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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흐의 마태 수난곡

바흐의 마태 수난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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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바흐의 마태 수난곡

미국 인디애나 음악대학원 졸업 / 서울대, 건국대, 총신대, 장신대 강사 및 겸임교수 김애엽


 

금년 3월에는 2월부터 시작된 사순절을 포함하여 종려주일, 성 금요일, 부활주일이 있다. 이렇게 뜻 깊은 절기들이 있는 3월에, 바흐의 마태 수난곡(St. “Mattha”us Passion BWV244)을 감상하며 예수님의 고난을 깊이 묵상하고 그 분의 사랑을 마음 가득 느껴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바흐의 마태 수난은 합창음악의 최고봉이며 인류 음악예술의 최대 걸작이라는 찬사를 받는 다. 그러나 바흐생전에 3번 정도만 연주되었고 약 100년간 잊혀졌던 곡이다. 바흐가 세상을 떠난 지 얼마되지 않아 그의 아내 안나 막달레나가 바흐를 회상하며 이야기한 내용이 있다. “어느 날 그의 방으로불쑥 들어갔을 때 마침 그는 마태 수난곡의 알토 아리아 ‘아! 골고다’를 작곡하고 있었습니다. 평소 그의 평온한 안색과는 달리 눈물이 범벅이 되어 고통으로 가득한 그의 모습을 본 순간 나는 얼마나 감동을 받았는지 모릅니다. 나는 조용히 밖으로 나와 그의 방문 옆의 계단에 앉아 울었습니다.

그는 내가 그의 비통해 하는 모습을 본 것을 모른 채 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나는 지금도 그것을 다행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단지 하나님만이 보실 수 있는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남편이 이 곡을 작곡할 때 구원 받기를 간절히 원하는 불쌍한 영혼들의 모든 불안과 두려움을 알고 있었으며,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의 그 숭고하신 비밀에 관하여 깊이 느끼고 있었음이 분명합니다. 이후 토마스 교회에서 마태 수난곡이 연주되었을 때 나는 영혼을 파고드는 감동으로 벅차서 어쩔 줄을 몰랐습니다.그러나 지금 이 곡에 주목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그의 음악은 너무 난해하고 상당히 많은 연습을 하지 않으면 연주하기 어려운 곡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그 음악을 천국에서 다시 들을수 있겠지요.”

안나 막달레나의 말에서도 나타났듯이 바흐는살아생전에 그의 음악의 진가를 알지 못하고 오로지 교회의 전통이나 관료적인 원칙만을 내세우는 교회 당국자들과 다른 음악가들에 의해 많은시달림과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바흐의 위대함을 알아 본 절친한 친구 작곡가 텔레만은 이런 예언을 하였다. “바흐여, 그대의 이름은 제자들과그들이 보관한 악보를 통해 모든 망각으로부터구출되어 살아남을지니 그들은 당신에게 보다 드높은 영예의 왕관을 씌워 주리라.”텔레만의 말처럼 바흐의 악보는 멘델스존에 의해 발견되어망각으로부터 구출되었으며, 오늘날까지 수많은사람들이 드높은 영예의 왕관을 바흐에게 씌어주고 있다.

12살의 어린 나이에 우연히 베를린 국립도서관에서 바흐의 마태 수난곡 악보를 발견한 천재 음악가 멘델스존은 8년 동안 그 악보를 열심히 공부하고, 2년 동안 철저한 연습과 연주자 훈련을거쳐 1829년 성 금요일에 라이프치히의 게반트하우스에서 자신의 지휘로 바흐의 마태 수난곡을연주하였다. 인류의 죄를 지고 십자가에서 고통당하신 그리스도 예수의 사랑이 엄청난 감동으로밀려와, 그 날 이후 전 유럽에서는“바흐로 돌아가자!”라는 구호와 함께 바흐에 열광하게 되었으며, 바흐는 지금까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음악가로 추앙을 받게 되었다.

