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킹덤라이프 킹덤라이프 Birthing & Building 자연스러운 출산과 육아, 그리고 나의 삶 이야기 II
자연스러운 출산과 육아, 그리고 나의 삶 이야기 II

자연스러운 출산과 육아, 그리고 나의 삶 이야기 II

333
0

Birthing & Building
자연스러운 출산과 육아, 그리고 나의 삶 이야기 II

 

산부인과 전문의 메디플라워 산부인과·자연출산센터 원장 정환욱


 

이번 호는 미역국 이야기로 시작해 볼까요? 아이를 많이 낳았던 우리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이야기입 니다.
우리는 생일날 왜 미역국을 먹게 되었을까요?

첫 번째 이유는 다 아시다시피 미역이 좋은 보양식 이기 때문입니다.
출산 시 손실된 체력과 영양을 보 충하기 위해 우리 조상들은 아이를 낳고 나면 의례 미역국을 끓여 먹었습니다.
그래서 출산을 기념하 는 생일날 아침에 미역국을 먹게 된 것이지요.
영양을 공부했으니 미역의 효능에 대해 알아볼까 요? 미역은 나무랄 데가 없는 식품입니다.
갑상선 호르몬의 분비를 촉진하는 요오드가 풍부하여 젖을 잘 돌게 하고, 지방을 분해하여 산후 회복할 힘을 내도록 도와줍니다.
칼슘과 마그네슘이 풍부하고, 알긴산이라는 수용성 식이섬유가 풍부하여 소변과 대변을 잘 나오게 합니다.
산후 부종과 변비가 해결 되지요. 풍부한 비타민 K는 지혈을 돕고, 철분은 빈 혈을 해결합니다.
이 정도면 음식을 넘어 치료제라 할 수 있겠습니다.
더구나 칼로리가 적어 다른 여러 고단백 음식과도 잘 어울리니 질리도록 오래 미역국 을 먹어도 좋을 것입니다.
아이를 많이 낳은 가정의 어머니는 미역국만 봐도 지겹다고 하실지도 모릅니 다만,
우리 조상들이 산후에 힘든 모유 수유와 육아 를 잘 넘길 수 있었던 것은 미역국 덕분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순전히 필자의 추측입니다만, 식구는 많고 먹을 것은 귀했던 시절,
절기도 없이 돌아 오는 아이들의 생일이면 어머니는 오래 된 부엌 한 쪽 벽에 잘 말려놓은 미역을 걷어다 국을 끓였겠지요.
흰 쌀밥에 미역국, 말린 명태 한 마리 정도 올릴 수 있다면 언제나 준비할 수 있는 좋은 생일 상차림 이 되었을 겁니다.
병원도 산후조리원도 없던 시절 우리네 어머니들은 그렇게 집안을 일으키고 아이들을 길러냈습니다.
오늘날 대한민국을 만든 힘은 미역국 먹고 젖으로 자식을 기른 우리의 할머니와 어머니에게서 나온 것 아닐까요?
모 방송국에서 한 마을을 찾아가 할머님들의 자녀수 를 조사했는데 평균 넷 이상이었습니다.
우리 주변 에서도 자녀를 일곱 여덟씩 둔 분들을 꽤 많이 볼 수 있지요.
그리 오래지 않은 우리 부모님 시대에 아기 를 낳는 일은 마을의 축제이며 잔치였습니다.

우리의 조상들은 어떻게 그렇게 아기를 많이 낳고 기를 수 있었을까요?
요즘은 아기를 하나 낳고 키우기도 힘이 많이 듭니다.
서넛 이상 아이를 낳는 사람들이 거의 없어 보 입니다. 출산율의 감소가 나라 전체의 걱정이 된 지금,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모양으로 예비 부모를 돕고 있습니다.
임신을 하도록 시험관 아기 비용을 지 원해주고, 더 낳으라고 출산 비용도 대줍니다.
육아에 필요한 여러 도움도 늘어나 어떤 자치구는 아기 를 셋 이상 낳으면 큰돈으로 포상하기도 한답니다.
이러한 도움들은 임신과 출산을 망설이는 사람들 중 일부에게는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나의 인생’ 이 ‘가족’, ‘우리’보다 더 중요해질수록 힘들고 긴 출 산과 육아에 전념할 사람들은 점점 줄어들 것입니다.
출산과 육아는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이러므로 남자가 부모를 떠나 그의 아내와 합하여 둘이 한 몸을 이 룰지로다 창2:24

