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살 아이 <킹덤빌더>로 양육하기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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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교육
여섯 살 아이 < 킹덤빌더 >로 양육하기 4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플루트 부수석 6살 주안이의 엄마 신주연
말씀을 심어줄 수 있는 좋은 방법 두 가지는 성경읽기와 말씀암송입니다. 어릴 때는 인물이나 사건 위주로 쉽게 풀어서 쓴 성경을 많이 읽어줍니다. 온갖 동물이 나오는 에덴동산, 노아의 방주, 일곱 색깔 무지개, 물고기 뱃속의 요나, 다윗과 골리앗 이야기들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단골메뉴입니다. 순전히 제 생각이지만 아이들도 성경을 쉽고 재밌게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하나님께서 숨겨놓으신 선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성경 이야기를 통해 끊임없이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아이가 어떤 존재인지 알려주세요. 어릴 적 저는 잘못하면 벌주시고 죽이시기도 하는 구약의 하나님이 너무 무서웠습니다. 은연중 내가 잘못하면 심판받고 벌 받는다는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제 아들도 홍해에 수장된 이집트 군사들 이야기를 읽고 하나님이 빠트리신 것이냐고 몇 번을 물어보더니 충격을 받았습니다. 어른인 우리도 하나님 자녀의 정체성을 제대로 알지 못해 얼마나 많은 말씀을 잘못 이해하고, 내가 누구인지 모른 채 하나님을 오해하고 마귀에게 속아왔습니까? 아이들에게 구약을 읽어줄 때는 우리의 위치를 정확히 알려주고 새 언약의 관점에서 알려줘야 합니다. 예수님 오시기 전 이야기인지 후의 이야기인지 알려주세요. 아이가 더 크면 정보나 지식을 전달해주는 이야기만으로는 부족함을 느끼게 됩니다. 그럴 때쯤 어른들이 보는 성경으로 영이고 생명이신 말씀을 암송시켜주세요
그러나 너는 배우고 확신한 일에 거하라 네가 누구에게서 배운 것을 알며 또 어려서부터 성경을 알았나니
성경은 능히 너로 하여금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에 이르는 지혜가 있게 하느니라 딤후3:14-15
아이에게 어떻게 하면 말씀을 심어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올해 초 교회에서 하는 말씀암송학교를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일단 들여보내기만 하면 성경 몇 장쯤은 줄줄이 외우게 만들어 줄 것이라는 기대는 제 착각이었음이 곧 드러났습니다. 암송학교의 실체(?)는 정해진 분량(10주간 100구절)을 엄마가 먼저 외우기 시작해서 집에서 매일 아이와 함께 암송하는 것이었습니다. 암기는 워낙 소질이 없고 주일학교 수련회 때마다 요절을 못 외워서 매번 꼴찌로 밥 먹었던 저였기에 평생 암송은 절대 못한다고 생각해왔었는데 된통 걸린 기분이랄까요. 어쨌든 울며 겨자 먹기로 시작했지만 돌아보니 말씀암송으로 많은 은혜를 누렸던 한 해였습니다.
아이를 위해서 암송한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암송을 하면서 은혜 받는 것은 엄마 자신라고 많은 어머니들이 고백합니다. 암송의 가장 큰 유익은 언제 어디서나 말씀을 묵상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말씀을 잘 외우는 왕도는 없고 반복만이 방법인데, 반복하다 보면 입에 붙고 그러다 보면 말씀을 중얼거리게 되고 자연스레 하나님을 떠올리는 시간이 많아지게 됩니다. 그야말로 길을 갈 때든지 누워있을 때든지 일어날 때에든지 주야로 묵상하는 것이 무엇인지 경험하게 됩니다.
오늘 내가 네게 명하는 이 말씀을 너는 마음에 새기고 네 자녀에게 부지런히 가르치며 집에 앉았을 때에든지
길을 갈 때에든지 누워있을 때에든지 일어날 때에든지 이 말씀을 강론할 것이며 신6:6-7
복 있는 사람은 악인의 꾀를 좇지 아니하며 죄인의 길에 서지 아니하며 오만한 자의 자리에 앉지 아니하고
오직 여호와의 율법을 즐거워하여 그 율법을 주야로 묵상하는 자로다 시1:1-2
‘묵상’이라는 단어의 히브리어 어원이 ‘하가’라고 하는데, 이것은 ‘소리를 내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말의 묵상처럼 조용히 마음속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소리를 내어서 입으로 선포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암송할 때 소리 내서 선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입을 떼서 선포하는 것을 사단이 얼마나 싫어하는지 기도와 찬양할 때 종종 느끼는데, 말씀선포도 마찬가지입니다. 조금만 해도 목이 아프고 힘들게 느껴지고 자꾸 입을 닫고 속으로 하고 싶은 날일수록 크게 반복해서 외치면 돌파가 일어납니다. 손 장로님께서 집회 때 함성을 지르라, 일어나라, 입을 열어 기도하라고 하실 때가 많은데, 하기 싫어도 행동할 때 마귀가 떠나가고 돌파가 일어나는 것을 많이 보아왔습니다. 아이들도 똑같습니다. 유난히 몸을 꼬고 하기 싫어하고 힘들다고 하고 이 핑계 저 핑계 다 댈 땐, 일어나서 신나게 크게 외치며 힘차게 리듬감 있게 암송하면 아이들에게도 새롭게 돌파가 일어납니다.
