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GDOM LIFE &
힐링시네마
머니볼
작가 이애경
“우리가 인생 속에서 치러 온 경기에 대해 어쩌면 우리는 이렇게도 모르고 있는지…”
인생은 마라톤에 비유되곤 한다. 삶을 살아가는 일이 길고, 긴 시간을 완주해야하는 마라톤 경기와 닮아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며 이렇게 긴 경기를 펼친다. 순간순간에 치러내는 작은 경기도 있지만, 감당하기 어려운 큰 경기들도 인생의 지점 곳곳에서 치러진다. 어떤 경기는 패하기도 하고, 어떤 경기는 승리하기도 하고, 어떤 경기는 무승부로 끝나기도 한다. 패배와 승리도 의미가 있지만, 어떤 경기를 치르며 얼마나 성장했는지, 우리가 치르고 있는 경기를 얼마나 잘 인식하고 있는지도 너무나 중요하다. 미국 메이저리그 스카우터인 “빌리 빈”의 실화를 담은 이 영화는, 야구를 소재로 했지만 우리 모두가 겪고 있는 인생이라는 경기에 대해 다각적이고 밀도 있게 그려내고 있어, 삶에 치이거나 목적을 잃은 사람들에게 많은 깨달음을 갖게 해준다.
메이저리그 꼴찌 구단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는 가난한 구단으로, 최저 예산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야구팀이다. 부족한 예산 안에서 선수들을 구성하고 뭔가 조금 해보려고 하면 날름 좋은 선수들을 빼앗아가는 부자 구단들 때문에, 언제나 하위권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다. 가난한 구단과 능력이 뛰어나지 않은 선수들. 구단주도, 선수들도, 야구 전문가들도 애슬레틱스 팀이 야구를 잘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애슬레틱스 구단의 단장인 “빌리 빈”(브래드 피트)에게 이런 상황은 참을 수 없는 승부욕을 발동시킨다. 그는 자기 선수들을 돈으로 사가는 부자 구단들의 횡포가 끊이지 않자, 남들과는 다른 방법을 써서 경기에 승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는 우연한 기회에 자신을 도와 일해 줄 수 있는 야구 데이터 분석가인 피터를 만나고, 그를 통해 저비용 고효율을 기본으로 하는 ‘머니볼 이론’이라는 것을 접하게 된다. 그것은 모든 것을 숫자로 분석해서 그 수치를 자기들의 방식으로 해석하는 것. 기존의 선수 선발 방식과는 달리 경기 데이터를 분석하고, 무엇보다도 출루율을 가장 우선적으로 생각해 그것에 맞게 선수들을 다시 팀으로 짜보는 것이었다.
특히 다른 구단이 모두 원하는 비싼 야구선수를 팀으로 끌어오는 것이 아니라, 뭔가 문제 있는 선수로 낙인찍혀 있거나 저평가되어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지 않은, 몸값이 싼 선수들을 끌어 모으자는 전략이었다. 그가 받아들인 새로운 이론에 따라 사생활이 문제인 선수, 부상을 입어 손목을 잘 쓰지 못하는 선수, 37세 고령 선수 등이 팀에 합류한다. 물론 온 미국 메이저리그는 빌리 빈의 선수 영입에 대해 손가락질을 했다.
사람들의 예상대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는 부진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다. 패배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야구 관계자들은 당연한 결과라고 입을 모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팀 감독은 1루수로 새로 영입한 해티버그를 1루에 세우자는 빈의 이야기를 청종하지 않고 계속해서 자기 고집을 피운다. 감독과 빈 단장의 의견차도 더욱 커지고 불화는 더욱 심화된다.
그러던 어느 날, 빈 단장은 해티버그를 1루수로 경기에 내보내기 위해, 1루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선수를 구단에서 내보내기로 결정한다. 해티버그는 얼떨결에 1루수가 되고, 빌은 선수들을 만나 그들이 각자 해야 할 일들을 알려주고 팀의 화합을 다지려고 애쓴다. 그렇게 조금씩 서로가 변화하려고 애쓰는 사이, 경기에서 애슬레틱스가 이기기 시작한다. 그리고 연승으로 9승을 올리며 뉴욕 양키스가 세운 연승 기록을 깨는가 싶더니, 꼴찌였던 이 구단이 16승, 17승을 달성하며 이제는 연속 20승의 신기록을 향해 달려간다. 야구계에서는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환호하며, 기적 같은 승리에 한껏 고무된다.
문제를 푸는 열쇠, 경험에서 나온 지혜? 새로운 도전?
타에코를 찾기 위해 바닷가 시골 마을을 찾아온 제자가‘사색하기가 최고인 곳’이라고 극찬한 이 마을은 어떻게 보면 심심한 물맛 같은 맛이 느껴지는 곳이다. 작은 마을과 바다가 전부. 아무것도 없기에 사색하기에는 제격이지만 도시 사람들에게는 꽤나 지루하고 심심한 장소일수 있기 때문이다.
