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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흐의 부활절 오라토리오

바흐의 부활절 오라토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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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NGDOM LIFE &
음악
바흐의 부활절 오라토리오

미국 인디애나 음악대학원 졸업 / 현 서울과학기술대학 출강 김애엽


 

봄이다. 부활의 봄이다. 모든 것이 다시 살아난다. 새들은 활기차게 창공을 날고 시냇물은 반짝거리며 굽이쳐 흘러 대지를 적신다. 겨우내 앙상하고 어두웠던 나무들은 따사롭고 눈부신 햇살을 받아 연초록의 새로운 아기 잎들을 파릇파릇 내밀고, 꽃망울을 터뜨리며, 새로운 열매를 맺기 위한 준비를한다. 꽁꽁 얼어붙었던 땅 속에 숨어있었던 형형색색의 온갖 꽃들도 다시 살아 저마다의 아름다움을뽐내며 찬란한 빛깔로 온 땅을 수놓는다. 슈만과 하이네가 노래했듯이 정말“경이롭게 아름다운 봄” 이다. 온 우주가 하나님의 영광을 선포하며 그 분의 광대하심을 외친다. 만물은 살아계신 하나님의위대하심과 아름다우심을 웅장한 교향곡으로 우리에게 들려준다. 그 분의 신묘막측하신 섭리로 오늘도 온 우주가 유지되고 돌아간다.

 

하늘이 하나님의 영광을 선포하고 궁창이 그의 손으로 하신 일을 나타내는도다 날은 날에게 말하고
밤에게 지식을 전하니 언어도 없고 말씀도 없으며 들리는 소리도 없으나
그의 소리가 온 땅에 통하고 그의 말씀이 세상 끝까지 이르도다 시19:1-4

 

 

봄이 주는 놀라움이 이렇게 큰데 우리의 부활은 어떠할까? 어둡고 차가운 죽음으로 끝난 것 같았던우리가 찬란한 부활로 다시 살아난다고 성경은 말한다. 예수님의 씨가 우리 안에 살아있으면 부활의첫 열매이신 예수 그리스도 그 분이 다시 사신 것처럼 모든 믿는 자들이 영광스러운 몸으로 다시 살아난다! 이 부활의 계절에 예수님의 부활하심을 기념하는 부활주일이 있음은 참으로 의미가 깊다. 매년 우리 눈앞에서 벌어지는 이 신비한 만물의 부활을 보고도 어찌 우리의 부활을 믿지 못하겠는가?부활 후의 우리의 삶은 얼마나 놀라운 삶일까? 상상만 해도 가슴이 벅차오른다. 빛이시고 사랑이신 내 아버지 하나님과 영원히 살게 되다니! 인간의모든 고통과 시험과 죽음까지도 체휼하시며 우리처럼 되셨던 주님께서 영화로운 부활로 다시 우리를 주님처럼 되게 하셔서 하늘에 속한 자의 형상을 입게 하셨다.

 

하나님이 그 뜻대로 그에게 형체를 주시되 각 종자에게 그 형체를 주시느니라 (중략)
죽은 자의 부활도 그와 같으니 썩을 것으로 심고썩지 아니할 것으로 다시 살아나며
욕된 것으로 심고 영광스러운 것으로 다시 살아나며 약한 것으로 심고 강한 것으로 다시 살아나며
육의 몸으로 심고 신령한 몸으로 다시 살아나나니 육의 몸이 있은즉 신령한 몸도 있느니라 고전15:38-44

 

 

바흐는 예수님의 부활을 기념하는 음악을 많이작곡했다.*1 바흐의 부활절 음악 중에서 부활절오라토리오(Easter Oratorio BWV 249)는 가장 생생하게 부활의 아침을 표현한 곡으로 꼽힌다.*2 바흐는 이 오라토리오를 1725년 4월 1일 라이프치히의 토마스 교회에서 부활절 칸타타“그대들의 마음속에 환희를 느껴라”(BWV 66)와 함께 초연하였다. 오라토리오의 배경은 요한복음20장에 나오는 내용으로, 예수님께서 부활하신새벽에 두 제자와 여인들이 무덤을 찾아가 예수님의 부활을 확인하는 장면이다. 일반적으로 오라토리오는 복음사가(Evangelist)라는 해설자에의해 성경의 내용이 진행되지만, 이 오라토리오는 해설자 없이 네 사람의 대화로 진행된다. 예수님의 두 제자 베드로(테너)와 요한(베이스), 그리고 막달라 마리아(알토)와 요한의 어머니인 또 다른 마리아(소프라노) 네 사람이 등장하여 대화형식으로 줄거리를 진행하며 이중창, 독창 등으로 서정적인 아름다운 아리아를 부르고 합창이 처음과 마지막 곡을 부른다. 예수님의 십자가 처형으로 극심한 좌절과 슬픔과 두려움에 쌓여있던 제자들과 여인들이 무덤으로 달려와 부활의 소식을접한 후 이를 확인하고는 다시 주님의 사랑에 감격하며 환희로 바뀌는 부활절 아침을 그려내고있다. 총 11곡으로 구성되어 있고 연주시간은 약45분 정도이다.

