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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박성 인격장애 그리고 완벽주의 III

강박성 인격장애 그리고 완벽주의 I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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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NGDOM LIFE &

건강
강박성 인격장애(Obsessive-compulsive personality disorder) 그리고 완벽주의(Perfectionism) III

 

한양의대 교수 김석현

지난한달동안나는내삶에어느정도의 완벽을 기하고 있는가, 나는왜그정도의 완벽을 기하고있는가, 그것이 하나님 안에서 나를 어떻게 규정하고 있는가에 대해 생각해 보셨나요? 어떤 답을 얻으셨을지 몹시 궁금합니다.

지난달에 함께 나누었던 것처럼 우리 삶에서‘기준’이라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렇다면‘완벽’ 과 관련해서 우리가 가져야하는 올바른 기준은 어떤 것일까요? 어느 정도 완벽한 것이 좋은 것일까요? 이미 눈치 채셨겠지만 역시 여기서도‘정도’는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것으로는 어떤 평가나판단도 내릴 수가 없습니다. ‘정도’를 넘어서서 과연 내가 완벽할 수 있는 존재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이 핵심입니다. 여러분은 완벽한 존재입니까?

아쉽게도 저를 포함하여 모든 사람은 전혀 완벽하지 않습니다. 창조 당시에는 완벽한 존재로 만들어졌으나, 타락 이후 우리는 결코 완벽할 수 없는 존재로 전락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우리를 완벽하게 만드신 완전하신 하나님께서 우리를 떠나셨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스스로의힘으로 완벽해지려고 애쓰는 것은 터진 웅덩이에 물을 저축하려는 것처럼 부질없는 것입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우리에게는 완벽하다는 것의‘기준’조차도 없다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지금 읽고 계시는 이『킹덤 빌더』매거진의 편집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완벽히 편집하는것인가요? 오탈자가 하나도 없으면 완벽한 편집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문법적으로도 완벽한가를 따진다면 그 완벽의 수준은 또 달라져 버립니다. 거기다 출판을 전문으로 하시는 분들이 보시기에는 색깔 선택이나 사진 배치 등에대해서도 또 다른 수준에서 완벽한지 여부를 검토할 것입니다.

9월호에서 Hamachek이라는 심리학자가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사람들을 정상적 완벽주의자(Normal perfectionist)와 신경증적 완벽주의자(Neurotic perfectionist)로 구분하였는데,정상적 완벽주의자는 완벽을 추구하기는 해도 그결과에 따라 자존감이 높아졌다 낮아졌다 하지는않을 뿐만 아니라, 완벽을 추구하는 동안 쏟는 노력을 즐겁게 느끼는 반면에, 신경증적 완벽주의자는 비현실적인 목표를 정하고는 그것을 성취하기 위해 투쟁하면서 그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면계속적으로 불만을 느낍니다. 정리하자면, 어떤일의 결과에 따라 자존감이 높아졌다 낮아졌다하는 사람은 신경증적이고, 그렇지 않고 결과와상관없이 일정한 자존감을 유지한다면 정상적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다시 질문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이 세 가지 질문의 답은 마지막 질문인, 나의 완벽이 하나님 안에서 나를 어떻게 규정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으로부터 출발해야 앞의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즉, 완벽을 추구하는 정도와 이유는 나의 정체성이 정의된 다음에라야 논의가가능해지는 것입니다. 내가 누구라서 이 정도의완벽을 이런 이유에서 추구하고 있다고 할 때만그것이 옳은지 그른지 판단이 가능해 집니다.

이것을 죄라는 문제에 대입하여 생각해 보면 훨씬 잘 와 닿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죄인이라는 것과 스스로는 죄의 문제로부터 절대 벗어날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인정하게 되면서, 예수님이 나의 구세주이시며 예수님의 보혈공로로죄사함을 받았음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그런데대부분의 경우 여기까지는 너무나 쉽게 도달하는데 그 다음에 만나는 두 갈래의 갈림길에서 고민을 하게 됩니다. 즉, 내가 죄사함을 받았으므로이제는 새 출발하여 더 이상 죄를 짓지 않도록 애쓰며 살아갈 것이냐, 아니면 여전히 나는 죄의 문제를 극복할 수 없으므로 지속적으로 예수님의보혈의 능력 아래 있어야 하느냐 하는 문제에 부딪힙니다.

적지 않은 분들이 예수님께서 주신 죄사함의 은혜에 감사하며 앞으로는 절대 죄짓지 않고 살겠다고 다짐하며 하루하루 고군분투해 나갑니다.여전히 자신은 죄를 지을 수 있기 때문에 더 조심하고 더 노력합니다. 그런데 그러면 그럴수록 더깊이 깨닫게 되는 것은 자신이 죄사함 받기 전이나 지금이나 조금도 달라지지 않은 죄인이며, 여전히 죄 앞에서 무기력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입니다. 죄책감과 정죄감이 이 분들을 사로잡습니다. 이런 분들에게“당신은 의인입니까, 죄인입니까?”라고 질문하면 망설임 없이 죄인이라고 자신 있게 대답할 것입니다. 그래서 이 분들의 정체성은“죄인”입니다.

