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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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NGDOM LIFE &

힐링시네마
가디언즈

 

작가 이애경

 

우리의 삶에는 폭풍도 존재하고 광야도 존재한다. 죽을 것 같은 추위도 찾아오고 꿈과 희망이 모두 사라질 것 같은 공포도 엄습해온다. 그런 환난의 때에 우리는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야 한다. “너의 중심에는 무엇이 있느냐”는 질문을. 그곳에 하나님이 있다면, 그리고 그것을 인지한다면 두려움이 있을지언정 두려움은 이빨 빠진 호랑이처럼 우리에게 맥을 추지 못할테니까. 그리고 우리는 결국 승리할 테니까.

 


 

어릴 적엔, 튼튼하고 강한어른이 되면 아무 것도 빼앗기지 않고 나를 지키며 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막상어른이 되고 나면 잃어버리거나 잊고 살게 되는 것이 무수히 많다는걸 깨닫는다. 그 중에서도 악당을 물리치는 슈퍼맨이 되고 싶다거나 나쁜 사람 때려잡는 경찰이 되고 싶다던 어릴 적 꿈과 희망들을 생각할때 언제나 아련하고 애틋한 마음이드는 건, 그 꿈들이 발현되지 못한채 퇴색되고 어디론가 사라져버렸기 때문이 아닐까.

어른이 된 지금, 아이들을 보고있으면 언제나 에너지가 솟아난다. 그건 아마도 내 안에 충만했던 어린시절의 나의 에너지가 그들의 에너지에 자극을 받아서이기 때문이다. 끊임없이 쫑알거리고 호기심 어린눈으로 쳐다보고 질문을 던지는 아이들.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자기들끼리 낄낄거리며 온 몸에 솟아나는 에너지를 방출시키기 위해 날아다니는 아이들. 신나게 즐길 것이 너무많은데도 밤이 되었으니 잠을 자야한다는 건 이해할 수 없는 수수께끼같은 것이고 부모님께 혼나지 않기위해 애써 노력해야 하는 숙제 같은것이다.

어린 아이와 같지 않으면 천국에 들어갈 수가 없다는 말씀은 이런 아이들의 특성을 닮아야한다는 말씀과도 같다. 오늘 하루 주어진 에너지를 모두 소비하고 즐겁게 뛰노는것. 걱정이나 고민은 엄마 아빠에게 맡기고 그저 즐겁게 깔깔거리고 노는 것이다. 그러나 어른이 된다는것은 즐거움도 꿈도 희망도 모두 잃어버리거나 잊어버리고 걱정과 근심과 두려움에 둘러싸여 사는 삶으로 전환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렇게 어른이 되면서 잃어버린 꿈을 기억나게 하며 동심으로 이끌어주는 영화가 있다. 바로 애니메이션 영화 <가디언즈>다. 이 영화에는 아이들을 통해 깨닫게 해주는 소박한 진리가 있고, 어릴 적 키웠던 꿈과 희망에 대해 다룸과 동시에 나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나의 소명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한다.

영화는‘꿈을 지키는 자’로 불리는 다섯 명의 수호자와 침대 밑에숨어 잠자는 아이들에게 두려움을 심어주는 악몽의 신 ‘피치’사이에서 벌어지는 싸움을 애니메이션을 통해 간략하면서도 밀도 있게 다루고 있다. 아이들에게 모래를 뿌려 잠들게 하는 잠의 요정 ‘샌드맨’, 크리스마스이브에 말 잘 듣는 착한 아이들에게 선물을 가져다주는 산타크로스 ‘놀스’, 빠진 이빨을 베개 밑에넣어놓으면 동전을 남겨두고 사라지는 이빨요정 ‘투스’와 부활절에 알록달록한 색깔의 달걀을 선물로 숨겨놓는 부활절 토끼 ‘버니’등 네명의 가디언즈에게 무엇이든 얼리고 눈을 내리는 능력을 지닌 동장군 ‘잭 프로스트’라는 새로운 가디언즈가 투입된다.

아이들이 얼마나 가디언즈를 상상하며 꿈과 희망을 갖느냐에 따라, 아이들이 얼마나 절망하고 두려워하느냐에 따라 상상 속의 주인공들의 영향력이 커지고 줄어들게 된다. 가디언즈들의 공공의 적은 바로 악몽의 신‘피치’다. 피치는 아이들이 자신의 존재에 대해 두려움을 갖기 시작하면 힘을 얻고 그가 풀어놓은 두려움이 더욱 현실적이 되고 실제적이 되는 괴물이다. 피치는 전 세계어린 아이들의 꿈과 상상력, 희망, 믿음을 파괴시키기 위해 두려움, 절망, 의심을 불어넣지만 아이들의 꿈과 희망 – 곧 가디언즈 자신들의 힘의 원천 -을 지키기 위해 총 출동한 가디언즈가 힘을 합쳐 결국 막아내고 승리한다.

