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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흐와 멘델스존의 칸타타

바흐와 멘델스존의 칸타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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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바흐와 멘델스존의 칸타타

너 하나님께 이끌리어 (통일 찬송가 341장)

미국 인디애나 음악대학원 졸업 / 현 서울과학기술대학 출강 김애엽


 

살아생전에 자신의 이름을 세상에 알리는데 큰 관심이 없었던 요한 세바스찬 바흐의 음악은 그의 죽음과 함께 약 100년 동안 세상에서 잊혀졌다. 그러나 하나님은 작곡가 멘델스존으로 하여금 바흐의 음악을 발견하게 하시고*1, 그 불멸의 위대한 음악을 세상에 다시 알려지게 하심으로 찬란하고 영광스럽게 바흐의 음악을 부활시키시고, 지금까지도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들을 수 있게 하셨다. 1829년 3월 11일, 스무 살의 청년 멘델스존은 베를린 징 아카데미에서 바흐의 <마태 수난곡>을 지휘했다. 바흐가 그 곡을 초연한 지 정확히 100년 만의 일이었다. 예수님의 수난을 성경말씀의 줄거리로 작곡해 낸 <마태 수난곡>은 그 날 밤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감동과 은혜로 물결치게 했으며, 그 날 이후로 바흐라는 잊혔던 작곡가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과 연구가 시작되어 오늘날까지 이르고 있다.

[*1 <바흐 이전의 침묵>이라는 영화에서는 멘델스존의 하인이 푸줏간에서 고기를 사왔는데, 그 고기를 포장한 종이가 심상치 않아 유심히 살펴본 멘델스존이, 그 종이가 위대한 바흐의 <마태 수난곡>의 악보라는 것을 발견하는 스토리가 나온다. 그러나 부유한 예술 애호가인 멘델스존의 할머니(Babette Salomon)가 멘델스존의 열네 살 생일선물로 바흐의 악보를 선물했다는 설도 있다. 또한 멘델스존의 스승인 첼터의 절친한친구인 펠샤우가 바흐의 둘째 아들인 칼 필립 엠마누엘로부터 바흐의 악보를 모두 사들여 베를린 왕립도서관에 기부했으므로, 멘델스존이 바흐의 악보를 도서관에서 찾아냈다는 설도 유력하다. 바흐의 열렬한 신봉자였던 스승 첼터는 제자인 멘델스존에게 바흐의 음악을 열심히 가르쳤다고 한다. <마태 수난곡> 이후에도 멘델스존은 많은 바흐의 작품을 찾아내어 세상에 알리고 연주하였다.]

작곡가 멘델스존(Jakob Ludwig Felix Mendelssohn Bartholy, 1809-1847)은 모차르트 만큼이나 유럽을 떠들썩하게 한 유명한 신동이며, 천재 작곡가이자 연주가이고 지휘자였다. 그는 음악가로서는 드물게 매우 유복하고 평화로운 환경에서 자라나 여러 악기의 연주를 배웠고, 그림과 문학과 어학에도 뛰어난 재능이 있었다. 9세 때에 피아니스트로 데뷔해 연주활동을 하였고, 12세에 이미 능숙한 작곡 실력을 갖추어서 약 70곡의 작품을 발표하는 등, 짧은 생애에도 불구하고 그의 삶처럼 풍요롭고 아름답고 낭만적인 작품들을 많이 작곡했다. 그는 고전주의적 낭만파 음악의 대가로 관현악곡 <스코틀랜드 교향곡>, <핑갈의 동굴>, 피아노곡 <무언가>, 극음악 <한 여름 밤의 꿈>*2, <바이올린 협주곡 E단조>, 오라토리오 <엘리야>, <사도 바울> 등 유명한 작품들을 많이 남겼다. 할아버지 모제스 멘델스존은 유명한 철학자였고, 멘델스존의 아버지는 기독교로 개종한 부유한 유태인 은행가였다. 덕택에 멘델스존은 자신의 오케스트라를 가지고 있을 만큼 부족함 없는 환경에서 음악 활동을 하였다. 멘델스존의 누나(Fanny Mendelssohn Hensel, 1805-1847)도 그 당시로는 매우 드물게 유명한 여류 연주가이자 작곡가로 활동하였다. 1847년 5월 음악적 동반자이며 사이가 각별했던 누나가 죽은 뒤, 같은 해 11월 서른여덟 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멘델스존도 세상을 떠나고 만다. 멘델스존은 일생동안 신실한 신앙인으로 살았으며, 많은 주옥과 같은 교회음악들을 작곡하였다. 바흐의 <마태 수난곡>을 발견하여 세상에 바흐를 널리 알린 멘델스존은 바흐를 일생동안 존경했으며, 음악적으로 그에게서 가장 큰 영향을 받았고 바흐를 닮아가는 삶을 살았다.

