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나라 관점에서의 창업가 정신 탐구-1)스티브 잡스
창업가 정신 (Entrepreneurship)
하나님나라 관점에서의 창업가 정신 탐구
– 1)스티브 잡스
리앤컴퍼니 Founder & CEO 이미경
창조적 에너지의 근본
우리 인간에겐 창조적 사고와 아름다움에 대한 근본적인 그리움과 열정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바로 하나님께서 우리를 창조하시고 우주만물을 아름답고 조화롭게 만드셨으며, 그것을 보시기에 심히 좋으셨기 때문입니다. 또한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하나님의 성품을 닮도록 지으셨기 때문에, 우리는 누구나 그 가슴속에 창조적인 에너지와 아름다움에 대한 추구와 조화로움에 대한 섬세함이 근본적으로 내재되어 있습니다.
자연이 가진 아름다움, 프랙탈
별들과 은하가 반복적으로 펼쳐진 먼 우주의 형상으로부터, 그리고 우리 주변 모래알이나 작은 나뭇잎 하나에서 발견할 수 있는 반복적인 패턴을 프랙탈(fractal)이라고 합니다. 그러한 자연의 무늬가 주는 편안함과 가치를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인간은 그 아름다움을 느끼며 또한 찬찬히 들여다 볼수록 경이로움을 깨닫게 됩니다.
나뭇잎 하나 모래알 하나에서부터 자연과 우주라는 이 거대한 시공간의 영역까지 그 안에 존재하고 있는 모든 것은 무의미하게 지어진 것이 하나도 없듯이, 하나님께서는 위대한 예술혼을 가진 디자이너(designer)이시며 가늠할 수 없는 깊이의 창조적인 능력을 가진 설계자(architect)이심을 우리는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는 그분의 자녀이기 때문에, 그분의 예술혼과 무궁한 창조적 능력을 우리의 태생 안에 가지고 있다는 것은 가슴 벅찬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급변하는 현 세대를 살아가는 킹덤빌더의 창조적 본성
우리는 주님의 자녀로서, 또한 이 땅에 도래한 하나님나라를 살아가는 킹덤빌더로서, 하나님으로부터 태생적으로 물려받은 창조적 가능성과 아름다움에 대한 근본적 에너지를 이 땅위에 온전히 담아내고 쏟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아마도 모두가 어떤 방식으로든지 그것을 이루어 내기 위해 살아가고 있을 것입니다. 다양한 방식의 표출이 있겠지만,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부어주신 그 창조적 영감과 능력을 나타내기에 가장 적합한 것을 저는 바로 “창업” 또는 “창업가 정신”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작은 기업을 세우고 이끌고 있는 창업가로서, 직원일 때의 사고방식과 사업가로서의 사고방식은 차원이 다른 영역임을 온 몸으로 체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만큼 책임의 무게와 리스크가 대단히 커지기 때문에, 무조건 창업을 시도해보라는 관점이라기 보단, 한 사람이 어떤 위치에서 무슨 일을 하건 상관없이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는 것이 창업가 정신이고, 그러한 진취적이고 자발적인 도전 정신을 발휘해야 하나님께서 주신 지혜를 온전히 사용할 수 있고, 비로소 눈앞에 놓인 그림만 보는 것이 아닌 그 이상의 다른 차원의 관점을 가질 수 있음을 말하고 싶습니다.
하나님 나라의 관점에서의 창업가 정신 탐구
앞으로 1년여에 걸쳐 하나님나라의 관점에서 창업가 정신을 탐구해보려 합니다. 단순히 텍스트로서만 풀어내지 않고, 창업가 정신을 가지고 삶을 살아가는 분들과의 대화 방식을 통해 더욱 생생하게 담아내고자 합니다. 그러나 고정된 인터뷰 방식만을 취하지 않고, 과거의 인물과 상상 속에서 우연히 조우하기도 하고, 현재의 삶에서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 실제 기업가들을 조명해보기도 하고, 영화나 책속의 가상의 캐릭터와도 만나보려 합니다.
