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킹덤빌더다
나는 킹덤빌더다
김순기
전주열린병원장, 신경외과전문의
KBS 2기수료
D-KBS(Doctor’s Kingdom Builder School) 수료
“나의 욕심을 위해 하나님을 이용치 않게 해주십시오. 오직 하나님의 일에 저를 다듬어 써 주십시오.”
항상 묵상하며 기도하는 내용입니다. 부족하고 어리석으며 교만한 제가 믿음의 자리에서 하나님의 일을 할 수 있음은 은혜이며 축복입니다.
제게는 특별히 감사해야 할 제목이 많이 있습니다.
첫째는 선조로부터 물려받은 신앙입니다.
제 증조부께서는 전라북도 김제에 속한 큰 마을의 지주로 동네사람들에게 마을어른의 역할을 하시며 사셨던 분이라 들었습니다. 그 분은 혼란한 세월 속에서 동학의 접주까지 하실 정도로 동학에 열심이셨는데, 어느 날 한 선교사님이 증조부를 찾아오셨다고 합니다. 선교사님이 증조부께제일 먼저 접근하셨던 이유는 증조부를 변화시키지 않고는 마을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선교사님과의 만남을 통해 주님을 영접하고 입교하신 뒤로는 마을의 몇몇 분들과 토요일마다 40㎞를 걸어서 군산까지 가서 예배를 드리고 다시 돌아오는 일을 반복하시며 온 마을 사람들을 믿음의 자리로 이끄셨고, 후에 군산에서 김제를 오가는 길 중간 중간에 교회를 다섯 개 세우셨습니다.
그런 증조부님의 믿음을 물려받으신 조부께서는 평생 한 번도 마을을 떠나지 않으시며 교회를 증축하셨고, 원로장로로 소천하실 때까지 신앙의 모범을 보이셨습니다. 새벽이면 일찍 일어나셔서교회 종을 치시던 조부님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선합니다. 교편을 잡고 계시던 아버님은 강릉에CCC(대학생선교회) 지부를 세우라는 목사님들의 뜻에 따라, 편안하던 고향에서의 생활을 접고, 제가 여섯 살 되던 해에 식구들을 이끌고 트럭에 짐을 싣고 대관령 옛길을 넘어 강릉으로 이사하셨습니다. 그 곳에서 교직에 몸담으시면서 강릉 CCC를 세우고 안착시키신 뒤 다시 고향인 전주로 돌아오셨던 분입니다. 믿음의 선조들이 있음을 자랑할 것은 아니나 그런 가정에 태어나도록 하신 것은 감사하여야 할 큰 기쁨입니다.
대를 이어 내려온 신앙의 터전에서 자랐지만,돌이켜 보건데 저는 하나님께 삶을 드리지 못한채, 뜨거움도 기쁨도 없는, 신앙생활마저도 스펙을 쌓아가는 과정처럼 여기던 외식하는 바리새인바로 그 자체였습니다. 말로는 하나님의 은혜라고 하였지만 마음속에는 불순종과 교만이 있었습니다.
그런 저에게 감사해야 할 또 다른 제목이 있습니다. 그것은 제가 쓰러지고 넘어질 때 마다 저를 붙잡아주고 이끌어 주는 신앙의 멘토를 하나님께서 보내주셨다는 것입니다. 젊은 나이, 아니 어쩌면 어리다고 할 수 있는 나이에 지방에서 병원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 어려웠던 IMF 때시작하였지만, 병원은 날로 그 규모를 조금씩 확장해 나갔고, 어느 덧 이 지역의 거점병원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하는 위치로까지 자라났습니다. 그러나 늘 그렇게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예기치 못했던 일들이 터지면서 여기저기서 물이새는 댐처럼 무너지기 일보직전 까지 갔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섬기는 교회 담임목사님을 통해 믿음의 능력으로 이끌어주셨고, 가족들이 합심하여 중보하도록 해 주셔서 그 어려운 시간들도 잘 넘길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고난 가운데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고 나자저는 겸손과 순종의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서 마치 온전한 하나님의 사람이 된 것 같은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았습니다. 그러나 어려웠던 상황이 지나가고 병원이 안정을 되찾게 되자 저에게 찾아온 것은 그 전보다 더 교묘한 교만이었고, 모든 것을 움켜쥐려는 욕심이었습니다.
그렇게 여전히 제 욕심만을 채우며 살아가고 있던 어느 날, 더 큰 고난이 제게 찾아 왔습니다. 그 고난 앞에서 저는 어떤 사람도 저를 도와줄 수없고, 어떤 인간의 지혜로도 이 문제를 해결할 수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제 자신과 사람에게 걸었던 모든 소망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그 때 하나님께서는 저를 만나주셨습니다. 제 밑바닥부터 바꾸시고 세상 헛된 모든 것들을 내려놓게 하시며 제가 하나님의 일에 눈뜨게 하셨습니다. 그러고 나서 저는 늘 정신없이 앞을 향해서만 달려 나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오랜 동안 잠잠히 제가 하나님께 무엇을 드릴 수 있는지 기도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기다리며 기도하던 2009년 5월, 섬기는교회 선배의사의 손에 이끌려 HTM의 제2기「킹덤빌더스쿨(KBS)」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주님께서는 이곳으로 저를 인도하시는 것으로 제 기도에 응답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4주 내내 손기철 장로님을 통해 하나님이 제게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를 바로 알게 하셨습니다. 지난날의제 삶은 오로지 제 자신만을 위하는 삶이었음을 깨닫게 하시고 회개케 하셨습니다. 하늘에서 이미 이루어진 일을 믿음으로 이 땅에서 그 실체가 나타나도록 하는 것이 하나님께서 제게 원하시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의 기쁨은 이루 말할수 없는 가슴 벅참이요, 다윗의 춤을 온전히 이해하게 하는 사건이었습니다.