 

저는 젊은 부부들에게 많이 낳아 행복하게 기르라고 얘기합니다. 남자라 애 낳고 키우는 게 얼마나 힘든 지 모르고 그런 소릴 한다며 일축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물론 그렇습니다. 하지만 제가 있는 자리에 서 최선을 다해 돕겠습니다.
저는 자식이 의사가 되 길 간절히 바라셨던 돌아가신 아버지 때문에 제가 이 직업을 갖게 되었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킹덤빌더가 된 후 하나님께서 저를 부르셨다는 것 을 알게 되었지요. 하나님 자녀의 임신과 출산 육아를 돕는 것이 저의 소명입니다.
하나님 자녀인 킹덤 빌더가 모이면 아기를 잘 낳고 같이 키울 수 있습니다.
가족과 이웃이 함께 기도하고 찬양하며 임신과 출산 육아를 도울 때에 하나님나라의 확장이 이루어 질 것입니다.
HTM의 다니엘 스쿨과 마리아 스쿨이 이 때문에 필요한 것입니다.

 

하나님이 그 산파들에게 은혜를 베푸시니 그 백성은 번성하고 매우 강해지니라

그 산파들은 하나님을 경외하였으므로 하나님이 그들의 집안을 흥왕하게 하신지라.

그러므로 바로가 그의 모든 백성에게 명 령하여 이르되 아들이 태어나거든 너희는 그를 나일강에 던지고 딸 이거든 살려두라 하였더라 출1:20-22

 

이스라엘 민족은 애굽의 노예생활 동안 생육하고 번 성하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지켰습니다.
그래서 400 년 만에 큰 민족으로 성장했습니다. 하나님께서 모 세를 세상으로 보내신 방법은 자연출산이었습니다.
그리고 약한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 돕는 사람들도 예비하셨습니다. 오늘날의 병원 시스템 안에서 아 기를 잘 낳고 많이 낳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러나 하나님 자녀들은 이 일을 잘 해낼 수 있을 것입 니다.
아주 오래 전에도, 그리고 오늘날에도 아기를 건강하게 많이 낳는 사람들은 가족 안에서, 이웃과 함께 출산의 기쁨을 나누었습니다.
그중 경험이 많 이 쌓인 사람들은 ‘산파’가 되어 출산이라는 복된 순 간을 함께했습니다.
여러분에게 맡겨진 특별한 소 명을 아직 찾지 못하셨다면, 아기 많이 낳아 기르는 것으로 동참하십시오.
그리고 다른 이들의 출산과 육아를 돕는 일로 동참하십시오.
아기를 많이 낳고 건강하게 길러 자손을 번성케 하 는 일은 하나님의 뜻을 이 땅에 이루는 가장 쉬운 방 법입니다.
아이를 많이 낳을수록 재산이 된다는 욕 심의 차원에서 드리는 말씀이 아닙니다. ‘생명의 탄 생’은 곧 ‘하나님의 사랑’입니다.
그리고 이는 하나님 의 뜻입니다.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말씀은 그 의미 그대로입니다.

 

하나님이 이르시되 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의 모양대로

우리가 사람을 만들고 그들로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가축과 온 땅과 땅에 기는 모든 것을 다스리게 하자 하시고

하나님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하나님이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 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 창1:26-28

 

