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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흐의 샤콘느(Chaconne)

바흐의 샤콘느(Chacon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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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바흐의 샤콘느(Chaconne)

미국 인디애나 음악대학원 졸업 / 서울대, 건국대, 총신대, 장신대 강사 및 겸임교수 김애엽


 

바흐의 첫 번째 부인 마리아 바르바라(Maria Barbara Bach, 1684-1720)는 바흐보다 몇 달 먼저 태어난 육촌 누나이다. 그녀는 바흐의 아버지 암브로지우스의 사촌동생인 요한 미하엘 바흐의 막내딸로서, 그녀의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아른슈타트에 있는 친척집에서 살고 있었다. 바흐는 18세 되는해에 아른슈타트에 있는 새로운 교회의 오르간 주자로 취직하게 된다. 그의 임무는 오르간을 연주하는 일과 함께 성가대를 훈련시키고 교회의 모든 예배음악을 작곡하는 것이었다. 바르바라는 근처에살면서 같은 교회를 다녔다. 그 당시에는 교회 성가대에 여자를 세울 수가 없었다. 그러나 바르바라는 노래를 아주 잘해서 바흐가 그녀를 성가대원으로 노래를 하게 하였는데, 이 일로 교회당국자들의노여움을 사게 되었다.

바흐는 또한 그 곳에서 일할 때, 오르간의 대가 북스테후데의 연주를 들으러 뤼벡이라는 먼 도시를 다녀왔다. 1개월의 휴가를 내고 갔으나 너무 훌륭한 대가의 연주를 듣고 배우게 된 바흐는 4개월 후에나 돌아오게 되었다. 북스테후데도 재능 있는 바흐가 마음에 들어 바흐를 자신의 후계자로 세우려했으나, 조건이 자기 딸과 결혼을 하라는 것이어서 바흐는 이미 마음에 바르바라를 사랑하고 있었기에 거절하고 돌아온다. 결국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바흐는 아른슈타트의 성직회의로부터 호되게 문책을 당했고, 결국 1707년 6월 아른슈타트의 오르간 연주자자리를 그만두고 중부독일의 소도시 뮐하우젠의 오르간 연주자로 옮겨가게 되었다. 그러나 비록 직장은 옮기게 되었으나 바흐는 이 여행으로 평생 오르간 연주와 작곡에 큰바흐는 훌륭한 음악적 유산을 물려받고 화목한가정의 막내아들로 자랐지만 아홉 살 되던 해에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이듬해에 아버지마저 잇따라 돌아가셔서 고아가 된다. 바흐는 큰형의 집으로 들어가 형으로부터 작곡법, 쳄발로 연주법 등을 배우며 지냈다.

외로운 바흐에게 음악은 가장 친한 벗이 되었고, 어린 바흐는 매우 열심히 공부하였다. 큰 형의 식구가 늘어나면서 더 이상 신세를 질 수 없게된 바흐는“가난한 집안의 아름다운 목소리를 지닌 자제”를 뽑는다는 성 미카엘 교회의 소식을듣고 30킬로미터를 걸어가서 시험을 치르고 입학허가를 받게 된다(이 후에도 가난한 바흐는 너무나 먼 거리를 늘 걸어 다녔다!). 그리하여 바흐는 15세부터 뤼네부르크의 기숙학교로 가서 장학금을 받고 합창 단원을 하여 돈을 벌면서 자립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어린 나이에 홀로 고아가 되어 마음고생을 하며 외롭게 지낸 바흐에게 결혼과 함께 주어진 가정이 얼마나 소중했겠는가? 바흐에게 있어서 가정은 참으로 귀한 하나님의 선물이고 축복이었다.바흐에게는 늘 해야 할 일이 매우 많았고 늘 바빴지만 가정을 소홀히 하지는 않았다. 그는 아내와 아이들을 무척이나 사랑했으며 아이들의 교육에각별한 정성을 쏟았다. 바흐는 자신에게 주어진하나님의 선물인 가족을 극진히 돌보면서도 일생을 하나님을 위해서 헌신하였다. 그는 하나님의일과 나의 일을 분리시키지 않았다. 그는 가정에서도 성령님의 인도를 따라 영적 권위를 지닌 가장으로서 따뜻한 사랑을 베푸는 남편과 아버지의역할을 다 한 것이다.

