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고 성장하기

멈추고 성장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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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NGDOM LIFE &
상담
멈추고 성장하기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청소년교육과 교수 하혜숙


 

칼 융(Carl Jung)이라는 학자는 성격의 완성은 완벽함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균형에 있다고 보았다. 마치 나무의 가지가 한쪽만 과도하게 자라고 다른 쪽은 자라지 못하면 조화를 잃게 되는 것처럼, 어떤 특성은 그 자체로는 좋은 자질이지만 상반되는 특성의 자질과 균형을 잃게 되면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예를 들어, 적극성과 독립심은 그 자체로서 좋은 자질이긴 하지만 상대편에 있는 온유함과 겸손이 성장하지 못하면 균형을 잃게 되어 독단적으로 다른 사람의 영역을 침범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온유와 겸손이 지나치게 성장해서 적극성이나 독립심과 같은 자질들과 균형을 이루지 못한다면 또다른 문제들이 발생하게된다. 이러한 사람은 무력함 때문에 다른 사람에 의해 조종당하게 될 것이다. 예를 들면 일상생활에서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자신을 표현하게 될 것이다.

2015_07_20

그렇다면 왜 이렇게 균형을 잃게 되었는가? 우리는 어떤 감정을 가지는 것만으로도 “나쁜 것”이라고 배워왔기 때문에 어느 순간 균형이 어긋나게 되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어떤 쪽의 가지가 자라는 것을 스스로 억제해 온 것이다. 왜냐하면 그 가지들의 성장이 부모나 주변 환경으로부터 그다지 환영받지 못하고 자신에게 고통스러운 결과를 가져다주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한쪽만 자라나서 균형을 잃게 되면 이것을 바로잡기 위해서 노력하게 되는데, 유감스럽게도 우리는 힘을 가함으로써 튀어나온 것들을 어떤 틀 속에 밀어 넣음으로써 해결하려고 한다. 즉, 성장하기 보다는 감정의 균형을 맞추려고만 하게 된다. 그러나 이렇게 힘을 가해서 균형을 맞추려고 하게 되면 드러난 증상만 다룰 뿐 문제의 근원을 다루지 못하게 된다. 왜냐하면 문제가 일어나는 것은 어떤일을 허용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어떤 존재가 되고자 하는 것을 허용해주지 않은 결과이기 때문이다.

즉,  문제의 본질은 ‘존재함’을 방해받은 것이다. “너의 어떤 것은 받아들일 수 있지만 어떤 것은 받아들일 수없어” 또는 “너의 어떤 감정은 받아들일 수 있지만 어떤 감정은 받아들일 수 없어”라고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해결책은 한 때는 쓸모없고 매우 고통스러운 것으로 느꼈던 감정이 다시 성장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이런 현상을 어린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풍선으로 비유해서 일정한 모양을 가지고 있는 풍선에 든 공기라고 생각해보면, 압력이 감정에 미치는 효과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2015_07_21

예를 들어 부모에 의해 한 부분이 계속 압력을 받으면 다른 부분에 있는 감정이 격화되고 어떤 형태로든표현될 길을 찾고자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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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흐르는 호스를 손으로 막으면 물이 다른 방향으로 빠져나가서 분출되는 것처럼, 인간도 자신으로 존재하는 것을 방해당하면 다른 식으로 존재할 방법을 찾게 된다. 만약에 우리의 적극성과 독립심이 좌절당했다면 누군가에 대한 균형을 벗어난 분노를 가지게 되거나, 또 한편으로 온유했던 것 때문에 비웃음을 당했다면 어른이 되어서 온유함을 보상해 줄 다른 존재방식을 찾으려 할 수 있다. 우리의 삶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어린 시절에 거절당했던 것, 좌절당했던 것을 보상하려고 애쓰면서 살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다시 말해서 압력을 받아 자라지 못한 부분에 대해 균형을 맞추려고 그 부분에 더 많은 압력을가함으로써 복구하려고 애쓰는 것이다. 때로는 경쟁력을 갖춘다는 명목으로, 때로는 교양을 갖춘다는 명목으로 그렇게 보상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풍선이 원래 가진 틀을 회복하도록 하려면 균형을 벗어난 부분에 더 많은 압력을 가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압력을 가하고 있던 부분을 놓아 줄 때, 풍선은 원래의 모습을 회복하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이 될 수 있다.

2015_07_23

이 세상을 살면서 부모로부터 수용되지 못했던 경험과 자신의 기질들을 어른이 되어 다른 방식으로 보상하고 채우려고 노력하거나, 또 한편으로는 부모로부터 받지 못했던 사랑과 보살핌을 다른 사람이나 활동으로 채우려고 애쓰며 이 세상을 살아왔다면, 힘껏 나 자신이 되고자 애쓰는데 삶의 에너지를 사용해왔다면, 이제는 하나님의 자녀가 된 우리는 하나님께서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시는 그 용납하심으로 말미암아 그동안 하던 것을 멈출 수 있다.

 

사랑 안에 두려움이 없고 온전한 사랑이 두려움을 내쫓나니 두려움에는 형벌이 있음이라 두려워하는 자는 사랑 안에서 온전히 이루지 못하였느니라 요일4:18

 

십자가를 통해 나타내신 그 사랑으로 말미암아 그동안 하던 것을 멈추고 하나님께서 나의 존재를, 나의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시고 용서하시는 그 체험으로 말미암아, 그 사랑에 기대어 모든 두려움을 내어 쫓을 수 있다. 그동안 내가 꽉 쥐고 압력을 가하던 부분, 내가 모양을 만들어 보겠다고, 원래대로 회복시켜 보겠다고 애쓰던 것을 멈추고 두 손을 활짝 펴서 드림으로써 하나님께서 만드신 모양대로 성장할 수 있다. 왜냐하면 예수는 그리스도, 우리의 구원자이시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임마누엘, 우리와 함께 하시는 아버지이시기 때문이다.

 

보라 아버지께서 어떠한 사랑을 우리에게 베푸사 하나님의 자녀라 일컬음을 받게 하셨는가, 우리가 그러하도다… 요일3:1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에게 이렇게 나타난 바 되었으니 하나님이 자기의 독생자를 세상에 보내심은 그로 말미암아 우리를 살리려 하심이라

사랑은 여기 있으니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사 우리 죄를 속하기 위하여 화목 제물로 그 아들을 보내셨음이라

사랑하는 자들아 하나님이 이같이 우리를 사랑하셨은즉 우리도 서로 사랑하는 것이 마땅하도다 요일4:9-10

 

이렇게 하나님의 사랑을 받고 용납받았다면 이제 우리도 하나님께서 우리를 용납하신 것과 같이 우리 곁에 있는 사람들을 용납해야 한다. 나의 애씀과 압력을 그 사랑과 용납하심으로 말미암아 멈출 수 있었던 것처럼, 내 곁의 사람들도 그렇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해줄 수 있다. 하나님의 펴신 손에 우리가 용납된 것처럼, 우리의 편 손으로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줄 수 있다. 그렇게 상대방이 애씀을 멈추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우리가 도울 수 있다.

2015_07_24

작지만 구체적인 실천 방법은, 바로 지금 곁에 있는 사람들, 나와 일상을 함께 하는 사람들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주는 것이다. 왜냐하면 감정을 받아들이는 것은 상대방의 존재를 받아들이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상대방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이 될 수 있도록. 아름다운 어떤 노랫말처럼…. I love you just the way you are!

 

사랑하는 자들아 하나님이 이같이 우리를 사랑하셨은즉 우리도 서로 사랑하는 것이 마땅하도다 요일4: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