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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는 이렇게 기도하라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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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도문 새로보기

3장. 하나님나라의 관점에서 본 주기도문

 

8.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아버지께 영원히 있사옵나이다 아멘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아버지께 영원히 있사옵나이다 아멘) 마6:13

 

 

한글 개역성경에서는 주기도문의 마지막 송영부분인 이 구절을 괄호 안에 넣었다. 왜냐하면 많은 성경 번역자들과 주석학자들이 이 부분은 예수님께서 직접 가르쳐 주신 기도가 아니라 기도나 찬미가 끝난 후에 송영을 부르는 유대인의 관습에 따라 후대에 추가된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에 반하여 이 부분을 매우 중요시하는 입장도 있다. 왜냐하면 기도를 마친 후에 그 기도를 받으실 하나님에 대한 신앙 고백은 필수적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가 읽고 있는 한글 개역성경에는 없지만 일반적으로 이 구절 앞에 “대개”라는 말을 넣어서 주기도문을 암송하고 있다. “대개”라는 말의 본뜻은 왜냐하면(because)으로 번역될 수 있다. 주기도문의 첫 구절이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로부터 시작하여 마칠 때 이 모든 기도가 이루어지는 것은 “대개(왜냐하면)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아버지께 영원히 있기 때문입니다”라고 고백하며 마치게 되는 것이다. 주기도문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에게 찾아오신 아버지를 만남으로 시작해서 영원하신 우리 아버지께 영광을 돌려드리는 것으로 마치는 기도이다.

사실 개인적인 견해로는 이 구절은 주님께서 가르쳐 주신 기도에 대해 나의 전 존재가 반응할 수 있는 마지막 부분으로서 최고의 기도 구절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를 통해서 이루어질 “나라”는 “하나님의 통치가 이루어지는 나라”이고, “권세”는 “이 땅을 그의 나라로 만드는 권세”이며, “영광”은 “그 나라가 이루어짐으로 인하여 드러나는 영광”이 한순간도 중단됨 없이 “영원히” 아버지께 있다라고 하는 신앙 고백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고의 기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침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 자녀가 된 우리가, 이 고백은 진실하며 나를 통해서 그렇게 되도록 충실히 이행하겠다는 뜻의 히브리어 “아멘”으로 마감함으로써 하나님께 드릴 수 있는 내 모든 것을 드린 것이 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주기도문의 이 마지막 구절은 우리로 하여금 현실을 분명하게 그리고 정확하게 인식하게 하는 기도이다. 우리는 도래한 현재적 하나님나라에서(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자녀로 그의 나라를 이루어가고 있지만, 동시에 지금도 우리의 삶 가운데 환난과 시험과 고난이 있다. 왜냐하면 이 세상은 여전히 마귀가 통치하는 나라요 그의 권세가 역사하고 있고 그의 영광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제 이 세상의 나라(통치)와 권세와 영광이 아버지께 영원히 있습니다.’라고 고백하는 것이다. 이것은 예수님께서 “이렇게 기도하라”라고 하신 말씀에 대한 응답으로 “우리는 이 세상에 속해 있지 않으며, 분명히 이 세상과 다르게 살겠으며, 이 땅에 주의 통치가 이루어지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답하는 고백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마지막 구절은 현재적 하나님나라에서 우리가 어떤 마음의 태도로 어떻게 살아야 하겠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과 동시에, 주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으로 인해 이루어질 완전한 하나님나라를 믿으며 속히 오기를 청원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 마지막 구절은 우리의 정체성과 삶의 목적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그리고 이 세상의 주인이 누구이며 영원한 경배의 대상이 누구인지를, 마지막으로 무엇을 소망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다짐하는 내용인 것이다.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멸망으로 인도하는 문은 크고 그 길이 넓어 그리로 들어가는 자가 많고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은 좁고 길이 협착하여 찾는 자가 적음이라  마7:13-14

 

간음한 여인들아 세상과 벗된 것이 하나님과 원수 됨을 알지 못하느냐

그런즉 누구든지 세상과 벗이 되고자 하는 자는 스스로 하나님과 원수 되는 것이니라  약4:4

 

 

어렵고 험한 세상에서 바쁜 삶을 살아가면서 우리의 마음이 지치고 흔들릴 때마다 이 마지막 구절을 주님께 올려드림으로써 다시금 내가 지금 선 곳이 포로수용소 안인지 밖인지를 확인하게 되고, 내 자신이 누구인지 왜 사는지 그리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다시 한 번 점검하게 된다. 할렐루야!