오늘날 아기를 갖는 것조차 어렵고, 낳고 기르는 것 은 더 고통스럽고 두려운 이유는 우리가 죄를 택했 기 때문입니다.
출산의 고통과 어려움은 구약시대 의 유물입니다.
오늘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피의 보혈로 하나님 자녀가 된 킹덤빌더는 더 이상 임신의 어려움과 고통이 없어야 합니다.
하나님께 서 만드신 세상은 완벽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 인간의 육체 또한 완벽하게 기능하도록 설계하셨습 니다.
이는 태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습니다. 타락 과 죄로 인하여 그 능력을 많이 잃어버렸지만, 하나 님 자녀인 우리들은 그것을 온전히 누릴 자격이 있습니다.
다만 믿는 대로 실체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 리는 인내심과 순종의 노력이 필요할 뿐입니다.
킹덤빌더 여러분, 아브라함의 아내 사라가 몇 살에 아기를 낳았지요? 예수님께서 어떻게 순결한 마리 아의 몸에서 잉태되었습니까?
이러한 기적은 그 시 절 그때에만 일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은 우 리의 기도에 응답하시는 분입니다.
그리고 우리에 게 다 주고 싶어 하시는 분입니다. 우리를 사랑하시 니까요.
오늘날 예수 그리스도의 피로 모든 죄를 사함 받은 우리 킹덤빌더는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하나님의 지상 명령을 누릴 자격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지 켜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지난 호에 이어 자연주의 출산을 잘 해낸 강민정 씨 의 출산 이후 육아 경험을 더 보기로 합니다.
이 수기를 읽으며 출산과 육아, 즉 생명의 탄생이라는 긴 여정의 출발점은 역시 아빠와 함께하는 자연주의 출산이라는 것을 다시금 느낍니다.
솔이가 동생의 탄 생에 어떻게 함께하게 될지 기대가 됩니다. 사진과 수기를 제공해주신 강민정 씨 부부에게 감사드립니다.

 


 

 

자연주의 출산 수기 2

 

2015_05_025
자연주의 출산 후 전업맘이 되다
출산 전에는 산후조리를 최대한 빨리 끝내고 다시 직장으로 복귀하려고 계 획했으나,
자연출산과 모유 수유 를 하면서 나의 삶은 자연스럽게 아이 중심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퇴사를 결정하고 ‘10년 동안은 아이와 함께 잘 성장 해보자!’라는 다짐을 하게 된 것입니다. 나의 결심은 확고 했습니다.
아기와 생명의 힘을 믿고, 참고 기다리면 아기가 나온 다는 자연주의 출산의 철학은 나의 육아에도 그대로 적용되었습니다.
아이에게 모든 우선순위를 맞추니 모든 것이 자연스러워졌습니다.
태어난 뒤로 한 번도 저에게서 떨어져 본 적 이 없는 솔이는 자연스럽게 모유 수유 를 하게 되었고,
진통의 고비를 함께 넘고 아이와 피부를 맞대며 캥커루 케어를 했 던 아빠는 힘든 육아에 없어서는 안 될 전우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사회 경력을 쌓는 삶을 포기하고 나의 에너지와 노력을 아이에게 투자하면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라는 생각은 곧 벽에 부딪혔습니다.
모든 엄마들이 ‘육아는 어린이집에서’ 하듯이 나 또한 솔이를 어린이집에 맡기 려고 했지만
전업맘의 아이는 어린이집 입소 우선순위에서 밀려 4살이 되도록 들어가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나는 ‘자연주의 육아’를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2015_05_023독토가지(독서토론 가족 모임)에 참여하다
육아의 과정은 출산과는 또 다른 생존의 몸부림입니다. “애 낳는 건 쉬워!”라고 하던 선배 엄마들의 말에 고개 가 숙여지더군요.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내가 잘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내려놓고 자연주의 출산을 한 선배 엄마들의 온라인카페에 가입을 했습니다.
자연출산을 한 엄마들의 육아 고충은 병원분만을 한 엄마들과는 좀 달랐습니다.
모두 다른 출산을 했지만 서로 무슨 고민을 하는지 아는 선배 엄마들의 따뜻한 댓글과 공감 가는 이야기는, 육아로 지친 마음을 달래주었습니다.
그녀들을 직접 만나고 싶어졌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백일이 지 난 아이를 꽁꽁 싸매고 오프라인 독서모임에 무작정 나갔습니다.
어머나! 세상에! 이런 공간이 있다니.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아이가 원하면 언제든지,
망설임 없이 모유 수유를 할 수 있는 우리들만의 모임이 있다는 것이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그렇게 함께 책을 읽고 나누는 이야기들은 그 동안 막연하게 옳다고 생각했던 출산과 육아에 대한 내 신념의 부족한 부분들을 차곡차 곡 알차게 채워주었습니다.
그때 그 독서토론 모임이 아니었더 라면 어떻게 아이를 키웠을지, 어떻게 산후 우울증 없이 그 시기를 보낼 수 있었을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출산과 수유의 힘든 과정을 거치며 느꼈던 성취감은 잠깐일 뿐, 그 생명의 힘을 이어갈 아주 작은 배려조차 우리 사회에 참으로 부족하다는 것을 그때 많이 느꼈습니다.
필요한 사람들은 절실 하지만, 취지만 듣고 비용에 관계없이 공간을 내어준다는 것은 우리 사회에서 참으로 어려운 일이더군요.
외로운 섬과 같은 곳 에서 홀로 아이를 키우던 엄마들을 연결하는 자리를 마련해준 정 원장님이 그래서 더 감사합니다.