손기철 장로님을 통해 주신 하나님의 말씀은 저를 철저히 되돌아보게 하였고 일터 사역자로서의 소명을 마음에 품게 하였습니다. 시간을 쪼개어 가능한 한 많은 HTM의 훈련과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였습니다. 제게 주신 소중한 말씀을 흘려버리지 않기 위해, 그리고 제게 주신 소명을 구체화시키고 그 뜻을 이루어가기 위해KBBS(Kingdom Business Builder School),각종 세미나, D-KBS(Doctor’s Kingdom Builder School) 등에 참석하며 성령님의 기름부음을 위해 부지런히 움직였습니다.
또한 선교를 위한 최전선이 바로 병원사역임을깨닫게 된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하나님 나라를 확장시키기 위해 같은 생각과 같은 비전을 갖는 동료들을 세우고 늘려가는 것이었습니다. 제가KBS를 다녀온 후로는 KBS가 열릴 때마다 적어도 2명 이상의 동료 의사들과 병원직원들을 보내성령님 안에서 같은 목표를 가진, 킹덤 멘탈리티로 무장한 동역자들을 만들어 나갔습니다. 저희병원에 손 장로님이 오시면, 저희 병원의 동역자들은 자신을 “킹덤빌더스쿨 몇 기입니다.”라고 소개하며 장로님과 인사를 나눕니다. 하나님의나라를 확장하는 일에는 하나님께서 붙여주시는 동역자들이 반드시 필요함을 잘 알고 있기에 저희 병원에서 같이 일하는 약 20여명의 KBS를 마친 킹덤빌더들은 제게 가장 큰 힘이 되는 하나님의 군대입니다. 가능하다면 좀 더 많은 직원들을 KBS에 보낼 수 있도록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처음부터 하나님의 병원이라는 뜻을 세우지 않고 시작했던 곳이라 그동안 만들어진 관행과 습관들을 하나님 방식으로 바꾸어 나가는일은 생각보다 녹록치가 않았습니다. 그런 어려움을 느끼면서도 열심히 달려가던 어느 날, 새로운 병원을 시작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었습니다. 그 일을 위해 손 장로님과 기도로 준비하였고마침내 하나님께서는 그 일을 이루어주셨습니다.
그렇게 해서 2012년 3월부터 전주열린병원을하나님의 뜻대로 시작할 수 있었으며 기존의 병원도 어려움이 있었지만 매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섬기는 교회의 담임목사님이 추천해 주신양승기 목사님을 원목으로 모시고 매일 아침마다 예배로 하루일과를 시작합니다. 수요일에는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수요예배를 드리고 주일에는 교회에 가지 못하는 환우 분들을 위해 주일예배를 드립니다. 저희 병원을 위해 기도해 주시는 분들을 중심으로 병원에서 치료받고 퇴원하신 환자분들 중 원하시는 분들까지 합세하게 된 중보기도팀은 날이 갈수록 더 깊은 기도의 자리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손 장로님을 통해 주신 말씀이 모두다 소중하지만, 그 중에서도 제가 항상 묵상하는 말씀이 있습니다. 하나는 “내가 하나님의 의”라는 것입니다. 이 말씀을 묵상할 때마다 가슴이 뜨거워지고 눈물이 납니다. 나의 어떠함을 보지 않으시고 사망의 자리에서 이끌어 내시며 내가 하나님의 의라고 선포케 하시는 감격을 감사함으로 되뇝니다. 다른 하나는“내게 있는 모든 믿음이 나의 믿음이 아닌 하나님 안의 믿음, 하나님이 주신믿음”이라는 말씀입니다. 이 말씀을 묵상할때마다 담대해집니다. 제게 주신 믿음이, 제 안의 믿음이 하나님 안의 믿음이라는 진리는 모든상황과 환경을 물리치게 하는 선포입니다.
손 장로님을 통해 꾸짖고 선포하는 기도를 배웠습니다. 성령님을 바로 알게 되었습니다. 성령님의 임재가 있는, 내주가 있는, 기름부음이 있는삶이 어떠한지를 배워나가고 있습니다.
저희 병원의 비전은, 온전히 하나님께 쓰임 받는 병원, 모든 직원들이 주님의 자녀가 되어 일터사역자로 일하는 병원, 저희 병원을 찾아오는 환자분들의 영과 육과 혼을 함께 치료하는 병원, 선교하는 병원 바로 그것입니다. 이를 위해 오늘도주님 안에서 전진하고 있습니다.
요즘 저에겐 새로운 기도제목이 생겼습니다.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해외에 선교병원을 세우는 비전을 가지게 된 것입니다. 이 모든 일은말씀 위에 바로서서 무릎 꿇고 드리는 기도뿐만 아니라 성령님의 만져주심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지금도 순간순간 자신의 의를 드러내고 교만으로 쓰러지지만 나의 어떠함을 보시지 않고 킹덤빌더로 세워지게 하시는 하나님을 바라보고 나아갑니다.
킹덤빌더란 결코 거창한 것이 아니며, 하나님의자녀라면 누구나가 가져야 하는 정체성이며 지상사명임을 압니다.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세우고 확장함이 소중하기에 킹덤빌더들 한분 한분은 너무나 소중한 분들입니다.
제가 가는 길이 어떠할 지 지금은 전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저를 놓지 않고 이끄시는 하나님의 그 사랑이 제가 어디에 있든지 킹덤빌더로서의 삶을 살도록 해 주실 것이라는 것입니다. 제가 있는 자리가 하나님의 나라이며 사역지이며 최전선임을 알게 하시는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