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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흐의 모테트, 예수 나의 기쁨

바흐의 모테트, 예수 나의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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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NGDOM LIFE &
음악
바흐의 모테트, 예수 나의 기쁨

미국 인디애나 음악대학원 졸업 / 현 서울과학기술대학 출강 김애엽


 

뜨겁게 하나님을 사랑하며 그 분께서 부어주시는 기름부으심으로 작곡을 한 바흐의 음악이 연주되는 현장에는 몇 백 년이 지난 지금도 성령의 임재하심이 있어 수많은 사람들에게 생생한 하나님의 메시지가 전달된다. 필자는 몇 년 전에 바흐의 모테트 합창곡 연주를 감상하며 은혜로운 곡의 가사와 그 가사에 맞는 절묘한 바흐의 음악이 너무 아름다워 눈물을 흘리며 들은 기억이 있다. 그 때 연주했던 합창단이 지휘자 박치용씨가 이끄는 <모테트 합창단>이었다. 1989년 지휘자 박치용과 열정을 가진 음악가들에 의해 소박하게 시작했던 모테트 합창단은 우리나라에서 꾸준히 바흐의 합창음악들을 매우 수준 높고 성실하게 연주하고 있는 보기 드문 합창단으로 성장하였다. 시류에 흔들리지 않고 순수 합창의 진수를 보이는 프로 합창단으로 자리를 잡았으며 맑고 깨끗한 울림, 정제된 화음, 깊이 있는 음악으로 교회음악의 올바른 이상을 제시하고자 하는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꾸준한 활동을 하고있다.

이 모테트 합창단이 금년 9월 6일 예술의 전당에서 세계적인 지휘자 헬무트 릴링(Helmuth Rilling, 1933-)의 지휘로 바흐의 모테트 BWV227 「예수 나의 기쁨」을 연주하였다. 바흐 음악의 거장인 그는“바흐 음악에 대한 사랑이 다리가 되어 유럽과 한국을 연결하니 놀랍다.”고 인사하였다. 바흐 음악을 전 세계에 전하는 메신저 역할을 해온 헬무트 릴링은 신학을 공부했고 오르간 연주자이며 지휘자이기도 하다. 그는 또한「바흐 아카데미」를 설립하여 많은 제자들을 가르치는 교육자로서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의 별명이 “바흐 음악의 전도사”이다. 60여 년 간 바흐의 합창음악을 연구하고 연주해 온 바흐 음악 전문가인 그에게 80세의 나이에도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이 무엇이냐고 묻자 “바흐 음악이 지닌 생명력이 바로 나를 건강하고 활기 있게 해 준다.”고 대답했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바흐는 영적으로 굉장히 신앙심이 깊은 작곡가였습니다. 그는 하나님의 계시와 메시지를 음악으로 바꾸는 노력을 해 왔어요. 하나님에 대한 바흐의 헌신, 그의 신앙을 이해하면서 그의 음악들을 들으면 좋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바흐 음악은 우리의 내일을 키우는 에너지라 할 수있어요. 젊은 학생들과 함께 바흐를 연구하고 듣는 순간에 우리에게 흘러드는 그 생명력이 얼마나 좋은 영향을 끼치는지 몰라요. 바흐음악이 지닌 사랑을 전 세계인이 공유할 수 있도록 연주가계속 되어야 합니다. 저는 그의 음악을 깊이 존경하며 그의 음악을 세상에 널리 전할 수 있다는 것을 매우 행복하게 생각합니다.”라고 말하였다.

그는 13년에 걸쳐 바흐의 칸타타 전곡을 최초로 녹음했고, 바흐 서거 250주년을 기념하여 지난2000년에 172장에 이르는 바흐의 교회음악 전곡을 다 녹음한 전집을 발표하여 전 세계를 놀라게 하였다. 루터 교회에서 운영하는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바흐의 음악과 생각을 접하게 되었으며, 신학과 음악을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고민하다가 바흐의 음악을 전문으로 연주하는 음악가의 길을 선택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가 내한하여 연주했던 바흐의 모테트 합창곡을 소개하고자 한다.

바흐는 특별한 교회예식을 위해서 여섯 곡의 모테트를 작곡했다(바흐는 총 7곡의 모테트를 남긴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주님을 그냥 보내지않겠습니다.」(Ich lasse dich nicht, BWV Ahn. 159)는 바흐의 증조부 요한 크리스토프 바흐의 작품으로 추정되고 있다.) 모테트(Motet,독일어-Motette)란 주로 라틴어 가사의 종교 합창곡을 말한다. 그러나 바흐의 곡들은 청중들이 이해 할 수 있도록 독일어 가사로 되어 있고 모짜르트는 독창 종교가곡에도 모테트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하였다. 13세기 초에 합창에서 테너의 바로 윗 성부(duplum)의 음에 가사를 따로 붙여 노래하는 것을 모테투스라고 하였는데, 이 모테투스가 모테트라는 음악형식으로 발전하게 되었다고 한다. 모테트의 어원은 mot(불어로 말이라는 뜻)인데 원래 가사가 없이 음만 있던 것에 “말”즉 가사를 붙였다는 뜻에서 모테트라는 음악형식이 생겨난 것이다.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를 거쳐 꾸준히 발전되어 오다가 바로크 시대에 이르러 바흐에 의해 그 정점에 도달하게 된다.