[*2 셰익스피어의 연극 <한 여름 밤의 꿈>을 읽고 감동을 받아 멘델스존이 17세에 작곡한 극음악으로 <결혼 행진곡>만 따로 결혼식에서 많이연주되어 널리 알려져 있다.]

바흐와 멘델스존은 우리나라 찬송가에도 실려 있는 <너 하나님께 이끌리어>(통일찬송가 341장)*3 라는 독일 찬송가인 코랄(Chorale)로 각기 코랄칸타타*4를 작곡하였다.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기고 믿음으로 살아가는 삶에 대한 은혜로운 가사와 아름다운 음악으로 독일교회에서 널리 불렸던 유명한 찬송가이다. 원곡인 찬송가는 독일의 시인 게오르그 노이마르크(Georg Neumark, 1621-1681)가 직접 작사와 작곡을 한 곡이다. 세계의 많은 작곡가들이 이 찬송가를 사랑하여 칸타타, 오라토리오, 오르간 곡, 미사곡, 모테트 등에서 편곡하여 사용하였다. 멘델스존은 그의 오라토리오 <사도 바울>의 서곡에서 이 찬송가를 사용하였으며, 바흐는 이 찬송가를 특별히 사랑하여 자신의 칸타타 13곡에서 이 곡을 인용하였고, 오르간 곡으로도 다양하게 편곡하였다. 원래 독일어로는 7절로 구성되어 있는데, 영국의 여류시인 윙크 워스(Catherine Winkworth, 1837-1878)가 번역하여 3절로 줄여서 찬송가에 실은 것을, 다시 우리말로 번역하여 우리나라에서도 1967년, 개편 찬송가 341장에 실은 것이다. 현재는 400여 종의 각국찬송가에 채택되어 있다. <너 하나님께 이끌리어>로 검색하면 다양하게 부르는 찬송가를 들을 수
있다.

[*3 제목의 번역이 한국 찬송가에는 <너 하나님께 이끌리어>로 되어 있으나, <다만 하나님의 섭리에 맡기는 자>, <오직 하나님을 의지하는 자>등의 뜻으로 번역 할 수 있다.]

[*4 교회에서 회중들이 부르는 찬송가를 코랄(Chorale)이라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익히 알고 있는 기존의 찬송가를 바탕으로 화려한 합창과독창, 서창 등으로 편곡하여 주일 예배 시에 설교에 맞게 성가대가 부를 수 있도록 좀 더 음악적으로 수준 높은 작품으로 구성한 것이 코랄 칸타타이다. 바흐는 이러한 코랄 칸타타를 매우 많이 작곡했으며, 바흐에 의해 이 코랄 칸타타는 음악적으로 그 절정을 이루었다.]