2015_05_024우리끼리 엄마선생님이 되다
한 달에 한 번씩 엄마들을 만나 책 이야기와 육아 이야기를 하며 지내던 어느 날,
일본의 자연주의 육아를 소개하는 ‘기적의 유치원’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토리야마 유치원의 선생님들은 보통 아줌마들이다.
유아교육을 전공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들은 아이의 변화를 재빨 리 알아차리는 선생님,
아이를 믿어주는 선생님이며,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좋은 선생님이다.”
– 조혜경 저 [기적의 유치원] 중에서

우리도 아줌마니 아이들에게 좋은 선생님이 될 수 있다!
우리도 한번 해보자! 이렇게 해서 그날 책모임에 나왔던 엄마 넷이 함 께 뭉치게 되었습니다.
공동육아나 자연육아라는 거창한 모임은 아니지만, 자연주의 출산을 같이 한 엄마이기에 마음이 맞은 것입니다.
처음에는 4명 의 엄마와 4명의 아이들로 시작을 했는데, 지금은 엄마가 7명으로 늘었고,
2년이 지나는 사이 둘째들도 태어나 모두 9명의 아이들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올 가을 저를 포함해서 두 명이 둘째를 더해 모두 11명의 아 이들이 흙을 만지며 놀게 될 것입니다.
2015_05_23“자연에서 크는 아이들은 콩나물처럼 쑥쑥 자랍니다!”를 따서 “자콩”이 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우리 모임의 아이들은 시설이나 규율에 얽매이지 않고 자연이든 어디든 힘찬 에너지를 풀어내며 스스로 배우 고 건강하게 자랍니다.
매일 자연에서 같이 놀며 아이들은 건강하게 크고, 엄마들은 사회에서 결코 배울 수 없 는 것을 얻게 됩니다.
아이들이 걷기 전에는 순번을 정해서 서로의 집을 터전삼아 아이들과 함께 모였습니다.
아이들은 놀아서 좋고, 엄마들은 함께 책을 읽으며 각자 지향하는 육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니 좋습니다.
아이들이 하나씩 걷고 뛰기 시작하면서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지만,
같은 공간에 나와 내 아 이만이 아닌 다른 사람도 함께 있다는 그 든든함만으로도 좋습니다.
아이들이 차례차례 단유(斷乳)를 하고 일반식을 먹게 되면서부터는 각자 집에서 준비해 온 도시락을 나눠먹는 즐거움도 무척 큽니다.
평소에는 집에서 아이랑 대충 먹기도 하지만, 함께 모이는 날만큼은 내 반찬 하나만 가 져가도 총 7가지 새로운 반찬을 먹을 수 있습니다.
영양학적으로도 좋고 최소한 한 끼 밥걱정을 덜 수 있으니 그 또한 쏠쏠한 즐거움입니다.
또한 음식을 골고루 먹으며 좋은 식습관을 기르는 일은 매우 중요한 활동입니다.
이렇게 놀며 배우길 2년.
우리는 서초구 ‘서울시 마을 공동체사업’에 엄마들이 모여서 자연육아를 하는 내용 의 제안서를 제출했습니다.
자연에서 아이들을 놀리며 느끼고 배운 것을 잘 정리하고 여기에 활동 계획 등을 추가하여 만든 우리의 제안서는,
놀랍게도 높은 경쟁률을 뚫고 채택되어 마을 공동체 지원 사업비를 지원받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한 달에 한번씩, 아이를 기관에 보내지 않고 스스로 키우고 싶어 하는 엄마들에게 그동안의 경험을 들려주며
공동 자연육아를 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 활동까지 하고 있습니다.
우리 모임에는 4살, 5살 이 되면서 졸업(?)을 하고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으로 가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새로 영입될 둘째들이 있기에 우리는 여전히 숲으로 공원으로 추운 겨울에는 박물관으로 달려가 즐겁게 배울 것입니다.
“우리는 아이들을 가르치지 않는다고 했잖아요.
다만 아이들이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뿐이어서 (선생님을 채용하는 데) 특별히 어려운 것은 없어요.”
“좋은 선생님은 아이를 관찰하는 능력이 있는 사람, 그리고 손을 놓을 수 있는 사람입니다.”
– 조혜경 저 [기적의 유치원] 중에서