흥미로운 것은 잭 프로스트가 새로운 가디언즈로 임명되면서 자기의 정체성을 찾는 과정이다. 자신이 왜 수호자가 됐는지 이유를 모르고 있는 잭에게 산타는 자신의 중심에는 ‘신비함’과 ‘두려움 없는 마음’이있다고 이야기한다. 그 힘으로 아이들을 지킬 수 있다고. 그러면서 잭에게 묻는다. 너의 중심에는 무엇이있냐고. 무엇을 가지고 두려움과 맞서 싸우냐고. 마치 이 질문은 우리의 마음 중심에 무엇이 있느냐고 묻는 하나님의 질문처럼 우리를 파고든다.

잭은 자신의 중심에 무엇이 있는지 알기 위해서 어릴 적 기억을 찾으려 하는데, 그 기억은 상자 속에봉인된 채 악마 피치의 감옥에 갇혀있다. 그러다 봉인된 기억이 잭의 손에 들어오게 되고 처음엔 자신이 어렸을 때 뭔가 큰 잘못을 했을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때문에 봉인을 열지 못한다. 하지만 막상 열고보니 그 안에는 얼어붙은 호숫가에서 여동생과 함께 놀던 기억이 있었다. 동생이 서있는 곳의 얼음이 깨져 죽을 위험에 처하자 잭은 동생을 안심시키기 위해 “We are going to have fun, instead! (무서워하지 마, 대신 즐기는 거야!)”라고 안심시킨 뒤 아이를 구하고 자신은 얼음 속에 갇히게 된다. 그리고 그 말이 자기의 중심임을, 운명임을 알게된다. 두려워 말고 대신 즐기기. 이말은 명령이자 그의 삶에 운명으로 새겨진다.

가디언즈는 아이들의 꿈과 동심을에너지로 먹고 사는데, 아이들이 이수호자들의 존재를 믿기 때문에 실제로 아이들의 눈에 보이기도 하고 아이들이 믿지 않으면 작아지고 영향력이 사라지게 되는 메커니즘을 띠고 있다. 이는 보이는 것을 믿는것이 믿음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을 믿는 것이 믿음이라는 성경 말씀과도 묘한 연관성을 보인다. 수호자들이 내 눈에 보이기 때문에 믿는것이 아니라 믿기 때문에 그들이 아이들의 눈에 보여진다는 것, 악몽의신 피치 또한 사람들이 요정이나 수호자의 존재를 믿듯 두려움인 내 존재를 믿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고 이야기한 것을 보면 ‘믿음’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악몽의 신과 싸워 이기고 다시 꿈과 희망으로 가득 차게 된 아이들은 악몽의 신 피치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두려움이 있다는 생각은 하지만 두려움을 믿지는 않는다.”고.그리고 피치는 아이들에게 보이지않는 존재가 되어버리고 만다. 아이들이 두려움을 믿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우리를 창조하시면서 이 땅에서 생육하고 번성하라고 하셨다. 우리 중심에 꿈과 희망, 열정,그리고 그 분 자신을 심어주시면서 언제나 앞으로 달려 나가고, 정복하고 성취하라고 명령하시고 격려하셨다. 하지만 이런 꿈들은 어딘가에 포로가 되어 갇혀버렸다. 빼앗고 멸망시키고 죽이려는 일들을 계속해 온 사단에게 우리의 꿈과 희망을 빼앗겼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말한다.당신의 중심에는 무엇이 있느냐고, 그리고 그 중심을 발견한 당신이 싸워 이겨 나가야할 두려움은 무엇이냐고.

우리의 삶에는 폭풍도 존재하고 광야도 존재한다. 죽을 것 같은 추위도 찾아오고 꿈과 희망이 모두 사라질 것 같은 공포도 엄습해온다.그런 환난의 때에 우리는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야 한다.

“너의 중심에는 무엇이 있느냐”는 질문을. 그곳에 하나님이 있다면, 그리고 그것을 인지한다면 두려움이 있을지언정 두려움은 이빨 빠진 호랑이처럼 우리에게 맥을 추지 못할테니까. 그리고 우리는 결국 승리할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