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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가보지 않은 길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청소년교육과 교수 하혜숙


 

새로운 것을 잘 받아들이고 자주 바꾸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매일 같은 물건을 쓰고 다니던 길로만 가는 것이 편한 사람도 있습니다. 출근길에 상습 정체 구간이 있는데, 익숙히 아는 길이라 평소에는 네비게이션을 볼 생각을 하지 않다가, 얼마 전 우연히 네비게이션을 켰더니 전혀 새로운 길로 안내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익숙하게 알고 있던 매일 다니던 길이 아닌 다른 길로 가게 되었는데, 상습 정체구간을 피해서 훨씬 빨리 직장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서, 비단 길안내뿐만 아니라 다른 것들에 대해서도 내가 알고 있는 것만 고집하지 말고 새로운 것을 시도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사실, 인간은 호기심이 많습니다. 무엇이든 새로운 것에 대해서 흥미와 관심을 가집니다. 그리고 좀 더 자세히 알기 위해서 탐색하는 행동을 하기도 합니다. 많은 동물들이 호기심을 나타내는 행동을 하지만, 인간은 가장 호기심이 많습니다. 넓고 넓은 지구에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을 찾기가 드물 정도입니다. 히말라야 꼭대기부터 남극과 북극, 사막과 깊은 바다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호기심이 가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심지어는 지구를 벗어나 달과 멀고 먼 우주에도 탐사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인간은 미지의 것을 알아내려는 강렬한 열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호기심은 탐험, 조사, 학습과 같은 도전적 행동을 유발하는 심리적 속성으로서, 과학을 비롯한 모든 학문의 원동력이 됩니다. 호기심은 새로운 발견으로 이어지게 하는 긍정적 성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어린 아이들은 호기심이 더욱 많습니다. 호기심은 새로운 것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갖게 하기 때문에, 아이들의 학습과 지적인 성장을 돕습니다. 국어사전에 의하면, 호기심(好奇心, Curiosity)은 새롭고 신기한 것을 좋아하는 마음을 의미합니다. 심리학에서는 호기심을 새로운 정보, 지식, 경험을 얻고자 하는 욕구로서 탐색적인 행동을 유발하는 심리적 성향을 뜻합니다.

호기심은 두 가지 차원으로 분류될 수 있는데, 하나는 ‘지각적 호기심’과 ‘인식적 호기심’ 차원입니다. ‘지각적 호기심(perceptual curiosity)’은 새로운 자극에 의해서 각성되지만 자극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감소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인식적 호기심(epistemic curiosity)’은 지식을 추구하는 것으로 인간에게만 해당되는 것입니다. 또 다른 차원은 ‘구체적 호기심’과 ‘일반적 호기심’입니다. ‘구체적 호기심(specific curiosity)’은 특정한 주제나 영역에 대한 초점적 호기심으로서, 학문적 호기심, 환경적 호기심, 내면적 호기심으로 구분되기도 합니다. 반면에 ‘일반적 호기심’은 다양한 주제와 영역에 대한 일반적인 관심과 흥미를 뜻합니다.

호기심은 또한 일시적인 것인지, 지속적인 성격적 특질인지에 따라 구분될 수도 있습니다. 평소에 다양한 상황에서 호기심을 느끼는 개인의 성향을 ‘특질 호기심’이라고 하고, 호기심을 야기하는 상황에 대한 반응을 ‘상태 호기심’이라고 구분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특질 호기심’이 높은 사람은 새롭고 복잡하며 불확실한 것을 선호하고, 이러한 특성을 가진 행동들을 찾고, 이미 알고 있는 것과 알지 못하는 것 사이의 간격을 민감하게 파악하는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합니다. ‘상태 호기심’은 다른 사람의 요구와 같은 상황적 압력과 죄책감이나 두려움과 같은 내적 갈등이 없는 상태에서 즐거움을 추구하는 적극적인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상태 호기심에 대한 강화 반응에 의해서 특질 호기심이 형성된다고 합니다. 즉, 어떤 대상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즐거움을 추구한 뒤 그 활동에 대해서 행복감을 경험하고 반복하는 사람은, 특질 호기심이 높은 사람이 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지요.

호기심이 너무 복잡한가요? 어쨌든 호기심은 우리의 마음을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만들어서 다양한 긍정적 변화를 가져오게끔 합니다. 호기심을 지닌 사람은 항상 의문을 가지고 해답을 얻기 위해 노력하게 됩니다. 또 호기심은 새로운 생각에 주목하게 만들어서 창의성을 증진시켜줍니다. 그리고 호기심은 흥분감을 전해주어서 우리 삶을 신선하고 즐겁게 만들어 줍니다.

이처럼 새로운 것을 발견한 사람들은, 아직 알려지지 않은 것을 발견하는데 열정적인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자신의 안에 뭔가가 더 있다고 말합니다. 그들 내면에서 “내게 없는 것을 갈망한다.”는 음성이 있다고 말합니다. 그것이 바로 세상을 바꾼 사람들이 세상을 바꾸는 방법입니다. 호기심이 그들의 마음을 자극하기 때문입니다. 호기심을 통해서 성취를 이룬 대표적 인물로 ‘콜롬버스’를 꼽습니다. 그가 신세계를 발견한 것은 엄청난 호기심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모두 세상이 평평하다고 했을 때, 그는 세상이 둥글다고 했고 사람들은 그의 이론을 무시하고 그를 비웃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는 그때까지 발견된 것 그 이상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콜롬버스는 스페인 여왕의 지원으로 자신의 여정을 떠날 수 있었습니다. 전에 가보지 않았던 땅을 발견하기 위해 떠났고, 마침내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아직 가보지 않은 곳이 더 있다고 확신하며 또 다른 여정을 떠나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스페인 국왕은 이미 발견된, 그들이 가봤던 곳에만 관심을 가졌습니다. 그래서 재물을 모아 미국 해안에서 스페인으로, 스페인에서 미국으로 왔다 갔다 하는 것에만 열중했습니다. 한때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일상적 여정이 되어 왕래할 수 있게 되면서, 그들은 이제 발견보다는 정착에 더 관심이 더 많아졌고 일상에 머물고 싶어 했던 것입니다.