바르바라는 다섯 명의 아들과 두 명의 딸을 낳았다. 그 중 장남 빌헬름 프리데만 바흐 (Wilhelm Friedemann Bach, 1710-1784)와 발전을 갖게 되며, 1707년 10월에 바르바라와 결혼하고 행복한 가정
을 이루게 되었다. 칼 필립 엠마누엘 바흐(Carl Philipp Emanuel Bach, 1714-1788)는 아버지를 계승한 뛰어난 음악가로 성장한다. 바흐는 이 아이들의 음악교육을 위해 주옥과 같이 아름다운 음악교육용 작품들을 많이 작곡하여 자녀들을 직접 가르쳤다.행복했던 쾨텐 궁정시절(1717-1723), 레오폴드후작이 칼스바트로 휴양을 떠날 때 악장 바흐와악사들도 모두 동행하곤 했다. 그러다 1720년 바흐가 영주와 여행을 간 동안 아내 마리아 바르바라는 갑작스럽게 병으로 바흐 곁을 떠나고 만다.여행에서 돌아 온 바흐를 눈물에 젖은 아이들만이 기다리고 있었다. 바흐는 아내를 그리며 바흐의 곡 중에서 가장 비통하기로 유명한 샤콘느(Chaconne)를 작곡한다. 바흐는 너무 낙심하여 궁정악장의 일을 그만두려는 생각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바흐는 이 일로 음악역사상 가장 훌륭한 바이올린 음악을 만들게 된다.

 

2013-05-음악1

 

무반주 바이올린 모음곡 파르티타 4번 d단조 중에서 마지막 악장 샤콘느

(6 Solo a Violino senza basso accompagnato, Partita in D minor, BWV1004, Chaconne)

바흐는 선율악기인 바이올린을 위해 반주가 전혀 없는 독주곡을 여섯개 썼다. 이 곡은 바흐가쾨텐의 궁정악장으로 일하던 중 1720년 부인 마리아 바르바라가 죽은 후 그녀를 생각하며 만든곡으로 알려져 있다. 이 무반주 바이올린 곡 여섯개는 소나타 세 곡(BWV 1000, 1003, 1005)과파르티타(BWV 1002, 1004, 1006) 세 곡으로구성되어 있다.
“바이올린 음악의 성서”라고 평가되는 이 곡들은 연주하기가 매우 어렵고 정신적인 성숙과 이해가 있을 때에야 비로소 바른 해석과 연주를 할수 있다고 여겨져 많은 바이올린 연주가들의 필생의 프로젝트라고 한다. 그 중에서 두 번째 파르티타(Partita in D minor for Solo ViolinNo.2, BWV 1004)의 마지막 악장 샤콘느가 가장 유명하다. 이 파르티타는 알르망드, 꾸랑뜨,사라방드, 지그, 샤콘느의 다섯 악장의 춤곡으로구성되어 있다. 그 중 샤콘느는 17,8세기에 유행한 느린 기악곡의 형식으로, 프랑스 남부와 스페인의 춤곡에서 유래 되었다. 보통 낮은 성부가일정한 선율 또는 화음을 처음부터 끝까지 되풀이하고 그 위에 여러 가지 다양한 변주를 해 나가는 형태를 취한다.

작곡가 브라암스(Johannes Brahms, 1833-1897)는 바흐의 샤콘느에 대하여 슈만의 아내 클라라에게 이렇게 편지를 보낸다. “샤콘느는 나에게 있어 가장 경이적이며 가장 신비로운 작품의
하나입니다. 그 작은 악기를 위해서 바흐는 그토록 심오한 사상과 가장 힘찬 감정의 세계를 표현한 것입니다. 내 자신이 어쩌다가 영감을 얻어서이 작품을 썼다고 한다면 나는 너무나 벅찬 흥분과 감동으로 미쳐버리고 말았을 것임에 틀림없습니다.”바흐의 전기를 쓴 필립 슈피타(Philipp Spitta)는“거장의 정신이 악기에 넋을 불어넣어작품 전체에 경이적인 표현이 잉태되고 있다. 샤콘느는 물질에 대한 정신의 승리이며, 바흐 자신도 이보다 더 빛나는 것은 두 번 다시 창조 할 수 없었다.”라고 감탄한다.