많은 음악가들이 세상에 그들의 이름을 떨치고싶어 한다. 그러나 바흐는 세상의 평가나 명예에연연하지 않고 오직 음악을 통해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구하는 삶을 최우선으로 여기며 눈물겹도록 신실한 주의 종으로, 교회음악가로 살았다.그의 작품의 양은 극히 일부의 악보가 남았다고하는데도 불구하고, 그가 얼마나 충성된 삶을 살았는지를 웅변적으로 보여준다. 그의 모든 음악은 예배였고 가장 깊은 기도였다. 바흐는 루터가독일어로 번역한 성경을 늘 묵상했고 구절마다감동적인 자신의 주석을 적어놓곤 하였다. 그의성경에는 역대하 5장 13절 ‘솔로몬이 성전 봉헌후 찬양대와 기악대가 찬송할 때 여호와의 전에구름이 가득하다’는 구절 옆에 ‘경건한 음악에는하나님께서 은혜로 함께 하신다’는 글을 적어 놓았다.

이러한 바흐의 믿음대로 그의 마태 수난곡이 연주될 때 마다 우리는 말할 수 없는 하나님의 크신은혜가 우리의 가슴 속에 넘치게 됨을 경험하게된다. 그 압도적이며 위대한 음악적 감동에 의해연주자와 감상자 모두를 예수님의 고난과 사랑에빠져 들어가게 만든다. 음악을 듣고 있노라면 예수님이 참 하나님이심과 동시에 참 인간이셨음을알게 된다. 인간으로 겪으시는 그 분의 처절한 고난과 고통을 함께 맛보며, 우리는 우리의 죄악들을 참회하게 되며, 우리가 당해야 마땅했던 그 조롱과 채찍을 대신 당하신 예수님의 그 깊고 크신사랑에 무릎 꿇고 엎드리게 된다. 그리고 우리를새롭게 일으키시는 하나님의 능력을 체험하게 된다. 말씀이 육신이 되어 이 땅에 오신 성자 하나님이신 예수님의 탄생은 구약에서 예언되었던 말씀을 이루신 것이며, 그 분의 죽음은 이 땅에 오신 목적을 이루신 것임을 깨닫게 된다.수난곡은 교회의 수난 주간 동안 연주되는 음악으로, 성경의 복음서에 기초한 예수 그리스도의수난을 내용으로 하며 오라토리오라는 음악형식으로 작곡된다. 오라토리오는 오페라와 비슷하지만 무대 장치나 분장, 의상 등을 갖추지는 않는다. 그러나 각기 배역이 있고 주인공의 감정을 아름답게 표현하는 아리아, 극의 내용을 말하듯이진행하는 레치타티보, 군중의 외침과 심리 등을표현하는 합창이 있는 것은 오페라와 비슷하다.

특별히 오라토리오는 복음사가(Evangelist)라는 해설자가 있어서 극의 진행을 이끌어간다(우리나라 악극의 변사와 같은 역할). 그리고 오페라보다 합창의 비중이 훨씬 더 중요하다. 합창이 매우 감동적이며 아름답고 웅장하여 수난음악의 백미라고 한다. 특히 바흐의 수난곡에서는 코랄합창(회중찬송가)이 많이 나와 이미 익숙하게 회중들이알고 있는 곡과 가사들을 사용함으로, 듣는 이들이 함께 마음으로 따라 부르며 그 연주에 참여자가 되어 깊은 공감을 갖게 한다. 대본은 성경내용이 중심을 이루지만 성경본문에 대한 해설과 자유롭게 만든 시가 추가되어 더 깊이 있는 정서를표현한다.
바흐는 마태, 마가, 누가, 요한등의 사복음서에 의한 수난곡을 모두 작곡하였다(모두 다섯 개의수난곡을 작곡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 중에서 마태 수난곡과 요한 수난곡이 가장 많이 연주된다. 바흐는 제일 처음으로 요한 수난곡(St.Johannes Passion)을 1723년에 작곡하였다.

마태 수난곡은 1725년에 작곡을 시작해 1729년에 성 토마스교회에서 초연하였고, 1736년과1742년에 다시 수정해서 연주하였다. 바흐는 마태 수난곡에 많은 시간과 정성을 들였다. 전곡 연주시간이 3시간 반이나 걸리는 대작으로 그 당시의 모든 음악기법과 형식이 다 용해되어 이루어진 걸작이다.마태 수난곡은 마태복음 26장과 27장의 예수님의 수난의 말씀을 근거하여 끝까지 예수님을 메시아로 믿지 않는 유대인을 향하여 쓴 내용으로,“우리는 눈물에 젖어”라는 통탄을 담은 슬픈 곡으로 끝난다. 그에 비해 요한 수난곡은 모든 신도와 교회를 향한 메시지로, 부활에 동참한 성도들이 천국에서 찬양하는 것 같은 힘찬 코랄로 마치게 된다. 바흐의 수난곡들은 음악적으로 캐어도캐어도 다 캐낼 수 없는 보물들을 간직하고 있는음악의 보고라고 한다. 수많은 음악가들이 연구하고 분석하지만 성령의 감동으로 작곡된 기적의음악이 인간의 머리로 다 분석 될 수는 없을 것이다.