지암비라는 걸출한 스포츠 스타를 빼앗긴 애슬레틱스팀 스카우터들은 그 자리를 대신할 선수를 고르는데 많은 고민을 한다. 예산은 한정되어 있고, 한정된 예산에서 데려올 수 있는 선수 또한 제한되어 있는 상황. 모두들 자기들의 경험과 지혜에 기초하여 후임 선수들을 물색하고 있다. 그러나 단장인 빌리 빈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다른 사람들이 다 원하는 선수들을 데려온다는 것은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이라고 못을 박았다. 그리고 생각의 관점을 바꾸는 중요한 이야기를 한다. 모두들 선수를 사는데 혈안이 되어있지만, 중요한 것은 선수가 아니라 승리를 사야한다는 것이고, 승리하려면 득점할 선수를 사야한다는 이론이었다.
그러나 홈런, 타율이 높은 타자보다 출루율이 높은 타자가 득점 기여가 높다고 판단하는 방식인 <머니 볼(Moneyball)> 이론은 태생부터가 인정받기 순탄하지 않은 이론이었다. 머니볼 이론을 만들어낸 제임스라는 인물이 캔을 만드는 공장의 경비원이었기 때문이다. 야구를 한 번도 해보지 않은 공장 경비원의 이론을, 시스템 속에 자리 잡고 있는 사람들이 귀를 기울여줄 이유가 전혀 없었다. 새로운 도전은 언제나 기존의 관습에 부딪힌다. 빈 단장은 지암비 선수를 대신할 새로운 선수를 찾을 게 아니라, 몇 명을 합해서 지암비 선수의 출루율과 같게 만들어내면 된다고 설명하고 그것을 관철해낸다. 반대는 극심했지만 탁월한 안목과 결단력으로 빈 단장은 그 이론이 맞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시작한다.
흥미로운 가능성을 원한다면 무언가를 내려놓아야 한다
“쟈니 데이먼을 내보내는 게 맞는다고 생각해요. 그러면 모든 흥미로운 가능성이 열리니까요.”
쟈니 데이먼은 애슬레틱스가 소유하고 있는 팀의 간판스타로 좋은 선수였다. 그러나 빌리 빈은 그를 움켜잡지 않고 내보내기로 결정한다. 선수들을 뺏기고 있는 시점에서 빌리 빈의 판단은 정확했다. (물론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야구 전문가적인 관점에서 보면 다른 의견도 있겠지만, 영화는 논픽션을 가미한 픽션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들이 선수들을 놓아주고 나면 다른 가능성들이 열린다는 것을 그가 인식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빌리 빈 단장과 그의 조력자인 피터 부단장은 쟈니 데이먼을 내보내고 열리는 흥미로운 가능성들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하자 새로운 가능성들이 열렸다. 물론 승리가 보장되는 가능성은 아니었지만, 시도해보고 도전해볼 만한 것들이었다.
안전성을 추구하고 모험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무모한 도전이었지만, 그렇기 때문에 기회이기도 했다. 빌리 빈은 객관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신이 맞는다고 생각하는 일을 밀어붙였고, 그것이 비록 기존의 관습과는 반대의 길을 가는 것이라 할지라도 용기 있게 도전했다. 그리고 그 시도는 실패에 실패를 거쳐 결국 성공에 이르게 되었다.
자기의 한계와 부딪혀 이겨내다
주인공인 빌리 빈에게는 큰 상처가 있었다. 그것은 그가 고등학교 때 장래가 촉망받는 야구선수였으며, 공격과 수비에 능한데다가 외모도 출중해 각 프로구단에서 앞 다투어 그를 데려가려고 거액의 스카우트 비용을 제시하기도 한 과거가 있다는 것이다. 대학교로 진학할지 프로구단에 입단할지를 고민하던 그는 ‘돈’을 택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제대로 실력 한 번 내보이지 못한 그는 이 구단 저 구단을 떠돌아다니다가 결국 선수 생활을 마감하고 말았다.
거액의 스카우트비와 연봉을 받는 선수가 좋은 선수가 아니라는 것을 자신의선수 생활을 통해 참담하게 깨달은 빌리 빈은, 그래서 더 쉽게 기존의 틀을 깨고 머니볼 이론을 대입할 수 있었다. 그렇게 영입한 선수 중 하나가 바로 해티버그라는 선수다. 해티버그는 손목 부상 때문에 언제나 주눅이 들어있었다. 그가 가장 두려워했던 것은 공이 자기에게 오는 것. 1루수로 지목되어 경기에 선발되었을 때 좌절하는 그의 모습에서, 그가 얼마나 공을 잡는 것을 두려워하는지가 엿보인다.
