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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러운 탄생, 나의 출산과 육아 그리고 삶 이야기 I

자연스러운 탄생, 나의 출산과 육아 그리고 삶 이야기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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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rthing & Building
자연스러운 탄생, 나의 출산과 육아 그리고 삶 이야기 I

 

산부인과 전문의 메디플라워 산부인과·자연출산센터 원장 정환욱


 

임신과 출산 그리고 모유와 육아에 이르는 과정은 아기와 엄마에게 숨 쉬듯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자연스러운
탄생에 대한 믿음은 두려움을 이기며, 행복하고 평화로운 출산을 맞이하게 해주며, 이를 함께 하는 가족에게는 깊은 사랑이 피어나게 합니다.
자연스러운 탄생은 아기의 엄마와 아빠뿐만 아니라 이를 돕는 사람들에게도지금까지 살면서 깊이 깨닫지 못했던 부모와의 관계를 자각하게 하여,
삶의 바탕을 재정립하도록 도와주며 건강한 가족을 낳게 해줍니다.

그동안 「킹덤라이프 Birthing & Building」 섹션에서 필자는 출산은 가족이 함께 해야 하고 분리되지 말아야 하며,
약물이나 의료적 중재를 최소화하여 최대한 스스로의 힘으로 아기를 낳는 것이 좋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오늘은 이 모든 과정의 ‘자연스러움’에 대한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오직 성령의 열매는 사랑과 희락과 화평과 오래 참음과 자비와 양선과 충성과 온유와 절제니 이 같은 것을 금지할 법이 없느니라갈5:21-22

그렇다면 ‘자연스럽다’라는 것은 어떠한 상태를 의미하는 것일까요?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기분이 좋은 상태나 결과’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성령’을 거스르지 않는 상태이어야만 우리 몸과 마음은건강하고 기분이 좋게 됩니다.
모든 과정을 하나님 주신 생명에 대한 믿음으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해 나아가야 하는 것입니다.
그 과정을 ‘내가 잘 해내야겠다’라는 생각으로 하게 될 때, 스스로도 ‘부자연스럽게’ 느끼게 됩니다.
아이 낳는 과정이나 키우는 과정에서 늘 뭔가 부족하게 느끼면 출산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자리 잡게 되고,
아이에게 더 잘 하려고 노력하게 됩니다. 부모의 생각과 목표가 분명한 출산과 육아의 과정은 그것이 ‘하나님의 사랑’ 중심이 아닌 경우에는,
아이 또한 정서적으로 불안을 느끼며 안정된 애착 형성을 하기 어렵게 됩니다.
부모는 아이에게 ‘더 잘 해야 한다’는 기준을 갖게 되어 평생 무언가 부족한 것을 채우려고 ‘애쓰는삶’이 될 것입니다.
아이 또한 자신은 부모의 목표에 비추어 늘 부족한 아이로 자라게 되며, 세상의 삶이 언제나 ‘부족한 무언가를 좇는 삶’, ‘하나님의 은혜를 모르는 삶’이 될 것입니다.
자연스럽게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서 자란 아이는 어쩌면 세상적 관점으로 볼 때는 미래가 불확실한 아이처럼 보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내면적으로 자존감과 자아가 잘 확립되면, 성장 과정뿐 아니라 성인이 되어 하나님과의 자녀관계를 회복하는데도 어려움이 없을 것입니다.
부모를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받은 아이는 안정적인 애착이 형성되어 발달 과정이 온전한 청소년 시기를 보낸 후,
「다니엘스쿨」에 들어가 비로소 자신과 세상 그리고 하나님뜻을 성령 안에서 온전히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킹덤빌더가 되어서 사회로 나가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자녀를 낳고 키우기 위하여 부모에게 「마리아 스쿨」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요? 많은 사람들이 ‘정답’이 있다고 믿으며 ‘전문가’를 찾아다닙니다.
인터넷의 정보를 검색하느라 많은 시간을 허비하며 출산에 대한 부정적이고 두려운 면들만 보게 되어 기분 좋지 않은 출산을 미리부터 경험하게 됩니다.
의료 전문가, 수유전문가, 육아 전문가는 필요합니다.

2015_04_06

[자연주의 출산은 생명 존중의 본질적 가치에 기초하여 건강한 출산을 할 수 있는 여성의 출산 본능과 생명의 힘을 믿는 출산입니다. 이를 위하여 의료진과 이를 돕는 사람들은
출산의 모든 과정에서 엄마와 아기가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지지하고 배려하며, 꼭 필요한 의료적상황에 대비하여 준비된 상태로 대기하며 출산을 돕는 방법이자 철학입니다]

 

