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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송가 : 어린시절을 회상하며(발췌)

불멸의 송가 : 어린시절을 회상하며(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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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묵상

우리는 영원한 본향이 있다는 것을 어떻게 가보지도 않고 아는 것일까요? 시인은 말합니다. 우리가 본래 하나님 품에 있다가 이 세상에 왔기 때문이라고. “완전히 잊지도 않고/ 아주 벌거벗지도 않은 채/ 영광의 구름자락을 끌며 우리는/ 우리 고향이신하나님으로부터 온다”는 것입니다. 어린 시절은 천국의 광휘에 싸여 있지만, 나이가 들면서 차츰 그 빛이 꺼지고 만다는 것이지요. <흐르는 강물처럼 The River Runs Through It>이라는 영화에서 시골 목사인 아버지와 아들이 주거니 받거니 시를 읊던 장면을 기억하시는지요? 이것이 바로 그 시이고, 위의 인용문이 아버지가 서재에서 혼자 소리 내어 읽던 대목입니다. 200행이 넘는 긴 시라 전부 싣지는 못하지만, 그 다음을 조금 더 옮겨보면 이렇습니다. “타다 남은 잉걸 안에/ 아직 살아 있는 것이 있음이여/ 그토록 쉬이 사라지는 것을/ 자연이 아직 기억하고 있음이여.” “그리하여 날씨가 잔잔한 계절이면/ 설령 깊은 내륙에 있더라도/ 우리의 영혼은 우리를 이승에 데려온/ 그 불멸의 바다를 바라보고/ 단숨에 그곳으로 달려가서/ 바닷가에서 노는 아이들을 보고/ 영원히 굽이치는 파도 소리를 듣는다.”

-최애리


 

불멸의 송가 :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발췌)

 

 

우리의 태어남은 한갓 잠이며 망각일 뿐
우리와 함께 뜨는 영혼, 우리 삶의 별은
어딘가에서 지고 난 다음
멀리서부터 떠오른다
완전히 잊지도 않고
아주 벌거벗지도 않은 채
영광의 구름자락을 끌며 우리는
우리 고향이신 하나님으로부터 온다
우리의 유년기는 찬국으로 둘러싸여 있다
아이가 자라면서
감옥의 그늘이 덮여 오기 시작하지만
그래도 그는 빛과 빛이 흘러나오는 원천을 보며
기쁨 가운데 그것을 바라본다
소년은 나날이 동녘에서 더 멀리
가야만 하지만, 여전히 자연의 사제이며
그가 가는 길에는
찬란한 비전이 함께 한다
그러나 마침내 성인이 되면 그 빛이 꺼져
평범한 일상의 빛으로 스러져 간다

 

-윌리엄 워즈워스

 

 

 


 

 

2015년 신년호부터 「詩와 默想」 섹션이 신설되었다. 시편에 실린 詩로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것에는 익숙하지만, 시편에 실리지 않은 ‘새로운 詩’라는 형태의 문학으로 하나님을 묵상하는 것은 신선한 도전임에 틀림없다. 늘 ‘새 노래’로 하나님께 찬양 드리기를 원하듯이 ‘새로운 시’로 하나님을 묵상해 보는 것도 주님께서 기뻐하실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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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섹션에는 2014년 10월에 출판된 『그리스도교 신앙시 100선 합창』에 수록된 시들을 실을 예정인데, 이 책에는 최애리 집사가 2012년부터 엄선하여 직접 번역한 100편의 시가 역자의 묵상이 담긴 ‘해설’과 함께 ‘1장-주 음성 외에는 참 기쁨 없도다’, ‘2장-내 구주 예수를 더욱 사랑’, ‘3장-참 아름다워라 주님의 세계는’ ‘4장-그 손 못 자국 만져라’, ‘5장-우리가 지금은 나그네 되어도’, ‘6장-나의 갈 길 다 가도록’, ‘7장-생명 시냇가에 살리라’ 등 총 7개의 장으로 나뉘어 실려 있으며, 책의 뒷부분에는 수록된 시의 원문과 시인의 생애에 대한 간단한 소개가 실려 있다.

이 책에 실린 시 중에서 매월 한 편을 골라 이 섹션에 연재할 예정이다. 시로 하나님을 묵상하는 새로운 시도로 새해 아침을 시작해 보자.(편집자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