[*1 <그리스도는 무덤에 계셨으나(Christ lag in Todes Banden BWV4)>, <하늘은 웃고 땅은 환호하도다 (derHimmel Lacht, Die Erde Jubilieret BWV31>등 많은 부활절 칸타타를 남겨두고 있다.]

[*2 오라토리오는 1600년경 이탈리아 로마에서 시작된 종교적인 극음악형식이다. 오페라처럼 극적인 줄거리를 가지고 독창(Aria) 서창(Recitetivo) 중창(Ensemle) 합창(Chorus)과 오케스트라 반주로 연주되지만 무대의상이나 연기는 하지 않는다. 또한 극의 내용을 해설해주는 나레이터(복음사가)가 등장하는데 보통 테너가 그 역할을 맡는다.]

 

부활절 오라토리오 <오라, 서둘러 뛰어라 BWV 249>
Osteroratorium

 

제1곡 신포니아(Sinfornia)

환희에 넘치는 부활절 아침을 알리는 오케스트라 서곡이다. 예수님의 승리하심을 트럼펫의 팡파르로 축하하며고음의 오보에, 현악기들의 화려한 연주로 박력 있고 힘차게 오라토리오의 문을 연다. 흥겨운 춤곡 리듬을 사용하여 듣는 이들이 절로 흥이 나며 기쁨에 동참할 수 있게 한 곡이다.

제2곡 오보에 독주(Adagio)

죽음을 상징하는 엄숙하고 장엄한 반주 위에 사흘 간 묻히신 후 영화롭게 살아나시는 주님을 상징하는 오보에의신선한 선율이 수놓아진다. 영원히 사시는 주님을 나타내기 위해 6박자 이상의 긴 음을 오보에가 끌다가 목가적이고 서정성 넘치는 선율로 노래한다.

제3곡 합창(Chorus) 오라, 서둘러 뛰어라(Kommt, eilet und laufet)

서둘러서 우르르 몰려 달려가는 모습을 음악으로 표현했다. 부활의 기쁨을 알리는 힘차고 즐거운 음악이다. 합창중간에 화려한 음형으로 테너와 베이스 이중창이 나오고다시 경쾌한 합창이 이어진다. 합창의 첫 가사가 오라토리오의 제목이다.
“오라, 서둘러 뛰어라, 그대의 빠른 발로. 예수님께서 묻히신 동굴에 이를 때까지. 웃음과 기쁨으로 우리의 마음을 채우자. 우리의 구세주께서 다시 사셨으므로.”

제4곡 서창(Recitativo) 오, 차가운 인간의 마음이여(O, kalter M?nner Sinn)

요한의 어머니 마리아, 막달라 마리아, 베드로, 요한 네사람의 4중창. 합창의 가사는 이미 부활을 알리는 내용으로 시작되었지만 실제 극의 시작은 제 4곡부터이므로제자들이 아직 예수님의 부활을 모르는 내용으로 전개된다.

막달라 마리아: ”오 인간의 차가운 마음이여. 구세주에게빚졌던 너의 사랑은 어디 갔느냐?”
마리아: “연약한 우리들은 주님에게 부끄럽습니다.” 베드로: “아, 비통한 슬픔이여.”
요한: “눈물과 슬픈 갈망으로 뒤섞여진 걱정스런 아픈마음이 그 분을 위한 기름이 되었네.”
두여인: “당신들도 우리처럼 헛되이 가져오셨군요.”

제5곡 소프라노독창(Aria) 영혼아, 너의 향료는(Seele, deine Spezereien)

플륫과 소프라노의 이중창으로 꽃처럼 아름답고 청초한 곡이다. 시체를 위한 몰약보다는 승리를 위한 화관을 준비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오, 영혼이여 더 이상 너의 향료는 몰약이 아니다. 나의영혼아, 월계수 화관만이 너의 걱정 가득한 갈망을 위로할 것이다.”

