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목사칼럼 – 초대
윤현숙 목사
한해를 돌아보니 크고 작은 일들이 많이 있었는데, 가장 분주하게 했던 일은 5년 동안 머물던 HTM 센터를 이전하는 일이었다.
센터 이전을 위한 준비는 연초부터 시작되어 보라매공원 옆으로 이전하는 것을 결정하기까지 많은 수고의 땀을 흘렸다.
사역이 시작되면서부터 집회 장소를 놓고 기도할 때면 하나님께서는 미리부터 아주 선명하게 말씀해 주시고 예비해 주셨기 때문에,
이번에도 동일하게 하나님의 뜻을 물으면서 기대하는 마음으로 기다렸었다. 그런데 특별한 감동이 없었기 때문에 서울 시내와 경기도 주변까지
열심히 돌아다니면서 하나님의 뜻을 구하며 씨름했었다. 지리적 여건이나 건물을 보면 욕심이 날 만한 곳도 여러 곳 있었지만,
하나님께서 인도하시는 곳으로 가야하고, 무엇보다 선교단체로서 덕을 세워야 된다는 부담감을 갖고 부르심에 집중하면서 여기까지 왔다.
마침내 하나님께서는 신대방동으로 우리를 인도하셨다.
장소가 정해지기까지 고생이 막심했기 때문에 이제부터는 무리 없이 순적하게 진행될 줄 알았다.
그런데 예상 밖으로 첫 시작인 용도변경부터 문제가 생겼다. 용도변경이 되어야 공사가 시작될 텐데 될 듯하면서 안 되고,
두 달 넘게 지연되는 시간을 기도하면서 애를 태우며 기다렸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용도 변경이나 인허가 문제, 거기에다가 알박기 같은,
전에는 알지도 못할 뿐 아니라 관심도 없던 부분들까지 접하게 되었다. 여러 가지 일들을 겪으면서 처음에는 왜 이렇게 해결이 안 되는가 속이 타고
답답해하다가, 나중에는 우리가 혹시 잘못 결정한 것인가 하는 의심까지 드는 순간이 있었다. 그러다가 우리의 노력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로
잘 해결되고 나니까, 다시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대해 확신할 수 있었다. 얼마나 감사했는지 공사가 시작되기 전날 컴컴하고 먼지가 풀풀 나는
공사현장에 스텝들과 손잡고 둘러서서 예배를 드렸는데, “거룩한 땅에 우리 여기에 서 있네 주님 계신 이곳 거룩한 땅이라” 찬송을 부르는데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그동안 상담을 하면서 믿음으로 기도했는데도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의심하면서 힘들어하는 분들을 많이 만났는데,
그때마다 이때야말로 믿음을 보일 때라고 열변을 토했었건만, 막상 내 자신이 그런 상황이 되니까 조바심이 났다. 기다리는 것이 힘들고 의심도 들고
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자연스러운 일이겠지만, 순탄하게 일이 풀리지 않으면 하나님의 뜻이 아니기에 이런 일들이 생긴다고 생각하면서
불안해하는 경우들이 많이 있다. 그 이유는 우리에게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아서 바른 길을 잘 선택해야 된다는 부담감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이사야서 30장 20절을 보면 하나님께서는 불순종한 자녀들을 향하여 징계 중에 환란의 떡과 고생의 물을 주시는 분이시기도 하지만,
마땅히 걸어가야 될 길에서 멀어져 있고 방탕할 때도 언제나 함께하시는 분이심을 가르쳐주신다. 무엇보다도 늘 친절하게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시기 위해, 계속해서 음성을 들려주시며 인도해 주실 것을 약속하신다. 만일 그렇다면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순종하며 바른 길을 가고자하는
하나님의 자녀들은 얼마나 더 인도하시겠는가? 늘 깨어 있어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구하는 자들에게만 길을 예비하시는 하나님이라고
말씀하지 않으시고, 생명의 참된 길을 잃어버리고 헤매는 자들에게도 목자가 자기 양떼를 이끌어가듯이 깨우치시고 회복시켜 주신다.
21절에 보면 우리가 오른쪽으로 치우치든지 왼쪽으로 치우치든지 뒤에서 하나님의 음성이 들려 이것이 바른 길이니 이리로 가라 할 것이라고
말씀하시는데, 이 말씀이 나에게는 큰 위로가 되었다. 성경의 역사를 보면 구약 시대에는 하나님의 말씀과 선지자들을 통해 언약 백성을 인도하셨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보혜사 성령님을 보내주셔서 우리 안에 늘 함께 하시며 우리를 인도해 주신다.
센터를 이전하는 일뿐 아니라 우리 삶의 모든 여정 가운데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고 세밀하게 역사하시는데도, 이런 저런 일을 겪을 때마다
안정감을 누리지 못하고 불안해했던 시간들을 돌아보게 된다. 지금까지 하나님께서는 기가 막힌 방법으로 역사하시고 돌보셨음에도 불구하고,
주님의 뜻에서 벗어날까 긴장하며 속 태웠던 시간들을 뒤로 하고, 우리의 한계와 연약함을 뛰어넘어 지속적으로 도우시며 인도해 가실
하나님을 바라본다. 주님의 인도하심을 구하며 속 태우고 있는 동역자들에게도 하나님께서 인도해 가실 것에 대한 확신 가운데
안정감이 충만히 넘치기를 기도한다.
우리 삶의 모든 여정 가운데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고 세밀하게 역사하시는데도, 이런 저런 일을 겪을 때마다 안정감을 누리지 못하고 불안해했던 시간들을 돌아보게 된다. 지금까지 하나님께서는 기가 막힌 방법으로 역사하시고 돌보셨음에도 불구하고, 주님의 뜻에서 벗어날까 긴장하며 속 태웠던 시간들을 뒤로 하고, 우리의 한계와 연약함을 뛰어넘어 지속적으로 도우시며 인도해 가실 하나님을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