이처럼 신세계도 일상적인 여정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됩니다. 교회에 처음 왔을 때는 새로운 경험이었던 것이, 이제는 같은 장소만을 왔다 갔다 하면서 은과 금과 축복만을 취하면서 보통에 안주하기를 바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콜럼버스는 인생의 후반에도 수없이 새 지평선을 찾았다고 합니다. 그는 노련한 항해사였기에, 뱃머리에 나와서 태양으로 방향을 읽는 법을 알았다고 합니다. 이렇게 그는 태양을 응시하며 끊임없이 새 지평선을 찾다가 눈이 멀게 되었다고 합니다. 눈이 멀 때까지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것을 끊임없이 응시하고 바라본 것입니다.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은 다른 뭔가를 찾았던 것입니다.

구약에서 롯은 소알 땅에 정착했는데, 소알은 ‘작다’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저는 작은 기도, 작은 경배, 작은 변화, 작은 헌신에 정착할까봐 두렵습니다. 또한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봅니다. “나는 성령의 새로운 역사를 일으켜 주시라고 간구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우리는 우리가 아는 것 안에 자리 잡고 싶어 합니다. 기존의 방식대로 하나님과 동행하는 것에 정착하고 싶어 합니다. 더 깊은 경배, 더 깊은 임재, 더 깊은 기도를 향해, 평범한 것을 넘어서 더 나아가지 않습니다. 우리는 모든 것이 편안하고 예상 가능한 것을 좋아합니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일반적인 것이 우리를 불편하게 만들기를 원합니다. 그저 구원받고 교회를 왔다 갔다 하면서 하나님의 더 깊은 곳으로 나아가지 않는 것이 오히려 불편해지기를 원합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하나님의 자녀로 부르셨습니다. 평범한 삶보다 더 나은 삶으로 부르셨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곳을 찾도록, 영적으로 더 높은 곳으로 도약하기를 원하십니다.

 

좁은 문으로 들어가기를 힘쓰라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들어가기를 구하여도 못하는 자가 많으리라 눅13:24

 

물론 주님께서 지금까지 이루신 모든 것에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주님의 자녀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더 있다는 것을 바라보며, 지금까지의 것 그 이상을 응시하기 원합니다. 육적인 눈으로 보이지 않는 곳을 보기 원합니다. 성령이 밝혀주시는 눈으로 보기 원합니다. 영적인 새 지평선을 찾아 응시하기 원합니다. 육의 눈이 멀기까지 응시하기 원합니다. 나의 태도를 내려놓고 주님의 태도를 취하고, 나의 습관을 내려놓고 주님의 거룩한 습관을 취하고, 나의 방법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방법을 찾기 원합니다. 나를 놓기 원합니다. 하나님은 광대한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정착의 편안함을 기꺼이 버리고, 전혀 가보지 않은 길이라 할지라도, 한 번도 가보지 않는 곳을 향해 발을내딛기 원합니다.

저 혼자만의 생각이긴 하지만, 아마도 하나님은 지루함을 싫어하실 것 같습니다. 평범함에 안주하는 것을 별로 안 좋아하실 것 같습니다. 우리에게 있는 호기심이라는 성격적 특성도 어쩌면 하나님께서 심어두신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우리의 삶의 여정이 지루하지 않도록, 또한 흔한 일상과 평범한 예배에 머물지 말고 하나님의 깊은 곳을 탐구하기를 원하시면서 말입니다.

 

우리 가운데서 역사하시는 능력대로 우리가 구하거나 생각하는 모든 것에 더 넘치도록 능히 하실 이에게 엡3:20

 

비록 일상에서는 맨날 가는 길로 다니고 같은 음식을 먹고 같은 스타일을 유지한다 하더라도, 영적으로는 나 자신의 틀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것을 추구하기를 원합니다. 비록 나의 기질은 소심하고 안정적인 것을 좋아할지라도, 영적으로는 호기심이 왕성하기를 원합니다. 정착의 편안함을 기꺼이버리기 원합니다. 더 깊은 곳에서 부르시는 주님의 음성을 따라, 성령께서 비춰주시는 비전을 가지고, 광대하신 하나님의 세계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이미 예비해두신 놀라운 그 하나님의 나라로,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이라 할지라도 기꺼이 한 발을 내딛기 원합니다. 더 높은 곳에서 주님이 주시는 자유와 기쁨을 누리기 원합니다. 더 깊은 곳에서 그분의 고요한 임재에 젖어 들기 원합니다. 지금까지 지나온 곳과는 다른, 전에 가보지 않은 곳에 계시는 그분을 체험하고 만나기 원합니다.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존재의 핵심을 흔들 성령의 부흥이 아닐까요? 이런 말이 있습니다. “배를 만들고 싶다면 사람들을 모아 나무를 깎지 말고, 바다의 끝없는 방대함을 열망하도록 가르치라. 그러면 그들이 배를 만들 것이다.”

 

주님을 만나기 위해
나무에 오른 사람, 지붕을 뚫은 사람,
주님의 옷자락을 잡은 사람,
주를 향해 크게 외친 사람, 옥합을 깨뜨린 사람,
죽으면 죽으리다 결단한 사람…
주님, 내 영을 소생시키소서
지금 나의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주님, 내게 기름부으소서
주님을 더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