또한 반드시 창업가이거나 기독교인으로 제한을 둘 필요도 없습니다. 과거를 살았건, 동시대를 살고 있건, 주어진 삶 속에서 창조주가 주신 근원적인 창조 본능과 에너지를 발현하는 분이라면 기업가에서 시인에 이르기까지 구분 짓지 않을 것이며, 종교라는 틀도 살짝 넘어보려고 합니다. 즉 목사님과 신학자로부터 타종교의 현인이나 과학자, 주부나 어린아이에 이르기까지 그 어떤 분이라도 만나서 대화하고 싶습니다. 단, 조금은 까다로운 기준은 거칠 것입니다. 적어도 저보다는 창업가 정신이 강한 분이어야 한다는 기준입니다.
2016년 1월호에서는 가상 인터뷰 방식으로 첫 번째 창업가를 만나보려 합니다.
애플의 창시자, 스티브 잡스
네, 잘 압니다. 너무 상투적인 인물일 수도 있다는 것을요. 하지만 스티브 잡스를 빼놓고는 창시적 마인드를 논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제 칼럼 첫 호의 인터뷰 대상자로 실리는 영광은, 스티브에게 주기로 했습니다.
온라인 미디어 상에 스티브 잡스를 소개하는 수많은 영상이 있지만, 저는 그 중 “Keeper of the Vision(비전의 수호자)”란 짧은 다큐멘터리 영상을 통해 스티브 잡스를 만나고 그의 창업가 정신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특별히 이 영상은 스티브가 자신이 창업한 애플(Apple)에서 내부 갈등 끝에 퇴임한 후 “넥스트(NeXT)”라는 회사를 만들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을 때의 스토리를 담은 것으로, 어떠한 환경과 순간에서도 창업에 대한 가치관이나 의지가 변하지 않는 스티브 잡스를 만날 수 있습니다.
가상 인터뷰의 시작, 31세 스티브와의 조우
미경_ 안녕, 스티브. 제가 회사 운영으로 힘들었을 때 “Keeper of the Vision”이라는 영상을 보고 많은 힘을 얻었습니다. 포기할 뻔한 것을 일으켜줬죠. 참 고마웠어요. 본인이 창업한 애플에서 쫓겨난 후 저라면 다시 창업을 생각하기도 싫었을 텐데, 당시 또 새로운 팀을 모아 다시 처음부터 NeXT를 시작해서 열정적으로 집중하는 모습을 보고 ‘의지가 참으로 남다르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체 그 능력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요?
스티브_ 미경님은 혹시 어렸을 때 힘든 일을 겪어본 적이 있으신가요?
미경_ 네, 고난은 제 좋은 친구이자 동반자였으니 평범하게 살아오지는 않았죠.
스티브_ 그럼 얘기가 통하겠군요. 제 부모님이 친부모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을 때 저에게 많은 혼란이 왔었어요. 내가 어디서 왔을까 하는 근본적인 물음에서부터 철학적인 고민과 질문을 많이 했습니다. 어릴 적부터 내 존재의 의미를 찾기 위해 끊임없는 사색과 방황을 했었죠. 세상 속에서 원하는 해답을 잘 찾아내긴 힘들었지만 결국 그 물음을 던지는 자체가 밑거름이었어요. 그 치열한 내적인 질문과 갈등은 나를 단단하게 만들어주었고, 흔들림 없는 가치관을 형성해주었어요. 비록 외적으로는 제가 혼란스러워 보였을지는 몰라도, 외부로 보이는 것은 그저 현상들에 불과합니다.
내면의 성찰과 가치관이 깊고 강하게 자리 잡고 있어야 결국 불가능할 것 같은 이상도 현실화 시켜주죠. 애플도 넥스트도 이렇게 심장에서부터 지어진(Built From the Heart) 벤처 회사였습니다.
