를 간절히 열망하며 음악을 만들어간 것이다. 그가 작곡한 곡들의 가사를 보면 그러한 그의 메시지가 절절하게 느껴진다.

감람산 위의 그리스도 (Christus am Olberge-Christ on the Mount of Olives) op.85
이 오라토리오는 1803년 4월 5일 오스트리아의 황실궁정에서 사순절을 기념하여 다른 곡들과 함께 초연되었다.2) 초연 당시 큰 호응을 얻어 그 해에 4번이나 재연되었고, 그 이듬해에도 5번이나 연주되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2세기에 걸쳐 중요한 교회음악으로 꾸준히 사랑받으며 연주되고 있다. 이 곡은 그의 말년의 종교적 역작 <장엄미사>와 <교향곡 9번 합창>의 초석이 된다. 마태복음 26장에 나오는 감람산의 겟세마네 동산에서 마지막 기도를 드리시던 예수 그리스도가 제사장과 장로들이 보낸 병사들에 의해 체포되는 상황을 줄거리로 하는데, 성경을 기초로 한 내용 위에 극적인 연출을 덧입힌 가사와 음악으로 꾸며져 마치 오페라처럼 전개된다.3) 테너(예수님), 소프라노(천사), 베이스(베드로) 세 사람의 독창과 혼성 4부 합창, 그리고 관현악의 편성으로 연주된다. <감람산 위의 그리스도>는 총 6곡으로 구성된다.4)

서곡 (Grave-Adagio)
예수님의 고통스런 심정과 앞으로 닥칠 예수님의 참혹한 고난을 예고하는 장중한 음악의 서곡으로 시작된다.

제1곡: 예수님(테너)의 서창(Recitative)과 아리아(Aria)
십자가의 죽음을 앞두고 인간으로 오신 예수님께서 겪으시는 극심한 두려움과 고통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 예수님의 독백의 기도인 테너솔로로 시작되는 첫 곡이 너무 길어서 다소 지루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베토벤에게는 사람들이 지루해 할까봐 걱정하기보다는 예수님의 독백의 기도의 내용을 그대로 들려주는 것이 더 중요했다.

서창 (Jehova, Du, mein Vater!)
“여호와, 내 아버지여, 내게 힘과 위안과 능력을 주시옵소서. 당신의 뜻에 따라, 세상의 혼돈을 뚫고 내 스스로 택한 고통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스랍이 천둥과 같은 소리로 명하기를 -인간들 대신 그가 하나님의 심판대에 서리요- 함을 듣습니다. 오, 아버지, 내가 이 부름에 응답합니다. 나 홀로 인간들의 죄를 지고 갑니다. 흙에서 창조된 인간들이 어떻게 당신의 심판을 견디겠사옵니까? 당신의 아들인 제가 마실 잔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오, 보시옵소서! 얼마나 큰 죽음의 고통이 내 심령을 짓누르는지를! 나의 아버지, 내 고통이 심히 큽니다. 오, 보시옵소서! 나의 고통을! 내게 은혜를 베푸소서.”

아리아 (Meine Seele ist erschuttert)
“내 영혼이 나를 위협하는 고통으로 산산이 부서졌습니다. 공포는 나를 감싸고, 내 뼈는 그로 인해 심히 떨고 있습니다. 무덤으로 향하는 두려움은 마치 오한처럼 나를 사로잡고, 얼굴엔 땀 대신 피가 흘러내립니다. 아버지! 통한의 마음으로 당신께 머리 숙여 기도드리오니, 당신의 아들의 기도를 받아 주시옵소서. 전능하신 당신께서 이 고통의 잔을 내게서 옮기어 주옵소서.”

제2곡: 소프라노 서창과 아리아 (천사 세라핌과 천사들의 노래)

천사 세라핌의 매우 화려하고 아름다운 소프라노 아리아와 천사들의 합창이 이어진다.

