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GDOM LIFE &
미디어
사람의 입술에 의지하지 말라
사진 작가 / 헤븐리터치 미디어팀장 주명규
우리는 하나님을 더 알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그래서 아침마다 QT를 하기도 한다. 또 유명 목사님들이 아침마다 올리시는 SNS 메시지를 꼬박꼬박 챙겨 읽는다. 그리고 신앙서적을 통해 내가 경험하지 못한 하나님을 만나고 성경에 관한 지식과 정보를 얻는다. 기독교 TV를 틀고 전국의 목사님들의 설교와 강연을 듣고, 인터넷에 들어가 전 세계의 설교자들의 설교를 듣는다. 이렇게 말씀의 홍수속에 살고 있지만 그런데도 여전히 무엇인가가 부족하여 더 많은 것을 열심히 쫓고 있다. 그렇게 많은 콘텐츠로 우리를 채우지만 우리는 여전히 자아가 변하지 않고 늘 옛 자아에 묶여 힘들어한다. 왜그럴까? 우리의 신앙이 미디어 콘텐츠에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몇 해 전 손양원 목사 순교기념관에 갔다가 손 목사님이 친필로 쓰신 설교집을 본적이 있다. 빽빽하게 손 글씨로 쓴 노트가 수백 권 있었고 한 권 한 권마다 목사님의 하나님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 가득담겨 있었다. 오늘날 같이 많은 신앙관련 콘텐츠를 손쉽게 얻을 수 없었던 그 시절에는 오직 말씀과성령님의 인도하심에만 의지했을 것이다. 손 목사님은 친아들을 죽인 자를 양아들로 삼았고 한센병환자 등 병들고 어려운 자들을 돌보셨다. 그리고 순교하기까지 순종했던 그 분의 놀라운 신앙의 성장에는 오늘날 같이 많은 콘텐츠가 필요하지 않았다. 말씀과 성령님으로부터 부어지는 지혜와 계시로 충분 했을 것이다.
기독교 신앙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하나님과 나와의 관계를 올바르게 인식하는 것이다. 바로내가 하나님의 자녀임을 직접 깨닫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 일은 내가 하나님을 직접 만날 때에만 제대로 일어날 수 있다. 그런데 오늘날같이 지나치게 미디어에 의존하는 신앙생활을 하기 쉬운시대에는 우리의 신앙이 자칫 잘 못하면 내가 직접 만난 하나님이 아닌, 설교자 또는 저자가 만난 하나님과의 간접적인 만남에서 그칠 수도 있다는생각을 해 볼 필요가 있다. 목회자들이 성경을해석하고 풀어 놓은 설교, 어려움을 이겨내고 하나님의 은혜로 바로 선 간증집, 우리가 알지 못하는 하나님의 진리를 쉽게 풀어놓은 서적들은우리의 신앙 여정에서 마치 영양제와 같은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런 콘텐츠들을 통해 우리 신앙이 성숙해지기도 하고 믿음의 돌파를 경험하기도 한다. 또 이런 콘텐츠들이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우리 손에 들어오게 되고, 그로 인해 나를 향한 하나님의 말씀이 깨달아지고, 꼭 필요했던 메시지가 나에게‘레마’로 풀어지는 경험을 많은 분들이 하셨을 것이다. 마치 우리가 하나님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도와주는 마중물 같은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좋다고 하는 설교라고 하더라도, 또는 당대 최고의 인기작가가 쓴 베스트셀러 라고 하더라도, 설교자나 저자가 성령님께서 풀어주시는 계시를 바탕으로 성경의 말씀을 풀어가고 있는 것인지 점검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왜냐하면 어떤 설교나 서적들은하나님께서 이 땅을 향해 말씀하고자 하시는 것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한 일과 생각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자기자랑과 자기 의를 내세우는 콘텐츠도 적지 않다.아무리 성경의 내용을 다루고 있고, 놀라운 간증을 싣고 있더라도 그런 콘텐츠 안에는 하나님이 계시지 않는다. 그것들이 사람이 받을 영광을 위한 도구로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구하는 자들의 콘텐츠 안에만 하나님의의가 나타나고 생명이 나타난다.
성령님께 의지하여 예수님을 증거하는 좋은 콘텐츠만을 활용한다고 하더라도, 그러나 여전히우리가 말씀을 통해 직접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훈련은 반드시 필요하다. 왜냐하면 하나님과 나와의 관계는, 아무리 탁월한 믿음의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그 사람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형성 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반드시 “직접”예수님을 만나야 한다. 아무리 훌륭한 콘텐츠가 내 머리 속에 가득하다고 할지라도, 내가 직접 예수님을 만나기 전에는 그것은 믿어지는 것이 아니라 아는 것에 그칠 가능성이 많고, 그럴때는 우리 안에 예수님의 믿음이 있을 수 없고, 하나님나라의 삶을 경험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너희가 성경에서 영생을 얻는 줄 생각하고 성경을 상고 하거니와 이 성경이 곧 내게 대하여 증거하는 것이로다
그러나 너희가 영생을 얻기 위하여 내게 오기를 원하지 아니하는도다 요5:39-40
성령님께서 주시는 말씀을 기도나 성경말씀을 통해서 들으려고 하는 경우보다, 설교나 서적 또는 인터넷을 이용해서 들으려고 하는 경우가 더 많지는 않은가? 만약 그런 경향이 발견된다면 그동기를 점검해 보자. 나는 직접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것보다 다른 사람들에게 말씀하신 것을 듣는 것을 더 편안해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렇다면 당신에게 아직 하나님은 같이 살고 있는 아버지가 아니라, 먼 나라에 살고 있어서 직접 보지는 못하고 편지로만 소식을 듣는 그런 아버지는 아니신가? 나는 기도하고 성경말씀을 읽으면서 오직 하나님께만 드리는 시간을 낼 수가 없어서 출퇴근길이나 자투리시간만을 하나님께 드리고있는 것은 아닌가? 어떤 것이 나의 삶에서 하나님보다 앞서 있기에 나는 나의 중심을 하나님께드리지 못하고 내가 다 쓰고 남은 것만 하나님께드리고 있는가? 나는 하나님의 은밀하고 비밀한것까지도 더 알게 되는 친밀함을 갈망하는가? 세상이 요구하는 가치에 따라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것에도 속도와 양과 다양성에 초점을 맞추어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직접 성경을 들고 말씀을 읽지 않은 채 콘텐츠만으로 하나님을 쫓는 것은 위험하다. 그리고 내가 편한 방식대로만 하나님과 관계하는 것 역시 위험하다. 좋은 설교, 좋은 신앙서적은 우리에게 아주 좋은 영양제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영양제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식사를대신할 수는 없다. 사람의 입술에만 의지해서는안 된다. 성령님께 의지하여 하나님의 입에서 나오는 말씀으로 살아가는 우리가 되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