미경_ 결국 나 자신이 누구인가에 대한 질문에서 모든 것이 시작되는 것이군요. 킹덤빌더도 가장 근본적인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나의 존재를 분명히 아는 것’- 나는 이미 십자가에서 죽었고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다시 태어나, 이제는 내가 아닌 예수님께서 내 안에 사시는 것이죠. ‘하나님의 태생적인 사랑을 받는 자녀’가 우리 존재의 본질이라는 것. 그 비밀을 알고 나면 모든 두려움이 사라지더군요. 십자가를 보면서 그 이면을 볼 수 있어야 하는데, 한 면이 가진 대속의 의미뿐 아니라 다른 면의 부활의 의미를 잘 알아야 하는 것인데, 결국 핵심 키워드는 ‘나를 버리는 일’ 같아요. 그때 온전히 삶에 방향에 대해 집중할 수 있게 되더군요.
스티브_ 어쩌면 일맥상통합니다. 본인 자신을 위해 일하는 기업가는 성공을 했더라도 결국 실패한 것이나 마찬가지 입니다. 창업가는 ‘나’라는 것에 대한 질문을 하고, 그 존재의 한계를 깨닫고, 올바른 가치관을 세우면 진정으로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되죠. 아이러니하게도 나라는 존재를 알게 되면 그때부터는 오히려 나라는 것에 집중하지 않게 됩니다. 오로지 우리가 이루어내고자 하는 목적과 창출하려는 제품과 가치 외에는 ‘나는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상태가 바로 내 안의 에너지가 온전히 발현되는 순간입니다. 만약 나라는 것의 즐거움과 만족에만 집중했으면, 애플에서 쫓겨난 이후 온갖 평판과 비난에만 신경 쓰고 자괴감에 빠지거나 복수심을 못 이겨 교만한 칼을 휘두르다 저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겠죠. 비록 현실적인 문제는 도처에 산재해 있더라도, 나를 비워내고 오직 이루고자 하는 가치관과 최고의 제품을 만들고자 하는 높은 목적에 열정적으로 집중해서 다시 넥스트를 만들었죠. 어떻게 그냥 괴로움 속에만 빠져 있겠습니까? 어떻게 다시 시작하지 않을 수가 있겠어요? 나 자신만을 위한다면 그냥 애플 퇴임 후 처분한 주식으로도 평생 먹고 살기엔 충분하니, 그냥 쉬면서 적당히 즐기고 살면 그만입니다. 하지만 목표가 있는데 어떻게 여기서 멈추겠어요? 다시 치열함 속으로 뛰어들어 고통을 직면하는 것이죠.
사람들은 저의 강한 성격이나 말하는 표현방식과 같은 외부 요소만 보고는 애플이나 넥스트는 스티브 잡스라는 한명의 천재로 인해 만들어지고 나라는 인물로만 독재적으로 브랜딩 되어졌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겨우 껍데기만 본 것입니다. 저는 오히려 나 자신보다는 치열하게 사람들의 마음과 니즈를 담기 위해 고민하고, 오직 제품에만 집중해서 다르게 생각하며(Think Different) 온 열정과 믿음과 철학을 제품에 담아 ‘상상하던 것을 실재가 되도록’ 이룬 것입니다. 창조성과 탁월함이란 것은 그렇게 발현됩니다.
미경_ 나를 버리고 하나님을 알아가면서 진정으로 열정을 발휘하게 되어 사람들에게 탁월한 것을 베풀게 되는, 하늘나라의 사고방식과 많이 닮았군요. 우주만물이 곧 하나님께서 지은 것이고 우리 인간은 그 시공간 안에 있으므로 본인이 하나님을 알지 못해도 당연히 닮을 수밖에 없겠지만요. 결국 기독교인이건 비기독교인이건 창조주의 섭리를 깨닫는 사람이 남들과는 다른 업적을 이루어내는군요.
두려움이 없는 가치관의 실행, 킹덤빌더로서의 창업가 정신
미경_ 영상 속에서 제 가슴을 뜨겁게 움직인 말들이 꽤 있었어요. 축약해보면, “내 가장 큰 소원은 넥스트를 심장으로부터 세워나가는 것이다(Build from the Heart).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우리 제품을 사는 사람들은 우리의 가치관(교육환경 개선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누군가는 계속 비전을 지키고 이끌어야 한다. 작은 씨앗을 심었는데 그것이 자라나서 세상을 바꾸게 되었다.”