이 찬송가는 작곡, 작사가인 노이마르크 자신의신앙 간증에 바탕을 둔 작품이다. 그는 20세가 되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가기 위해 돈을 모아서 여행을 가는 도중에 강도를 만나게 된다. 당시 독일은 30년 전쟁 중이어서 사회질서가 문란하고 강도가 많은 시절이었다. 그는 모든 것을 강도에게 다 빼앗긴 후 여러 도시를 돌아다니며 힘겹게 살던 중에, 북부 독일 킬(Kiel)에 있는 옛 친구이며 교회의 목사인 베커(Nicolaus Becker)를 만나게 되고, 그의 도움으로 부유한 판사의 집안에 가정교사로 취직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는 이 때 하나님의 도우심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위로의 노래(Trostlied)>라는 제목으로 이 찬송시를 쓰고 작곡을 하였다. 어려운 역경 속에서도 믿음을 잃지 않고 하나님만 신뢰하며 나아갈 때, 하나님께서 우리의 앞길을 인도하신다는 위로를 주는 신앙 고백적 가사의 찬송가이다. 특히 이 곡은 2002년에 나온 독일영화 「신과 함께 가라(Vaya con Dios-Go with God)」라는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 감동적으로 나와서 안 믿는 사람들에게도 많이 알려지게 되었다. 영화에서는 랄프 그뢰슬러(Ralf Grossler)가 훌륭하게 편곡한 곡*5을 세 명의 남자주인공이 매우 뛰어난 음악 실력으로 아름답게 노래한다.

[*5 그가 작곡한 미사곡 중에 나오는 곡이다.]

바흐는 노이마르크의 원곡 찬송가 가사 7절을 모두 사용하고 자유로운 가사를 더 첨부하여 칸타타를 만들었다. 음악적으로는 놀랍도록 아름답고 풍성하고 다양하게 가사에 딱 맞는 적절한 리듬과 멜로디로 변형하였다. 앞의 여섯 곡에서는 멜로디가 많이 변형되어 원곡의 멜로디가 숨어있지만,마지막 코랄 곡에서는 분명하게 찬송가 원곡으로 부르는 것이 쉽게 들린다. 가사와 음악이 조화를 이루며 큰 위로와 확신을 준다. 연주시간은 약 20분가량 된다. J.S. Bach/Wer nur den lieben Gott ¨lasst walten, BWV93(Hereweghe)로 검색하면 전곡을 들을 수 있다.

 

바흐의 칸타타 <다만 하나님의 섭리에 맡기는 자> (J.S. Bach Kantate BWV93-Wer nur den lieben Gott lasst walten)

1. 합창(Coro). 다만 하나님께 맡기는 자(Wer nur den lieben Gott ¨lasst walten) 오보에 솔로와 함께 전주가나오고 아름답게 편곡된 합창으로 노래한다.

다만 하나님께 맡기는 자, 일평생 주만 바라면
하나님께서 놀랍게 그를 지키시리라.십자가의 고통과 슬픈 낙심 속에서도 하나님의
전능하심을 신뢰하는 자는
그 집을 모래 위에 짓지 않는 자라네.

베이스 서창(Recitativo) 무거운 걱정들이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Was helfen uns die schweren Sorgen)

무거운 걱정들이 우리에게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우리 마음을 짓누를 뿐이라네.
근심, 두려움과 고통, 그런 것들이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단지 더 가혹한 슬픔만 더할 뿐이네.
아침마다 한숨 쉬며 깨어나고 눈물로 얼룩진
얼굴로 잠자리에 들겠는가?
우리는 우리의 십자가를 두려움과 걱정으로
우리 스스로 만들고 있네.
예수님께서 가지셨던 확신과 고요함으로
크리스천은 자기의 십자가를 지고 가는 것이라네.

3. 테너 독창(Aria) 잠시만 잠잠하면(Man halte nur ein wenig stille)

십자가의 시간을 지날 때 마다
우리가 잠시만 잠잠하면 우리 하나님의 극진하신 자비하심은
우리의 어떤 말도 행동도 버리지 않으시네.
하나님은 그의 선택한 이들을 아시며
스스로를 “아버지”라고 부르셨다네.
모든 고통을 견디고 나면 마침내 아버지는
자녀들에게 구원을 베풀어 주신다네.

4. 소프라노와 알토의 이중창(Duetto) 그는 기쁨의 때를 아시네(Er kennt die rechten Freudenstunden)

아버지께서는 가장 정확한 기쁨의 때를 아신다네.
가장 유익한 때가 언제인지 아신다네.
그 분께서 위선 없는 확실한 믿음을 보시면
우리가 알기도 전에 오셔서 좋은 결과로 우리를
이끌어 주신다네.

