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킹덤빌더다
나는 킹덤빌더다
김한신
제8기KBS수료
저는 다국적 기업의 자동차 엔지니어로서 경기도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킹덤빌더로서 하나님 앞에서 결단을 하였고 지난 시간 동안 하나님의 인도하심 덕분에 하루하루 살아왔던 것 같습니다. 얼마 되지 않지만 지나간 시간을 생각해 보면, 킹덤빌더로서 새로 태어난 때는 신병 교육대를 막 나온 혈기 넘치는 신병과 같은 모습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전장에서 고전하며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간구하는 군사와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글을 쓴 이유는 저희 직장 안에 이루어지는 하나님의 나라에 대해서 말씀드리고 싶어서입니다. 킹덤빌더로서 삶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나누면 하나님의 자녀로서 서로 격려가 되고 힘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킹덤빌더로 살아가면서 당연히 생기는 고민과 걱정에 대해서도 조언을 구하고 싶어서입니다.
2014년도 저희 회사의 표어는 <성장, 성과>도 아니고 <효율성>도 아니라, <행복한 회사>입니다. 제가 예전부터 이러한 주제에 대해서 많이 고민하고 생각하던 터라 사장님께서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셨을까 궁금했습니다. 마침 기회가 되어 ‘사장님과의 대화’ 모임에서 행복을 생각하신 배경이 어떤 것인지 여쭈어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밤늦게까지 고생하면서 일하는 직원들을 보면서 불쌍함이 느껴져서 인간답게 생활하도록 도와주고 싶었다고 말씀하시더군요. 저희 회사 사장님은 신앙도 없고 하나님을 알지도 못하십니다. 그러나 그 말씀을 들으면서 하나님께서 불신자 사장님께도 역사하시는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분을 통해서 하나님의 다스리심과 사람들을 불쌍하게 생각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이 전달될 수 있겠구나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하나님나라는 반드시 성도들을 통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지금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제는 하나님께서 역사하시는 것을 누가 알아차려 인식하고 하나님께 영광 돌려 드릴 수 있는가 하는 것인데, 성도들만이 이것을 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자비하심이 설령 저를 통해 흐르지는 않더라도, 흘러가는 하나님의 선하심과 자비하심을 인식하고 하나님께 감사드릴 수 있다면 그 또한 의미 있는 일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벌써 거의 반년이 지났지만 2014년도가 되면서 제 위치에 좀 변화가 있었습니다. 실질적인 급여와 환경은 변화가 없었지만 팀원들이 좀 더 많아졌고 사무실에서 개인적인 자리도 생겼습니다. 사람들은 그것을 승진이라고 부르지만, 저는 승진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직장 가운데 하나님의 다스리심에 대해서 좀 더 계획하시는 것들이 있으신 것 같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하나님의 나라가 저희 팀에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나님 앞에서 제 자신의 욕심과 의지를 내려놓을 수 있을까를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아서 업무는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현재 일을 짧게 요약하면 말단 직원의 일부터 부서장의 일을 한 사람이 모두 하는 형편이 되었습니다. 출근하여 회사 사무실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퇴근하는 순간까지 너무너무 정신없이 하루하루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매 순간 “하나님, 지금 이런 저런 상황인데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하나님 어떻게 할까요? 하나님 인도해 주세요.” 하면서 여쭙기는 하지만 하나님의 자녀로서 하나님과 나누는 사랑의 교제라기보다는, 직장 상사로서 하나님을 모시고 회사 업무 이야기만 하는 형편입니다. 너무도 죄송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사람 사이에도 만나서 하루 종일 일 이야기만 한다면 듣는 사람이 얼마나 싫겠습니까? 그러나 현재 저의 수준이 이 정도 밖에 되지 않네요. 사람은 시간과 업무에 매여서 흘러가는 시간에 따라 일을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시간을 초월하시는 분이신데, 회사 일속에서 시간을 초월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이 어떤 것인지 경험해 보고 싶습니다.
