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킹덤빌더다
나는 킹덤빌더다
KBS 1기 수료 심재희
“너 전과해라!”
태어나서 처음 하늘이 노래졌다는 말을 실감케 했던 고등학교 시절, 선생님의 말씀입니다.
저는 인문계 중학교에서 공부도 무척 잘했고 나름 친구들이 부러워하는 환경에서 잘 자랐습니다.
그러던 중학교 3학년 어느 날, 미술 선생님이 미술에 재능이 있다며 예고로 진학하라고 권유하셨습니다.
솔깃하여 준비기간도 거의 없이 시험을 쳤고 운이 좋게도 붙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비극의 시작이었습니다.
초등학교부터 오랫동안 미술을 배웠던 친구들과 달리 저에게는 미술에 대한 기초가 전혀 없었고,
그들 대부분은 같은 예술중학교를 다닌 친구들이었으며, 저는 인문계에서 그저 혼자 잘났다고 생각했던 아무것도 모르는 촌뜨기였습니다.
입학하자마자 왕따가 시작됐습니다.
언젠가는 선생님이 숙제를 걷어오라고 시켰는데 “왜 내가 너한테 숙제를 내야 돼?”라며 같은 중학교를 나온 친구들끼리 걷어 따로 내고,
몇 명은 불러서 인문계 나온 것이 설치지 말고 조용히 살라는 등 협박도 있었습니다. 그림도 잘 못 그리는데 왕따까지…. 정말 죽고 싶었습니다.
2학년이 되어 전공을 정한 후의 첫 수업시간이었습니다. 선생님은 아무런 설명 없이 주제를 주시고 그림을 그리게 했습니다.
전 신나게 완성했는데 선생님께선 제 그림을 한참을 보시더니 “다시 그려라!”하곤 가셨습니다.
다시 그리니 선생님께서 저에게 딱 한마디를 하셨습니다.
“너 전과해라.” 그리곤 교실 문을 힘차게 닫고 나가버리셨습니다.
청천벽력 같은 말씀에 울지도 못 하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자, 어떤 친구가 와서 저에게 이것저것 묻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알게 되자 아무도 없는 빈 교실로 저를 데리고 가 원리를 설명해주기 시작했습니다.
전 디자인을 배워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어떻게 그리는지를 알지 못했고, 그런 저를 선생님은 저능아라고 생각하셨던 모양입니다.
친구의 도움으로 다시 그린 그림을 가지고 교무실로 가 그림을 내밀며 울면서 열심히 하겠다고 매달렸습니다.
그리고 선생님께서 시키지도 않았는데 거의 매일 그림을 한 장씩 그려 친구들 몰래 교무실로 가져가 선생님께 보여드리고 지도를 받았습니다.
냉담했던 선생님도 저의 열심에 감복하셨는지 마음의 문을 여셨고,
1학기가 끝나갈 즈음에는 선생님께서 먼저 여러 가지 주제를 주시고 그림을 그려오라고 시키시기도 하셨습니다.
그렇게 지도를 받으며 연습한 결과 학기말 시험에서 최고 점수를 받게 되었습니다. 그 일을 경험한 이후 제 모든 삶에 있어서의 주제는 최선과 끝없는 노력이 되었습니다.
대학교 4학년, 사업을 하시던 아버지는 가장 아끼던 회사 직원의 횡령으로 부도를 맞게 되셨습니다.
서울의 멋진 2층 양옥에 살던 저희 가족은 갑자기 경기도 시골 구석진 곳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때부터 아버지를 미워하기 시작했고, 직장에선 집에 들어가기가 싫어 매일매일 야근을 했으며 ‘월화수목금금금’ 이렇게 일을 했습니다.
추운 어느 겨울날, 한밤중에 버스에서 내려 매서운 칼바람을 맞고 허허벌판을 가로질러 집으로 가는 길, 매일 울면서 다짐했습니다.
“난 반드시 성공할거야, 다시는 이런 동네에 살지 않을 거야.”
9년간의 직장생활 동안 정말 열심히 일해 최연소 승진을 하였고, 남들은 한 번도 받기 어려운 국가에서 주는 큰 상도 몇 차례 받았습니다.
그리곤 32살 어린 나이에 창업을 했습니다. 승승장구 했고 회사는 동종업계 5위쯤 되었으며, 3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대표가 되어 있었습니다.