많은 경험을 한 사람들의 도움은 처음 해보는 과정에서 건강상에 큰 문제를 남기지 않기 위해 반드시 사용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어떠한 의료적 중재나 전문적 기술을 사용하든지 그것에 끌려가서는 안 됩니다.
인간 자체나 인간이 갖고 있는 기술 에 ‘의존’하지 않고 그것을 ‘이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의학이나 의사에 대한 ‘신뢰’나 ‘의존’이 도를 넘어 그것이 ‘우상’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모든 과정이 ‘하나님 주신 생명’ 중심으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현실적으로는 어려운 일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임신과 출산 그리고 모유와 육아를 돕는 사람들이 모두 킹덤 멘탈리티를 갖게 될때 현실적으로도 가능하게 되겠지요.
그렇다면 언제 그 날이 올까요? 킹덤빌더 여러분! 이미 하나님께서 그날을 예비하셨습니다.
다만 우리 눈에 보이는 현실로 나타나는데 시간이 필요할 뿐입니다.
곧 시작될 「다니엘 스쿨」과 「마리아 스쿨」 졸업생들이 그들의 삶의 모든 과정에서 그 일들을 실천해 나가게 될 것입니다.
아프리카의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고 합니다. ‘임신이란 것은, 좁은 다리를 걷는 것과 같다.
사람들은 당신을 다리 앞까지 데려다 줄 수도 있고, 건너편에서 격려를 해줄 수도 있지만,
다리는 당신 혼자 건너야 한다.’ 아기를 낳아보신 분들은 공감이 가는 말일 겁니다. 네 맞습니다.
우리 속담에도 비슷한 것이 있지요. 우물가에 데려다 줄 수는 있지만 물은 스스로 두레질해서 길어야 합니다.
앞으로 「킹덤라이프 Birthing& Building」 섹션에서는 출산과 육아의 수기를 계속 소개할까 합니다.
많은 지식을 전달하는 것보다 ‘생명에 대한 믿음’ 안에서 출산하고 아이를 기르는 사람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여러분에게 외롭지 않게 다리를 건너는 법과 자신감을 더 분명하게 전해줄 것입니다.

 


2015_04_07

 

자연주의 출산 덕에 평화롭게 아이를 제 품에 안고 행복했습니다. 비록 짧은 순간이었지만

그 날 이후 제 삶의 방향은 어디로 가는지 명확해졌습니다.

저는 지금 자연주의 출산을 하고자 하는 산모와 남편을 돕는 둘라
(doula, 출산동반자. 비의료인으로 진통과 모유 수유를 돕는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고,
더 흥분되는 것은 둘째의 출산을 앞두고 있다는 것입니다.
어떤 느낌일지 말로 설명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만, 설레기도 하고, 긴장이 되기도 하고….어떤 느낌인지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기에 잘 할 수는 있지만, 여성보다는 엄마라는 민낯의 시간을 마주해야 하는 부담도 있습니다.
아기를 갖고 낳는 것도 매우 개인적인 일이지만,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 출산과 그 이후의 삶의 경험을 나누는 것 또한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하여 용기를 냅니다.
“이런 사람도 있구나!” 혹은 “이렇게 삶이 바뀌는구나!” 생각하시며 편안하게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평화로운 출산! 남편과 함께 한 특별한 시간!

2012년 가을.
남편과 함께 땀 흘리던 그 시간은 힘들었지만 황홀했습니다.
16시간의 진통 후에 <메디플라워 자연출산센터>의 커다란 출산 욕조에서 첫 아이를 낳고 품에 안았습니다.
16시간의 진통이라고 얘기하면 대부분 고생했다는 표정이 됩니다만, 그 시간을 생각하면 고통보다는 맘껏 즐긴 기억들이 먼저 떠올라 행복해집니다.
남편과 둘라와 함께 수축이 오면 호흡을 가다듬어 넘기고, 수축이 가면 비록 짧지만 맘껏 먹고 휴식을 할 수 있었으니까
요. 내가 기억하는 나의 진통은 바로 아이와 함께 숨쉬고, 끊임없이 먹고, 또 나눠먹고, 또 이야기 나누던 추억 의 시간입니다.
연애, 결혼, 신혼여행과는 또 다른 진정한 교감으로 하나가 되는 행복한 시간!

둘라의 세심한 도움과 조산사의 편안한 배려, 뒤에서 말없이 만일의 순간을 기다려준 정 원장님이 함께 하였기에 평화로울 수 있었습니다.
그 시간의 기억은 고통이 아닙니다. 갑자기 그때가떠오르면 언제나 미소가 지어집니다.
어떤 인위적인 힘을 빌리지 않고, 호흡으로 3킬로그램의 아기와 자궁이 일하도록 기다린 덕분입니다.
많은 순간 나의 생각을 주장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남편이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해주었기 때문입니다.
남편과 공감한 성취감과 보람은 이후 제 삶에 큰 에너지가 되었습니다.
모든 것이 처음인 낯선 모유와 육아의 힘든 시기에 언제나 하늘에 떠있는 북극성처럼 저를 잡아준 것도 바로 출산의 힘입니다.
무리하지 않는 것, 자연스러운 것, 그리고 믿어주고 기다려 준 것…
출산을 앞두고는 단 시간에 잘 낳는 것만 생각했는데, 남편과 함께 한 그 경험의 힘은 오히려 육아에서 도움이 더 되는 아주 큰 선물인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희 집 벽에는 결혼식사진이나 신혼여행사진이 아닌 큰 아이의 자연스러웠던 탄생의 순간이 담긴 사진 두 장이 가장 넓은 벽에 걸려 있습니다.
일상을 살다가도 이 사진을 보면 기분이 조건 없이 좋아집니다.
출산에 대한 좋은 기억의 힘을 가질 수 있다는 것…. 제 평생에 참 감사한 일입니다.