바흐의 여섯 개의 모테트는 주로 장례식이나 추도식 등 특별한 교회집회를 위해 작곡된 것으로, 4곡(BWV225,226,228,229)은 이중합창(또는복합창-소프라노, 앨토, 테너, 베이스의 4성부합창단 두 개가 동시에 노래를 함으로 8성부가된다.)으로 작곡되었고 BWV227 「예수 나의 기쁨」은 5성부, 나머지 하나 BWV230 「열방들아찬양하라」는 4성부로 작곡되었다. 밝고 화려하며 기쁨에 찬 모테트「새 노래로 여호와를 찬양하라」(Singet dem Herrn ein neues Lied, BWV225)는 작센 선제후 프리드리히 아우구스트 1세의 생일을 위해 작곡 되었다고 추정되고있다. 모테트「성령은 우리의 연약함을 도우시네」(Der Geist hilft unser Schwachheit auf, BWV226)는 바흐가 근무하던 토마스 학교의 교장 요한 하인리히 에르네스트의 장례식을 위해작곡 되었다.

모테트「예수 나의 기쁨」은 체신 장관의 아내인요한나 마리아 키에스(Johanna Maria Kees)의추도식(1723년 7월 18일)을 위해 작곡된 곡이다. 이 곡은 장례식 모테트(Sterbenmotetten)이지만 실제 바흐가 의도한 주제는 고통, 죽음, 무덤이 아니라“예수 안에서의 확신에 찬 믿음과 새로운 영원한 삶”이 주제이다. 바울의 말처럼 사망이 그리스도의 부활의 승리에게 삼킨 바 됨을 선포하는 것이다(Death is swallowed up in victory). 믿는 자들은 죽음을 이기고 승리한다는 성경의 메시지를 아름다운 합창으로 힘차게 선포하고 있다.

이 작품은 3성부 혹은 5성부까지 구성되는데 8성부로 구성되는 다른 모테트에 비해 성부 수는적지만 곡의 길이는 가장 길다. 요한 프랑크(Johann Franck)의 코랄(찬송가) 가사 여섯 절이 기본을 이루며 중간 중간에 바흐가 로마서에서 발췌한 5개의 성경구절이 들어감으로써 총 11절로 구성되어 있다. 바흐는 감탄할 만한 숙달 된 방법으로 코랄 작법을 다양하게 구사했다. 동일한 코랄 선율을 6번 반복하는 동안 끊임없이 새로운 방법으로 성부들을 구성하여 매번 다른 감동을 느끼게 한다. 전통적인 교회 음악 장르의 형식을 어떤 방법으로 보존하고 혁신했는지 진면목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정교한 코랄 작법의 기술이 완벽하게 보여진다.

가사가 너무 좋아서 그리고 감상에 도움이 되기위해 가사를 우리말로 번역해서 옮겨본다.

 

1. 코랄: Jesu meine Freude

예수 나의 기쁨, 내 마음의 안식, 나의 자랑 갈급한 내마음 주를 사모하여 목이 탑니다.
흠이 없는 어린양, 나의 신랑. 이 세상의 어떤 유혹도 나를 기쁘게 할 수 없습니다.

2. Es ist nun nichts Verdammliches andenen.

그러므로 이제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자에게는 결코 정죄함이 없나니 롬8:1

3. 코랄: Unter deinen Schirmen

주님, 주님께서 폭풍으로부터, 원수로부터 나를 지키십니다.
마귀가 나를 비웃고 모욕하여도 예수께서 나와 함께 하시리.
폭풍과 번개가 내리쳐도 죄와 지옥이 나를 위협하여도예수께서 나를 지키시리.

4. Denn das Gesetz des Geistes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생명의 성령의 법이 죄와 사망의 법에서 너를 해방하였음이라 롬8:2

5. 코랄: Troz dem alten Drachen

사탄이 나를 미워하여도 죽음이 나를 기다려도 두려움이엄습해도
어떠한 저주 속에서도, 나는 여기 서서 노래하리.
나의 도움은 확실하고 하나님의 능력이 나를 붙들어 주기 때문입니다.
땅과 지옥의 불은 잠잠할 지어다.

6. Ihr aber seid nicht Fleischlich

만일 너희 속에 하나님의 영이 거하시면 너희가 육신에 있지 아니하고 영에 있나니 누구든지 그리스도의 영이 없으면 그리스도의 사람이아니라 롬8:9

7. 코랄: Weg mit allen Sch?tzen!

모든 보물과 즐거움은 떠나가라.
예수만이 나의 기쁨이며 즐거움입니다.
모든 헛된 명예도 떠나가라.
슬픔, 고통, 십자가, 죽음, 경멸 어떤 것도 나로부터 주님을 뺏어갈 수 없습니다.
그리스도께서 나와 함께 계시니 육체는 죽어도 영은 삽니다.