그러나 복음의 은혜 위에 제대로 서 있는 분들이라면 여전히 죄의 문제를 극복하지 못한 채 살아가지만, 자신이 죄사함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죄에 대해서는 죽은 자가 되어 더 이상 죄의 영향아래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감사해 합니다. 이런 분들은 어쩔 수 없이 죄를 짓더라도 더 이상죄책감에 시달리지 않으며 당당하게 고개를 들고다닙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더라도“그게 뭐어떻다고?”라며 큰소리까지 칩니다. 그래서 이분들의 정체성은“의인”입니다.

똑같은 죄사함의 은혜를 누리고도 자신이 누구인지를 어떻게 알고 있느냐에 따라서 천국과 지옥의 차이가 나타납니다. 죄 대신 완벽주의를 대입해도 비슷한 이야기가 가능합니다. 우리가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하나님 수준의 완벽함은 차치하고서라도, 사람들의 입장과 전문성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는 완벽의 수준에 도달하기도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는 것도 쉽지는 않지만, 이것을 깨달은 후에도 똑같이 두 갈래의 갈림길을 만나게 됩니다.

하나님께서 이미 지금 이대로의 나 자신을 자신의 아들의 목숨을 내어주실 정도로 더할 수 없이사랑하신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더 이상 자신의힘으로 어떤 일을 완벽하게 해냄으로써 자존감을높이거나, 사랑을 얻으려는 노력을 쉽게 포기할수 있습니다. 내가 해 나가는 일의 완성도와 상관없이 그 사랑을 누립니다. 그러나 그 사랑 안에서나태하거나 방종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랑에 힘입고 그 분이 주시는 능력에 힘입어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완벽을 향해 달려갑니다. 완벽을 추구해야 하는 이유가 더 이상 나의 자존감을 높이기위한 것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을 이루어 아버지를 기쁘시게 해드리기 위한 것이 됩니다. 그리고그 아버지는 내가 도달하는 수준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높은 수준의 사랑을 늘 나에게 부어주실뿐만 아니라, 내가 그리스도의 수준까지 더 높아지도록 도와주시는 분이라는 것을 압니다. 이 분들의 정체성은“하나님의 자녀”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사랑하시는 아버지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내가 애써서 아버지가 기뻐하시는수준의 완벽에 도달해야 한다는 부담을 느끼는분들은, 아버지의 사랑과 인정을 받기 위해 더 열심히 완벽을 향해 달려갑니다. 큰 은혜를 받았다고 느끼는 분일수록 그 은혜에 제대로 보답해야한다는 책임감을 강하게 느낍니다. 늘 최선을 다하면서도 늘 부족하고 완벽하지 못하다고 느끼면서 죄송해할 뿐만 아니라, 이 정도 수준까지밖에도달하지 못하는 나를 아버지는 더 이상 사랑하지 않으실 거라는 생각에 자존감은 점점 더 낮아집니다. 이 분들의 정체성은“종”이거나“제자” 입니다.

물론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라고 해서 게으르고나태하거나 일처리의 완성도가 낮아도 된다는 뜻은 절대 아닙니다. 우리는 반드시 완벽을 추구해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뜻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 데까지 이르기를 원하십니다.

 

이는 성도를 온전하게 하여 봉사의 일을 하게 하며 그리스도의 몸을세우려 하심이라
우리가 다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것과 아는 일에하나가 되어 온전한 사람을 이루어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 데까지 이르리니 이는 우리가 이제부터 어린 아이가 되지 아니하여
사람의 속임수와 간사한 유혹에 빠져 온갖 교훈의 풍조에 밀려요동하지 않게 하려 함이라
오직 사랑 안에서 참된 것을 하여 범사에 그에게까지 자랄지라 그는 머리니 곧 그리스도라 엡4:12-15

 

 

그런데 그 일은 우리가 노력해서 되는 일이 아니라, 성령님께서 우리를 온전하게 하고 온전한사람으로 만드시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하나님의 자녀”와“종”또는“제자”의 정체성에, “정상적 완벽주의자”와“신경증적 완벽주의자”의개념을 대입해 보십시오. 하나님의 자녀는 완벽을 추구하기는 해도 그 결과에 따라 자존감이 높아졌다 낮아졌다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완벽을 추구하는 동안 쏟는 노력을 즐겁게 느끼는 반면에, 종이나 제자는 아버지의 도움 없이는 도달할 수 없는 비현실적인 목표를 정하고는 그것을 성취하기위해 투쟁하면서 그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면 계속적으로 불만을 느낍니다.

하나님이 우리의 아버지이신 줄 모르는 사람이하나님의 사랑이 있던 빈 공간을 채우기 위해 땀흘리고 애쓰면서 자신이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고괜찮은 사람이라고 믿고 싶어 하는 것은 당연한일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아버지이신 줄 아는하나님의 자녀가 여전히 아버지께 사랑받고 인정받기 위해 땀 흘리고 애쓴다면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가 여전히 죄의 유혹에 넘어감에도 불구하고 성령님께서 우리 안에 오심으로 인해 더 이상죄인이 아니라 의인인 것처럼, 우리가 여전히 우리의 힘이나 노력으로는 온전해 질 수 없음에도불구하고, 성령님께서 우리 안에 오심으로 인해이미 온전해진 자라는 것이 마음 깊이 깨달아 지기를 원합니다. 그리하여 이 땅에서의 하루하루가 여전히 완벽하지 않지만 그리스도의 완벽을추구하며,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까지 자라도록땀 흘리나 그것이 기쁘고 즐겁기만 한, 그런 새로운 피조물로서의 삶이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