천사의 서창 (Erzittre Erde Jehovas Sohn liegt hier)
“이 땅에 오신 하나님의 아들을 보라! 아버지께서 끔찍한 슬픔을 겪도록 두셨네. 괴로운 세상을 구하는 구원자가 되시기 위해 죄인들을 위해 거룩하신 분이 그 크신 고통을 당하려 하시네. 인간들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시기 위해.”

영창과 합창 (Preist, preist Des erloser Gute)
“찬양하라, 그 분의 선하심을. 인간을 구원하신 그 은혜를 찬양하라. 죄지은 인류를 구하시기 위해 인자하심으로 십자가 지시네. 사람의 죄 위해 피 흘리셨네. 구원자께서 희생이 되셨네. 그를 믿는 모든 인간에게 구원과 생명의 소망을 주셨네. 그러나 주 믿지 않는 자와 그 피 흘리심을 모독한 자들에게. 주 하나님의 심판이 있으리라.”

제3곡: 테너, 소프라노 서창, 영창 & 듀엣 (예수와 세라핌의 노래)

예수님의 서창 (Verkundet, Seraph mir dein Mund)
“전하라 천사여, 나의 자비하신 영원한 아버지께, 나의 모든 이 죽음의 두려움을 가져가 주소서.”

천사
“여호와 말씀이 피 흘림이 없이는 속죄함이 없다 하셨네. 그 법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인간을 잃게 된다. 불쌍한 저들을 죄악에서 온전히 구원하라 하셨네. 오래 전부터 저들은 참 구원과 영원한 생명을 기다렸도다.”

예수님과 천사의 이중창 (So ruhe denn mit ganzer Schwere)

예수: “오 한없이 무거운 마음. 그러나 오직 아버지 크신 뜻을 따르겠나이다. 비록 내게 고난 다가와도 아담의 자손 원망 않으리다.”

천사: “구세주를 보라. 얼마나 떨고 있는지! 얼마나 무거운 근심이 짓누르는지를. 온 세상의 슬픔과 고통과 공포를 다 지고 있다. 하나님의 심판이 그에게 퍼부어졌다. 자비한 주님, 그 죽음 헛되지 않으리로다.”

이중창: “내 마음 떨리네. 내 마음 깊은 곳에 밀려오는 말할 수 없는 이 슬픔이여 어찌하리. 더 크고도 넓은 당신의 손이 지켜주시리.”

제4곡: 서창과 남성 3부 합창 (테너와 합창) – 예수님의 결심과 남성합창

예수님의 서창 (Willkommen Tod!)
“오라, 죽음이여, 사람들 위해 십자가 지고 피 흘리리. 오, 저들 차디찬 무덤에서 깊이 잠자던 불쌍한 자들. 기뻐하며 영생 얻으리.”

합창 (Wir haben ihn gesehen) – 어두운 밤에 예수님을 잡으러 다가오는 병사들의 발걸음을 흥미롭게 묘사한 베토벤의 매우 독특한 음악적 표현을 느낄 수 있는 남성합창이다.
“그를 찾았다. 그를 잡아가자. 그는 도망치려해도 내일 그는 죽게 될 것이다.”

제5곡: 서창과 남성합창 테너, 베이스, 남성합창) – 예수님, 제자들, 병사의 노래

예수 (Die mich zu fangen ausgezogen sind) – 심한 갈등을 겪은 예수님께서 결국 자신의 뜻을 포기하고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엄숙한 장면으로 끝난다.
“아버지, 괴롭고 슬픈 이 시간 빨리 지나가게 하소서. 바람이 폭풍우를 빨리 날려 버리듯이 지나가게 하소서. 그러나 내 뜻대로 마옵시고, 당신 뜻대로 하옵소서.”

병사들의 합창 (Hier ist er, der Verbannte) – 계속 다가오는 병사들의 발걸음을 오케스트라 반주로 묘사하다가 분에 찬 병사들의 역동적인 모습을 음악으로 절묘하게 표현하고 있다.
“그가 있다. 배반자를 결박하여 벌을 주자. 이 자가 말하기를 ‘내가 유대인의 왕이라’ 하였으니. 곧 잡아 가두세.”