그것은 어쩌면, 아예 공 자체가 자기에게 다가오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었을 수도 있다. 해티버그는 볼넷으로 출루하는 출루율이 높은 선수였기 때문이다. 포볼로 출루한다는 것은 방망이를 잘 휘두르지 않는다는 것이고, 그것은 타자로서 승부를 걸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한 해티버그의 야구 일생에 가장 큰 위기가 왔다. 그것은 연속 20승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경기에서, 처음에 11:0으로 이기다가 11:11까지 상대팀이 바짝 쫓아온 긴박한 상황에 대타로 나서게 되었다는 것이다. 어떻게 해서라도 1점을 득점을 해야 하는 상황인데, 포볼로 잘 걸러지는 선수를 기용한다는 것은 아이러니일 수도 있다. 그러나 감독은 무슨 마음을 먹었는지 그를 기용한다. 그리고 스트레스와 긴장감 속에서, 해티버그는 자기 자신의 한계와 정면으로 승부를 한다. 날아오는 볼, 적막감, 그리고 경쾌한 방망이 소리, 그는 홈런을 때리며 자기와의 싸움에서 승리하며, 경기를 승리로 종료시킨다.
버려진 사람들의 재활용
어쩌면 우리들 대부분은 버려진 선수들처럼, 감독이 불러주길 기다리며 벤치에 앉아있는 선수들처럼 인생을 살아가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잘못 판단을 하고, 죄를 짓고, 상처를 받고, 불신이 생겨 뭔가 불완전한 상태로 그저 그런 삶을 영위하고 있는 사람인 상태로 말이다.
빈 단장은 새로운 시각으로 선수들을 평가해 그들을 다시 현장으로 불러들였다. 덕분에 야구계에서 은퇴해야할 나이의 선수, 부상으로 제대로 손목을 쓰지 못하는 선수들이 다시 야구를 할 수 있게 되었다. 해티버그에게 계약하자며 빈 단장이 계약서를 주고 돌아가자, 조용히 부엌에 있던 부인과 아이, 셋이 포옹하는 장면은 감동적이다. 아무도 불러주지 않고, 써주지 않는 사람에게 기회를 준다는 것은 기회 이상의 것을 의미한다.
죄에 둘러싸여 죽음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었던 우리들에게 주님이 구원의 손길을 내미셨다. 어쩌면 파산 직전의 나에게 그분이 내미신 손이고, 모든 희망이 사라지고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져있던 우리에게 비친 한줄기 빛과도 같았다. 우리들은 모두 어떤 의미에서 재활용되는 선수들이다. 우리들이 이 땅에 머무는 목적은 점수를 내고 승리하는 것. 한 영혼이라도 더 구하고 사단의 손에서 건져와 승리시키는 것이다.
걱정을 버리고 쇼를 즐겨라
이혼남인 빌리 빈은 가끔씩 딸을 만나며 아빠로서 역할을 한다. 기타를 사주고 시간을 보내면서 딸에게 좋은 아빠가 되려고 하는데, 오히려 딸이 그를 위로하고 삶의 메시지들을 전하기도 한다. 딸에게 기타를 사주기 위해 들른 악기점에서, 딸은 남 앞에서 노래하는 게 너무 싫다면서도 아빠에게 이런 노래를 들려준다.
“난 잠시 중간에 멈춰선 것뿐이에요. 인생은 미로 같고, 사랑은 수수께끼 같죠.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겠어요. 혼자서는 할 수 없죠. 시도도 해봤어요. 속도를 줄이고, 멈춰요. 왜냐면 그건 내가 아닌 다른 거니까요. 내 안에 있는 두려움을 남에게 보이기 싫어요. 인생도 너무 어려워요. 하지만 걱정을 버리고 그냥 쇼를 즐기기로 해요.”
이 노래는 빌리 빈이 20승 연승이라는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고 난 뒤에도 마지막 경기에서 패함으로, 모든 승리가 가치가 없다고 여기는 데서 다시 등장한다. 너무 열심히 달려왔고, 아무것도 없던 가난한 구단을 이렇게까지 멋지게 이끈 아빠의 능력과 노력의 결과에 대한 딸의 응원은 그의 마음을 움직인다.