‘자연스러운 탄생’이 자연스럽게 저절로 일어나기만 할까요?
잘 아시겠지만, ‘자연스러운 탄생’은 ‘자연주의 출산’을 말합니다.
즉, 의료적으로 정해진 방법에 따라 약물로 진행과 통증을 조절하는 것에 의존하지 않고,
아이가 스스로의 힘으로 세상에 나올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것을 말하죠.
자연스럽다는 말은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저절로 된다는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나의 세심한 출산 계획을 신중히 듣고 존중해줄 그런 의료진은 필수조건이겠죠.
그러나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여 의사는 필요합니다. 그러나 아기 낳는데 의료 시술이 모두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원치 않는 회음절개나, 관장, 제모 등을 하지 않기 위해서는 그런 것을 안 하는 의사를 찾는 것이 첫 번째 단계입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임신 기간 내에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해지고 강해지면 남에게 의존하지 않고 아기를 낳을 수 있다는 믿음과 이를 위한 실천입니다.
출산은 모두가 다릅니다. 제가 해본 경험이 다른 사람에게는 도움이 안 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단언컨대 임신기간 동안 남편과 함께 매일 열심히 준비를 한 여성이라면 누구나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사실 약 임신 6개월쯤이 되어서야 자연주의 출산을 알게 되었습니다.
가깝게 지내는 외국인 친구들이 <메디플라워>라는 병원을 추천해 주었는데,
저는 그 당시 한국에서 나름 유명한 산부인과를 다니던 중이었기에 굳이 병원 옮길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고 무심히 보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SBS 스페셜에서 ‘아기 어떻게 낳을 것인가?’라는 출산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보게 되었습니다.

무심히 지나쳤던 ‘자연주의’가 뭔지 눈으로 보게 된 것입니다.
다음 날 아침 병원 문을 열기도 전에 가서 기다렸습니다.
그 날 정 원장님과의 첫 만남 이후에 제가 스스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 전에는 때 없이 배가 고프면 먹고, 먹고 싶은 것 위주로 먹고, 양이 찰 때까지 먹었는데,
이제는 조금씩 자주 정해진 시간에 자연적인 먹거리로 먹게 되니 자연스럽게 집 밥 위주로 다양한 음식을 섭취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직장생활 등으로 바쁜 일상을 핑계로 ‘부엌일’을 미루다가 김치찌개부터 다시 배워가는 과정이 정말 즐거운 과정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왜 필요한지도 모르는 임산부 요가수업도 그만두었습니다. 분만대가 어떤 의미인지도 모른 채 거기서 힘주는 자세를 연습하는 수업을 제가 들을 이유는 없었으니까요.
대신에 같은 병원을 다니는 산모들과 팀을 짜서 매주 한번 둘라와 함께 집에서 진통을 보내는데 유용한 호흡과 이완 동작을 연습했습니다.
반복된 만남과 연습동안 단순히 근력을 강화시키는 것뿐 아니라, 같이 출산할 동반자인 둘라와 미리 친해지는 계기가 되어, 출산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다른 산모 친구들과 출산준비 관련정보를 서로 공유하는 그 과정은 내가 스스로 한다는 즐거움을 갖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서로 함께 하며 준비를 잘 하였기에 자연출산의 경험이 더 빛이 난다고 생각합니다. 서로 다르다는 것을 아는 것은 나를 알게 되는 최고의 방법이기도 합니다.
출산에도 긍정의 힘을 느끼는 좋은 친구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출산은 공부한대로 연습하고 상상한대로 되었습니다. 여러분이 이미 보시고 경험하신 그런 행복한 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솔이가 나오고 나니 예상과 달리 꽤 긴 시간을 우렁차게 우는 거 아니겠어요.
어? 이건 비디오에서 보던 출산 이후의 평화로운 상황과 다르잖아? 아이를 품에 안고도 잠시 당혹스러웠던 기억이 납니다.
교육 때 본 비디오에서는 태어난 직후에 울지도 않고, 눈만 껌뻑이며 엄마아빠를 찾던데, 제 아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평화로운 것은 조용히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육아를 하고 나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둘라로 일하며 출산현장에 있었던 경험을 통틀어 보아도 (평화롭게 태어났음에도) 태어난 후 이렇게 오랜 시간을 우렁차게 울었던 아이는 본 적이 없었습니다.

솔이는 그렇게 매사에 우렁차고 에너지가 넘치는 아이로 자랐습니다.
아이의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하루하루는 새로운 것을 배우고 받아들이는 시간이었고, 30개월간의 다이나믹한 삶은 한 마디로 ‘자연육아’라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출산 이후의 육아의 민낯! 달콤하지만 생존을 위한 시간들이기에 지금은 자랑스럽게 ‘자연주의 육아’를 주장하지만,

고백하자면 처음부터 자연육아를 지향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다음 호에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