제자들
“무슨 일이 일어났나. 큰 소동 일어났네. 저 잔인한 군사들이 주님을 사로잡았네. 아! 우리도 들킨 것 같다. 아, 우리가 도망갈 수 있을까?”

제6곡: 서창, 3중창 (베드로, 예수, 천사의 삼중창), 혼성합창 (과 합창)

베드로 (Nicht ungestraft soll der Verwegnen Schar)
“우리 주님께서 상하도록 내버려 둘 순 없다. 우리의 친구이신 주여. 내 주 예수여. 저희들을 치리라.”

예수
“오, 너의 칼을 집어넣어라. 내 아버지께 내가 구한다면 이제라도 저들을 치러 천군을 보내시어 내 결박 푸시리라.”

베드로 (In meinen Adern Wuhlen)
“나의 마음이 격정과 분노로 참을 수 없네. 내 마음 불타올라 이제 곧 복수하리. 저 불경한 잔인한 적들에게 복수가 있으리.”

예수
“복수는 하늘로부터 오게 하라. 나 항상 네게 말했노라. 모든 사람을 용서하고 사랑하라. 선으로 악을 갚으라.”

천사
“오 모든 인간들이여 들으라. 네 이웃을 서로 사랑하라 명하셨네.”

예수, 천사, 베드로의 삼중창 – 서로 사랑하라는 메시지가 부드럽고 간곡하게 전해진다.
“원수를 사랑하라는 그 분의 말씀을 듣는 이들에게 하늘의 기쁨이 있으리라. 그것이 주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이다.”

병사들의 합창 (Auf, auf! Ergreift den Verrater) – 소란하게 예수를 잡으러 달려오는 병사들의 합창.
“아아! 빨리 저 죄인 사로잡자. 이제 주저하지 말고 누가 저 자 좀 먼저 잡을까. 죄인을 빨리 끌고 가자.”

제자들
“아! 저들 우리 주님을 미워하며 잔인하게 끌고 가네. 우리도 끌고 가서 죽이리라. 아, 두렵도다.”

예수 (Meine Qual ist bald verschwunden)
“나의 고통 곧 사라지고 나의 구원 사역은 다 이루어질 것이다. 죽음의 권세는 망하고 싸움은 이기게 될 것이다.”

천사들의 합창 (Preiset ihn Engelschore) – 매우 생명력 넘치는 웅장하고 아름다우며 영광스러운 합창으
로 <베토벤의 할렐루야>로 불리는 유명한 곡이다.
오늘날에도 교회에서 매우 자주 연주된다. 이 곡 한곡만 들어도 베토벤이 얼마나 위대한 작곡가인지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할렐루야 ! 존귀하신 주님. 주께 영광 있으라. 행복한 천사들이 기쁨을 노래하네. 찬양하라. 전능하신 우리 주님께. 다 소리 합하여. 위대하신 구원자를 찬양 드리자. 영원토록 할렐루야 아멘.”

Beethoven; Christ on the mount of Olives,op85. Cercle de l’Harmonie로 검색하면 젊은이들로 구성된 참신하고 역동적인 훌륭한 연주를 들을수 있다. 베토벤이 얼마나 드라마틱한 극 음악 작곡에 뛰어난 실력을 지니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생동감 넘치는 연주이다. 많은 연주들이 다소 지루하게 연주하는 것에 비해 독창, 중창, 합창, 오케스트라 연주 등 모든 것이 전혀 지루할 틈 없이 매우흥미진진하게 진행된다. 특히 마지막 할렐루야 합창의 후반부는 아마도 어떤 연주보다 가장 빠른 템포로 연주된 것 같다. 그러나 성공적으로 클라이맥스를 이루며 관중들로 하여금 열광적인 박수를 자아내게 하는데 지대한 역할을 한다.
Fritz Wunderlich “Jehova, du mein Vater”Christus am Olberge로 검색하면 수정처럼 맑은 미성의 테너 프릿츠 분더리히가 예수님 역할로 부르는 은혜롭고 아름다운 서창과 아리아를 들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