조력자인 피터 또한 제레미 브라운이라는 선수의 경기 비디오를 보여주면서, 그가 치러낸 경기가 얼마나 의미가 있었는지를 알려준다. 제레미 브라운은 100킬로그램이 넘는 거구로, 몸이 무거운 그는 2루로 가는 것을 두려워하는 선수였다. 그러던 어느 경기에서 그는 평소에 하던 틀을 깨고, 공을 때린 뒤 1루를 넘어 2루로 달린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1루를 밟고 커브를 돌면서 넘어지고 만다. ‘2루로 절대 가지 않는다’는 그의 악몽은 되살아나고, 그는 몸을 날려 1루 베이스를 손으로 터치한다. 마구 웃어대는 관중들. 그들은 그의 뒤뚱거리다가 넘어진 모습을 보고 웃은 것이 아니었다. 제레미 브라운이 홈런을 쳐놓고도 그걸 모르고 ‘아웃’되지 않기 위해 원래 하던 대로 몸과 마음을 1루에서 멈춰버렸기 때문이었다.
이쯤 되면 영화 도입부에 나온 미키 맨튼의 이야기 “우리가 인생 속에서 치러 온 경기에 대해 어쩌면 우리는 이렇게도 모르고 있는지…”라는 말이 더욱 이해가 된다. 우리는 자기 자신이 인생을 살면서 펼쳐온 경기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실패했던 일, 동점을 이뤘던 일, 성공했던 일 등 수많은 인생이라는 경기 속에서 우리는 많은 것들을 배우고, 깨닫고, 또 자라났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크고 작은 결과물들을 만들어냈고, 지금의 나, 지금의 내 모습은 수많은 경기들이 이뤄낸 결과물이다.
또한 어떤 면에서 우리는 홈런을 쳤는데도 1루에 발을 딛고 나가지 않고 서있는 모습일 때도 있다. 예수님이 우리를 피로 사셨고, 구원을 이루셨다. 펜스 너머로 깔끔하게 공은 날아갔다. 이제 우리가 할 일은 1루의 한계를 넘어 2루를 향해 달리다가 ‘자기 악몽’에 사로잡혀 1루로 돌아오지 않는 일이다. ‘나는 할 수 없다’고, ‘이 이상을 해본 적이 없다’고 1루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이미 넘어간 홈런 볼을 즐기며 홈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넘어지거나 뒤뚱거리거나 미끄러지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이미 홈런을 쳤다는 사실이다.
머리를 명쾌하게 해주는 영화 속 야구 대사
“이 안에서 양키스에게 질 계획을 짜면,밖에서도 양키스에게 질 수 밖에 없어.” 이길 수 있는 계획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 이길 계획을 짜놓아야 실전에서도이길 수 있는 확률이 많다. 성공할 계획을 짜놓고, 최선을 다하고 난 뒤 은혜를구해야 한다. 준비도 대충하고, 열심도없는 채로 은혜만 구하는 것은 미련한일이다.
“야구에는 때로 도루, 희생 번트도 필요하다.”
팀을 위해서는 도루를 해야 할 때도 있고, 희생 번트를 해야 할 때도 있다. 안타를 치고, 홈런을 치는 것만이 내가 할수 있는 전부는 아니다. 예수님의 몸된교회로서 지체들의 역할은 다양하다. 어떤 때는 빛나는 일을 담당하기도 하지만, 어떤 때는 남이 빛나도록 도와주는 일도 하게 된다. 모든 일이 귀하다.
“내 쪽으로 공이 굴러오는 게 가장 두려워요.”
1루수로 뛰게 된 해티버그의 진솔한 속마음. 나에게 공이 굴러오는 걸 두려워한다면, 역설적으로 내가 두려워하기 때문에 하나님이 나를 그 자리에 놓으셨을 가능성이 많다. 인생은 도전과 극복이다. 나는 할 수 없지만 그분은 하시기에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
“오래된 틀을 깨려면 아픔이 필요하지.”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은 머니볼이라는 이론 때문에 야구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고 느꼈다. 그들의 익숙해진 방법을 벗고 삶의 방식을 바꾸는 것이 두려웠던 것이다. 습성과 관습을 깨는 것은 어렵다. 충돌도 많이 생긴다. 하지만 그것에서 얻어지는 놀랄만한 기쁨도 분명 존재한다.
“겉은 초라할지 몰라도 우리는 승리의 팀이다. 그러니까 승리자답게 싸워라.”
가난한 구단의 가난한 선수들은 스스로 ‘별 볼 일 없는 선수’라는 이름표를 달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몸값이 자신의 가치를 알려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빌리 빈은 그들에게 승리자라는 타이틀을 달아주었다. 말에는 힘이 있다. 그리고 그 말이 현실로 나타났다.
“누구나 때가 되면 애들 게임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게 언제인가는 알 수가 없다. 누구는 18살, 누구는 40살. 하지만 언젠가 때가 온다.”
아마추어 경기가 있고, 프로의 경기가 있다. 누구에게나 인생에서 아마추어의 게임에서 벗어나는 때가 온다. 언젠가는 때가 온다는 것을 명심하고 준비하고 있어야한다. 아마추어가 프로의 경기에서 뛸 수도 없지만, 프로가 아마추어 경기에서 뛰어서도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