사랑하는 아내의 죽음을 애도하며 작곡한 이 곡은 매우 강렬하며 아름답다. 깊은 슬픔과 비통함이 담겨있는 동시에 영혼이 하늘로 비상하는것을 표현한 음악이다. 바흐의 샤콘느는 인류음악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조형미와 아름다움,견고함, 다양함, 독창성 등을 포함하고 있는 최고의 곡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바이올린 연주가인 아버지로부터 바이올린을 배우고 자신이 바이마르 궁정에서 바이올린 주자로일했던 바흐는 뛰어난 바이올린 연주 실력을 지녔으리라 짐작된다. 이 샤콘느는 하나의 선율악기인 바이올린을 화성적이며 다성적으로 표현하고 있어, 마치 반주 악기가 동시에 연주하는 듯한 착각을 하게 하는 매우 난해한 곡으로 수준높은 기교를 요구하는 곡이다.

바흐 당시에는 선율악기 바이올린을 반주 없이 연주하는 것을 이상하게 여겨 인기가 없었다고한다. 그러나 1814년 바흐의 자필 악보가 성 페테르브르크에서 발견된 이후 세계적인 거장들이이 무반주 전곡을 앞 다투어 연주하고 음반으로제작했다.

대표적인 연주자로는 셰링(Henryk Szeryng, 1918-1988)과 시게티(Joseph Szigeti, 1892-1973), 기돈 크레머(Gidon Kremer, 1947-), 길 샤함(Gil Shaham, 1971-)의 연주를 들 수 있다. 연주자들마다 독특한 해석과 울림을 들려준다. 셰링은 엄숙하고 심오하며 선명한 음색으로 심금을 울리는 우주적인 스케일을 보여주며, 평생 이 곡을 연주한 시게티는 바흐 음악의 본질과 하나가 되어 진지하고 성실한 연주를 보여준다. 기돈 크래머는 강렬하고 아름다우며 완벽한 화성구조를 들려주고, 길 샤함은 젊은이들이 좋아할 부드럽고 친근한 음향을들려준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는 이 무반주 바이올린 곡의 전곡 연주를 평생의 마지막 과업으로 여겨 오다가, 사랑하는 어머니와 언니를 하늘나라로 보내고 2012년봄에 무대에서 기도한 후 혼신을 다한 감동적인연주를 하여 청중들에게 잊을 수 없는 선물을 선사했다. 무반주 바이올린 전곡을 다 감상하면 좋지만 시간이 여의치 않으면 그 중에서 가장 유명한 걸작 샤콘느 만이라도 듣기를 강력히 추천하는데, 그 이유는 샤콘느가 가장 위대한 바이올린명곡이기 때문이다.

모든 인생의 희로애락을 신앙으로 승화시킨 바흐는 부인의 죽음을 생각하며 비통한 곡을 썼지만, 그 속에는 모든 고통을 주님께 맡기며 사랑하는 부인의 영혼을 하늘로 올려 보내는 영적 승화의 신앙이 깃들여 있다. 그래서 이 곡이 다른곡들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깊은 영적 심오함과아름다움이 깃들여 있는 음악으로 탄생된 것이리라. 유튜브에서 Bach-chaconne를 검색하면수많은 바이올린 거장들의 다양한 해석의 연주를 감상할 수 있다.

 

죽은 자의 부활도 그와 같으니 썩을 것으로 심고 썩지 아니할 것으로 다시 살아나며 욕된 것으로 심고 영광스러운 것으로 다시 살아나며 약한 것으로

심고 강한 것으로 다시 살아나며 육의 몸으로 심고신령한 몸으로 다시 살아나나니 육의 몸이 있은즉 또 영의 몸도 있느니라 우리가 흙에 속한 자의 형상을

입은 것 같이 또한 하늘에 속한 이의 형상을 입으리라 고전15: 42-4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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