말씀암송을 통해 받은 가장 큰 은혜는 그동안 체험하고 경험하고 듣고 배우고 훈련했던 것들을 말씀이 하나로 꿰어준다는 것이었습니다. 단순한 문자를 암기한 것이 아니라 살아서 꿈틀거리는 말씀을 삼킨 것처럼, 이미 내 안에 진리의 영으로 계신 성령님께서 말씀을 새롭게 조명해 주시고 그 말씀이 나와 아이를 새롭게 이끌어 가심을 느꼈습니다. 그동안은 책을 읽다가 말씀이 인용되어 있어도 쓰윽 훑어보고 ‘아 이 말씀’ 하고 넘어갔었습니다. ‘교회생활이 몇 년인데 척하면 척이지’ 하며 이미 아는 말씀이라고 넘겨왔던 교만을 회개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살았고 운동력이 있어 좌우에 날선 어떤 검보다도 예리하여
혼과 영과 및 관절과 골수를 찔러 쪼개기까지 하며 또 마음의 생각과 뜻을 감찰하나니 히4:12
한번은 아들과 요한복음 4:23-24을 암송하는데 “어? 이거 아빠 찬양이네요. 하나님을 예배하는 자들은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하라~~”하더니, “엄마! 저는 지금 찬양하며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중이에요.” 하며 신나게 찬양을 했습니다. 말씀을 선포하는 것이 곧 찬양이고 경배라는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암송을 하면 말씀을 깊이 묵상할 수 있게 되고, 아이와도 더 많은 하나님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됩니다. 또 말씀과 말씀이 연결되기도 하고 필요한 순간에 성령님께서 말씀을 떠올려주시기도 합니다. 한번은 암송학교에서 마태복음 7장을 암송하고 좁은 문 체험을 하고 와서는 아이가 “엄마! 넓은 문엔 맛있는 것도 많았어요. 그런데 거긴 악인들의 길이에요.” 했습니다. 마태복음과 시편 1편에 악인들의 길이 연결되어 떠올려졌나봅니다. 아이도 처음에는 단순히 따라하다 점점 깊은 질문을 하는 것을 보면 아이 안에서도 생명이신 말씀이 역사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말씀과 찬양, 기도가 삶으로 연결되는 것을 보면서 눈에 보이지 않아도 아이의 영·혼·육도 말씀으로 새롭게 연결되어지고 있음을 점점 확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수많은 유익과 은혜를 경험했음에도 아이와 말씀을 암송하는 것은 처음부터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쉽지 않습니다. 사실 아이들이 어른보다 암송을 더 잘합니다. 평소에 엄마가 중얼거리는 말씀을 몇 번만 들어도 금방 외워버리죠. 그러니 암송하자 예배드리자 했을 때 “네~” 하고 달려와 준다면야 얼마나 좋겠습니까만은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일단 앉으라고 실랑이 하다가 화가 슬슬 올라와서 강압적으로 얘기하다가 목소리가 커졌고 결국 아들이 울어버린 적도 있었습니다. <사랑장> 암송시키려다 화내고 울고 하는 것은 정말 아닌데 말입니다. 하나님께서 “너 도대체 무엇 때문에 그렇게 열심히 암송시키냐?”고 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뭐든지 너무 열심히 하는 것이 함정일 때가 많습니다. 솔직히 다른 아이들 다 외워오는데 혼자 못 외워갈까봐 조급한 마음도 있었죠. 다른 사교육 안 시키고 나 말씀교육 시킬 꺼다 큰 소리 쳤는데, 이거라도 제대로 해야지 라는또 다른 불안과 욕심이 도사리고 있었습니다. 내 욕심을 하나님 뜻대로 키운다는 그럴듯한 명목으로 포장하는 것은 아닌지 끊임없는 제 마음을 보게 하십니다.
아이를 처음 낳고나서 세상에 이렇게 어렵고도 중요한 일을 왜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나 황당하기도 했고, 하나님은 어째서 이 세상도 하나님의 자녀들도 우리의 손에 맡기시는 모험을 하시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었습니다. 하지만 우리 안에 계신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를 통해 그분의 일을 직접 하시도록 내어드린다면, 그것은 더 이상 모험이 아닌 가장 확실하고 놀라운 일일 것입니다.
2015년 한해 저와 같이 끊임없이 시행착오를 겪으셨던 모든 킹덤빌더 부모님들을 축복하고 사랑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름답게 우리 자녀들을 세우시고 사용하시는 주의 은혜에 감사합니다. 새해에는 여러분의 가정을 통하여 하나님이 더 드러나시는 한해가 되시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