거의 매일 언론사로부터 인터뷰 요청이 들어왔고, 전 노력으로 안 되는 일이 없다고 생각했으며, 하나님은 저의 노력에 상을 주시는 분쯤으로 생각했습니다.
회사 일도 열심히 했지만 성경공부도 최선을 다해 했습니다.
교회에선 거의 모든 훈련 및 강의를 다 섭렵했고 몇 년 동안 인터넷을 통해 유명 교회 목사님의 강해설교를 들으며 엄청난 양의 필기를 했고,
그렇게 쌓여가는 노트를 보며 흐뭇해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노력해도 하나님을 만날 수는 없었습니다.
마음에 실망이 가득하자 저는 기도로 노력하기 시작했습니다.
타이머 시계를 가져다 앞에 놓고 30분, 1시간, 1시간 반… 무릎 꿇고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노력한 것은 하나님과의 교제가 아니라 무릎 꿇고 얼마큼까지 쥐가 나지 않는지 매일매일 시간을 늘리며 체크하는 것뿐이었습니다.
여전히 하나님은 제 곁에 계시지 않았습니다.
창업 10년차에 오랫동안 같이 일해오던 아끼는 직원에게 큰 배신을 당해 모체 회사는 문을 닫게 되었고,
또 다른 회사는 직원에게 협박을 당해 빼앗기게 되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당신 팔자를 닮아 똑 같은 방법으로 딸이 당한 것이 아버지 탓이라며 자책을 많이 하셨습니다.
이후 5년간 약 20여 개의 소송을 했습니다. 이 모든 소송을 아버지가 손수 맡아서 직접 진행해 주셨습니다.
회사의 모든 장부를 뒤적이며 몇 만 페이지의 소장과 서면들을 직접 작성하셨고, 제가 뭘 실수했고 직원이 어떻게 횡령했는지를 다 밝히셨습니다.
이 기간 동안 저는 사람들이 손가락질 할까 봐 세상에 나가기를 꺼려했고, 또 누가 알까 봐 두려워했습니다.
법원에서 돌아오던 어느 날 저는 아버지와 손을 잡고 길을 걸으며 아버지께 이야기했습니다.
“아버지, 못난 딸이 되어서 죄송합니다.” 그런 저에게 아버지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네가 잘나서 너를 사랑하는 게 아니라 내 딸이라서 너를 사랑하는 거야.” 전 아버지의 이 말씀이 순간 하나님의 음성으로 들렸습니다.
“잘나서 사랑하는 게 아니라 내 딸이라서 너를 사랑하는 거야,
내 딸이라서 너를 사랑하는 거야…” 이 말씀을 듣고 육신의 아버지를 미워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딸을 사랑하시는 아버지의 마음에,
그리고 긴긴 시간 나를 기다려준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을 체험하게 되어서,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는지 모릅니다.
육신의 아버지를 통해 하나님 아버지의 음성을 듣고 사랑을 체험하고 나니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이 어디에 있는지,
또 그 아버지가 나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과거 저는 돌아온 탕자의 비유에 나오는 큰 아들이었습니다.
아버지께 잘 보이려고 성실하게 끊임없이 노력했지만 언제나 눈치를 봤고 또 투덜거렸습니다.
그러나 모든 것을 잃고 둘째 아들이 되어 쥐엄나무 열매조차도 못 먹어 주린 배를 채우고자 아버지께 돌아오니,
아버지는 그저 자식이라고 기뻐하시며 가장 좋은 옷에 금가락지를 끼우고 살진 송아지를 잡으셨습니다.
저는 처음부터 아버지의 사랑하는 자녀였고, 아버지 안에 있을 때 아버지 것이 다 내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버지는 제가 잘 보이려고 노력하고 있거나 잘나서 저를 사랑하신 게 아니라, 그저 자식이라서 저를 사랑하신다는 것을 이제는 마음으로 느낍니다.
육신의 아버지에게 큰 사랑을 받고 나니 아버지에 대해서 너무나도 궁금한 점이 많아졌습니다.
아버지가 좋아하시는 음식, 취향 등등. 그런데 아버지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었습니다.
어느 날, 동네에 낙지전문점이 문을 열었습니다. “아버지, 낙지집이 오픈 했는데 낙지 드시러 가요.” 그랬더니 아버지께서 “난 낙지 정말 싫어한다.