제6곡 서창(Recitativo) 여기 무덤이 있다(Hier ist die Gruft)

베드로: “여기 무덤이 있다.”
요한: ”그리고 여기 무덤을 막았던 돌이 있다. 그런데 우리 주님은 어디에 계시지?”
막달라 마리아: ”그분은 죽음에서 부활하셨어요. 우리는이 소식을 우리에게 선포한 천사를 만났어요.”
베드로: ”기쁨으로 이제 나는 보네. 여기 수의가 놓여 있음을.”

제7곡 테너독창(Aria) 죽음의 고통을 부드럽게(Sanfte soll mein Todeskummer)

잠으로 빠져 들어가듯 조용하게 반복되는 매우 특이한반주 유형으로 우리의 고통을 잠재우는 주님의 부드럽고따사로운 사랑을 표현한다. 깊은 잠을 나타내는 낮고 긴음을 오랫동안 끄는 따뜻한 테너 아리아이다. 두 대의리코더와 함께 노래한다.
“죽음의 극심한 고통이 부드럽게 잠재워지네. 단지 잠에 불과하네. 예수님, 주님의 수의로 인해. 참으로 그것은나를 새롭게 할 것입니다. 내 볼에 흐르는 슬픔의 눈물을 닦아 줄 것입니다.”

제8곡 소프라노와 알토 서창(Recitativo) 우리가 한숨쉬는 동안(Indessen seufzen wir)

매우 환상적으로 아름다운 여성 2중창이다.
“우리가 타오르는 열망으로 한숨을 쉬는 동안 아! 곧 그 일은 일어나리라. 우리의 구세주 그 분을 보게 되리라.”

제9곡 알토 독창(Aria) 말해주세요, 빨리 나에게 말해주세요(Saget, saget mir geschwinde)

경쾌한 오보에와 알토의 이중주. 마지막에 가사가 슬플때는 매우 비통한 음악으로 가사를 표현한다.
”말해주세요, 빨리 말해주세요. 내가 어디에서 예수님을찾을 수 있을지. 내 영혼의 사랑. 당신 없이는 내 마음은완전히 힘을 잃고 비참해집니다.”

제10곡 베이스 서창(Recitativo) 우리는 기뻐합니다(Wir sind erfreut)

“우리는 기쁩니다. 우리의 예수께서 다시 살아나셨으니. 우리의 마음은 눈물에 잠기고 슬픔에 빠져 있었으나. 슬픔을 잊고 기쁨의 노래로 바뀌었습니다. 우리의 구세주께서 다시 사셨으므로.”

제11곡 합창(Chorus) 찬양하고 감사하세(Preis und Dank)

죽음을 정복하신 예수님을 찬양하는 승리의 노래이다.
“찬양하고 감사하세. 영원히. 주님께 영광의 찬양을 올려드리세. 지옥과 마귀를 정복하시고 그 문을 파괴하시고 멸망시키셨음을 기뻐하세. 목소리 높이세. 너 영광스런 하늘 문아 열려라. 유다의 사자가 승리로 나오신다.”

훌륭한 연주들을 유투브에서 감상할 수 있다. 세계적인 바흐 음악 전문 지휘자인 필립 헤레베헤(Phillippe Herreweghe)가 젊은 시절에 지휘한동영상을 로 검색하면 이탈리아어 자막과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제5곡에서 소프라노와 함께, 마치 바흐의 마음을 읽고있는 듯 감미롭고 아름답게 연주하는 바로크 플류티스트 파트리크 뵈컬스(Patrick Beuckels)의 플륫 연주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우리나라에서 공연한 적이 있는 헝클어진 긴 머리의 바로크오보에의 세계적인 대가 마르셀 퐁셀(Marcel Ponseele)은 바로크 오보에의 정석을 힘있고 아름답게 보여준다. 함께 부르는 카운터 테너 안드레아스 숄(Andreas Scholl)의 연주도 좋다. 합창은 맑고 깨끗한 소리의 바로크 전문 합창단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Collegium Vocale Gent)가 맡았다.

Bach; Easter Oratorio(Sir John Eliot Gardiner, 2013)로 검색하면 영국 로열 알버트홀에서 공연한 가장 최근(2013)의 실황연주 장면을 감상할 수 있다. 지휘자 엘리엇 가디너는 특히 첫 곡을 조금 빠른 템포로 연주하며 춤곡 풍이라는 것을 너무 강조한 나머지 가볍게 해석한경향이 느껴진다. 영어 자막이 나와서 가사이해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