바흐의 수난곡들은 성 금요일의 저녁기도 예배에서 연주되었다. 칸타타와 마찬가지로 1부는 설교 전에, 2부는 설교 후에 연주되었으며 그 날의설교와 같은 기능을 담당했다. 가사는 마태복음성경 본문과 함께 피칸더(필명. 본명은 크리스챤프리드리히 헨리히)의 시를 아름다운 아리아의가사로 사용하여 더욱 감성적인 작품을 만들어냈다. 연주 편성은 혼성 4부 합창과 복음사가의 해설, 예수역의 베이스, 소프라노, 알토, 테너, 베이스 독창자들의 성악과 오케스트라 반주의 기악이 동원된다. 감상을 돕기 위해 간략하게 전체 곡의 구성을 소개한다(괄호 안의 곡은 주요한 곡들이며 전곡을 감상하기 힘들 경우 이것만이라도감상하기를 추천한다).

 

마태수난곡은 전체 78곡으로 구성된다(수정본들이 있어서 번호가 다른 경우가 있다).
1부는 1곡부터 35곡까지이며 마태복음 26장 1절에서 56절까지의 내용으로, 예수님 수난의 예언으로부터 시작하여 예수님의 체포까지를 다룬다. 전체적으로 고요하고 엄숙한 분위기로 진행된다.

1곡: 합창과 코랄이 대화 형식으로 번갈아 가면서 노래한다. 순수하고 맑은 어린이 합창단이 코랄 부분을연주하는 경우가 많은데, 천상의 소리로 가슴을 파고들어 어른들로만 합창을 연주할 때보다 훨씬 진한 감동을 준다. “오라, 딸들아 와서 나를 슬픔에서 구하라. 오, 무죄하신 하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서 죽이심을 당하시도다”

2-5곡: 수난과 예언- 복음사가에 의해 성경내용을 극적인 감정을 실어서 진행한다.

6-10곡: 베다니 마을의 향유를 붓는 여인 (10곡 알토 아리아-참회와 후회가-Buss und Reu)

11-12곡: 유다의 배반 (12곡 소프라노 아리아-피투성이가 되어라, 사랑하는 주의 마음이여!-Blute nur, du liebes Herz!) 13-19곡: 최후의 만찬 (16곡 코랄-그것은 나입니다. 지옥에서 손발을 묶이고 벌을 받아야 하는 것은 바로 나입니다. 채찍질도, 멍에도 당신께서 끝내 참아 견디신 그 모든 것이 나의 죄 많은 영혼이 짊어져야만 했던 것입니다.)

20-23곡: 감람산에서 (21곡 코랄-나를 지키소서. 당신의 성령은 나를 천상의 낙원으로 이끄셨나이다.)

24-31곡: 겟세마네동산 (24곡-고민하고 슬퍼하사-trauen und zu zagen-내 마음이 심히 고민하여죽게 되었으니 너희는 여기 머물러 나와 함께 깨어있으라)

32-35곡: 예수님의 체포 (35곡 코랄-오, 오, 사람들이여 그대들의 죄가 얼마나 큰가를 슬퍼하라. 그 죄때문에 그리스도께서 아버지의 품을 떠나 이 땅에 오셨음이라. 죽은 자에게 생명주시고 모든 병을 고치셨건만 이제는 희생의 때가 오고 말았다. 우리의 죄, 무거운 짐, 몸소 지시고 십자가에 매달리시도다.)

2부는 마태복음 26장 57절부터 27장 끝까지의성경본문으로 36곡부터 78곡까지이다.  예수님의 심문으로부터 예수님의 영원한 안식을 비는 매장까지의 내용으로 매우 드라마틱하게 진행된다.