둘라가 되다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 직업은 삶의 수단이 아닌 삶의 방향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둘라가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둘라는 진통과 출산과 모유 수유를 돕는 비의료 전문가입니다.
구미에서는 협회가 있을 정도로 활성화되어 있으 나, 우리나라는 아직 일부 자연주의 출산 병원에서만 볼 수 있습니다.
솔이를 낳을 때 메디플라워에서 경험한 든든한 둘라의 손길은 참 좋은 기억으 로 남아있습니다.
그래서 ‘메디플라워 둘라 양성과정’ 공고가 나오자마자 바로 등록하고 이론과 실습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다른 여성의 출산을 돕는 것은 많은 깨달음을 줍니다. 내가 아기를 잘 낳았기에 다른 여성의 진통도 잘 도울 수 있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출산을 하나둘 도우면서 저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생명이 태어나는 그 순간은 오롯이 아이와 산모를 위한 시간이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돕겠다고 시작했지만 생명의 진리 아래서 겸손해지며 성장하는 저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둘라의 일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아기는 시도 때도 없이 나오기 때문에, 요청이 오면 하던 일을 멈추고 가야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엄청난 인 내심과 희생을 필요로 하는 일도 아니라고 감히 말해봅니다.
둘라는 특별히 공부를 많이 해야 하거나, 출산 경험이 있어야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아직 결혼하지 않았 더라도 출산현장에서 만나게 되는 상황들을 잘 파악하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면 누구라도 할 수 있을 거 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둘라가 되길 망설이는 분들이 있다면 걱정하지 말라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내 도움 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돌봐줄 수 있는 정도의 관심과 시간만 있다면 큰 보람을 느끼는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 친구의 둘라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 친구와 전에는 나눌 수 없었던 경험들을 함께하며, 우리는 서 로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믿게 되었습니다.
저는 종종 주변 사람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제가 만약 자연주의 출산을 하지 않았더라면 겉으로 보이는 것에 치중하고 남들의 말에 더 귀 기울이면서 아이를 키웠을 것입니다.
그러나 자연출산을 통해 삶에 서 더 중요한 본질이 무엇인지,
나와 내 아이 그리고 우리 가정에 더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질문하고 느끼고 결정하는 법을 배우게 되면서 저의 가치관과 삶의 지향점, 육아의 방향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아기를 낳고 기른다는 것은 나를 변화시키는 일입니다.
그리고 세상에 대한 관점이 바뀌는 일입니다.
잘 준비 하면 고통의 길이 아닌 감사의 길이 되고, 멋진 엄마이자 멋진 여성으로 살아갈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이 순간 모든 임신부들의 건강한 출산을 응원합니다.
그리고 그대의 삶도 미소 가득한 삶이 되리라 희망하 며 긴 수기를 마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