작년까지만 해도 난 산 낙지가 산에서 키운 낙지인줄 알았다.”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한참 웃었지만 씁쓸했습니다.
또 언젠가는 제가 좋아하는 견과류를 사다 드렸는데,
집에 가니 하나도 안 드셨기에 “아버지,
이거 비싸고 좋은 건데 왜 하나도 안 드셨어요?” 그랬더니 “늙어 이가 나빠서 딱딱한 거 못 먹는다.” 말씀하시는데 깊은 깨달음이 왔습니다.
사랑은 내가 좋아하는 것을 주는 게 아니라 상대방이 좋아하는 것을 알고 행하고 주는 것임을.
하나님 아버지도 마찬가지임을 깨닫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체험하고 나니 그의 마음이 어디에 있는지를 느끼게 됩니다.
어떤 자식이 더 잘나서 그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자녀이기에 사랑하시며,
또 먼저 구원받은 자녀가 구원받지 못한 자들과 소외되고 외로운 자들에게 가서 아버지의 사랑을 전하기 원하신다는 것을.
그러기에 예수님을 우리에게 보내신 것이 아버지의 사랑이며, 구원받은 내가 아버지가 바라보시며 애통해 하는 그들을 위해 보내심을 받은 자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손 장로님과 HTM을 처음 알게 된 것은 10년 전, 교회에서 제자훈련을 받던 중 성령에 대해 말씀을 전하시러 오셨을 때였습니다.
그때 장로님의 말씀을 듣고 저는 망치로 머리를 한 대 맞은 기분이었습니다.
뭐라 표현할 수 없는 말씀이었고 내가 노력했던 믿음의 틀이 무너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이후 오랜 기간 「월요말씀치유집회」에 참석하게 되었고 「킹덤빌더스쿨(KBS)」도 수료했습니다.
KBS와 「킹덤빌더스쿨 플러스(KBS+)」를 통해 저는 이제 의인이며,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가족임을, 그리고 새로운 피조물임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그러기에 이제는 나의 처지와 상황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예수의 생명 안에서
그의 눈과 귀와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또한 내 손이 예수 그리스도의 손이 되었음을 날마다 선포합니다.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자신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 갈2:20
과거의 저는 잘나고 높아지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오로지 나를 위해서만 살았습니다.
그런데 아버지의 사랑이 저를 바꾸었습니다. 아버지의 사랑을 통해 삶의 목표가 바뀐 것입니다.
이제는 아버지의 마음이 어디에 있는지, 또 아버지가 기뻐하시는 일이 무엇인지 궁금해지기 시작했고,
또 그 아버지를 기쁘시게 해 드리는 것으로 삶의 목표가 바뀌었습니다.
노력하는 삶의 태도가 바뀐 것이 아니라 삶의 목표가 바뀐 것이고,
그 목표가 내 삶의 원동력이 되어 날마다 저에게 새로운 힘을 줍니다.
날마다 내가 죽고 나를 통해 아버지를 나타내는 것이 삶의 목적이 된 것입니다.
여전히 나는 매사에 최선을 다해 노력합니다. 그러나 그 노력하는 이유가 이제는 내가 잘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통해 나타나신 예수님을 위해서이고 아버지의 뜻을 이루는 삶을 살기 위해서입니다.
이제 저는 믿음의 선한 싸움을 싸우는 아버지의 군사입니다.
나의 문제 해결을 위해 예수님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하늘에서 이미 이루어진 것이 이 땅에 온전히 이루어지도록 싸우는 영적 군사입니다.
싸움에 있어 질 수도 있고 이길 수도 있지만 이미 승리하신 예수 그리스도가 내 안에 계시고 또 내가 그 안에 있기에,
이제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룬다는 것을 깨닫고 하늘에서 이미 다 이루신 것을 믿기에 매사에 일희일비하지 않습니다.
저는 이 땅에 하늘나라를 이루고자 아버지가 보내신 하늘나라의 대사, 이 땅의 킹덤빌더입니다!
그러므로 너희가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리심을 받았으면 위의 것을 찾으라 거기는
그리스도께서 하나님 우편에 앉아 계시느니라 위의 것을 생각하고 땅의 것을 생각하지 말라
이는 너희가 죽었고 너희 생명이 그리스와 함께 하나님 안에 감추어 졌음이라 골3:1-3