36곡: 합창-예수님을 찾아다니는 시온의 딸들의 슬픈 독창과 합창

37-44곡: 가야바의 재판과 예수를 증오하는 군중의합창 (41곡 테너 아리아-참으리, 참으리-Geduld,Geduld)

45-48곡: 베드로의 부인 (47곡 알토아리아-불쌍히여기소서. 나의 하나님이여-Erbarme dich, mein Gott-불쌍히 여기소서 나의 하나님이여 내가 이렇게울고 있나이다. 당신 앞에서 아프게 통곡하는 내 이 심장과 이 눈을 보소서 하나님, 불쌍히 여기소서. ) 베드로가 예수님을 세 번이나 부인하고 부르는 아리아. 애를 끊는 듯 한 애절한 바이올린 독주와 함께 연주된다. 마태 수난곡에서 가장 유명한 슬픔의 알토아리아이다(유튜브에서 독일어 제목을 치면 알토 쥴리아 하마리(Julia Hamari)가 부르는 뛰어난 연주를들을 수 있다).

49-53곡: 유다의 비극적인 최후

54-63곡: 빌라도의 재판 (63곡 코랄-오 거룩하신 주님 그 상하신 머리-O Haupt, sonst Schongezieret-오 거룩하신 주님 그 상하신 머리 조롱과욕에 쌓여 가시관 쓰셨네 아침 해 처럼 밝던 주님의얼굴이 고통과 치욕으로 창백해 지셨네) 찬송가 145장 곡으로 지금도 고난 주간에 가장 많이 부르는 유명한 찬송가(코랄)이다. 마태 수난곡 전체를 통해 이코랄이 여러 번 나온다.

64-70곡: 고통스런 골고다 언덕과 십자가의 처형 (69곡 알토서창-아 골고다-Ach, Golgatha-아! 골고다, 저주 받은 골고다. 영광의 주께서 이곳에서 갖은 모욕 받으시고 돌아가셔야만 하다니) 바흐가 눈물을 흘리며 이 곡을 작곡할 때 아내 막달레나가 그 모습을 보았다.

71-73곡: 예수님의 죽음 (합창-이는 진실로 하나님의 아들이었도다-Wahrlich, dieser ist GottesSohn gewessen)

73-78곡: 매장 (78곡 합창-우리들은 눈물에 젖어 무릎 꿇고 주님을 부릅니다.)

 

마태 수난곡을 연주한 음반들은 매우 많으며 저마다 특색 있고 아름다운 연주를 들려준다. 그러나 종종 지휘자들이 과장되게 표현하거나 극적인면만을 강조해서 겉으로 웅장하고 요란하게 연주하여 본래 바흐의 의도를 훼손시키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바흐의 음악은 화려함만을 강조하기보다는 곡의 내용에 먼저 은혜를 받아 순수하고 경건하며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영혼의 노래를불러야 한다. 칼 리히터(Karl Richter)의 연주는바흐 음악의 영혼을 꿰뚫었다고 평가받는다. 완벽한 연습으로 엄숙함과 극적인 면을 적절히 배합하여 고통 받는 예수님께로 우리를 이끌어 준다. 필립 헤레베게(Phillippe Herreweghe)는바흐 시대의 악기를 그대로 사용하여(원전연주또는 정격연주라고 한다) 담백하고 순수하며 절제된 연주를 보여준다.

바흐는 그의 음악으로 몇 백 년에 걸쳐 킹덤 빌더의 삶을 살고 있다. 동서고금을 통해 마태 수난곡은 수를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에게 들려지고 있으며, 그 음악이 울려 퍼지는 곳마다 잠자는 영혼, 죽은 영혼이 깨어나고 있다. 바흐가그토록 간절히 원했던 대로, 그의 경건한 음악으로 인해 두려움과 참회로 떠는 영혼들이 하나님께로 돌아오며 하나님의 은혜가 함께하는 역사가일어나고 있다. 실제로 바흐의 음악은 치유의 능력이 있으며 음악을 듣는 중에 천사가 임하는 환상을 본 사람도 있다. 바흐는 음악을 통해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하나님의 메시지를 절절하게들려준다. 그래서 슈바이처 박사는 바흐의 음악을 제5복음서라고 말했다. 마태 수난곡이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하고 자주연주되지 못해 안타까워했을 안나 막달레나는 지금쯤 천국에서 바흐와 함께 얼마나 기뻐하고 있을까? 우리들도 하나님과 바흐의 합작품 마태 수난곡을 감상하면서 주님의 고난에 동참하고 찬란한 부활 주일을 맞이하게 되기를 소망한다.

 

하나님이 이르시되 그가 나를 사랑한즉 내가 그를 건지리라 그가 내 이름을 안즉 내가 그를 높이리라 시9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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