부서에서 신규 사원 채용이 있어서 제출된 입사 원서들을 검토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어떤 사람을 원하실까? 하나님의 기준은 무엇일까? 기도하면서 원서들을 하나하나 보았는데, 마음과 현실은 괴리가 있어서 아무리 보아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기준대로 원서를 뽑으면 간단하지만, 하나님의 생각과 기준은 어떨지 여쭈어 보면서 일을 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성령 충만해서 사무엘처럼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못한다면 다윗을 알아보기는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서가 새로 꾸며지면서 인원 변동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변동 전에 전임 매니저가 주요 인력들을 다른 팀으로 이동시켰습니다. 하나님나라를 생각하고 소망하였지만 저에게도 사람에게 기대는 마음이 있었는가 봅니다. 속이 상하고 앞의 일들이 걱정되었습니다. 이에 대해서 기도는 했지만 별 생각이 없었는데, 아내에게 이 이야기를 할 때 하나님께서 전에 읽었던 경건 서적에서 멋진 말씀을 생각나게 해 주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사람을 통해서 일을 하시지만, 사람을 의지하여 일을 하시지는 않는다.” 제가 성경 말씀을 잘 외우지 못하니까 하나님께서는 책 내용을 통해서도 깨달음을 주셨고, 마음속에서 묵상할수록 더욱 큰 평안함을 주셨습니다.
이렇게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습니다만, 겉으로 봐서는 이전과 지금이 별로 달라진 것이 없어 보입니다. 여전히 바쁘고 여전히 정신없고 여전히 그렇게 일하고 있습니다. 다만 마음으로 하나님을 사장님으로 모시고 수시로 인도와 조언을 구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마음 한 구석에 드는 생각은 ‘이렇게 해서 어떻게 하나님나라가 이뤄질 수 있을까? 외적인 변화는 없고 단지 마음과 생각만 약간 바뀌기 시작했을 뿐인데…’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마음과 생각의 변화가 가장 큰 변화라고 말하지만 마음속에는 항상 고민과 볶임이 있는 것 같습니다. 내가 올바른 길을 가고 있는 것일까? 하나님의 인도하심 속에서 내가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삶 속에서 이뤄지는 하나님의 나라는 어떤 것일까? 직장 가운데 하나님의 나라가 이루어진다는 것은 무엇일까?
저는 킹덤빌더로서 하나님의 나라가 회사와 조직 가운데 임하는 것을 꿈꾸고 있습니다. 모험이라면 모험일 수도 있겠지만, 모험의 특징으로서 예상 밖의 결과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다스리시는 통치가 반드시 세상적인 성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깨달음을 주셨습니다. 오히려 세상적인 성공과 하나님의 나라는 서로 연관이 없는 독립적인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 같아 보입니다. 일반적으로 성도들이 생각하는 것은,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르면 기대하지 않았던 일들이 해결되고, 만사형통하게 되어 성공과 부요함이 약속된 삶으로 나아간다고 생각하기 쉬운 것 같습니다. 그러나 조금만 더 생각해 보아도 하나님께서 원하시고 기대하시는 것은 그런 것들이 아니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길은 오히려 좁은 길, 평탄하지 않은 길, 일이 잘 해결되지 않는 길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자녀는 하늘에 소망을 두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므로 땅에서의 결과는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고 깨달음을 주셨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나라가 회사와 삶 가운데서 이루어지는 것을 본다는 것은, 그렇게 해서 내가 잘 되고 형통하게 되는 것을 본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가 예상했던 바와 같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진짜 중요한 문제는 인간적인 손해와 불편함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시는 것을 보고 싶은가 하는 질문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내가 세상적으로 예측 가능한 결과를 신뢰하는가 아니면 하나님의 선하심을 의지하는가 하는 문제인 것 같습니다.
하나님 통치 안에서의 삶은 어떤 것일까요? 이 땅에서 이루어진 하나님나라에서의 기쁨은 어떤 것일까요? 감옥에서도 기쁨으로 찬송을 할 수 있었던 바울의 마음은 어떤 것일까요? 바울은 감옥에서도 마음 가운데 임한 하나님의 나라, 천국을 경험했기 때문이었을까요? 하나님의 나라를 만드는데 자신이 고난으로 동참하게 되었다는 사실이 기뻐서(?) 몸은 감옥에 있지만 언제 어디서나 역사하실 하나님의 선하심을 믿었기 때문에 찬송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러나 지금은 힘들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해서 조금만 더 참으면 하나님께서 크게 축복하셔서 큰 사역을 하고 문제가 해결되고 형통하게 되어서 부자가 될 수 있으니 지금은 어려움이 있어도 찬송하고 웃으면서 견디자는 자세는 적어도 아닌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지금 삶이 고달프지만 조금만 더 참으면 성공할 날이 올 것이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그 분의 임재를 구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손기철 장로님께서도 말씀 가운데 언급하셨듯이, 현재 어려움이 있어도 환경을 바라보지 않고, 하나님의 선하심을 신뢰하고 바울처럼 찬송한다면, 하나님의 임재를 알게 되고 그분의 동행하심과 다스리심이 진정으로 깨달아질 것이라 믿고 오늘도 하나님을 찬양하고 묵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