이 부분들에서 저는 순간순간 숨을 멈추었죠. 그리고 다큐멘터리 영상 속에서 창업 당시의 분주함과 마감 기일에 대한 팀 내의 의견 충돌, 그리고 자금에 대한 초조함 등은 여느 스타트업과 다르지 않아서 참 위로가 되기도 했어요.(웃음)
아마 그 누구보다도 치열한 삶을 살아가며 내적인 고통도 대단히 많았을텐데 기업에 있어서 만큼은 두려움 없이 가치관을 실행해 나가는 모습이 제게 커다란 영감을 주었어요. 저도 말하자면 정상은 아닌 사람이거든요. 때때로 이성을 잃기도 하고, 제가 세운 가치관에 대한 고집도 세고, 일 중독이고.
스티브_ 중요한 것은 창업가 정신을 잃지 않고 항상 말뿐만이 아닌 행동으로 실행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치열하게 고민한 후 확신이 생기면 행동으로 옮기되 믿음을 놓지 않고 현명하게 실현시켜야 해요. 상상하는 제품을 현실화시키는 것은 쉬워서도 안 되고 적당히 해서도 안 됩니다. 흔한 것을 만들려면 치열한 고민은 필요 없습니다. 자본을 잘 운영하면 충분합니다.
하지만 ‘다른 것’, ‘탁월한 것’을 만들려면 신이 주신 내면의 에너지를 잘 사용해야 하고, 사고의 틀에 갇히지 않고 생각의 차원을 달리하는 것이 현실의 문제를 넘어서는 길입니다. 목적과 가치관을 분명하게 세우고 어떻게 인내하며 이겨나가느냐, 그리고 어떤 정신으로 서비스와 제품을 만드느냐가 차이를 만듭니다. 저는 남들보다 일찍 돈을 벌었지만 그것은 제 성공의 척도가 아닙니다. 돈에 집중해서 사업을 했던 것이 아니고 사람들에게 더 좋은 교육환경의 제공을 위해, 그리고 마음을 움직이는 가치를 제공해주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비전을 고집스럽게 지켜왔고, 그 치열한 고민이 탁월함으로 발현되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습니다. 그럴때 물질이나 성공은 따라옵니다.
제가 어느 초등학교에 갔을 때 교실 전체에 애플의 매킨토시가 놓여져 있는 것을 보고 흥분을 감출 수가 없었는데, 그 모든 것이 하나의 작은 아이디어에서 시작해서, 현재 미국의 초등학교의 교육 풍경을 바꾼 것을 목격한 순간이었어요. 놀라운 일이죠. 작은 씨앗을 심었는데 그것이 크게 자라나서 세상을 바꾼다는 것은.
미경_ 심는 대로 거둔다. 눈앞의 겨자씨를 보면서 단지 겨자풀을 상상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다 자라나서 공중의 새들이 깃들어 쉬는 큰 겨자나무를 보는 것. 내가 심은 작은 씨앗이 자라나서 세상을 바꾸는 열매가 맺히게 된 것을 보는 것. 현실에 묶이지 않고 차원을 넘어서 바라보는 믿음의 시각이죠. 그리고 오직 하나님의 의를 구하면, 입고 먹고 마시는 것은 아버지께서 해결하시니 우리가 염려할 일이 아니라는 것. 오, 스티브. 그걸 실체로 삶에서 이루고 살아내셨군요. 당신에게 있어 가치라는 것이 저와 다르긴 했겠지만 넓게 보면 킹덤빌더 정신과 매우 유사합니다.
하나님을 믿지 않는 분도 이렇게 킹덤빌더 정신을 잘 알고 행하고 있는데, 왜 우리 기독교인들은 하나님을 믿는다면서도 자기 자신에만 함몰되어서 현실적 한계나 틀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일까요. 이 땅의 기독교인들이 처절하게 각성해야할 부분 같습니다. 감사해요 스티브. 오늘 무척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다음에 또 대화할 수 있기를 빌어요. 다음번엔 50대의 스티브를 만나러 갈게요.
스티브_ 내게도 좋은 시간이었어요. 창업가 정신을 항상 잃지 마세요. 서로 더 성숙한 모습으로 다시 즐거운 대화 나누게 되길 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