5. 테너 서창(Recitativo) 폭풍우가 몰려온다 해도(Denn nicht in deiner Drangsalshitze)

불의 시련 안에서 천둥이 몰려오고 근심의
폭풍이 몰려와도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버리지 않으시네.
우리가 극심한 고통 속에 있을 때도
하나님께서는 우리와 함께 거하시네.
그의 백성 가운데 자비를 베푸시네.
가난과 십자가와 고통 속에서도 신실한 마음과
영으로 예수님의 선하심을 의지하라.
폭풍 속에서도 비가 개면 태양이 비취듯이
끝까지 정하신 자를 지키시리라.

6. 소프라노 독창(Aria) 나는 주님을 바라보리라(Ich will auf den Herren schauen)

이제 나의 주님을 바라보리라
나의 하나님을 신뢰하리라.
그는 기적을 일으키시네. 그는 그의 뜻에 따라
가난한 자를 부요하게 하시고
강한 자를 가난하게도 하시네.

7. 합창(Choral) 찬양하고 기도하며 아버지의 길로 가라 (Sing bet und geh auf Gottes Wegen)

찬양하고 기도하며 아버지의 길로 걸어가라.
진실하게 너의 일을 하여라.
하늘의 축복을 믿으며
그러면 새롭게 세우시리라.
확신 안에 거하는 자들은
아버지 안에서 안식하리라.

 

멘델스존 코랄 칸타타 7번-다만 하나님의 섭리에 맡기는 자 (F. Mendelssohn Chorale Kantate Nos.7 Wer nur den lieben Gott lasst walten)

멘델스존의 코랄 칸타타는 4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사가 원곡에 비해 많이 축소되어 있으나, 바흐보다 음악적으로는 많이 편곡되지 않아서 원곡인 찬송가를 쉽게 들을 수 있다. 전체 연주시간은 10분이 조금 넘는다. MENDELSSOHN-Wer nur den lieben Gott lasst walten으로 검색하면 감상할 수 있다.

1악장 음악의 리듬과 화성을 원곡과 조금만 다르게 편곡하여 명확하게 원곡을 들을 수 있다.

내 주 하나님, 나에게 필요한 것과 좋은
모든 것을 아시네.
사람들의 길과 나 자신의 길에서 벗어나와
내가 당신 위에 집 짓게 하시고
당신만 믿게 하소서.

2악장 여러 성부가 각기 멜로디를 노래하는 다성부 형식으로 작곡되어 더욱 웅장해진다.

사랑의 주님께 순종하는 자 일평생
주님을 소망하는 자
십자가의 고난과 슬픔의 시간 속에서도
놀라운 일이 있으리라.
높으신 하나님을 믿는 자 모래 위에 지은 집에
사는 자가 아니네.

3악장 아름다운 소프라노 솔로가 독창으로 부른다. 원곡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시와 음악으로 만들었다.

주님은 참 기쁨과 유익의 시간을 잘 아신다네.
주께서 우리에게 진실함을 찾으실 때
아무도 속일 수 없네.
주께서 오시네. 우리가 알 수 없을 때에.
그리고 주님은 선을 이루신다네.

4악장 단순하고 명료한 유니슨 합창과는 매우 대조적인 복잡한 오케스트라 반주로 구성되어 있다. 믿음과 확신에 차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다짐하도록 아름다우면서도 견고하고 웅장한 음악으로 작곡되었다.

노래하라. 기도하라.
그리고 주님의 길로 걸어가라.
너의 믿음대로 행동하라.
하늘의 축복을 믿으라.
주가 너를 새롭게 하시리라.
주님을 신뢰하는 자를 결코 버리지 않으신다.

 

내가 확신하노니 사망이나 생명이나 천사들이나 권세자들이나 현재 일이나 장래 일이나 능력이나 높음이나 깊음이나
다른 아무 피조물이라도 우리를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느니라 롬8:3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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