8. So aber Christus in euch ist

또 그리스도께서 너희 안에 계시면 몸은 죄로 인하여 죽은 것이나 영은 의를 인하여 산 것이니라 롬8:10

9. 코랄: Gute Nacht

잘 자라 고통이여, 세상의 모든 유혹이여 너희들에게는어떤 기쁨도 없다.
잘 자라 죄악이여 잘 자라 모든 교만과 권력이여
헛된 애씀도 이제 모두 잠자거라 영원히

10. So nun der Geist des

예수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이의 영이 너희 안에 거하시면 그리스도 예수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이가
너희 안에 거하시는 그의 영으로 말미암아 너희 죽을 몸도 살리시리라 롬8:11

11. 코랄: Weicht, ihr Tauergeister

이제 슬픔이여 나를 떠나라 기쁨의 예수께서 나에게 오신다.
주를 사랑하는 자들 학대와 모욕과 고난이 온다 해도 모든 재앙이 소망과 기쁨으로 바뀌네.
예수님, 나의 기쁨이시여!

 

2013_10_음악_insert_01 바흐는 늘 성경구절을 그대로 쓰는 것을 좋아했다. 성경만큼 살아있고 운동력이 있어 우리의 영과 혼을 쪼개고 관절과 골수를 쪼개는 가사가 어디 있겠는가? 바흐는 가사에 들어있는 여러 감정들 -갈망, 두려움, 회개, 소망, 평안, 확신, 기쁨등-을 마치 그림을 보는 듯이 대가다운 훌륭한능력으로 잘 묘사하고 있으며, 죽음에 직면한 사람들에게 말로 위로 할 수 없는 것을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과 함께 음악으로 격려하고 있다. 하늘에 대한 희망과 예수에 의한 안전함, 세상의헛된 유혹과 명예에 대한 결별, 죄로 인한 두려움과 죽음으로 인한 슬픔으로부터 살아있는 사람들을 위한 위로와 격려의 내용을 가사와 음악이 혼연일체 되어, 듣는 모든 이들에게 감동적으로 전해주고 있다.

 

슈바이처 박사는“이 신비한 코랄의 각 절들을, 그 사이에 들어오는 로마서 8장에서 취한 성구로 설명해 가고 있는 바흐의 방법은 비할 데 없이 깊고 위대한 사상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 가사는 삶과 죽음에 대한 바흐의 설교라고 이름 붙일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하였다. 이 음악을 들으면서 세상의 모욕과 고난속에서도 예수님만을 사랑하고 갈망하며 확신하는 바흐 자신의 신앙고백도 절절하게 들을 수 있다.

많은 훌륭한 지휘자들이 지휘한 연주들이 남아있다. 헬무트 릴링이 지휘하는 바흐 콜레기움 슈투트가르트의 연주는 부드럽고 과장되지 않으며 온화하지만 매우 풍성하다. 특히 겸손하면서 기쁨에 가득 찬 모습으로 지휘하는 릴링의 모습에서 많은 감동을 받게 된다(유튜브에서 Bach Motet BWV227 Bach Collegium Stuttgart, Helmuth Rilling 검색). 정상급 보컬 앙상블인 스톡홀름 성 야콥스 교회 챔버 합창단의 연주는 화려한 색채감을 보여주며, 필립 헤레베헤가 지휘하는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Collegium Vocale Gent)는 소박하고 진실한 해석을 들려준다. 유튜브를 검색하면 Vocalconsort Berlin의 연주도 감상할 수 있다. 이들의 연주는 가사전달이 매우 명확하며 15-17명의 중창으로 노래하지만 확신에 찬 곡 해석과 열정이 넘치는 합창소리를 들려준다. 탤쩌 어린이 합창단(TolzerKnabenchor)의 연주도 매우 감동적이며 은혜롭고 아름다운 보이 소프라노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마사아키 스즈키가 지휘하는 연주는 매우 생동감 넘치며 깨끗하고 영롱한 발성을 들려준다(J.S.Bach, Motets Bach Collegium Japan, Masaaki Suzuki로 검색). 바흐의 합창음악을 들으면 가사가 주는 은혜와 더불어 그 오묘한 화성과 위대한 작곡능력에 의해 하나님께서 만드신 악기인 인간의 목소리가 얼마나 다양하고 풍성하며 아름다운지를 실감하게 된다. 지면 관계상 모테트 한곡만 소개 했지만 다른 다섯 개의 모테트도 하나하나 귀한 메시지를 전해준다. 모두 유튜브에서 감상할 수 있다.

† 새노래로 여호와를 찬양하라(Singet dem Herr nein neues Lied, BWV225)
† 성령은 우리의 연약함을 도우시네(Der Geist hilft unser Schwachheit auf, BWV226)
† 두려워 말라(Furchte dich nicht, BWV228)
† 오소서 예수여 오소서(Komm, Jesu, komm, BWV229) † 열방들아 여호와를 찬양하라(Lobet den Herrn, alle Heiden, BWV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