 

9. 결론

주기도문은 기도하는 인간이 주체가 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체가 되시는 기도이다. 다른 말로 내 존재가 하나님께 무엇을 드리고 응답받는 기도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우리를 통해서 주의 뜻을 이루시도록 하는 기도이다. 따라서 주기도문이 그 당시 구약적 기도와는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단지 하나님의 율법을 지킴으로써 자신의 의로움을 나타내고 하나님의 축복을 바라는 기도가 아니라, 하나님의 자녀로서 이 땅에 주의 뜻을 이루어가겠다는 실제적 믿음을 나타냄과 더불어, 완성될 미래적 하나님나라를 소망하며 그때까지 영적 전쟁을 벌이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 기도는 제일 처음에 언급한 바와 같이 예수님께서 아버지께 드리는 기도였다. 따라서 이 기도는 우리의 책무나 하나님의 명령이 담긴 기도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우리와 하나님 아버지와의 관계를 통하여 주의 뜻이 이루어지는 것을 담고 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주기도문을 가르쳐 주신 이유는 교회 안에서 신앙생활을 잘하기 위해서 가르쳐 주신 것이 아니라, 이 땅에 하나님나라를 이루도록 하기 위해서 가르쳐 주신 것이다. 교회는 하나님나라가 아니다. 교회는 이 세상을 하나님나라로 만드는 전초기지이다. 교회 없는 하나님나라도 있을 수 없고, 하나님나라 없는 교회도 있을 수 없다. 따라서 주기도문은 교회 안에서 드리는 기도라기보다는 오히려 교회 밖, 우리의 가정, 일터, 삶터에서 드리는 기도가 되어야 한다. 그곳에서 함께 할 킹덤빌더를 찾고 그들과 함께 그 장소(영적 장소 및 물리적 장소)에 하나님의 영광이 임하시도록 하며, 자신들을 통하여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기도이다.

지금까지 연재한 내용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주기도문은 총 6개의 기도제목으로 나눌 수 있으며, 전반부 세 가지는 하나님과 관련된 기도이고 후반부 세 가지는 하나님의 자녀와 관련된 기도라고 볼 수 있다. 주기도문의 가장 큰 특징은 각각의 기도가 분리되고 독립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그중 하나의 기도만으로는 온전한 기도로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른 말로 주기도문은 전체 여섯 가지를 함께 해야지 그 중 한 가지를 빼버리거나 혹은 단지 한가지만을 가지고 기도한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하나님나라의 복음적 관점에서 볼 때 주기도문은 한마디로 “이미(already)”의 실현과 확장을, 그리고 “그러나 아직(but not yet)”의 청원을 나타내는 기도이다. 즉, 이미 현재 이 땅에 도래한 현재적 하나님나라에서 주의 말씀을 실현시키는 기도이며, 동시에 아직 시작되지 않은(주의 재림으로부터 이루어질) 미래적 하나님나라에서 주의 뜻이 온전하고 완전하게 이루어지도록 청원하는 기도라는 뜻이다.

지금도 우리와 이 땅은 흑암의 권세 아래 놓여 있기 때문에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 자녀 된 우리는 이 땅에 임하신 하나님의 통치 아래서, 그분의 뜻을 더 강력하게 이루고 땅 끝까지 하나님나라의 복음을 전해야 한다. 그 결과 예수님이 재림하신 후에 약속하신 미래적 하나님나라에서 영원한 삶을 누리게 될 것이다.

 

그 후에는 마지막이니 그가 모든 통치와 모든 권세와 능력을 멸하시고 나라를 아버지 하나님께 바칠 때라  고전15:24

 

 

일곱째 천사가 나팔을 불매 하늘에 큰 음성들이 나서 이르되 세상 나라가 우리 주와 그의 그리스도의 나라가 되어

그가 세세토록 왕노릇 하시리로다 하니  계11:15

 

 

또 내가 새 하늘과 새 땅을 보니 처음 하늘과 처음 땅이 없어졌고 바다도 다시 있지 않더라  계21:1

 

 

내가 들으니 보좌에서 큰 음성이 나서 이르되 보라 하나님의 장막이 사람들과 함께 있으매 하나님이 그들과 함께 계시리니

그들은 하나님의 백성이 되고 하나님은 친히 그들과 함께 계셔서 모든 눈물을 그 눈에서 닦아 주시니 다시는 사망이 없고

애통하는 것이나 곡하는 것이나 아픈 것이 다시 있지 아니하리니 처음 것들이 다 지나갔음이러라  계21:3-4

 

 

이같이 하면 우리 주 곧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영원한 나라에 들어감을 넉넉히 너희에게 주시리라  벧후1:11

 

 

주기도문에 대한 하나님나라 관점에서의 해석은 이번 호로 끝이 나지만, 다음 호부터는 주기도문을 그대로 외우고 암송하는 것이 아니라 주기도문과 같이 기도하는 것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 물론 공적인 모임에서는 한 목소리로 함께 주기도문을 암송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 기도가 정말로 중요한 것은 우리의 평범한 일상생활에서 매일 주의 뜻을 나타내기 위해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핵심을 잘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